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교단 수기 공모전 대상의 영예는 ‘우리 교실에 동물이 산다!’를 출품한 김승일 전남 묘량중앙초 교사에게 돌아갔다. 본지가 주최한 2021 교단 수기 공모전 시상식이 3일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렸다.
올해 공모전에는 총 240편이 출품했고, 그중 20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코로나19 예방과 확산을 막기 위해 대상을 수상한 김승일 교사와 금상 수상자인 오성목 경기 운유초 교사, 은상 수상자 서기성 강원 사내초 교사, 동상 홍정희 서울 영락중 교사 등 네 명이 대표자로 참석해 간소하게 진행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선생님들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가 많다는 사실에 ‘만남’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면서 “교단 수기 수상작을 읽으면서 가난했던 어린 시절, 방황하던 저를 잡아줬던 선생님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심사를 맡은 윤연모 시인은 “작품에 담긴 선생님 한 분, 한 분의 이야기가 새 희망의 봄을 기다리게 만들었다”면서 “교육자라는 소명 의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교사 또한 동반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바람직한 교사상(像)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교실에 동물이 산다!’는 교실에서 햄스터와 소라게, 사슴벌레를 기르면서 ‘반려동물 관리사’, ‘유튜버’라는 직업을 체험하고 생명, 존중, 배려 등 도덕적인 가치를 알아가는 과정을 한 편의 동화처럼 그려낸다. 아이들이 더 나은 선택을 결정하는 과정과 가치의 충돌이 일어났을 때 해결책을 찾아가는 모습을 통해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훈수나 조언 대신 판을 깔아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고, 최선의 결정을 내린 아이들을 칭찬으로 격려한 김 교사의 배려가 인상 깊다.
김 교사는 “프로젝트 수업을 하면서 블로그에 기록했던 내용을 모아 글을 썼다”면서 “앞으로 프로젝트 수업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은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금상을 받은 오성목 교사의 ‘커피는 향기를 남기고’는 신규 교사 시절 만났던 제자 이야기다. 무단결석이 잦았던 제자. 집을 방문한 후에야 어린 나이에 집안일을 도맡아 할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단 걸 알게 된다. 틈틈이 제자를 챙기면서 가정방문도 자주 했는데, 그때마다 선생님을 대접한다고 내왔던 게 ‘커피 믹스’였다. 졸업식 날, 편지와 함께 내밀었던 것도 다름 아닌 커피 믹스였다.
오 교사는 “지금도 커피를 마실 때면 앳된 손으로 끓여주던 커피의 맛과 향을 잊을 수 없다”면서 “제자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고 보고싶다”라고 했다. 교단 수기 수상작은 지면에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2011년부터 진행한 교단 수기 공모전은 교단에서 경험한 희로애락과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얻은 깨우침, 보람 등 교사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존사애제(尊師愛弟)’ 문화를 되살리고 교원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매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