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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감일기] MZ세대도 언젠가는 교감이 된다

“왜 그렇게 버릇이 없느냐? 너의 선생님에게 존경심을 표하고 항상 인사를 드려라”

 

기원전 1700년 수메르 점토판에 쓰인 글귀다. 당시에도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나 보다. 역사는 반복되는 건가! 나도 신세대였을 때 될 수 있는 한 교감 선생님이 있는 교무실에 가고 싶지 않았다. 교감 선생님은 늘 지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X세대인 내가 교감이 되었다. 마음은 아직 청춘 같은데 말이다. 현재의 MZ세대들도 지금은 신세대지만 시간이 흐르면 기성세대가 되어 다음 세대들을 향해 ‘왜 그렇게 버릇이 없느냐’ 고 매몰차게 야단치지 않을까 싶다.

 

나는 나름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MZ세대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익숙한 IT 도구도 X세대 교감인 나에게는 따라가기가 버겁다. 특히 나는 기계치다. 디지털 시민으로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문맹자와 다를 바가 없다. IT도 따라가기가 벅찬데 갑자기 메타버스까지 익혀야 한다고 하니 눈이 똥그래질 수밖에 없다. 일하는 방식이 좀 더 스마트하지 못하더라도 조금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X세대는 권위에 순응하는 시대를 살아왔다. 권위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에게 권위를 빼면 시체와 다를 바가 없다. X세대에게 있어 권위는 자존심과도 같다. 자존심이 밥 먹여 준다고 할 정도다. 권위에 대해 X세대와 MZ세대가 생각하는 개념이 다른 게 사실이다. <여덟단어> 의 저자 박웅현은 166쪽에서 권위라는 개념이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이야기한다.

 

“권위에 굴복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이 먹어 윗것이 되었을 때 권위를 부리지 않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권위는 우러나와야 하는 거예요. 내가 이야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인격적으로 감화가 돼서 알아줘야 하는 거예요. 그게 권위입니다. 절대 긴 복도가 권위가 되어서는 안 되는 거죠.”

 

MZ세대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X세대가 노력해야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MZ세대가 바라는 학교 조직 문화도 느슨한 연대라는 사실을 안다. 나도 신세대였을 때 강제성이 있는 회식 문화가 부담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은 어른들과 좋아하지도 않는 메뉴를 함께 먹어야 하는 것이 그리 좋지 않았다. 밥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은데 어른들 일어날 때까지 끝까지 버텨야 했던 것도 정말 힘들었던 기억 중의 하나다.

 

과거에 비해 회식 문화도 달라진 게 사실이다. 회식을 하더라도 먼저 메뉴를 공지해 선택지를 젊은 층이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젊은 층들을 옛날 문화대로 강요하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크다는 것도 알 만큼 안다. X세대가 교감이 된 지금 이런 변화가 있으니 앞으로 MZ세대가 교감이 되었을 때 회식 자체가 먼 과거의 유물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당장 X세대 교감이 고리타분하게 생각되더라도 멀리하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 여러분도 시간이 지나면 자의반 타의반 한 번쯤은 나처럼 공동체의 리더인 교감으로 교직원들을 섬기는 자리에 있게 될 것이다.

 

『교사여서 다행이다』 저자 이창수, X세대 교감의 MZ세대 교사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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