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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공부하는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를 향하여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육 현장을 빗대는 표현은 일부 절대평가의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큰 틀에서는 거대한 ‘성적(成績)의 요새’와 같다. 이는 더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친구를 잠재적 적군으로 간주하고, 정답만을 찾아 헤매는 오랜 전통 속에서 아이들의 눈동자는 배움의 희열 대신 소진(Burn-out)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 결핍 속에서 하버드 대학 출신의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건네는 『희망수업』은 단순한 석학의 회고록을 넘어, 어쩌면 우리 교육의 방향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비추는 어두운 밤하늘의 북극성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한다. 이에 이 글에서는 저자가 추구해 오는 우리 교육에의 애정 어린 쓴소리와 방향 제시에 깊은 공감을 표하고자 한다.

 

​최재천 교수는 우리 교육계에 ‘통섭(Consilience)’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도입한 학자다. 또한 평생 자연을 관찰하며 깨달은 생태적 지혜를 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거침없이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의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은 '공생(Symbiosis)'이다. 그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가 만물의 영장이 된 비결은 강인한 신체나 뛰어난 개인적 지능이 아니라, 서로를 돕고 협력한 ‘사회성’에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인류의 특성으로 ​다양성을 들고 있다. 이는 숲이 건강하려면 수천 종의 동식물이 어우러져야 하듯, 교육 또한 획일화된 줄 세우기가 아닌 각자의 색깔을 살려주는 ‘다양성’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통섭의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이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합리성이 결합할 때 비로소 우리는 기후 위기와 팬데믹 같은 거대 담론을 해결할 수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 책이 개인적 고백을 넘어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이유는 교육의 목적을 '개인의 성공'에서 '인류와 지구의 생존'이라는 더 큰 지평으로 확장하기 때문이다. 그는 경쟁에서 이기는 법이 아니라, 함께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책무임을 역설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최재천 교수의 목소리에 다시금 주목해야 하는가? ​우리 교육은 오랫동안 ‘정답 찾기’에 매몰되어 왔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이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정답을 내놓는 시대에, 과거의 교육 방식은 이미 유효기한이 지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 교수의 주장이 교육적 울림을 주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첫째, ‘경쟁(Competition)’에서 ‘경연(Concert)’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최 교수는 상대를 밟고 올라서는 경쟁이 아니라, 각자의 기량을 뽐내며 서로 자극을 주고받는 경연의 문화를 제안한다. 이는 학생들을 서열이라는 쇠사슬에서 해방시켜, 스스로의 잠재력을 꽃피우게 하는 교육적 토대가 될 수 있다.

 

​둘째, 자연과 연결된 ‘생태적 감수성’의 회복이다.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자연의 일원으로서 갖는 겸손함이다. 일찍이 아마존의 정글에서 개미의 사회성을 연구하며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진리를 몸소 실천한 그의 삶은, 교과서 속에 갇힌 지식이 어떻게 삶의 태도로 전이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권위 있는 교육 모델이라 평가할 수 있다.

 

​최재천 교수의 주장을 대변하여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압축해 본다. ​“이제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지혜로운 인간)’를 넘어 ‘호모 심비우스(공생하는 인간)’를 길러내야 한다.” 이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이 지구상에서 강력한 다른 인류인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원동력은 바로 연대와 협력에 의한 공생이었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또한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원리의 대변이기도 하다. 교육의 시너지 효과는 바로 ‘홀로’가 아니라 ‘함께’에 있음을 잊지 않고 향후 우리 교육개혁의 기본 정신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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