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건강이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그래서인지 마음건강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태껏 정신건강을 위한 방법이라던 게 슬쩍 마음건강을 위한 방법이라고 둔갑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마음과 정신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틈을 이용하는 게지요. 외국에서 개발된 ‘mind’와 관련 프로그램을 수입하면서 ‘마음’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번역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mind’는 ‘마음’이 아닙니다. 흔한 영어표현으로 “Are you out of mind?”는 “정신 나갔어?”, “Be mindful!”은 “정신 차려!”, “Where is your mind?”는 “정신 나갔냐?”입니다. ‘mind’는 흔히 정신을 뜻합니다. 마음이란 뜻으로 쓰일 때가 있기는 합니다. “You are in my mind”는 “넌 내 마음속에 있어”, “I changed my mind”는 “내 마음 바꿨어”입니다. 하지만 더 흔히 마음을 하트(heart)로 표현합니다. 그런데도 서양 논문에 나오는 mind가 거의 일률적으로 마음으로 번역되는 바람에 개념들이 혼탁해지고 이상해졌습니다. 서양에서 흘러들어온 마음건강법은 일단 조심해야 합니다
체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행지는 프라하다. 대부분의 여행자가 프라하만 보고 다른 나라의 도시로 넘어간다. 하지만 프라하 말고도 돌아볼 만한 도시가 많다. 쿠트나호라와 플젠이 대표적인 도시인데, 두 도시 모두 당일치기로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한때 유럽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와 현대 맥주가 시작된 도시에서 뜻하지 않은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움과 그로테스크가 공존하는 도시 쿠트나호라(Kutna Hora)라는 도시가 있다. 프라하에서 기차를 타면 40분 정도 걸리는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해발 254m의 쿠트나호라 고원지대의 브르흘리체 만 급경사면에 자리한 이 도시는 13세기에 엄청난 양의 은이 매장된 광산이 개발되면서 성장한다. 최고로 번성했던 14~15세기에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가운데 한 곳이기도 했고, 중앙 조폐국에서 최초의 은화인 ‘프라하 그로셴’(Prague groschen)을 주조하기도 했다. 당시 쿠트나호라는 프라하에 버금가는 도시였고, 보헤미아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다. 16세기 이르러 은광이 바닥나면서 도시는 쇠락의 길을 걷지만, 15세기 말까지만 해도 도시엔 시청과 거대한 귀족저택이 속속 들어섰다. 블라슈
지능혁명 시대, ‘무엇이 가장 가치 있는 지식인가?’ 21세기, 인간은 인공지능에 쫓기고 있다. AI(GPT)를 장착한 로봇이 언제 인간을 잉여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 학습을 전문으로 했던 인간지능을 능가하여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인간보다 학습을 빠르게 더 잘하여 일상적·전문적 지식을 생산한다는 강력한 경쟁자를 인류는 만났다. 만물의 영장(靈長) 노릇을 해온 인간으로서는 피조물에 의해 지배당할 수도 있기에 그들을 적절히 제어하길 원한다. 대안으로 하나같이 인간 고유의 것을 연마하여 AI로봇보다 우위를 점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 구체적인 내용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오늘날은 모든 사물과 자연이 센서를 달고 정보를 송수신하는(IoT) 신물활론(neo-Animism, neo-Hylozoism) 시대인데, 인간은 그 오케스트라 지휘자이고 싶어 한다. 말에서 글로, 다시 글을 벗어나면서 동영상으로, 우리는 새로운 문명사적 전환을 맞고 있다. 영국에서 전승되는 한 시가는 ‘사람이 천년을 살기로 보장받았다면, 뭘 그리 서둘러, 뭘 그리 전전긍긍하며, 알려고 들고, 하려고 들겠는가?’라고 노래하였다. 필자의 전공인 교육과
2024년 5월 스승의 날에 생성 AI 시대 최고의 교수법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생성 AI가 교육발전에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는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효과는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향후 몇 번의 글을 연재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생성 AI를 수업 중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찬반론을 바탕으로 초·중·고에서의 수업 중 사용에 대한 내 생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들어가며 생성 AI가 학교교육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교사들에게는 수업준비, 학생평가, 생활지도 및 학부모 경영을 포함한 제반 학급경영, 학교행정업무 등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점점 많은 학생이 생성 AI에 의존하여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등 기대 효과보다 활용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미국의 절반에 가까운 교육구에서는 학교 기기와 네트워크에서 AI 및 기타 다중모드 대규모 언어모델(LLM)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시애틀 교육구 대변인 팀 로빈슨(Tim Robinson)은 ChatGPT-4를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서 ‘학생들이 기계에 의존하는 대신 스스로 독창적인 작업과 사고를 하기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도서관 활용수업의 목적은 무엇일까? 도서관 활용수업은 교실이 아닌 새로운 장소에서의 정서적인 환기, 책과 가까운 환경으로 독서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함도 있겠으나, 이는 본질적인 목적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학교도서관은 학교의 정보센터로서 다양한 정보자료를 제공하여 교과서 밖의 폭넓은 지식을 탐험하는 교육활동을 지원한다. 정보 전문가인 사서교사가 있다면 도서관 안팎에 존재하는 다양한 매체를 탐구하며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활용하는 다양한 탐구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본 사례는 2023년 2학기 동안 인문계고등학교 1학년 5개 반을 대상으로 진행한 통합사회과목과 사서교사의 협력수업이다. 수업주제는 ‘사회현상을 나타내는 AI 주제 사진전’으로, 통합사회의 학습영역 중 세계화·국제 갈등·인구문제·미래 사회의 4개 단원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1개 주제당 4차시, 약 15차시 동안 학생들은 정보를 탐색하며, 교과내용을 학습하고, 이를 표현하는 사진을 생성형 AI로 제작했다. 통합사회는 세상을 읽는 눈을 길러주는 과목으로 우리의 삶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때문에 실제적인 경험이 중요한 교과라고 생각하지만, 입시와 평가 부담을 배제할
고교 직업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1970년에 거의 절반에 달했던 직업계 고교생의 비중(46.6%)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서 2023년 현재 14.8%에 불과하다. 직업계 고교생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중학교 졸업생들이 직업계고등학교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직업계고등학교 중 특히 특성화고의 미충원 문제가 심각하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미충원 문제가 크지 않았던 서울시의 경우에도(2016년 충원율 99.4%) 2022년에는 79.4%라는 충격적인 충원율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다시 충원율이 96.9%로 급격히 상승했지만, 이는 모집정원을 2022년 대비 2,200명(2022년 모집정원의 18%에 해당)이나 줄인 영향이 크다. 만약 모집정원이 그대로였다면 충원율은 79.3%로 여전히 2022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직업계고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 학생들이 직업계고를 선호하지 않는 것에는 수긍할 만한 이유가 있다. 2023년 현재 고졸자의 임금수준은 4년제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66% 수준에 불과하다. 고용률의 격차도 커서 고졸자는 63.3%로 4년제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77.1%에 비해 14%P 가까이 낮다. 또한
중등직업교육의 위기 중등직업교육이 위기상황에 빠져 있다. 중등직업교육 입학자는 2002년 약 12만 명에서 2012년 약 11만 1,000명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2년에는 약 5만 9,000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최근 10년 동안 약 47%의 입학자 수 감소가 발생한 것이다. 같은 기간 학령인구 변화가 약 32%였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중등직업교육의 입학자 수 감소는 학령인구 변화 요인 이외에 다른 요인도 상당히 작용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등직업교육이 교육수요자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증거는 졸업생의 노동시장 진출에 관한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분석자료1에 의하면 소규모 특성화고 졸업자 가운데 취업자 비율은 68.5%에서 2021년 52.1%로 낮아졌으며, 무직자나 진로를 알 수 없는 졸업생 비율은 같은 기간 12.0%에서 24.5%로 2배가 되었다. 또한 2023년 교육부가 국정감사에서 강득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특성화고 졸업생 중에서 취업자는 27.1%이었으며, 47.7%가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이들 특성화고 졸업생이 1년간 유지한 취업률은 64.4%에 불과하여 특성
“학교는 좋은 삶의 루틴을 만드는 곳” “당신이 뭘 먹는지 알려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야 샤브랭의 말이다. 이 말은 이렇게도 바꿀 수 있을 듯싶다. “당신 일상의 루틴을 알려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일러주겠다.” 삶은 결국 매일 거듭되는 일상이 쌓여 만들어진다. 직장인에게는 직장인의 루틴이, 프리랜서에게는 프리랜서 나름의 루틴이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좋은 삶의 루틴’을 갖추도록 돕는 곳이다. 아이들이 매일 학교에 시간 맞추어 오기만 해도,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부지런함을 갖추게 될 터다. 시간에 맞추어 꼬박꼬박 급식을 먹는다면 규칙적인 식사습관이 몸에 밴다. 나아가 학교일과에 꾸준히 참여하여 성실하게 활동을 거듭한다면 튼실한 몸과 풍성한 교양을 갖추게 될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 일상이 무너졌던 상황을 떠올려 보라. 학교는 ‘좋은 삶의 루틴을 갖추게 하는 곳’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듯싶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좋은 일상 루틴에 익숙해지도록 돕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정작 선생님들은 어떨까? 학교의 루틴이 거듭될수록 교사의 삶도 훌륭하고 바람직하게 바뀌어 갈까? 이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기
교권5법이 지난해 개정되었음에도 여전히 「아동복지법」은 아이 기분 상해죄, 저승사자법 등 다양한 별칭으로 불리며 교직사회를 힘들게 하고 있다. 「아동복리법」이라는 이름으로 1961년 제정되어 1981년 「아동복지법」으로 바뀌어 63년간 존재해 온 법이지만, 실제로 교원에게 무거운 짐이 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이 조금 넘었다. 2010년도 경기학생인권조례 공포, 전면 체벌금지를 담은 2011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2014년 「아동학대처벌법」 제정을 거치면서 교원의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학교폭력 처리과정에서 「아동복지법」 위반 신고가 급증했다. 물론 과거의 잘못된 체벌문화와 학생인권을 소홀히 하는 구습적 교직문화로 인한 신고사례도 있지만, 점차 정당한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조차 신고 되는 경우가 늘게 됐다. 문제행동의 학생 증가로 인한 교실붕괴, 교권추락의 심화는 결국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권을 심각히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기존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에도 교원의 학생 교육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명시되어 있었지만, 더 명시적으로 교원의 생활지도권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현장교사의 요구가 분출되었다. 이에 교총은 2022년 이태
들어가며 ‘윌드클레스’란 체육 분야에서 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갖춘 선수를 말한다. 유명 축구선수의 어린 팬들에 대한 친절, 후배 피겨스케이터들을 위한 기부 등 세계적인 실력에 아름다운 인성 스토리가 누적될 때 ‘세계 최상급’이라 칭한다. 이처럼 월드클레스인 선진국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나라의 최대 역량은 ‘인성’이다. 촉법소년 문제와 갑질 논쟁, 학교폭력, 교육활동 침해 등 일련의 사건들은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하였다. 경제성장과 빠른 사회변화에 대한 가정과 학교의 부적응 결과다. 소비 과잉, 경쟁 가열, 획일적 입시교육, 가족 내 역할 변화 등은 가정과 학교에서 중점을 두어야 할 인성교육을 소홀하게 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는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매년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다. 사회의 존립과 유지의 기본이 되는 인성역량은 선천적인 요인 이외에 후천적인 학습과 환경에 따라 변화도 가능하다. 따라서 교육으로 성장이 가능한 인성역량 강화를 위해 가정과 학교의 역할 재조명이 필요하다. 관계 중심 인성교육은 나와 타자와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더불어 잘 살기 위한 철학적 접근이며, 실천적 방안이다. 이번 호에서는 인성교육을 공동체적 관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