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란 '그 당시를 살아간 사람들의 모든 것'이라는 해석이 요즘 가장 설득력 있는 문화의 정의이다. 그렇다면 그런 문화란 특별히 어떤 모습으로 가꾸어 가기보다는 자연스레 있는 그대로를 유지만 하면 되는 게 아닌가 말하기 쉽다. 그렇지만 문화란 그렇게 자연스런 상태로는 문화로서의 가치를 갖기 어렵다. 왜냐하면 길가의 돌멩이를 보석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그 돌멩이에 보석이 박혀 있다면 그것을 다시 기공을 하여서 찬란하게 빛나는 것으로 세공을 했을 때만이 보석으로 가치를 갖게 되듯이 말이다. 이렇게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지금 우리의 문화이겠지만, 우리가 모르고 지내는 관습이나 지난 역사상의 전통문화 등은 상당히 많이 다듬고 가꾸어진 것들이다. 이러한 문화를 지켜 가고 이어가야 할 사람들이 바로 어린이들이고, 이들에 의해서 전승되고 지켜지며, 더욱 발전시키거나 다듬어 줄 사람들이다. 그러한 그들이 이러한 문화와의 접촉이 자연스럽고 자주 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그런 문화는 이어지기가 어려워지고 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문화를 지켜줄 차세대의 주자들인 어린이들에게 문화체험의 기회를 늘려주고, 어려서 자연스럽게 접촉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문화를 지키
요즘 교원들에게는 상당히 괴로운 세월이다. 온갖 언론에서는 교원들에게 일제히 집중포화를 날리면서 철저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왔기 때문이다. 어떤 음모나 계획을 돌파하기 위해서 언론이 총동원되었다는 인상을 깊게 하는 대목이다. 전혀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교원평가제에 대해서 너무 많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 방안으로는 정말 진정한 평가를 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반대를 한 것이 언론의 미움을 산 것이라면 몰라도..... 물론 교원들이 Open Mind를 갖지 못했다고도 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을 하는 학교는 가장 보수적인 기관이다. 전통을 지키고, 이어 받으며, 개선해가야 하는 문화 전수의 책임을 지고 있는 기관이 아닌가? 그래서 항상 개혁보다는 개선이라는 방법을 선호하고 당연히 그런 쪽이 교육기관이 가야할 길인 것이다. 전통문화를 어느 날 갑자기 글로벌 마인드에 맞춰야 한다고 글로벌 에티켓을 가르치던 시대처럼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원들의 Open Mind는 현실을 무시한 채 어느 날 갑자기 외부에서 날아온 어떤 정책에 쉽게 적응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관계로
'문화'란 "그 당시를 살아간 사람들의 모든 것"이라는 해석이 요즘 가장 설득력 있는 문화의 정의이다. 그렇다면 그런 문화란 특별히 어떤 모습으로 가꾸어 가기보다는 자연스레 있는 그대로를 유지만 하면 되는 게 아닌가 말하기 쉽다. 그렇지만 문화란 그렇게 자연스런 상태로는 문화로서의 가치를 갖기 어렵다. 왜냐하면 길가의 돌멩이를 보석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그 돌멩이에 보석이 박혀 있다면 그것을 다시 기공을 하여서 찬란하게 빛나는 것으로 세공을 했을 때만이 보석으로 가치를 갖게 되듯이 말이다. 이렇게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지금 우리의 문화이겠지만, 우리가 모르고 지내는 관습이나 지난 역사상의 전통문화 등은 상당히 많이 다듬고 가꾸어진 것들이다. 이러한 문화를 지켜 가고 이어가야 할 사람들이 바로 어린이들이고, 이들에 의해서 전승되고 지켜지며, 더욱 발전시키거나 다듬어줄 사람들이다. 그러한 그들이 이러한 문화와의 접촉이 자연스럽고 자주 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그런 문화는 이어지기가 어려워지고 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문화를 지켜줄 차세대의 주자들인 어린이들에게 문화체험의 기회를 늘려주고, 어려서 자연스럽게 접촉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문화를 지
고양시 원중초등학교는 시내 69개 초등학교 중에서 전체 학생수로 따져서 끝에서 6번째 그러니까 큰 순서로 따져서 64/69인 아주 작은 학교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비록 학생수는 얼마 되지 않아서 '작지만 큰 학교'이다. 육상부가 고양시내에서 종합 3위를 달리는 좋은 성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조용히 이름을 널리 알린 또 한 분야가 있다. 6학년을 담임하고 있는 문종성 교사는 어린이들이 정말 즐거운 '신바람 나는 학급'을 운영하면서 그냥 신나는 학급이 아닌 '아이디어가 살아 넘치는 학급'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그리하여 매월 1회씩의 실험실습의 날에는 정말 이런 것도 있었나 싶은 만들기, 조립, 실험을 하여서 어린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면서, 한편으로 이런 활동을 통하여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발명학습을 실행해 오고 있다. 학급 전체가 함께 한 거북선 만들기, 황조롱이 만들어 날리기, 물로켓 만들기, 발명 아이디어 경연대회 등의 활동으로 어린이들에게 늘 관찰하고 의문을 가지고 사물을 살피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학급 발명 아이디어 경연 대회에 출품한 학급어린이 전원의 아이디어를 '대한민국학생발명품전시회'에 제출하여서 4명의 예선을 통과
11월25일. 시골학교에 귀한 손님들이 오셨다. 우리 나라 아동문학계에서 유명한 문인들이 열 분이나 오셔서 이 작은 학교의 어린이들과 뜻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유명작가와의 만남' 이라는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 것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교과서에 실린 동시나 동화를 어떤 분들이 지으셨으며 그분들은 어떤 분들인지 늘 궁금해하고 있기에 마련한 자리였다. 원중초등학교는 고양시에 위치한 학교이지만 부근에 가구공단이 자리 잡고 있어서 거의 대부분이 맞벌이를 하는 비교적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학교이다. 그래서 3년 전부터 우리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체험학습을 시키기 위해서 학교 예산 중에서 학생 1인당 10,00원씩을 책정하여서 어린이들이 체험학습을 갈 수 있도록 차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한 달에 1인당 겨우 1,000원이지만 차비만이라도 지원을 해주면서 매월 1회씩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의 문화 체험활동을 하라고 독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에도 이렇게 해서 여러 곳을 다녀 보았다. 그러나 경제 사정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가정에서 어린이들과 이런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곳이다. 그리하여 교장 선생님이 속해 있는 아동문학회 회원님들을 학교에 모셔서 어린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학생수 100명 미만의 학교들을 통폐합한다고 발표하였다. 사실 이런 시골학교는 단순히 학생수 100명 안팎에 다니는 학교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요, 단결의 핵이 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논리에 의해서 이런 학교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렇게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여서 없어지고, 폐교된 학교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내가 6년 9개월 동안이나 근무하였던 전남 보성군 득량서초등학교도 이런 학교 중의 하나이다. 1997년에 폐교가 되어서 이미 학교는 폐허가 되어 버린 상태이다. 이 학교를 졸업한 2,500여명의 졸업생들은 모교에 대한 애교심이 남달라서, 이미 폐교가 된 모교가 다른 사람에게 헐값에 팔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똘똘 뭉쳐서 이를 막아내었다. 다행히 매각을 막긴 했지만 자신들이 뛰어 놀고 자란 학교가 폐허가 되어 가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다음 카페에 총동문회 카페[http://cafe.daum.net/dlskch: 개설일2004.12.02 등록 회원수 1365명]를 개설하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에 많은 학교들이 있겠지만, 이미 폐교
우리는 흔히 문화국민을 주창하고 문화민족임을 자랑한다. 그리고 우리 문화가 해외에서 각광을 받는 한류현상을 보면서, 쌍수를 들어서 환영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이렇게 우리 문화는 전 세계에서 뒤지지 않은 훌륭한 문화의 싹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훌륭한 문화의 싹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과연 문화의 싹을 키워줄 만한 시설이나 제도는 있는 것이며,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는 가하는 질문에 대해서 단연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면 지나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교육은 지금 사교육이 공교육을 좀먹고 오히려 공교육을 위협하는 이상한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교육의 번성을 막는데 쐐기를 박는 멋진 정책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도서관의 활성화를 위해서 도서 구입비를 학교 예산 총액의 5% 이상 확보하게 하는 정책이었다. 이렇게 되자, 먼지 속에서 잠자고 있던 각급 학교의 도서실이 고서적 보관실이나 다름없던 위치에서 그 탈을 벗고 기지개를 펴는 도서관의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정책적인 지원으로 예산을 확보하여 주니까, 도서관은 활성화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문
가을이 깊어가고 입동이 지난 요즘이지만 아직은 가을의 냄새가 나는 우리집 주변이다. 주변에 심어진 단풍은 아직도 남은 며칠이라도 마지막 봉사를 하려는 듯 찬바람에도 색채를 잊지 않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 우리 집에서는 이런 가을을 뒤늦게나마 맞아들이기로 하였다. 나는 보통 국화보다 항상 늦게 피는 설국-그것도 송이가 아주 작고 많이 달린 황색 설국-을 매우 좋아한다. 이 설국 화분 몇 개를 구해 다가 현관입구에 진열을 하였더니 7가구 15명의 식구들에게 환한 웃음을 선사하여 주었다. 이 설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내가 고향을 떠나와서 경기도에 전입을 하였던 1979년 가을에 이 설국을 가꾸어서 유난히 많은 송이를 달고 있는 설국에 취한 적이 있었다. 이 후로 이 설국을 계속 가지고 다니면서 가꾸었으나, 너무 잦은 학교 이동으로 그만 어디선가 이것을 잃어버리고는 다시 구해서 가꾸다가 또 옮기면서 두고 오곤 하다가 그만 몇 년째 이 설국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1986년 가을에 우리 교실에는 이 설국 화분이 두 개 선물로 들어 왔다. 유난히 꽃을 좋아하여서 교실 유리창 앞에서 꽃이 피고, 오이 덩굴이 자라서 오이가 열린 것을 아이들과 함께 따먹는 파
날마다 해가 뜨고 지고 하지만 어느 날이나 누구에게는 특별한 날일 수가 있다. 모두들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하루를 특별한 뜻을 부여하며 기념하고 기억하는 것은 그것이 그 사람에게는 그만큼 가치가 있는 날이거나, 기억 할만한 날이어서 일 것이다. 그렇다. 오늘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날이다. 오늘은 나에게 D-100일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무엇에 대해서 D-100일인가? 내가 교직에 발 들여놓은 지 42년. 그 긴 세월을 마감하고 정년을 맞기 100일 전이라는 말이다. 정년이라는 것은 이제 맡아 왔던 일을 끝내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날이기도 하다. 나는 아주 어린 중학교 1학년부터 '스승'이라는 길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제 만 49년을 살아온 셈이 된다. 사범학교 병설중학교를 입학하자 모자에는 스승 '師'자를 모표로 달고 다녀야 했다. 그래서 시내 어디를 가도 비록 중학생이지만 항상 사범학교 학생 취급을 당했다. "장차 선생이 될 사람이 그러면 쓰나?" "선생이 되겠다는 학생이 당연히 그래야지." 잘못하면 스승사[師]자 때문에 더 호된 꾸중이 날아오고, 잘해도 칭찬보다는 당연한 일이라고 여기는 속에서 어
11월11일 빼빼로 데이라고 상점마다 빼빼로 선물세트 판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아침에 출근길에 보니 아이들이나 젊은이들 중에 빼빼로를 손에 들지 않은 청소년을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이 보였다. 특히 학생들은 거의 다 손에 들고 다니는 것 같아서 일부 상혼에 의해 조작된 기념일처럼 되어 버린 빼빼로데이에 대해 씁쓸한 마음이 앞섰다. 그러나 우리 학교에서는 이런 분위기에 휩싸이지 않도록 어제 전교생에게 빼빼로 안 사기 운동을 벌였다. 만약 학교에 가져오면 몽땅 압수하겠다고 엄포를 놓기까지 하였다. 왜냐하면 우리 농산물은 팔리지 않아서 저렇게 애 닳아 하는 농민들이 많은데, 외국 수입 원자재만을 사용하는 빼빼로를 많이 필기 위한 판촉행사에 무조건 따르고 부화뇌동하는 것을 막아 보자는 생각이었다. "각 반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에게 빼빼로데이가 상술에 의해 조작된 날이며, 순전히 초코렛을 많이 팔기 위한 상술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내일 빼빼로를 가지고 학교에 오면 모두 압수하겠다고 어린이들에게 엄포라도 놓아서 사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부장회의가 열리고 있는 교장실을 노크하는 어린이가 있었다. 2학년 김령희. 이 어린이는 우리학교의 보물이
어느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고 애달픈 사연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마는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요즘은 수난의 시대요, 참으로 교직을 가진 것을 후회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어 가고 있다. 요즘 날마다 교육에 대해서 비꼬고 욕하며 떠들어대는 모든 언론들에게 빈주먹이라도 날리고 싶은 나날이다. SBS에서는 연일 교사들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켜서 과연 무엇을 얻어내자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그 연일 계속 되는 프로에 기분이 상해서 아예 SBS 채널을 돌리고 싶지 조차 않다. 물론 여러 언론기관에서 다들 한 마디씩 거들어 가면서 교직자들을 범죄자 취급을 하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저려온다. 사실 교직이라는 것이 외부서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한가하고, 놀고먹는 직장이 아니라는 말을 좀 하려고 한다. 특히 초등학교교사들의 경우 정말 교과연구도 하지 않고 책이 필요 없이 그냥 놀고먹을 수 있는지 한번 얘기를 해보자. 초등학교 교과서가 7-10여 가지나 된다는 사실을 알고 떠드는 것인지? 그리고 거의 매년 다른 학년으로 담임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은 아는 것인지? 그렇다면 적어도 교과서도 없이 수업을
11월 5일 17시 30분. 전라남도 곡성군 금성면 곡성댐 인근의 송학민속체험마을 마당에는 땅거미가 지는 어둠 속에 피어오르는 모닥불 연기가 퍼지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환담이 왁자지껄하였다. 보성남초등학교 30회 졸업생들의 졸업 30주년 기념 동창회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넓다란 마당 가운데에 자리 잡은 다섯 개의 의자에는 흰머리가 희끗거리는 다섯 명의 선생님들이 자리 잡았다. "이제부터 보성남 30회 졸업생의 졸업 30주년 기념 동창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자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오늘 바쁘신데도 이 자리에 참석하여 주신 다섯 분의 은사님들께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일동 차렷. 경례!" 회장의 구령이 떨어지자 줄을 서 있던 50여명의 제자들은 그대로 넙죽 엎드려서 큰절을 올리는 것이었다. 은사 자격으로 참석한 나는 그만 너무 미안하고 감격스러워서 의자에 앉은 채 잔뜩 허리를 굽혀서 인사를 받았다. 나는 이 제자들의 은사 자격으로 앞자리에 앉아서 인사를 받으면서 생각을 해보았다. 무던히도 속을 썩히던 제자들 ! 그래서 엄청나게 매도 맞았을 것이고, 꾸지람도 많이들 들었을 텐데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주는 고마운 제자들이라는 생각이 앞섰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