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제주 세화중에 승용차 여러 대가 줄지어 들어섰다. 차가 중앙 현관 입구에 멈추자, 마스크와 의료용 장갑을 낀 교사들이 창문 안으로 종이가방을 전했다. 잇따른 개학 연기로 새 담임교사를 만나지 못했던 학생은 뒷자리에서 인사를 건넸고, 담임교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응 지침과 유의사항을 설명했다. 일명 ‘드라이브 스루 교과서 배부’ 모습이다.
담임교사들은 사전에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교과서 배부 날짜와 시간을 약속하고, 시간대별로 받아갈 수 있게 안내했다. 학생 이름이 적힌 종이가방에는 교과서와 함께 자기주도학습 사이트 안내서, 꿈 찾기 프로그램 학습지, 자기소개서 등이 담겼다. 송시태 교장은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교과서 배부 방법을 모색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시행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19로 개학은 연기됐지만, 학교 현장은 학습 공백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학생, 학부모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교과서 배부도 그중 하나다. 일선 학교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 외에도 학교의 상황과 여건에 맞는 방법을 찾아 지원에 나섰다.
경북 성주고는 교사들이 교과서 배달을 자원했다. 대학입시와 코로나 19로 불안해할 제자들을 위한 아이디어였다. 담임교사들은 일대일로 학생들을 만나 교과서와 함께 자기주도학습 과제물을 나눠줬다. 거리가 먼 지역에 사는 학생들에게는 정성스러운 손편지를 담아 택배로 전달했다.
학부모들은 학교로 전화를 걸어 “하루하루 불안했는데 마음을 안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박홍준 교장은 “교과서 배달이 휴업 기간 중 학습결손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구 운암중도 ‘찾아가는 교과서 배부’에 나섰다. 신입생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권역별로 나눠 교과서 배부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교사들이 직접 교과서를 전달했다. 교과서를 건네받은 학부모는 “학교에서 작은 배려를 해줘서 참 고맙다”면서 “담임 선생님이 매일 같이 학습을 체크해주셨는데 교과서를 받으니 가정학습에 체계가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지홍 교장은 “교사들이 학생들의 개별 학습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교과서를 받아 온라인 학습의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