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코로나19로 일상생활의 패턴이 다 무너졌습니다. 신체 활동도 줄고, 정신적인 부분도 불안정해졌지요. 이전에는 회원들이 모여서 등산도 하고 체육대회도 열었는데, 여가 자체를 즐길 수 없게 됐습니다. 대체할 프로그램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주말농장’을 기획했습니다.”
전북교총이 운영하는 ‘힐링 주말농장’이 호평을 받고 있다.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로 텃밭을 분양하는 사업이다. 신청자들은 4월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8개월간 주말농장을 사용할 수 있다. 농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재배 기술과 노하우도 전수한다.
주말농장 프로그램은 지난해 업무협약을 맺은 해피앤자인 농장과 함께 진행한다. 전북교총은 1인당 10~16㎡(3~5평)를 분양하고, 개인 푯말을 세웠다. 회원들은 농장주가 돼 지난 4월부터 씨도 뿌리고 모종도 심고 열매도 따고 있다. 이기종 전북교총 회장은 “20명을 모집하려고 계획했는데, 하루 만에 신청자가 50명을 넘어설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면서 “참가 인원을 늘려달라는 건의가 많아서 신청자 모두에게 농장을 분양했다”고 귀띔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효과도 있었다. 주말농장이 회원끼리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돼준 것이다. 옆 텃밭에 풀이 자라면 대신 매주기도 하고, 수확한 열매도 나누는 ‘상부상조’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작물 재배하는 방법과 물 주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지역 학교의 동향이나 정보도 나눈다. 이 회장은 “자기만의 아지트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이라면서 “회원끼리 소통하고 교류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삼대가 함께 농장을 가꾸는 선생님도 있어요. 부모님이 주말농장 덕분에 과거의 향수를 맛볼 수 있다고 좋아하신대요. 손주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농사짓는 방법을 배우면서 정도 쌓고요. 세대 간 교류가 이뤄지는 만남의 장소라고 할까요?”
주말농장을 분양받은 교총 회원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해피앤자인 농장에서 마련한 특별 프로그램은 지난 6월부터 선착순 20명을 대상으로 6주에 걸쳐 진행 중이다. 플랜트 박스로 작은 정원 만들기, 나만의 반려 식물 심기, 나도 요리 박사, 꽃꽂이 등 다채롭게 준비했다. 6주 프로그램이 끝나면 사진 경연대회도 열린다. 즐겁고 행복한 활동 모습을 사진에 담아 공모하면 우수작을 선정, 시상할 예정이다.
이승리 전북 만경여중 교사는 “텃밭을 가꿀 수 있게 해준 교총 덕분에 힐링하는 기분”이라며 “온 가족이 함께 직접 재배하고 수확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게 가장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주변에 입소문을 냈더니, 여러 지역에서 주말농장을 운영했으면 좋겠다며 부러워한다”고 귀띔했다.
전북교총의 힐링 주말농장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올해 참가하지 못한 회원을 대상으로 우선 모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