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지난달 우려한 학교 석면철거 안전문제(1월9일자)가 현실로 확인됐다.
겨울방학을 맞아 전국 각급학교에서 진행 중인 석면철거 작업이 되레 교실, 복도를 석면에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8일 서울 종로구 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1~2월 석면철거를 완료한 서울 4곳, 경기 3곳의 학교를 조사한 결과 6개 학교에서 위험 수준의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센터는 이번 겨울방학에 석면 철거공사를 한 서울 48개 학교, 경기도 305개 학교 중 서울 초등교 4곳, 경기 초등교 2곳, 고교 1곳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학교 교실, 복도, 운동장 등에서 조각, 먼지, 못 등의 시료 47개를 채취하고 전문기관에 의뢰해 검사했으며 6개 학교 27개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분석 시료의 석면 농도는 대부분 2∼5% 수준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환경부의 석면사용금지기준인 1%의 2~5배 수준”이라며 “특히 먼지의 경우 기준이 없지만 대기 중으로 비산되던 물질이 가라앉은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위험하다”고 밝혔다.
서울 A초는 겨울방학이 끝나 학생과 교직원이 오염된 공간을 이용하고 있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었고, B초는 석면철거 업체가 공사 후 공기질 시료를 분석해 기준치 이하라는 측정결과를 학교에 제출했지만 이번 검사에서 2~3%의 백석면이 검출됐다. C초는 돌봄교실에서 3% 농도의 백석면이 검출됐다.
경기 D초는 운동장에 내놓은 철거물에서 석면이 검출돼 토양오염과 철골 재이용 시 오염이 우려됐고, E고는 교실 바닥과 복도, 쓰레기통에 석면잔재물이 버려져 있었다.
최예용 소장은 “엉터리 철거업체, 무용지물 감리제도, 석면깜깜이 교육청과 학교에 원인이 있다”며 “학교 내 모든 석면철거현장이 오염됐다고 보고 정화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번 겨울방학에 석면공사를 한 서울 48개교, 경기 305개교, 인천 121개교 명단을 공개하고 “전국적으로 정화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학교 석면철거 안전 관련 Q&A
Q : 작은 조각, 먼지에서 나온 석면이 얼마나 위험한가.
A :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소량 노출로도 폐암, 후두암, 난소암 등이 발병할 수 있다. 특히 성장기인 초‧중‧고교 시절 석면에 노출되면 20~40대에 석면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일례로 2015년 포항 거주 20세 남성은 석면암인 악성중피종이 발명했다. 환경부가 이 남성의 거주환경을 조사한 결과, 석면 노출 경위가 초등교 재학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Q : 오염된 확인된 학교 교실과 복도 등은 어떻게 해야 하나.
A : 학생, 교직원, 학부모에게 공지하고 출입을 금지한 후, 전문 석면정화업체에 의뢰해 안전하게 제거해야 한다. 정화대상은 교실바닥, 각종 집기 내외부, 바닥, 창틀, 사물함 위와 바닥, 칠판과 게시판 위 등 모든 부위다. 빗질을 석면먼지를 공기중에 비산시켜 절대 금물이다. 일부 초등교는 개학 전에 학부모들에게 요청해 교실청소는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학부모를 석면에 노출시킬 위험이 있고, 옷과 머리, 신발을 통해 오염을 학교 밖으로 확산시킬 수 있어 금물이다. 정화조치가 끝난 후에도 꼼꼼히 확인과정을 거쳐야 한다.
Q : 석면 오염 문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 석면 철거작업이 진행 중이거나 끝난 현장에서 석면오염이 확인되면 노동부 위험상황 신고전화(1588-3088)로 알려 수사권을 가진 근로감독관이 현장에 나와 작업을 중단시키고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석면철거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된 업체나 감리업체는 향후 관공서 석면관련 공사입찰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석면 교육은 교육청의 책임자, 담당부서 전원과 학교 행정책임자인 교장, 교감, 행정실장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번 조사 결과, 공기중 조사를 형식적으로 진행해 서류상으로만 안전하다고 하는 경우가 흔하다. 대기시료조사 이외에 흡착먼지 조사를 병행해야 한다.
Q : 오염된 교실과 복도를 이미 사용해 석면에 노출된 것으로 우려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 일단 체내로 유입된 석면을 인위적으로 제거할 방법은 없다. 석면에 노출된 자가 흡연 등 다른 폐암 발병원인에 노출될 경우 발병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