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최근 '중등교육개혁실천방안' 보고서를 내놓고 자립형 사립고 활성화, 협약학교제도 도입, 교과서시장 경쟁 도입, 교원인사제도 개혁, 행정조직 개혁 등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자립형 사립학교의 활성화
보고서는 정부가 평준화를 보완하기 위해 학교선택권을 제한적으로 확대, 2002년부터 6개의 자립형 사립고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학교를 제시해 왔으나 여전히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도교육청 자체심사가 자립형 사립고의 지정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점, 과도한 법인전입금 비율 등은 현실적인 학교 설립과 운영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자립형 사립고 설립 준칙주의'를 도입해 자격요건을 갖춘 사립고가 신청을 할 경우, 해당 요건이 확인되면 자동적으로 설립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법인전입금 비율을 현행 20%에서 10%로 하향조정하고 학생납입금의 책정한도 자율화, 다양한 수익사업 허용, 학생선발전형 자율화, 자율학기제 운영 등 자율성을 확대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고교 경쟁도입 위한 협약학교제도 도입
"자립형 사립고는 경제적 뒷받침이 가능한 일부 학생에 국한되고 자율학교는 그 대상과 제도가 미흡해 중등교육 개혁에 제한적"이라면서 그 대안으로 '협약학교'를 제안했다. 협약학교는 교육당국과 법적 계약을 통해 학교 운영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을 부여받는 학교로 전경련은 "전국의 모든 고교를 대상으로 협약학교 제도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중학교, 초등학교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협약학교 재정의 대부분을 부담하고 등록금도 공립과 동일하게 유지해야 할 "이라며 "교육청의 일상적인 지도ㆍ감독을 면제받는 대신 책무성 평가를 통해 운영 성과를 평가받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협약학교 운영이 가능한 사업자로는 기존의 사립고, 교원단체, 장학사와 교장 등 학교관리자 집단, 교육관련 영리기업, 학부모단체 등 비영리 단체, 종교단체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협약학교 제도는 학생배정, 교육과정, 교원인사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현행의 평준화된 학교제도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학교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집단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교과서시장의 경쟁 도입
현행 교과서시장이 경쟁을 제한하고 있어 질 높은 교과서가 공급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국정으로 지정된 교과목 수가 지나치게 많고 국정교과서의 연구·개발여건이 열악해 검정교과서에 비해 질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양질의 교과서 공급을 위해 '국정대상 축소 및 검정대상 확대, 교과서 가격 규제 완화' 등을 제시했다. 판매량에 관계없이 균등하게 이뤄지고 있는 검정교과서 수익금 이윤배분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검정교과서 출판사에 대해서는 학습참고서 겸업을 금지시키고 인정도서 지정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심화·보충 학습에 적합한 교재를 인정도서로 사용케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교원인사제도의 개혁
"교원의 승진체계가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직'과 학교 경영을 담당하는 '관리직'이 일원화돼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통합형 인사체계로 인해 외부와의 경쟁 차단, 교원의 질 관리체계 미흡, 전문성 부족 등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수석교사제 도입을 통해 교원이 승진시 학교 경영과 교육 중 본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교원전문대학원 제도 시행, 7년 근무 후 1년간 유급 연수휴직제 실시, 교원 자율연수비 대폭 확대 지원 등을 촉구했다.
또한 교장 자격요건을 대폭 다양화해 하나의 요건만 충족하면 교장으로 초빙될 수 있도록 하되 교장초빙제도가 교원 사회에 미칠 영향을 감안, 이를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원평가와 관련, 학운위나 교사 상호평가에 근거한 새로운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등 전면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교교육 행정조직의 개혁
"학교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 역할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학교정보를 '학교 책무성 보고양식'에 맞춰 작성하고 이를 인터넷에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의 학업성과가 낮은 학교의 경우, 일률적 규제를 지양하고 이들에게 맞는 학교개혁 프로그램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수능 등 국가차원의 지필고사 시행을 표준화하고 2, 3회 응시 가능토록 하는 한편, 학교 간 내신 차이 인정여부는 개별대학의 자율에 맡길 것도 주장했다.
또한 현재 시·도교육청 산하 181개 지역교육청을 통·폐합, 45개 정도로 대폭 줄인 중역 단위의 교육청 전환을 제안했다. 광역 단위에서는 시·도교육청을 폐지해 교육 고유기능은 중역 교육청으로, 교육환경에 관한 기능은 시·도청으로 이양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