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 영화초등학교(교장 손창곤)는 지난 25일,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김장체험교실’ 행사를 가졌다.
영화어린이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김장 담그기를 직접 체험하고 나눔 문화를 실천하기 위해 마련됐다. 6학년 희망학생과 학부모, 자원봉사자 등 20여 명이 참여하여 본관 뒤 수돗가에서 김장철 각 가정에서 하는 김장을 학교에서 직접 담가 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장체험교실 하루 전날 자원봉사자들은 광교산에서 무공해로 재배한 배추 50포기를 다듬고 손질했다. 이후 절이기, 뒤집어주기, 세척하기, 물 빼기 등의 과정을 거쳐 절임배추 상태로 만들어 놓았다.
김장체험에 참여한 학생들은 어머니들로부터 김장 담그는 방법을 배웠다. 어머니들은 우선 전날 절임배추 과정을 친절히 설명했다. 그리고 오늘 준비한 김장 양념 재료를 보여줬다. 수돗가에는 무채, 고춧가루, 쪽파, 대파, 마늘, 소금, 생강, 액젓, 양파, 찹쌀풀, 매실청, 청갓, 홍갓 등 다양한 재료가 준비돼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한 학생이 김장 재료를 보며 “며느리들도 어려워하는 김장을 진짜 우리가 할 수 있을까요?”라는 말을 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학생들은 어머니들의 절임배추에 속 넣는 방법 시연을 지켜 본 후 모둠으로 나뉘어 어머님들과 같이 실습에 들어갔다. 배춧잎 사이사이 골고루 얇게 넣어야하는 속의 양을 적당히 조절하지 못하고 너무 많이 넣어서 불룩 커진 모습을 보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학생들은 작업을 마친 후 자기가 직접 담근 김치가 믿기지 않은 듯 뿌듯하게 바라보았다. 이어 아이들은 만든 김장을 먹어보기도 하고 서로에게 먹여주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어렵게만 생각했고 우리 어머니들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김장을 직접 해보니 너무도 뿌듯하고, 김장철마다 어머니의 수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김치를 먹을 때마다 어머니의 노고를 한 번 더 생각하겠다”라고 소감을 덧붙였다.
어머니자원봉사자도 “우리 아이들이 이번 김장체험 행사를 통해 우리 전통 음식의 으뜸인 김치의 우수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어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영화어린이회 임원들은 이 날 만든 김장김치를 하룻밤 맛있게 숙성시켜 영화서부노인정과 영화노인정에 전달, 사랑의 김장 나눔을 실천했다. “드린 김치는 많지 않지만 맛있게 잡수시고 건강하게 지내세요!”라는 인사말에 노인정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고맙다, 잘 먹겠다”면서 웃음으로 화답했다.
손창곤 교장(59)은 “오늘의 이 작은 나눔이 씨앗이 되어 다른 사람을 위해 더 큰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어른으로 성장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음식문화체험교육과 나눔의 생활화 교육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김장 담그기는 추운 겨울 내내 먹기 위해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가두는 전통적인 겨울나기의 한 방법이다. 예로부터 김장을 담글 때는 이웃과 함께 서로 도와가며 김장도 담그고 정을 나누는 잔칫날만큼이나 즐겁고 신나는 날이었다. 요즘은 이런 풍습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아쉬움이 있는데, 영화초에서는 서툰 솜씨지만 정성껏 담근 김장을 어르신과 함께 나눈 뜻 깊은 행사를 가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