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별 탄생> 강상구 지음
그런 사람
보기만 해도
생각만 해도
곁에만 있어도
바라만 보아도
멀리 있어도
목소리만 들어도
힘이 되는 사람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그늘 같은
오아시스 같은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강상구 지음<아기별 탄생> 34~35
위의 시는 우리 1학년 아이들이 아침마다 낭송하는 동시집에 나오는 시입니다. 글자를 잘 모르는 아이는 곁에서 읽어주면 좋아합니다. 글자를 아는 아이는 스스로 소리 내어 읽으며 즐거워합니다. 글자를 깨우치는 최고의 방법은 낭독이기 때문입니다.
'아기별 탄생'의 저자인 강상구 시인은 담양 출신 공무원이자 시인입니다. 우리 학교에 기증한 시집이 수십 권이어서 저학년 학생들에게 한 권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 시집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 1학년은 4월 독서평가 책으로 선정해 가방 속에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학교에서도 읽고 집에서도 읽다보니 재미있게 글자를 깨우치게 되어 일거양득이지요.
요즈음 우리 반 아이들은 이 시집과 사랑에 빠졌답니다. 담임인 제기 낭송해주거나 좋아하는 시를 친구들 앞에서 나와서 낭송하면 다른 친구들이 시의 제목을 알아맞히는 게임을 하니 집중도 잘하고 즐거워합니다. 이제는 외우는 아이까지 여러 명 생겼습니다. 위의 시를 종알종알 외우는 귀여운 입을 보노라면 병아리처럼 예쁘지요.
아이들도 나도 시인이 노래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다른 설명이 없어도 쉽게 이해되는 시 한 편의 힘에 놀랍니다. 인성 교육이니, 전인교육이니 미래핵심역량을 들먹이지 않아도 되니까요. 교정에 지천으로 핀 봄까치꽃이나 수선화처럼 맑고 고운 아이들의 시 낭송 소리로 아침을 여는 우리 교실은 지금, 사람 내음 가득한 4월을 여는 사랑스러운 꽃들이 열 송이나 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