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1학년 아이들에게 태극기 구입하기, 국가기념일에 태극기 내걸고 사진 찍어 보내기 숙제를 내줬다. 추석을 비롯해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을 사전 지도하며 알아보니, 집에 국기가 없는 학생이 여럿이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태극기가 없어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거나 기념일을 단순히 쉬거나 노는 날쯤으로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학교에서는 교과목으로 나라사랑을 배우고 애국가를 부르지만 가정교육과 연계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몇 몇 학부모는 그 취지를 이해하고 몇 장의 사진을 보내오셨다. 태극기를 내걸고 기념사진을 찍어 보내는 일이 귀찮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초등 1학년은 공교육의 출발선임을 생각할 때, 태극기 교육은 반드시 해야 되고 숙제로서도 매우 가치가 있다. 바쁜 일상에 묻혀 무심했을 지도 모르는 국가기념일에 아이가 숙제라고 하니 부모님도 태극기를 내걸며 한 번 더 나라의 소중함을 생각했을 것이다. 더불어 사랑하는 자녀에게 국가기념일의 의미를 부모의 언어로 가르쳤을 것이다. 교육은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하게 하는 일이다. 그런데 알고도 실천하지 않는 비율이 95%나 된다고 한다. 국가기념일에 태극기를 거는 집은 갈수록
교사는 언제 행복할까? 교사는 언제 행복할까? 어느 순간에 희열을 느낄까? 자부심을 느낄까? 그 순간이 이어지지 않으면 교사로서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없는 것이 선생님의 자리다. 그에 비해 내가 맡은 업무를 잘 해냈을 때의 기쁨은 가르침의 희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제자들과 교실 수업을 하는 순간은 내가 일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깨달음으로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빛나는 표정을 보는 순간이 행복하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번득이는 지혜를 보는 순간 행복하다. 이심전심으로 나와 통했을 때는 더욱 행복하다. 나는 하나를 말했는데 아이들은 둘이나 셋을 앞서갈 때는 더 행복하다. 그렇게 행복한 순간들이 교단의 끝자락을 향해가는 나를 아직도 열정으로 숨 쉬게 하는 힘이다. 해맑은 눈으로 학습에 집중하며 눈빛을 반짝이는 모습을 보는 이 행복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가르침을 향한 열망은 더 커지는 지금이다. 석양이 아름다운 인생을 꿈꿔온 만큼, 마지막 내려서는 그 날까지 아이들 곁에서 숨 쉬고 노래하고 '아야어여'를 가르치는 이 삶을 소중히 사랑할 것이다. 그러기에 전문직 도전에 실패한 후, 승진 심사 서류를 단 한 번도 내지 않고 무
구제 고지 지음/다산 3.0/12,000원 이제는 감정도 정리하는 시대 모든 인간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어둠 속에서도 깨어 있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빛 속에서도 자는 사람이다. -칼릴 지브란 “당신이 정리해야 하는 건 물건이 아니라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감정이다!” 넘치는 감정 때문에 삶이 복잡한 당신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활기찬 사람, 고된 업무에도 지치지 않는 사람, 악질 상사를 상대해도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 어떠한 상황에 맞닥뜨려도 의연하고 당당한 사람, 살면서 이런 사람 한 번쯤은 본 적 있을 것이다. 이들은 대체 어떻게 감정을 관리하기에 이토록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저자는 우리 삶이 괴로운 이유의 대부분은 외부적 요인이 아닌 마음 깊은 곳에 처음부터 자리 잡고 있던 ‘감정’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상에서 생기는 작은 부정적 감정들이 겹겹이 쌓여 우리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감정을 비우고, 단련하고, 성찰하는 ‘감정회복습관’을 소개한다. 감정회복습관’은 역경과 고난,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바로 원상태로 되돌아가는 심리 과
등나무 꽃의 노래 4월 끝자락에 서서 지금 막 피워 올린 나의 보랏빛 향기를 그대에게 보냅니다. 윙윙 대는 꿀벌님 고개 숙인 채 힘들어하는 그대에게도 나의 향기를 보냅니다. 포도송이처럼 풍성하게 매달린 송이마다 달콤한 향기가 그대를 숨 쉬게 하기를 파란 도화지 하늘을 베고 누운 내 친구들 가슴에 품은 고운 내음에 그대의 슬픔도 살을 에는 고통도 한 순간에 잊으소서! 슬픔 뒤에 오는 고통 뒤에 맞이한 나의 향기를 기다려준 그대를 축복합니다. 무서리 내리던 늦가을도 휘몰아치던 혹독한 지난겨울도 눈물 머금고 이겨낸 그날들 그대도 나도 4월의 눈부신 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꽃이랍니다.
만약 내가 -에밀리 E. 디킨슨 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이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한 편의 시에서, 돌 틈에서 피어난 한 송이 제비꽃에서 봄의 목소리를 듣는 4월입니다. 꽃들은 모든 순간이 꽃이라고 말해줍니다.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온 세상을 물들이는 이 계절에는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그리고 행복해집니다.그럼에도 4월이 더 슬픈 이들에게는 꽃마저 슬픔일 수 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옵니다. 위의 시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기 전에 들여다보곤 하는 시입니다. 오늘 나의 교육 활동이 한 아이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했는지, 한 아이의 아픔에 동참했는지. 고통 한 자락을 다독여주었는지. 혹시 학교나 교실에서 눈물을 머금은 채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는 없었는지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되어주는 참 좋은 시입니다. 목련꽃이 떨어져 땅바닥에 뒹구는 모습을 보고 불쌍하다며 꽃잎을 들고 안쓰러워하는 예쁜 아이들이 사는 교실. 늙어서 봐 줄 것도 없는
아침마다 시집을 낭독해요 1학년 우리 반은 아침마다 시집을 낭독한다. 내가 읽어주고 아이들도 돌아가면서 낭독한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하던 아이는 점점 목소리가 커지면서 자신감을 보여준다. 글자를 잘 모르는 아이도 열심히 노력한다. 곁에서 도와주면 된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40%에 이르는 우리 반의 실정을 감안하면 책 읽어주기나 낭독하기는 필수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정확한 발음으로 책을 읽어주는 일은 문자해득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우리 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이 책을 읽어준 경험을 가진 학생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맞벌이 가정이거나 조손가정, 한 부모 가정이 대부분이고 다문화가정이 40%인 상황인 점을 생각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하면 모든 교육은 학교 교육에 의지하고 있는 셈이다. 집에 가면 책을 읽어주거나 대화를 나눌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은 밤 늦게나 새벽에 귀가하니 왕성한 호기심을 채울 독서 대신 텔레비전 보는 시간이 더 많다. 그래서 학교에서라도틈만 나면 책을 읽어주고 함께 낭독하고 짧은 시는 외우게 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특히 시 외우기는 정말 좋은 효과를 보인다
아기별 탄생 강상구 지음 그런 사람 보기만 해도 생각만 해도 곁에만 있어도 바라만 보아도 멀리 있어도 목소리만 들어도 힘이 되는 사람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그늘 같은 오아시스 같은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강상구 지음아기별 탄생 34~35 위의 시는 우리 1학년 아이들이 아침마다 낭송하는 동시집에 나오는 시입니다. 글자를 잘 모르는 아이는 곁에서 읽어주면 좋아합니다. 글자를 아는 아이는 스스로 소리 내어 읽으며 즐거워합니다. 글자를 깨우치는 최고의 방법은 낭독이기 때문입니다. '아기별 탄생'의 저자인 강상구 시인은 담양 출신 공무원이자 시인입니다. 우리 학교에 기증한 시집이 수십 권이어서 저학년 학생들에게 한 권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 시집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 1학년은 4월 독서평가 책으로 선정해 가방 속에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학교에서도 읽고 집에서도 읽다보니 재미있게 글자를 깨우치게 되어 일거양득이지요. 요즈음 우리 반 아이들은 이 시집과 사랑에 빠졌답니다. 담임인 제기 낭송해주거나 좋아하는 시를 친구들 앞에서 나와서 낭송하면 다른 친구들이 시의 제목을 알아맞히는 게임을 하니 집중도 잘하고 즐거워합니다. 이제는 외우는 아이까지 여러 명 생겼습
이 책의 저자인 John Peter Berger, John Berger는미술비평가, 사진이론가, 소설가, 다큐멘터리 작가, 사회비평가로서 널리 알려져있다. 영국 출신 작가 중 가장 깊고 넓은 자기 세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또 가장 광범한 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처음 미술평론으로 글쓰기를 시작해 점차 관심과 활동 영역을 확장하여 예술과 인문, 사회 전반에 걸쳐 깊고 명쾌한 관점을 제시해 온 그는, 중년 시절 영국을 떠나 프랑스 동부의 알프스 산록에 위치한 시골 농촌 마을로 들어가 살았다. 노동과 글쓰기, 농부와 작가, 은둔과 참여를 아우르는 그의 삶은 어떤 대안적 푯대로 드러나기도 하는 것이어서, 그보다 앞서 살다간 미국의 스콧 니어링을 떠올리게 한다.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 2008년 수상 후보작(longlist)에 오른 작품으로, 출간 직후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소설은 편지와 인용, 메모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두에서 존 버거 자신이 직접 등장해 이 편지와 메모들을 어느 폐쇄된 교도소에서 발견했음을 밝히고 있어, 기존에 나온 그의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며 시작한다. 편지 형식으로 써진 소설의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책은 당신으로 하여금 가장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마크 트웨인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문학의 숲 동서고금의 선각자들의 영혼을 만나는 50가지 기쁨을 선물한 책 책은 친구와 닮았다. 영혼이 통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건 어느 순간이건 늘 생각나는 사람이다. 그리움과 추억을 함께 나누면서도 침묵으로도 같이 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다. 피상적인 만남을 하는 사이에서나 있을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에 얽혀 있거나 정신적인 만남이 아닌 관계라면 그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만난 건 지난 겨울방학 때였다. 방학이 주는첫 번째 설렘은 단연 책을 만나는 기쁨이다. 지역 도서관을 드나드는 생쥐가 돼 책을 맛있게 먹는 식탐을 마음껏 누릴 수 있으니! 특히 의도하지 않고 서가를 누비다가 눈에 들어온 책이 진품명품이거나 진귀한 보석일 때의 희열은 첫사랑에 눈뜨던 순간에 비길까. 이 책을 읽어내던 순간 책의 여백에 내 생각을 쓰고 싶고 밑줄을 치고 싶던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었다.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내 생각을 고르고 숨결을
1학년에 입학한지 이제 14일째. 오늘은 자기 얼굴 그리기를 했어요.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얼마나 다르고 개성이 있는지 아이들이 그려낸 그림을 들여다보고 웃음이 절로 납니다. 한결같이 웃는 표정을 그린 것도 귀엽습니다, 얼마나 자세한지 콧구멍까지 표현한 그림을 보고 아이들은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그린 자기 얼굴이지만 10개의 개성이 드러난 모습에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봅니다. 각기 달라서 아름다운 세상, 아이들의 그림엔 봄꽃이 가득합니다.
미켈란젤로 일화에서 배우는 선생님의 눈 이탈리아의 열네 살짜리 소년 정원사가 당대 최고의 가문인 메디치가에서 정원 꾸미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 소년은 다른 정원사들이 쉬거나 잡담하는 동안에도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소년은 일을 마친 후에도 화분마다 꽃무늬를 조각해 아름다운 정원을 더욱 운치 있게 바꾸어놓았다. 어느 날이었다. 소년은 늘 그렇듯 정원에서 혼자 남아 화분에 꽃무늬를 조각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마침 정원을 산책 중이던 주인이 그 모습을 보고 다가와 정원만 가꾸면돈을 더 주지도 않는데 왜 조각까지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소년은 땀을 닦고 싱긋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이 정원을 멋지게 가꾸는 게 제 일입니다. 화분에 조각하는 것도 정원을 가꾸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저는 이 일이 매우 재미있습니다. " 주인은 어린 소년의 대답에 감탄했고, 그의 손재주가 비범하다는 것을 알고는 그때부터 후원하기 시작했다. 소년 정원사는 당대 최고의 가문으로부터 후원을 받으면서 조각 실력을 키웠고, 마침내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조각가가 될 수 있었다. 그의 이름은 바로 미켈란젤로. -조국 지음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48~49쪽에서 인용함. 내
삶을 가꾸는 행복한 글쓰기를 실천하는 담양금성초등학교 전남 담양금성초등학교(교장 이성준)는 2016학년도 학교 특색사업으로 '삶을 가꾸는 행복한 글쓰기'를 실천했다. 창체 시간과 교과 활동 시간을 활용했다. 일 년 동안 전교생이 이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그리해 일상의 기록을 소중히 하는 습관이 생겼고 학교생활을 기록으로 남긴 것은 물론 각자 자기 작품집을 안고 행복해했다.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자기만의 보물을 안고 행복을 나눴다. 이 사업은 2015학년도를 마치고 2016학년도를 설계할 때 선생님들의 토의를 거쳐서 채택된 사업이다.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서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데 마음을 모은 결과다. 그동안 2년에 걸친 독서토론선도학교를 추진하며 독서지도에 집중해왔으니 이제는 글쓰기 활동도 병행하자는 취지였다. 그리해학교 예산 100만 원으로 글쓰기 활동에 필요한 교재를 구입하고 작품집을 꾸밀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었다. 가장 하기 쉽고 꼭 해야 될 일기 쓰기 지도부터 시작했다. 1학년의 경우 주말마다 쓰는 효도그림일기는 연중 실시해 작품을 모았다. 각종 체험학습이 있을 때마다 기록물을 남겼다. 양성평등교육이건, 장애이해교육 프로
필자가 근무하는 전남 담양금성초는 학부모들 사이에 아침독서를 열심히 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등교와 함께 전교생이 도서실에서 만나 하루를 시작한다. 몇 년째 하다 보니 이제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독서에 몰입하는 학생들이 참 예쁘다. 끝나는 시각이 돼도 누구 하나 보채지 않는다. 교실로 들어가 공부하자는 말을 꺼내기 미안할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 자식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하는 것이 부모의 가장 즐거운 일이듯, 필자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아침독서에 몰입해 영혼의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배가 부르다. 독서 통해 바르게 변하는 아이들 우리 학교에서는 교실에서 틈틈이 읽은 책이나 집에서 날마다 읽은 책을 빼고도 대출해서 읽은 책이 100권을 넘긴 학생에게 독서인증메달을 준다. 지금은 전교생 대부분이 독서인증메달 수상자가 됐다. 좋은 책을 많이 읽으니 심성도 곱고 친구들을 힘들게 하는 일도 별로 없다. 큰 소리로 싸우거나 선생님에게 대드는 모습은 당연히 없다. 책만 읽었을 뿐인데, 아이들이 보여주는 행동변화는 매우 긍정적이다. 나는 독서교육에서 희망을 본다. 학생들은 고난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힘든 순간에도 위로를 받을 것이다. 희망을 노래
전남 담양금성초(교장 이성준)는 6학년 졸업식 행사를 위한 전교생 다모임 시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그날 부를 축가를 비롯한 행사 전반에 관한 내용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부모님께 감사 편지 낭송을 비롯해 후배들이 학년 별로 만들어서 전하는 글과 그림 등. 구태의연한 졸업식을 넘어 재치 있고 센스 넘치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 졸업식 노래 대신 부를 노래를 선정하는 모습도 파격적이었다. 신세대 감각이 넘치는 발랄하면서도 아름답고 감성적인 가사를 지닌 노래들이 후보군으로 제시돼 놀라웠다.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하듯 졸업식을 준비하는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졸업생들의 활동 모습을 영상으로 띄우고 행복했던 학창 시절을 반추하며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졸업식이 될 것 같다. 1학년들도 다모임에서 정한 약속대로 선배들에게 보내는 롤링페이퍼 작업을 하느라 공을 들였다. 그 작업조차 서로 토의를 해서 결정했다. 그림을 그릴 것인지, 만화를 그릴 것인지, 편지를 쓸 것인지. 1학년이지만 자기들끼리 회의를 하여 꽃다발 그림을 그려서 오려 붙이니 멋진 작품이 됐다. 전교생이 한 가족처럼 마음을 주고받는 졸업식의 아름다운 풍경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것일까? 제2차 세계 대전 때 나치 수용소의 감독관이었던 하임 지노트는 이런 어록을 남겼다. "나는 인간으로서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숙련된 기술자들에 의해 가스실이 세워졌고, 아이들이 고등 교육을 받은 과학자들에 의해 중독되어 죽어 갔다. 유아들은 훈련된 간호사들에 의해 살해되었고, 여자들은 대학 졸업반 학생들에 의해 총살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교육을 의심하고 있다. 나의 간절한 바람은 교육자들이 학생들을 인간으로 교육시켜 달라는 것이다. 교육자의 노력이 숙달된 괴물이나 숙련된 정신병자, 동물성 똑똑이만을 길러 내서는 안 된다. 글을 일고 쓰는 일, 역사나 수학 등은 그것이 학생들을 인간으로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바른 교육이다. -정채봉 스무 살 어머니 209쪽에서 인용함. 인류의 역사는 진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 더 퇴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전 세계적인 가난과 질병, 기근과 전쟁,가속도가 붙은 부의 양극화속에 강대국의 횡포까지 목전에 와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운운하며 과학과 기술의 진보 앞에 무력해진 인간의 설자리를 걱정한다. 희망을 말하는 사람보다 절망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으니! 작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