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 꽃의 노래
4월 끝자락에 서서
지금 막 피워 올린
나의 보랏빛 향기를
그대에게 보냅니다.
윙윙 대는 꿀벌님
고개 숙인 채
힘들어하는 그대에게도
나의 향기를 보냅니다.
포도송이처럼
풍성하게 매달린 송이마다
달콤한 향기가
그대를 숨 쉬게 하기를
파란 도화지 하늘을 베고 누운
내 친구들 가슴에 품은 고운 내음에
그대의 슬픔도
살을 에는 고통도 한 순간에 잊으소서!
슬픔 뒤에 오는
고통 뒤에 맞이한 나의 향기를
기다려준 그대를 축복합니다.
무서리 내리던 늦가을도
휘몰아치던 혹독한 지난겨울도
눈물 머금고 이겨낸 그날들
그대도 나도
4월의 눈부신 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