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성공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면담과 청와대 교육수석 부활을 요청했다. 내년 총선에서 불통·편향교육을 심판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하 회장은 25일 한국교총회관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대한민국 교육이 표류하고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는 진단으로 회견을 시작했다.
이런 난국의 원인으로 정부와 정치권에 의한 교육의 정치장화를 지목했다. “정권과 정치권이 교체될 때마다 헌법상 교육 가치는 훼손되고 교육이 정치·이념의 도구가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2007년부터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교육감의 이념과 정치적 성향에 따라 자사고 폐지, 혁신학교 확대, 무상급식 등 정책이 급변했고 혼란과 갈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교현장이 감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 정부와 교육부는 충분한 합의 없이 유·초·중등 교육의 전면 시·도 이양을 추진하며 교육의 국가 책무를 약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시·도교육청은 제2의 교육부가 돼 학교를 좌지우지하며 교육법정주의마저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법정주의 훼손의 대표적인 사례로 전북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 취소 사태를 근 하 회장은 “교육의 다양화와 기회 확대, 질 높은 교육 추구보다는 ‘평둔화(平鈍化)’ 교육과 이에 따른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등 고교체제 변화에만 매몰돼 사회적 갈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교육감들의 독단적 정책 강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단위학교의 자율성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며 “학교는 교육감 공약을 집행하는 하부 교육행정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교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높아지고 있는데도 정부와 교육감들은 이를 표집평가로 전환했다”며 중앙정부의 책임도 강조했다.
하 회장은 이런 교육 현실에 대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교육 법정주의 확립을 위한 대통령 면담과 국가교육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청와대 교육수석 부활을 요구했다. 그 외 친정부 성향 인사가 다수로 구성되는 국가교육위원회의 구성·운영에 대한 전면 재고도 청와대에 요청할 뜻을 전했다.
그 다음으로는 교육감들의 독주를 막고 교육법정주의를 확립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교육감의 이념과 성향에 따라 교육 운영의 차이가 초래되고, 자의적 판단에 따라 교육제도가 오락가락하고 있다”면서 “교육의 국가책무를 강화하고 교육청이 아닌 학교의 자율과 권한을 높이는 데 진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논란이 된 대학입시정책과 현재 교육계의 뜨거운 이슈인 자사고 문제를 교육법정주의 확립이 필요한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이어 내년 총선을 겨냥해 “교육법정주의 확립을 위해 불통교육, 편향교육을 총선에서 엄중히 심판하겠다”며 “뜻을 같이하는 세력과 연대해 교육 본연의 가치를 중시하는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교총 후보자의 교육 분야 직능대표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교육에 정치 논리를 앞세우고 학교를 정치장화하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더는 정치에 휘둘리는 교육에 희생되지 않도록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총은 이런 요구사항의 실현을 위해 이후 대통령 면담 외에도 여·야 원내 3당 대표와 유은혜 부총리 면담을 요청하고, 2019년도 단체교섭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