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와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한 학교개방조례 수정안(‘서울특별시립학교 시설의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수정안’)이 지난달 31일 서울시의회에 제출됐다. 수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학교 부담을 덜고 학생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교총 등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 수정안에 대해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을 직접 방문해 수정안의 원안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수정안에 대한 의결권은 온전히 서울시의회에 있다는 점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서울시의회가 이 수정안 내용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생활체육단체나 지역주민 등의 편의를 운운하며 수정안을 그야말로 ‘개악’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상식적으로 학교는 우리 학생들이 건강하게 뛰어놀며 공부하는 ‘교육공간’이다. 동시에 학생들을 최우선으로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공공의 ‘안전시설’이다. 가까운 중국만 해도 학교 출입자 식별 시스템을 도입해 학생의 안전을 보장하고 있다. 프랑스는 기관이나 법인에 한해서만 학교시설을 개방한다. 시설 사용이 극히 제한적이란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학교 개방을 국가가 주도하고 있다. 세금으로 지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학교를 지역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 만일 그렇다면 의회나 구청 등 다른 공공기관도 출입제한 없이 개방해야 마땅하다. 지역주민의 편의 공간, 부족한 생활체육 시설을 ‘학교’를 통해 해결하려는 발상부터 잘못됐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체육시설 확충과 사용료 감면에 대한 고민 없이 손쉽게 열수 있는 학교를 상대로 회유와 압박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수정안이 개악된다면 교육계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 전체를 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을 서울시의회는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