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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교육으로 더 좋은 미래 만들자”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의 성과와 과제

지난 2014년 8월 싱가포르, 제30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 지도자회의에 참석한 브루나이교원협회(BMTA) 하지안틴 아하드 회장이 당시 한국을 대표하여 참석한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의 손을 붙잡고 한국에서 대회를 조속히 개최해줄 것을 요청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인도네시아교원연합회(PGRI) 유니파 로시디 부회장도 한국 개최를 거들었다. 한국교총 대표단이 2016년도 개최 예정국인 베트남 교원단체와의 협의 등을 이유로 머뭇거리자 베트남 교원단체 대표단이 양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다른 나라 대표단 모두가 만장일치로 한국 개최를 지지했다.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가 9월 20일 오후 결의문 채택과 교육문화 투어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대회 기간 3일 동안 해외에서 320여명, 국내에서 주요 인사와 교육자 등 800여 명, 총 1,100여 명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과 고민을 쏟아냈다. 지난 몇 년간 평균 500여 명 정도가 참가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 대회는 최근 대회 중 가장 큰 규모이다. 2008년 태국의 교원단체인 루쿠사파((Khurusapha, 태국교원심의회)의 초청으로 한국교총이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참가한 이래 8년 만에 비아세안국가로는 최초로 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는 지난 1979년 태국 방콕에서 제1회 대회를 개최한 이래 매년 열리는 아세안 최대의 교육자 국제대회이다. ASEAN의 총 10개국 중 미얀마를 제외한 9개국과 대한민국이 공식 회원국이다. 대회는 매년 개최되며, 회원국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순환적으로 개최된다. 해당국이 양보할 경우 순번이 조정될 수는 있다. 금번 한국 개최가 그런 경우이다. 내년에는 올해 대회를 양보했던 베트남에서 치러진다. 앞으로는 한국도 알파벳 순서에 의거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개최하게 된다. ASEAN의 철학과 상호 지식, 이해를 증진하고, ASEAN국민의 정신·문화를 함양하며, 교사·교육·과학·문화교류를 통해 상호 이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ACT로 표기되어 오다 한국이 2012년 비아세안국가 최초로 정회원국이 되면서 ACT+1으로 공식 표기되기 시작했다. ACT+1에서 +1은 나라로는 대한민국을, 교원단체로는 한국교총을 의미한다. ACT의 영문명은 ASEAN Council of Teachers이다.


국제대회서 인성교육 강조 큰 의의
우선, 인성의 부각을 꼽을 수 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인성과 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양질의 교육 확대이다. 인성이 국제 대회에서 최선두에 주제로 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다시피 세계시민교육은 최근 몇 년간 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부각되고 세계적 관심을 받은 어젠다(agenda)이다. 특히,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지난 2012년 9월 제67차 유엔총회에서 밝힌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 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을 통해 범세계적 교육의제로 부각되었으며, 이후 지난해 5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세계교육포럼(WEF : World Education Forum)을 통해 향후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교육 분야의 목표를 천명할 때 중요한 실천과제가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이었다. 바로 세계시민교육이다. 인성과 인성교육은 지난 2012년 한국교총이 대한민국의 미래교육과 학생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새롭게 개념화하고 선도적으로 실천해온 우리 교육의 중요한 어젠다이다. 대한민국과 세계가 교육을 통해 공식적으로 만난 것이다. 크게 보면 세계시민교육 속에 인성과 인성교육이 포함될 수 있겠으나 그 개념과 내용이 다른 나라에는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교육으로 자리매김해 온 점을 감안하면 세계시민교육 속에 인성을 포함하지 않고 별도로 표기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인성과 인성교육이 적어도 아세안 지역과 교육자들에게 깊이 각인되고 널리 알려지게 된 셈이다. 사실 한국교총은 지난해 대회 결의문에 처음으로 인성교육 내용을 담아냈었다. 특히 일반적인 권고문이 아닌 ‘촉구’로 격상하고 별도 항으로 독립하여 결의했는데, 이는 아세안 국가 및 교육자의 교총과 인성교육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이보다 앞서 7월에는 EI 총회(세계교총 총회, *Education International)에서 인성교육에 대한 긴급 결의문을 발의했으나 세계 교원단체들의 많은 지지에도 불구하고 참가한 일부 국내 단체의 교묘한 방해로 막판에 채택되지 못한 아픔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여 만에 대주제로 선정된 것은 인성과 인성교육을 아세안이 명실상부 인정했다는 것이며, 더욱더 확산되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한민국과 한국교총, 교육부에게도 참으로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둘째는, 대한민국의 최초 개최와 전 회원국의 참가이다. 앞서 여러 문장 속에 비아세안국가 중 최초로 한국이 개최하게 됨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의미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아세안이 아닌 나라가 회원국으로 가입하기도 힘들지만 개최는 더 힘들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2012년 회원국이 된 이후 10년쯤 뒤에 개최하려는 계획을 준비했었다. 회원국으로서 맡은 소임을 충분히 하고, 다양한 교류·협력 활동을 벌이고 난 뒤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요청이 의외로 강했고, 한국 교육과 교사들에 대한 높은 평가와 더불어 한국 교육을 배우고 싶어 하는 강한 욕망이 밖으로 표출된 것도 한국 개최에 상당히 작용했었다. 여기에다 한류로 인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개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과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울러 이번 대회는 아세안 전회원국 참가했다는 사실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대회 참가국 중 유독 눈에 띄는 나라가 있다. 그 주인공은 캄보디아와 라오스이다. 그들은 어려운 재정 여건 때문에 그동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 한국 대회에는 참가했다. ACT+1의 창설과 운영 취지를 고려할 때 그 실천과 구현은 회원국 모두가 참여해서 추진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매년 만나서 소통하고 공유하며, 결의할 때 그 실천력과 성과는 배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들 나라들은 대부분 국내 교육적 상황이 아니라 재정 형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몇 명이라도 초청을 해서 모두가 교류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함에도 그동안 개최국들이 참가를 유도하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대한민국. 비록 한국의 초청이었지만 명실상부 모든 회원국이 다 모인 것이다. 우리의 의지와 정성이 가미되어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교육 국제적 위상 높여
첫째, 32회 대회까지 오면서 거의 매회 결의문을 채택하고 실천을 다짐했었다. 이제는 선언적 의미의 결의문보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매년 나라마다 교육적 상황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그 해결책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공식적 참여와 더불어 결의된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가 인증하고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둘째, 실천과 성과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결의문의 실천과 성과를 잘 찾을 수 없는 것은 공유가 부족한 측면도 있다. 해당 국가별로 실천하고 성과를 낸 것을 다음 대회에서 발표하고 공유한다면 모든 교육자가 경각심을 가지고 실천에 대한 책무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공식 프로그램에 반영하여 성과를 반드시 발표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의 정기적 변경 내지는 비아세안국가의 초청(참가) 등을 통한 활성화 유도이다. 한국 대회까지 프로그램들은 거의 동일한 포맷을 유지하고 있다. 개최국의 상황을 조금 반영한 프로그램 정도가 다른 점이다. 이러다 보니 다소 식상해하고, 지루함을 느껴 대회에 참가했음에도 좌석이 비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10개국이 한 바퀴 순환하고 나면 완전히 새로운 포맷으로 대회를 기획·운영하거나, 매 대회 때마다 개최국에서 비아세안국가 중 교육 선진국을 초청하여 교류하는 등의 새로운 운영을 검토해볼 수 있다. 이전 대회와는 다른 의미를 창출한 이번 한국 대회가 더 나은 대회를 위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된다면 대한민국 개최의 의미는 분명 ‘전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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