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 모두가 친손자처럼 여겨지고 어렵게 공부하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주위 학교, 학생에게 사랑을 베푸는 시민들이 있어 화제다.
올해 90세인 정의영(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할아버지는‘청주여중의 보배다. 매일 아침 7시, 자전거를 타고 맨 처음 등교해 교정의 나무와 꽃을 가꾸고 낡은 시설을 고쳐 온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다. 고령이지만 200그루의 향나무 전지와 70여평의 야생화 단지 가꾸기는 그의 몫이다.
태풍 디엔무의 영향으로 운동장 곳곳에 물이 고인 21일에는 삽으로 물골을 만들어 빼내는 작업을 마치고서야 귀가했다. 전정웅 교사는 “지난번에는 등나무 지붕에까지 올라가 손질을 하셔서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한다.
“다 나 좋아서 하는 거지…건강에도 좋고”라는 정 할아버지에게서 선생님과 아이들은 봉사의 의미를 배우고 있다.
사업을 하는 신홍식(52) 씨는 지난 96년부터 매년 형편이 어려운 청주여상 학생 8명에게 수업료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56명에게 전달한 장학금이 무려 5000여 만원. 97년에 입학한 정신지체 소녀가장 최 모 양에게는 3년간 학비를 대주고 졸업 후 증평읍 사회복지회관에 일자리까지
마련해 줬다.
청소년 봉사단체인 ‘인터렉트위원장인 그는 청주여상 학생, 교원들과 함께 정토마을 환자와 양로원인 '은혜의 집'을 찾아 위문활동도 펼치고 있다.
가난한 어린시절을 딛고 자영업으로 자수성가한 차승호(46) 씨. 배고픔을 대물림시키지 않으려는 생각에 올 4월부터 매월 수입의 5%(50만원)를 금천초등교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그런 그의 뜻에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12명의 학생들이 따뜻한 점심을 먹고 있다.
차 씨는 “사업을 계속하는 한 급식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충북교육청은 이들을 포함해 학교지원 유공자 41명에게 18일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유공자들은 “내 고장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우리의 자녀를 바르게 키우는 밑거름이 아니겠냐”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