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초능력이 생기는 아이들
“선생님, 저 좀 세주세요.” “선생님, 저도요.” “선생님, 저도요.” “선생님, ……” 체육 시간에 줄넘기를 하면서 우리 반 아이들이 입에 달고 있는 말이다. 이미 수학 시간에 100까지의 수를 배웠고, 자기들도 숫자를 다 셀 수 있는데 굳이 선생님인 나보고 자기가 몇 개를 하는지 세 달란다. 그것도 여러 아이가 동시에 몰려오니,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귀여운 눈을 깜빡거리며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고 귀여운 모습에 세 주지 않고는 배겨낼 수가 없다. 그래서 세고 있으면 다른 아이가 자꾸 또 말을 시킨다. “선생님, 저 한 발로도 뛸 줄 안다요.” “선생님, 저는 뒤로도 뛰어요. 보세요. 아이~~보시라니까요!” 그리고 쉬는 시간이면 남자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태권도 품세를 한다. 한 두 아이가 하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제법 흉내를 내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넓은 뒤쪽 자리에 가서 하라고 해도 굳이 내 앞에서 한다. 하면서 선생님이 자기를 보고 있는지 힐끔힐끔 곁눈질을 한다. 어쩌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갑자기 태권도 품세에 각이 잡히고, 다리는 더 높게 올라간다. 선생님이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도 초능력이 생기는 모양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
- 강명선 서울전곡초등학교교사
- 2014-11-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