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가꾸는 행복한 글쓰기를 실천하는 담양금성초등학교
전남 담양금성초등학교(교장 이성준)는 2016학년도 학교 특색사업으로 '삶을 가꾸는 행복한 글쓰기'를 실천했다. 창체 시간과 교과 활동 시간을 활용했다. 일 년 동안 전교생이 이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그리해 일상의 기록을 소중히 하는 습관이 생겼고 학교생활을 기록으로 남긴 것은 물론 각자 자기 작품집을 안고 행복해했다.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자기만의 보물을 안고 행복을 나눴다.
이 사업은 2015학년도를 마치고 2016학년도를 설계할 때 선생님들의 토의를 거쳐서 채택된 사업이다.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서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데 마음을 모은 결과다. 그동안 2년에 걸친 독서토론선도학교를 추진하며 독서지도에 집중해왔으니 이제는 글쓰기 활동도 병행하자는 취지였다. 그리해학교 예산 100만 원으로 글쓰기 활동에 필요한 교재를 구입하고 작품집을 꾸밀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었다.
가장 하기 쉽고 꼭 해야 될 일기 쓰기 지도부터 시작했다. 1학년의 경우 주말마다 쓰는 효도그림일기는 연중 실시해 작품을 모았다. 각종 체험학습이 있을 때마다 기록물을 남겼다. 양성평등교육이건, 장애이해교육 프로그램이건 생태체험학습이건 뭐든 학교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경험은 학생들의 작품으로 나타났다. 하는 동안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결과는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는 평이다.
전교생이 함께 한 자기작품 전시회
인간은 기록을 남기는 동물이다. 그리고 그 기록이 역사가 되기도 한다. 글은 그리움을 담는 그릇이다. 추억을 남기는 작업이다. 지금 금성초의 학생들은 모두 다 자부심이 대단하다. 책이란 특별한 사람만 쓰는 게 아니란 걸 배웠기 때문이다. 먼 훗날 이 학생들이 초등학교 시절을 반추할 아름다운 책 한 권이 박물관의 기록물이 될 만큼 귀해지리라 확신하는 마음으로 2017학년도에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2016학년을 마치며 전교생이 한 자리에 모여서 자신의 대표 작품을 낭독했다. 시를 읽는 학생, 일기를 읽는 학생, 체험학습 보고서를 읽는 학생,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를 낭송하는 학생, 독후감을 낭독하는 학생 등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모두 마이크를 들고 자기 작품을 발표했다. 그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귀한 작품은 시화 액자로 제작하여 학예회 때 전시하고 집으로 보냈다. 교정에는 시화 작품이 일 년 내내 걸리고 복도에도 걸려 있다.
자기 작품으로 시화 액자도 만들었어요
독서지도의 종착역은 글쓰기 지도
아침 7시 30분이면 도서실이 열리는 학교에서 아침독서에 몰입하는 학교, 자신의 일상을 소중한 기록으로 남기는 글쓰기 활동을 열심히 하는 학교로서 지역청을 비롯하여 도교육청에까지 이름을 알리는 학교가 됐다. 전교생 45명이 작가의 소질을 닦는 자랑스러운 모습!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협조하고 마음을 나누는 관리자와 선생님들, 뒷받침해주는 행정지원팀이 혼연 일체된 교육의 현장이 분명하다.
이렇게 멋진 학교 현장의 모습을 이제야 알리는 필자의 게으름이 미안할 뿐이다. 3월을 보내면서 새롭게 맞아들인 1학년 10명의 아이들과 업무 속에서 혓바늘이 돋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제나마 리포터로서 숙제를 하게 돼 다행이다. 면 단위 시골 학교에서 일궈낸 자랑스런 교육활동을 기록으로 남기는 이 일은 필자가 자신과 약속한 일이다. 교단에 머무는 동안 제자들에게 기록을 남기자고 강변한 만큼 나도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독서지도는 글쓰기 지도로 귀결되어야 한다. 글을 쓰는 일은 인생을 살고자 다짐하는 일이다. 독서는 스트레스 해소의 1순위라고 한다(68%) 글을 쓰는 동안 상처가 치유되기도 한다. 내밀한 기쁨을 누리는 글쓰기 활동은 면역력 중강에 도움을 준다. 어렸을 때 행복한 추억은 인생을 살아가는 마시멜로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꺼내 먹을 수 있는 추억의 작품집을 펼쳐들고 다시 힘을 낼 수 있기를! 유년의 언덕에 올라 다시 힘을 얻고 달릴 수 있기를 바라며 올해는 더 좋은 작품집을 만들도록 지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