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육부가 교원 양성 프로그램을 평가해 재정 지원에 제한을 두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교원 양성 프로그램에 대해 각 주 정부가 매년 ‘우수’, ‘미흡’, ‘아주 미흡’ 3등급으로 평가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원 양성대학의 정규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교사 자격증을 발급하는 대안 양성 프로그램, 온라인 프로그램 등 모든 양성 프로그램이 평가 대상이다. 평가 기준은 교직 취업률, 교직 유지 비율, 학교에 임용된 뒤 가르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등을 바탕으로 주정부가 2017년까지 자율적으로 마련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우수 평가를 받은 교원 양성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연방정부의 교사 보조금(Teach grants)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보조금은 열악한 여건의 학교에 취업하려는 예비 교사에 대해 1인당 4000달러씩, 연간 1억 달러 수준에서 지급하는 예산이다.
교육부가 이같은 방안을 마련한 것은 그동안 미국의 교원 양성 프로그램이 우수한 교사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주 정부가 교원 양성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했지만 평가 주기가 보통 5~7년 단위인데다 평가 자체도 투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평가 기준도 해당 기관의 교직원 경력이나 수업 실시 여부 등을 파악하는 정도에 그쳤다는 비판이 높았다. 게다가 매년 46만여 명 정도가 교원 양성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있지만 사전에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연방 정부 차원의 개선책 마련이 지속적으로 요구돼 왔다.
존 B. 킹 주니어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교사”라며 “예비 교사들이 좋은 양성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우수한 교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번 개정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같은 개정안에 대해 현장은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교원 양성 프로그램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학생 성적이 평가 기준이 되는 것에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 교사자격평가협의회 케이트 월시 회장은 “교원양성 프로그램을 평가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예비 교사들도 수집된 자료를 통해 수준 높은 교육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교원양성대학연합 샤론 로빈슨 회장은 “평가를 통해 교원 양성기관에 대한 방대한 자료가 마련될 것이고 이를 통해 어떤 프로그램이 교실 현장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는지 분석하는 데도 유용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교사연합회 랜디 웬가튼 회장은 “프로그램을 이수한 졸업생이 임용돼 학생 학업성취도 향상에 얼마나 이바지했는지가 평가 기준이 되면 교사들은 오직 성적 향상에만 집중해 다른 교육적 효과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같은 평가 기준이 적용되면 경제적으로 열악하거나 학생 수준이 낮은 학교에 지원하려는 교사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