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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교단에서 사회로 이어진 선한 영향력

나눔문화 확산 앞장선 교원들
사랑의열매 ‘아너 소사이어티’

 

 

올해가 한 달 남짓 남았다. 연말에 가까울수록, 겨울을 걱정하는 이웃이 적지 않다. 나눔을 실천하는 일은 쉬우면서도 어렵다.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그 마음을 꾸준히 전했을 때 비로소 온기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연말을 맞아 본지는 나눔 실천으로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있는 교육 가족들을 소개한다. 이들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 아너 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렸다.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는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개인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이다.

 

 

◆“마음만 있으면 나눌 수 있다”=강성희 전 서울미아초 교장은 학교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나눔 교육을 강조했다. 학생들과 함께 학교 주변 복지시설을 후원하고 교내 나눔 행사를 마련하는 등 나눔과 기부 문화를 경험하게 했다. 퇴직 후에는 8~9개 기부단체에 매달 일정 금액을 기부했다. 2016년에는 모아뒀던 목돈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하면서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그는 “충청도 시골 소녀가 서울로 유학 와 공부하고 교사가 되고 교장으로 퇴직할 수 있어 감사했다”며 “떠나기 전에 이 빚을 갚고 싶었다”고 했다.

 

“2015년에 건강이 안 좋아졌어요. 문득 이대로 떠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지금까지 아무것도 한 게 없더군요. 그동안 내가 사회에 진 빚을 어떻게 갚을까, 고민하다가 기부를 결정했어요.”

 

그는 세상이 각박할수록 마음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사랑과 따뜻한 마음을 나눌 기회를 만들어줘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고 강조했다.

 

◆“옳다는 확신으로 행동 옮길 때 빛이 난다”=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기부해온 박선우 영양교사는 언제고 한번은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고 싶었다고 했다. 마침 그동안 넣어둔 적금 만기일이 다가왔고,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지난해가 적기라고 생각했다. 박 교사가 기부한 돈은 그가 거주하는 지역 소외계층을 돕는 데 오롯이 쓰였다.

 

몇 년 전에는 르완다 산주초 학생들을 위해 식수시설 구축 비용을 기부했다. 깨끗한 식수가 없어서 생명까지 위협받는 아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달에는 말라위에 식수시설 완공을 앞두고 있고, 라오스 식수시설 비용 기탁도 약정한 상태다. 박 교사는 “지역사회에 1억 원 기부, 해외에 식수시설 10개 만드는 게 버킷리스트였는데, 하나는 이뤘다”고 귀띔했다. 이어 “살기 좋은 나라에서, 행복한 가정에서 배움의 기회를 이어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옳다는 확신을 갖고 행동으로 옮길 때 사람은 빛이 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르완다 산주초 교장선생님이 친필로 보낸 편지를 잊을 수 없어요.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어서 이제 위생교육을 할 수 있게 됐다고요. ‘이제 식수시설을 7개만 만들면 되네?’ 이렇게 생각하니 행복합니다. 계속 이어갈 수 있어서 감사하고 나누면서 오는 기쁨이 주는 것보다 몇백 배, 몇천 배네요.”

 

강 전 교장과 박 교사 외에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전·현직 교육 가족이 더 있다. 윤인섭 전 서울국제고 교장, 초등학교 교장으로 은퇴한 이정국 씨, 전남 담양교육지원청 교육공무원으로 근무한 고 김은희 씨가 주인공이다.

 

윤 전 교장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주독일한국교육원에서 근무하면서 독일의 기부 문화에 감명받아 매달 기부를 시작했다. 2013년에는 1억 원을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그는 “가족 모르게 적금한 돈을 기부하기로 결심하고 가족에게 털어놓았는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했다. 그가 기부한 성금은 청소년 교육 지원에 쓰였다.

 

2006년 퇴직한 이정국 씨는 연금을 모아 기부했다. 고 김은희 씨 가족은 고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연금급여 전액을 어려운 환경에 놓인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고 고인의 이름으로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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