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여름, 한국교총은 20·30대 회원을 위한 ‘2030 연수(캠프)’를 처음 선보였다. 한곳에 모여 강의를 듣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역사·문화 체험 활동 중심으로 구성된 연수였다. 교직의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일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가자들은 “또래 교사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고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는 10월에는 충남 공주에서 연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2030 연수가 매회 인기를 끈 건 젊은 교원들의 니즈를 반영했던 게 주효했다. 연수 기획부터 운영까지 20·30대 회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가 주도한 덕분이다. 그 중심에 주우철 인천원당초 교사가 있었다.
그는 “젊은 회원들을 위한 콘텐츠가 부족해 아쉬웠다”면서 “우리가 직접 연수의 패러다임을 바꿔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주 교사는 4년 전 선배 교사의 권유로 교총과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교총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러다 교총의 조직 문화와 활동에 관심을 가졌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전체 회원 가운데 40대 이하 교원의 비율이 낮지 않은데, 젊은 교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는 듯해 안타까웠다”고 했다.
“여전히 교총, 하면 관리자 단체, 특정 세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회원으로서 교총의 행보가 불만스러울 때도 있었고요. 마음에 안 들면 탈퇴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고 바꿔보자, 마음먹었죠. 특히 20·30대 교원과 예비교원을 위한 소통 창구를 만들고, 이들의 의견이 각종 사업과 정책에 반영되게 하고 싶었습니다.”
주 교사는 ‘변화의 주체’를 자처했다. 뜻이 맞는 동료들과 2030 청년위원회를 조직하고, 젊은 교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였다. 가장 먼저 2030 연수를 준비했다. 기획 회의를 거쳐 1박 2일 캠프 형식의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더운 여름에는 래프팅을 즐기면서 학기 중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걷기 좋은 가을에는 역사·문화 탐방을 떠났다. 함께 하는 시간 동안 교직 생활의 어려움을 나누고 더 나은 수업을 고민했다.
그는 “운영 3년 차인 올해부터 2030 청년위원회의 외연을 넓혀나가려고 한다”며 “능동적으로 원하는 사업이나 정책을 제안하고 같이 이뤄나갈 동료들을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교총을 구심점으로 한 교육 콘텐츠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진 젊은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연구하고 성장하는 일종의 교사 연구 커뮤니티죠. 교직의 전문성과 힐링을 화두로 삼아 성장, 발전,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려고 합니다.”
주 교사는 최근 교원들이 궁금해하는 교육정책, 교육 이슈 이야기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한 팟캐스트 ‘박동철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교육정책 이야기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지만, 알아야 비판이든 의견이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누구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재미있는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