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감소가 교육재정 투자를 축소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가? 현재의 교육투자 수준은 교육경쟁력을 갖추기에 충분한가? 이 두 가지 질문은 내년도 교육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다.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5일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육재정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의 주된 결론은 학생 수 감소는 교육재정 투자 축소의 이유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재의 교육투자 수준은 교육 경쟁력을 갖추기에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
첫째, 학생 수 감소가 교육재정 투자의 축소 이유가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 수 감소와 반대로 학교 수와 교원 수는 오히려 증가해왔다는 것이다. 1980년 대비 2017년 학생 수는 크게 감소했지만, 학교 수는 16.8%, 교원 수는 90.2% 증가했다. 혹자는 이것이야말로 교육재정 비효율의 단적인 증거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교원 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교사 당 학생 수를 비롯한 교육여건은 여전히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친다.
학교폭력과 학력저하를 비롯한 학원문제의 핵심은 교원에 있다. 교원의 업무를 경감하고 교사 한 명이 집중해야 할 학생 수를 줄인다면 이런 문제는 더욱 개선될 수 있다. 학생 수 감소와 관련돼 등장하는 또 하나의 현안은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통한 재정 절감이다. 하지만 소규모학교 통폐합의 비용대비 수익은 약 1.1로 실제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소규모학교 못지않게 과대규모 학교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하다. 학생 수 자연감소로 학급당 학생 수는 OECD 평균에 근접하고 있으나, 여전히 선진국 수준에는 못 미친다. 특히 일반학교에 대한 교육투자는 매우 미흡하다. 영재고, 과학고, 국제고 순으로 학생당 교육비가 높게 나타났지만 영재고의 교육비가 충분하다고 말하는 이는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일반 공립고에 비해 작게는 3.4배(국제고)에서 많게는 6.3배(영재고)의 학생당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다.
낙후건물 안전문제 개선 시급
상황이 이러한데도 공립학교 세입결산액 규모는 2011년 대비 2016년 17.1%(약 2.5조원) 증가한 반면 기본적 교육활동비는 오히려 8.8% 감소했다. 학교기본운영비가 표준교육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운영비가 표준교육비 규모를 충족하는 비율은 초등학교 51.0%, 중학교 46.4%, 일반고 38.3%에 불과하다.
후진적인 교육시설과 인프라도 개선해야 한다. 가장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건축물이어야 할 학교가 가장 전근대적인 건물 중 하나인 게 현실이다. 초중등학교 건물 2만여 동 중 20년 이상이 절반을 넘으며, 35년 이상도 20%를 초과한다. 이들을 모두 현대적인 건축물로 재건축하기 위해서는 수백조 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하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예산 중 교육예산비율은 오히려 1990년 22.3%에서 최근 15% 이하로 낮아졌다. 국가의 장래와 교육을 걱정한다면 보다 진전된 교육재정 확보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교육예산 비중이 예전의 수준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