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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실의 흔한 풍경(?)

교사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 한가지.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학생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다. 이들을 지켜보는 마음은 늘 착찹하다. 깨우면 '그냥 업드려 있었을 뿐이다'라는 흔한 대답을 아주 많이 듣는다. 아니면 잠시 머리를 들었다가 다시 업드린다. 그것도 아니면 왜 나한테만 그러느냐는 식으로 교사를 째려 보고 다시 업드린다.

 

흔한 풍경이다. 서울의 경우는 특성화고는 일반고보다 중학교 내신성적이 더 좋은 학생들이 지원한다. 당연히 특성화고 재학생들의 성적이 우수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특성화고에서도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어째서 이런 일들이 일상화된 것일까. 일반인들은 교사들에게 잘못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교사들이 어떻게 학생들을 잡지 못하고 잠을 자도록 놔두느냐고....

 

그렇다면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학생들이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두 가지 정도로 보고 있다.

 

첫째는 캐캐묵은 이야기 같지만 교사들이 마땅히 이들을 제지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인권과 연결되다 보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손을 놓은 상태와 별로 다르지 않은 상황이 연속되는 것이다. 단 한가지 만이라도 교사들에게 주어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지속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두번째는 공부를 하고 싶어도 수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잠을 잔다고 보는 것이다. 즉 너무 잘 알거나 아니면 너무 모르기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그동안 수준별 수업을 해왔으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준을 좀더 세분화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3수준의 수준별 수업이 아니라, 그보다 더 많은 4~5단계의 수준으로 나누어 수업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서울의 경우, 수준별이동수업을 위해서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학교예산에 포함하여 교부했다는 것이 교육청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다른 사업에 밀릴 수 밖에 없다. 교육청에서 관련 사이트를 개설하여 참여를 독려하지만 사이트의 역할은 크지 않다. 그것은 결국 수준에 맞는 수업은 교사들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관련 예산을 예전처럼 목적경비로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수준별 수업을 두고 우열반 편성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평등하게 배워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인가. 배움이 느린 학생들을 위해 일부교과에서 방과후에 해당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예산도 거의 없고 교사들에게 인센티브가 전혀없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말로 교육적이고 학생을 위하는 길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모두 평등하게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평등해야 하지만 개개인의 학습능력은 평등하지 않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여 모든 학생들이 평등해 질 수 있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학생만 평등할 것이 아니고 이 학생들이 가진 학습능력도 평등해 지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일률적으로 같은 교실에 모아놓고 수업하는 방법은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의 트랜드인 학생중심평가, 과정중심평가 이런 것들은 이들에게는 또다른 차별을 가져올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가방법만 개선한다고 해서 학습능력의 평등은 찾아오지 않는다. 더욱더 평등에서 멀어질 뿐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반드시 평등해야만 한다면(수준을 가려 수업하는 것이 안된다면) 대학도 평등해 져야 한다. 현재의 대학들은 입시를 치르고 나면 자연스럽게 수준이 결정이 되는 형국이다. 우수한 인재를 뽑아서 교육하기 때문에 다른 대학보다 우위를 계속 점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대학은 항상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도저히 극복하기 어려운 불평등 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 모든 대학을 평등화 해야 할까. 학생들을 추첨이라도 해서 뽄아야 할까.

 

중고등학교 교육에서 부터 모든 학생들의 평등권에 학습능력도 평등하게 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잠자는 학생을 학습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대책 마련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교육분야의 전문가가 가장 많다고 한다. 이런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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