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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창가에서] 가르침의 기술은 배움에서 나온다

한 제자가 붓다에게 물었다. "제 안에는 마치 두 마리 개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마리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온순한 놈이고, 다른 한 마리는 아주 사납고 성질이 나쁘며 매사에 부정적인 놈입니다. 이 두 마리가 항상 제 안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어떤 녀석이 이길까요?" 붓다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러고는 아주 짧은 한마디를 건넸다.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다."

 

붓다의 가르침은 일자천금이요, 촌철살인이다. 어려운 낱말을 쓰지 않는다. 알아듣기 쉽게, 그것도 비유의 극치를 보여준다. 위의 일화를 주제로 한 권의 철학책이 나오기도 하고 자기계발서로도 만든다. 온갖 실증자료와 실험 연구 자료를 보태서 서점에 가득하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은 매우 쉽게 가르쳤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교육학 서적에 가득한 철학 용어나 심리학 용어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위의 일화는 우리 1학년 꼬마들에게 들려줘도 금방 이해했다. 그래서 사소한 일로 친구들과 다투거나 토라질 때 꼭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가르침의 기술이 필요한 때마다 붓다가 제자들과 나눈 일화를 즐겨보았다.

 

“글눈이 떠서 세상이 신기하다던 아이들의 글들이 보고 싶다”

 

어떻게 쉽게, 빨리 이해시킬 수 있는지 배우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훌륭한 가르침도 어려운 말로 설득하는 일은 효과가 약하다. 때로는 아주 짧은 시를 인용한다. 1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교과서에 나온 시와 동화를 바르게 읽기, 외우기를 습관처럼 하고 상품은 항상 책을 줬다.

 

날마다 아침 독서 30분 이상 실천하며 책을 달고 사는 아이들은 문자해득 100%를 달성했다. 학기 초 40%에 이른 문자 미해득 아동을 구제한 것은 바로 즐거운 책읽기였다. 우리 1학년 아이들 모두 학교에서 주는 독서인증메달을 수상하여 학교의 자랑이 됐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밥이다. 가끔 먹어야 하는 간식이 아니라 주식이다. 프랑스 교육 철학자 콩도르세는 사람을 '믿는 사람'과 '생각하는 사람'으로 나누었다. 나는 매년 어떤 학년을 맡든지 강조하는 말이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날마다 하는 말도 그 말이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지, 남에게 피해를 주는지 조곤조곤 말해주면 1학년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꾸지람보다 설득하는 말로 충분했다.

 

1학년 아이도 그 생각을 키우는 것이 책이라는 사실을 안다. 붓다처럼 쉽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독서가 열쇠다. 떠나온 학교 아이들의 생각이 얼마나 자라고 있는지 궁금하다. 비타민C처럼 상큼하고 톡톡 튀는 시어를 달고 살던 우리 아이들이 쓰고 있을 글들이 보고 싶다. 글눈이 떠서 세상 모든 것들이 신기하고 재미있다던 아이들! 커다란 눈동자 속에 아름다운 세상의 언어들을 담은 일기를 쓰고 있으면 참 좋겠다.

 

공부도 생활 습관도 반복 학습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지도해야 했던 식사 지도, 양치질 지도, 바른 글씨 쓰기 지도, 성실한 숙제하기, 친절한 말하기, 남에게 피해 끼치지 않기 등등. 세상의 어른들이 우리 1학년 아이들처럼 생활한다면 법이 없어도 될 것이다. 인생의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많이 배울수록 오염도가 높아지는 교육의 아이러니는 인간의 한계이니 교육의 영원한 숙제다. 1학년 때의 곱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영원히 간직하게 하는 붓다의 비법을 배우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소크라테스와 식사를 할 수만 있다면 '애플' 회사의 기술 전부와 바꿀 수 있다던 스티브 잡스의 마음처럼 살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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