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감들이 교육부와의 신뢰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강경 발언까지 하면서 교육부에 유·초·중등교육 권한의 신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7일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이런 내용의 ‘교육자치 분권 이행 촉구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초·중등교육의 권한 이양을 약속했지만 법률을 위반하고 있는 시행령조차 개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 공약이나 국정과제로 제시된 대입제도 개선, 고교체제 개편 등을 교육부가 이행하지 않고 사문화시키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이어 “누리과정의 대란 속에서 교육감들은 너무나 큰 고통을 감내했음에도 고교무상교육 실시를 위해 열악한 지방교육재정 살림을 아끼고 허리띠를 졸라맸다”면서 교육감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정부에 협조해 왔음을 강조했다.
협의회는 “우리는 오늘 교육부와의 신뢰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숱하게 해 왔던 국민과의 약속을 신속히 이행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협의회는 11월 총회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교육감들의 이같은 반응은 최근 자사고 재지정 평가와 관련해 교육부가 부동의를 행사한 데 따른 반응으로 해석되고 있다. 협의회 회장인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에 대한 교육부장관의 부동의 결정은 모든 교육청의 문제를 넘어 우리나라 고교 교육체제 전반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면서 “협의회와 교육부 사이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고 한 총회 모두발언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교육부가 유일하게 부동의를 행사한 상산고는 전북도교육청 소속이다.
김 교육감은 총회 이후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콘퍼런스’ 개막식 토크콘서트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앞에 두고 “교육부 때문에 교육자치가 안 되는 것”이라며 더 날 선 발언을 했다.
유 부총리는 김 교육감의 발언에 물러서지 않으며 입장 차를 드러냈다. 그는 “교육자치 확산의 속도가 더딘 책임이 교육부에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현실을 돌아보면 교육은 다양한 이해관계와 이견이 나타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며 “서로 신뢰를 무너트리거나 한뜻으로 가고 있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기를 믿고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