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유튜브 채널 ‘샘TV’에 흥미로운 제목의 콘텐츠가 업로드됐다. ‘컵라면은 한국교육신문으로 덮어야 제맛!’이 그것. 출출했던 신규 교사가 컵라면에 물을 붓고, 포장지를 뜯지도 않은 신문을 덮개로 사용하면서 영상이 시작된다. 선배 교사는 그런 후배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고 함께 신문을 펼친다. 인천원당초 박보은 교사와 주우철 교사가 만든 ‘신문 읽어주는 선생님’이다.
한국교총이 운영하는 ‘샘TV’는 최근 생생한 학교 현장 이야기과 선생님들의 니즈를 반영한 콘텐츠로 새롭게 단장했다. 전국 각지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이 직접 콘텐츠를 기획, 구성하고 촬영, 편집까지 한다. 교사들이 만든 영상 콘텐츠는 정보 제공과 재미, 흥미 요소까지 갖춰 눈길을 끌고 있다.
박보은·주우철 교사는 한국교육신문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주 교사는 “가짜 뉴스와 정보는 교사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면서 “교사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교육 정책 하나를 바꾸는 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학교 현장의 의견을 듣고 입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여론몰이한다고 해서 정책이 바뀌지는 않아요. 단순히 여론 조사를 하고 발표했다고 해서 그 단체가 해당 정책의 변화를 끌어낸 게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선생님들이 꼭 알아야 하는 교육 이슈와 정책의 입법 과정 등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제대로 알리고 싶었습니다.”
올해 3월 첫 발령을 받은 박보은 교사는 주 교사의 제안으로 합류했다. 학창시절부터 영상 제작에 관심 있었던 박 교사는 “언젠가는 유튜브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선배와 시작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만들고 싶은 콘텐츠는 많았어요. 신규 교사의 학교생활, 교사의 필수템 등을 소재로 만들어볼까 했어요. 한 번 찍어보긴 했는데, 많이 어색했어요. 교육 정보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했죠. 교육 현안에 관심은 있었지만, 그동안 수박 겉핥기처럼 알고 있었더라고요. 영상을 만들면서 학교 현장과 교육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맥락을 파악할 수 있게 됐어요. 궁금해하는 친구들에게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예요. (웃음)”
이들의 새로운 도전은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잘 보고 있다’ ‘재미있다’는 응원과 함께 콘텐츠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주 교사는 “동료 교사들을 패널과 게스트로 출연시켜 또 다른 재미를 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교사는 “잘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왕 시작한 거 구독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과 이런 경험을 나눌 수 없는 게 아쉬워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아이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서 선물하고 싶어요. 함께 영상 콘텐츠도 만들고 싶고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면서 선배 선생님들과 소통하고 어울릴 기회가 많아졌어요. 재미있어요. 선생님들만 아는 이야기도 다뤄보고 싶어요. 유익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