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얽혀 학교폭력의 늪에 빠지는 아이들
“선생님, 저는 ○○가 싫어요. 걔는 3학년 때부터 친구들한테 제 욕을 하고 다녔어요.”
학생상담을 하다 보면 과거에 일어난 일로 생긴 마음의 상처 때문에 친구관계가 틀어진 학생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우리 학교는 한 학년에 2개 학급으로 이루어진 소규모학교인지라, 학년이 바뀌어도 새로운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같은 학생들과 관계를 쌓아간다. 그중 몇몇의 학생들은 저학년 때부터 있었던 크고 작은 갈등을 그때그때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해 관계가 악화되고, 사이가 점점 더 벌어진 채 회복되지 않아 결국 고학년에서 학교폭력 사안으로 크게 터지기도 한다. 이때는 이미 상처의 골이 깊어진 후라 관계회복이 쉽지 않다.
본교에서 최근 2년 간 일어난 학교폭력 사안들은 모두 저학년부터 적체된 관계 악화로 인해 발생하였다. 관계가 얽혀 학교폭력이라는 늪에 자꾸만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만약 우리 학생들 스스로의 마음이 건강하여 친구들 사이의 얽힌 관계를 풀고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실천가로 자라날 수 있다면, 더 이상 학교폭력으로 상처받는 학생들은 사라지지 않을까? 우리 반 학생들을 위해 어떤 교육을 중점적으로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2022년도에는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실천가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폭력예방 음악극 프로젝트’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학교폭력은 사안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교육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3월부터 프로젝트 수업 10차시를 계획하여 5월경에 음악극 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진행하였다.
그림책 음악극…?
음악극은 이야기 낭독자, 노래 또는 악기 연주자로 역할을 나누어 공연하는 형태를 말한다. 따라서 ‘그림책 음악극’이라고 하면, 그림책 장면의 느낌을 이야기 낭독에 맞추어 노래·악기·점·선·모양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해보는 수업이다. 5~6학년 음악과 성취기준을 보면 ‘이야기의 장면이나 상황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 성취기준과 그림책 주제를 연계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면, 음악극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펼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