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정도가 되면 낮은 수준의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하지만 수학적인 공식을 이해하고 인지하는 데는 구체물 활용이 매우 유용하다. 구체적 현상을 파악하는 능력이 충분한 6학년 학생들은 이를 활용한 관계적 사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6학년 단계에서의 구체물 활용은 학생들에게 흥미를 제공하며, 조작적 활동은 손지식(Hand knowledge)을 기호지식(Symbolic knowledge)화 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따라서 본 수업에서는 조작적 자료를 통해 원의 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원칙 발견의 성취를 느끼도록 강조하고자 했다.
정사각형 넓이에서 원의 넓이 유추하기
좋은 학습 자료는 학생들에게 재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표현된 호기심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표현된 호기심은 ‘질문’이 된다. 스스로에게 혹은 친구에게 던지는 궁금증이야말로 수업을 이끌어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학생은 ‘수학은 계산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과목 중 수학은 가장 부담스러우며, 재미없는 과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수학은 그저 문제를 많이 풀고 공식만 달달 외우면 된다’는 생각에서 ‘수학에 흥미 붙이기, 수학과 친해지기’를 목표로 설정하고, 손으로 만지며 머리로 생각하는 체험과정을 구안·제공한다면 학생들은 수학을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수업에서는 정사각형 넓이에서 원의 넓이를 유추하고, 원을 자른 모양을 직사각형으로 만들어보는 활동을 통해 원의 넓이는 직사각형의 넓이로 바꾸어 계산할 수 있음을 인지시키고자 한다. 또한 수학적 기호와 식의 사용법을 익혀 향후 전개될 수학적 문제해결과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은 ‘원을 사각형으로 바꾸면 구할 수 있다’는 공식을 이해시키기 위해 활용한 학습 자료이다.
● 원을 직사각형으로 변환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활동 자료 - 원 모양과 같은 넓이의 직사각형 사이에 푸른 잉크액을 넣어 만들 수 있다. 원 모양의 잉크가 흘러내려 직사각형으로 바뀐다. 이 장면에서 원을 직사각형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는 사고를 할 수 있다. - 같은 방법으로 원 모양과 같은 넓이의 직각삼각형 사이에 푸른 잉크액을 넣어 만들 수 있다. 여기서는 원을 직각삼각형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는 사고를 할 수 있다. ● 원을 직사각형으로 변환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활동 자료 - 같은 넓이의 원과 직사각형 사이에 홈을 만들어 학생들이 활용하도록 할 수 있다. 작은 구슬을 넣어 흔들며 이동하도록 하면 원이 직사각형으로 바뀌는 것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활동을 통해 원을 직사각형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 ● 원의 넓이 구하기 ➊ ● 원의 넓이 구하기 ➋ |
넓이 구하는 연산을 생략하고 본질적 탐구에 초점
‘우리는 왜 수학을 공부하는가?’, ‘원에 대해 꼭 공부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을 6학년 학생들에게 던졌다. 이 물음에 학생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매우 궁금했다. 그저 답을 구해야 맞았다는 것이고 내가 원의 넓이를 구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할까? 원주율이 얼마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데 만족할까? 조금 더 고급스런 수업의 결과물을 얻고 싶었다. ‘원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습니다’ 라는 수학 에세이를 쓰면 어떨까? 어쩌면 성취기준에 도달시키는 것에 어긋날 수도 있다. 그런 내용이 수학적 사고력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도 확실하게 장담할 수도 없다. 하지만 수학을 좋아하려면 수학이 쉬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스스로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보다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려하고 그 해결 과정을 즐길 수 있다고 본다.
단순하고 쉬운 것에만 머무른다면 수학적 산출물이란 결국 문제의 답에 머무를 것이다. 이른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는 수학이 어려워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알기도 전에 문제해결과정의 반복을 통한 답을 요구하기 때문이 아닐까? 따라서 6학년 1학기 5단원 원의 넓이를 구하는 학습 과정에서는 소수의 곱셈 연산 과정을 과감하게 수업에서 생략하고 ‘원’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 과정을 중심으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