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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도입국 청소년 잘 길러 일반학교 보내는 게 우리 역할이죠”

중도입국 청소년 위탁교육기관
오세련 글로벌국제학교 교장

중도입국 청소년 갈수록 증가
한국어 교육부터 진로지도까지
“더 많은 관심과 후원 필요해”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최근 우리나라에 중도 입국한 청소년이 늘고 있다. 특히 외국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학령기에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청소년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중도입국 청소년 수는 8320명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3년 3065명보다 2.7배나 늘어난 수치다. 중도입국 청소년은 한국인 배우자와 재혼한 아버지나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왔거나 국제결혼가정 자녀 중 외국인 부모의 자국에서 자라다가 들어온 경우를 가리킨다.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입국한 후 본국에 있는 자녀를 데려오는 경우도 해당된다. 
 

지난 8일 부산 글로벌국제학교에서 만난 오세련 교장은 “한국어, 한국 문화가 낯선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잘 길러서 일반학교로 보내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교육’이나 ‘가르친다’는 단어 대신 ‘기른다’고 표현했다. 학생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짐작 가는 대목이었다. 
 

글로벌국제학교는 중도입국(다문화) 학생을 위한 중·고등학교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이다. 부산시교육청의 인가를 받아 한국어·한국 문화 집중 교육과 이중언어(모국어) 교육,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중도입국 학생들이 우리나라에 잘 정착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교육목표다. 올해 부산교대 교육대학교의 한국어교원자격증 실습기관으로 지정됐다. 현재 중국, 러시아, 베트남, 일본, 몽골 등에서 온 청소년 37명이 재학 중이다.

 

오 교장은 “아버지, 어머니와 떨어져 본국에서 지내던 학령기 자녀들이 한국에서 자주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국제학교는 2011년 처음 문을 열었다. 사범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오 교장은 90년대 중반, 남편을 따라 베트남을 오가면서 다문화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결혼하거나 일자리를 찾아 한국으로 이주하는 외국인은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어를 모르고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적응이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이들의 사회 부적응은 자녀 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후 한국으로 들어오다 보니,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정서적으로도 취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아침에 빵을 준비했다가 학생들에게 나눠줍니다. 야간 근무를 하느라 자녀를 챙길 수 없는 학부모가 많거든요. 학생마다 사정도 달라요. 직면한 문제가 서로 달라서 그때그때 부모의 역할도 해야 하죠. 우리 학교는 중도입국 학생들의 돌파구가 돼주려고 합니다.”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상담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 돕기 위해서다. 이날도 오 교장은 비자 문제로 학업 중단 위기에 놓인 학생을 구제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고군분투 했고, 법무부로부터 만족할 만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인터뷰 도중 그는 해당 학생의 담임교사와 연락이 닿았고, 한국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휴우~. 부모의 비자 만료로 자녀도 함께 본국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우리 학교를 거쳐 부산기계공고에 진학한 학생이었죠. 학교에 잘 적응하고 학업에 재미를 느끼고 있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야 한다고 하니…. 막막했던 학생이 울면서 연락했어요. 방법이 없겠느냐고. 이젠 걱정 안 해도 되겠어요.”
 

학생들의 진학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흥미와 능력을 고려해 학교를 선별하고 입학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덕분에 2017년, 부산기계공고 사상 첫 외국인 입학생을 배출했다. 올해 졸업생 중 18명이 부산기계공고를 포함해 동래원예고, 동명공고, 부산정보관광고, 부경보건고 등에 진학했다. 오 교장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한 동안 다시 찾아와 힘들다고, 이곳이 좋다고 말하지만, 한 학기쯤 지나면 발길이 뜸해진다”며 웃었다. 
 

“아이들이 오지 않는다는 건 잘 적응했다는 이야기거든요. 고등학교에 가서도 학생들을 위한 지원은 계속됩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게는 교복을 한 벌씩 선물했어요. 대학에 진학한 학생에게는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종종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을 하지만, 지금은 지식만 쌓을 때라고 말해줍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자리 잡고 성공했을 때, 그때 후원해달라고요.”
 

글로벌국제학교는 교육청 지원금과 독지가 후원금 등으로 운영된다. 오 교장은 “더 많은 분들의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에는 날개 없는 천사들이 많아요. 재능 기부로 수학을 가르치는 퇴직 선생님, 학생들의 건강을 살펴주는 병원, 수업에 필요한 물품을 후원해주는 단체, 기부금을 쾌척한 많은 분들과 단체, 또 아이들을 위해 헌신해주시는 우리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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