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18만 명을 배출한 방송통신고(방송고)를 현실 여건에 맞게 사이버 중·고교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방송고 개교 30주년 기념 '평생학습사회와 사이버고등학교-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제안했다.
김신일 서울대 교수는 "방송고는 30년 간 경제적 또는 그 밖의 사유로 고교 진학 기회를 놓친 노동 청소년과 주부, 직장인, 미진학 학생 및 중도 탈락생 등 교육 소외 계층 18만1061명에게 학력취득 기회를 줬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도입초기에는 20~30대가 주축을 이뤘지만 최근에는 40~50대까지 연령별 분포가 넓어지고 있고 입학자 중 탈락생 비율이 초기에는 50%에 달했으나 요즘은 20% 이하로 급격히 떨어졌다"면서 △경험학습을 인정해 교과이수로 대체하고 △독립된 학교유형이 아니라 성인 기초교육
체계의 연장선상에서 다뤄야 하며, △교육과정 내용 및 운영의 다양성과 유 연성을 높이고 △교수방식을 '방송'에서 '사이버'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숭희 서울대 교수도 "방송고가 비적령 성인은 물론 적령 청소년과 해외교포, 탈북 청소년 등 수많은 잠재적 수요자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대안적이고 평생교육 적인 학교체제, 즉 사이버 중고등학교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석훈 인제대 교수는 방송고가 사이버고교로 거듭나려면 법적 기반부터 우선적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전 과제로 △학교 명칭 개방과 3학기제 등 다양한 교육과정 이수제 도입 △교육과정의 탄력적 운영 및 사이버·원격 교육 지원 △협력학교·협력교사제 도입 △졸업평가시험 폐지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