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특히나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이 의미하듯 인간의 물욕은 살아있는 한 한계가 없다고 할까 보다. 자고 나면 쏟아져 나오는 정보만큼이나 현재의 세상은 새로운 물건이 넘쳐나고 이를 자극하는 광고는 날로 기발한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새로움에 대한 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즉시 자기충족을 이루고가 하는 욕망의 샘이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적절한 이성의 작동을 넘어 정서적 만족을 향해 끝없는 소유의 매커니즘이 작동된다. 그 결과 집 안에는 늘 필요 이상의 물건이 넘치고 이는 곧 생활의 잡동사니나 삶의 군더더기로 남아 공간의 미학을 해치고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모습이지 않은가? 관건은 이를 방치하고 익숙함에 젖어 안정감을 추구하려는 보수적인 삶과 아니면 꽁꽁 언 얼음을 과감하게 도끼를 들어 깨듯 자기 삶의 공간과 환경을 혁신하려는 진보적인 삶의 추구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조슈아 베커의 《작은 삶을 추구하기(Becoming minimalist)》는 보편적인 삶에서 강력한 삶의 의지와 목적의식으로 무장한 삶으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마치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의 사상을 닮았다. 일상의 변화와 나아가 행복을 추구하려는 강력한 생에의 의지 표출이 내면에 철저하게 존재해야 함을 이 책에서 함께 주목하게 된다.
그렇다면 ‘작은 삶’은 무엇이며 또 우리의 일상에서 이를 어떻게 추구할 수 있을까? 《작은 삶을 권하다》의 저자 조슈아 베커는 말한다. “‘작은 삶’이란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의도적으로 추구하고 거기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들은 제거하는 삶이다. ‘작은 삶’이란 자유이고 평화이며 즐거움이다. 새로운 가능성을 담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도록 신경을 분산시키는 요소들을 모두 제거한 정말 ‘속 시원한 공간’이다.”
어느 날 저자에게 ‘작은 삶’을 추구하게 된 동기가 우연히 찾아왔다. 차고를 정리하는 도중에 각종 잡동사니에 어찌할 줄 모르는 상황에서 이웃 사람이 건넨 “이 많은 걸 다 이고지고 살 필요는 없다”는 말을 떠올리며 새로운 삶의 출발점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그것은 마치 오랜 면벽수행을 하던 수도승이 어느 날 갑자기 득도하는 깨달음과도 같은 것이었다.
저자에게는 생활 속에서 ‘작은 삶’의 원칙을 추구함으로써 가져 온 효과를 다음과 같이 열거한다. 이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첫째, 시간과 에너지 면에서 여유가 생긴다. 둘째, 금전적인 여유가 생긴다. 셋째, 좀 더 너그러워진다. 넷째, 좀 더 자유로워진다. 다섯째,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여섯째, 집중도가 높아진다. 일곱째,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 여덟째, 소유의 품격을 높일 수 있다. 아홉째, 아이들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열째, 제 3자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 줄어든다. 열한 번째, 비교할 일이 줄어든다. 열두 번째, 만족감이 높아진다. 이를 종합해 보면 결국 시간과 돈은 여유로워지고 스트레스는 줄어들며 집중도는 높아지고 좀 더 자유로워지는 등의 삶의 긍정적인 효과이기에 실행의 가치와 매력을 더해준다.
다만 여기엔 다음과 같은 오해와 착각을 불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작은 삶을 위해서는 모든 걸 포기해야 한다? 아니다. 이는 소유를 줄이자는 것이지 결코 무소유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작은 삶의 핵심은 정리정돈이다? 물론 정리정돈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집안의 잡동사니를 처분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삶이 달라진다. 게다가 정리정돈처럼 계속 반복해야 하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영구 해결책이다. 정리정돈은 안 하는 것보다 낫지만 물건을 처분하고 작은 삶을 추구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작은 삶을 찾는 법과 쉬운 것에서부터 차근차근 작은 삶을 추구하는 방법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삶의 군더더기와의 이별을 도모하고 인생을 바꿔 줄 10가지 작은 습관을 고려할 수 있다. 더불어 작은 삶은 가족이라는 동반자와 함께 이루는 것이며 목적이 있는 삶을 지향하는 적극적인 인생 철학을 접목시킬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결국 삶의 최종 목적인 행복이 말을 걸어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으니 놓치고 싶지 않은 매력적인 삶의 안내서이자 철학서라고 생각한다. 주저함 없이 권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