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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언진 멸악 광주 차령 노령산맥은 산맥이 아니다?”


@ 교과서 실린 산맥 절반은 '엉터리'
지리교과서와 사회과부도에 표기된 한반도 산맥의 절반 이상은 실재하지 않거나 산줄기의 방향이나 위치 등이 터무니없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우리산맥바로세우기 포럼’을 개최하고 위성영상처리 및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법을 활용해 한반도의 지형을 분석한 결과, 현행 교과서에 수록된 14개 산맥 중 7~8곳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산맥 개념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분석결과가 조선후기 대표적 지리서인 산경표(山經表)의 백두대간체계와 유사한 점이 많은 것도 주목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 산경표 체계, 일본 지질학자 고토 분지로(小藤文二郞)연구에 근거한 현행 교과서에 실려 있는 산맥체계, 그리고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산맥체계를 비교해 싣는다.

실제 산줄기 물줄기 흐름과 거의 일치
#‘산경표’의 백두대간체계=산경표의 정확한 편찬자는 알 수 없으나 서문에 의거, 이 책은 신경준이 편찬한 산수고(山水考)와 문헌비고(文獻備考 1770)의 여지고(與地考)를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산경표의 대간 정간 정맥은 현행 교과서의 산맥과는 달리 실제 산줄기 물줄기의
흐름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이 분류방식은 대간과 정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하천의 수계를 기준으로 산줄기를 분류했다는 점이 특징이며 백두산을 국토의 중심 또는 출발점으로 인식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갑오경장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교육과정 지리교과서인 대한지지(1899)와
대한신지(1908)는 산경표의 산줄기 체계를 따르고 있다.

‘땅속 지질구조’ 바탕 분류, 비판 이어져
#‘고토분지로’에 의한 현행 교과서 산맥체계=일본 학자 고토분지로는 1903년 ‘조선산악론’이란 논문을 통해 한반도의 산맥을 랴오뚱방향(요동계) 중국방향(지나계) 한국(조선계)방향이라는 산맥이름을 명명했다. 이 산맥체계는 리히트호펜(Richthofen) 분류방법에 의해 산맥체계를 정립했으나, ‘땅 위 지형’보다 ‘땅속 지질구조’를 바탕으로 분류, 지질학적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이러한 비판 때문에 교육부는 2004년부터 사회과 교과보완용 지도 자료에 ‘백두대간체계’와 ‘현행산맥체계’를 동시에 소개하고 있다.

강남산맥 존재 않고, 개마고원지역 산맥은 누락
# 국토연구원 분석자료=현행 교과서에 북한의 자강도 북부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있는 것으로 돼있는 강남산맥은 실제로는 아무런 산줄기조차 없는 지역이며 평안남북도에 걸쳐 있는 묘향산맥은 지도와는 전혀 다른 남북방향으로 산줄기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반도의 등줄기인 낭림산맥과 태백산맥에서부터 서해안 방향으로 뻗은 것으로 돼 있는 언진, 멸악, 광주, 차령, 노령산맥은 대부분 낮은 구릉만이 간헐적으로 흩어져 있어 사실상 산맥으로 보기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광주산맥과 차령산맥 사이의 강원 내륙지방과 경남 지역의 경우, 높은 산봉우리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산맥을 형성하고 있으나 현행 체계에는 빠져 있으며 한반도의 지붕인 개마고원 지역도 거대한 산맥의 한 부분이지만 역시 누락돼 있다. 또 마천령, 함경, 낭림산맥이 지나는 높은 산지들에도 크고 작은 산줄기들이 여러 방향으로 분산되면서 각기 산맥을 형성하고 있으나 교과서에는 실려 있지 않다. 보고서는 1996년 북한이 새로 정립한 산맥체계도 소개하고 있는데, 현행 산맥체계보다 ‘산경표’에 근거한 백두대간체계와 유사성이 더 많다고 밝히고 있다.

현행체계 지질학적 근거 없어 빠른 수정 필요
#국토연구원 GIS연구센터 김영표 소장은 “산맥체계는 우리 국민들이 국토를 이해하고 인식하는 핵심적 기준”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현행산맥체계는 비판받아온 대로 지질학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또 “국제적으로 누구나 수용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산맥체계를 만들고 산맥의 명칭도 국민적 정서에 부합하도록 새롭게 붙여야 할 것”이며 “이에 따른 교과서 수정 작업도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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