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수기 공모 입상을 축하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입상의 기쁨보다 더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오뚝이 제자가 회사에 합격하고 좋아하던 모습이었다. 정부와 교육 전문가, 언론, 교육단체 등이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과 대책을 제시하지만, 실제로 최선봉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실천에 앞장서는 것은 바로 우리 교사들이다. 이 수기는 교육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여러 훌륭한 선생님들의 노력과 열정에 비하면 아주 하찮은 사례에 불과하겠지만, 지금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학벌주의 완화와 산업 사회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직업교육에 대해서는 작은 채찍이 될 것이다. 고등학교 교육의 두 축인 대학진학과 취업을 위한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마이스터고 및 전문계고 학생들이 재능과 소질을 계발하고 발휘하며 인성을 갖춘 우수한 기술자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 그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꿈과 희망의 날개를 펴며 대한민국 산업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기술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학생의 입장에서 함께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근 학력만을 고집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 일각의 노력과 꼭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합당한 대우를 하겠다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S전자에서 6년을 근무하다가 임용시험을 거쳐 1993년 학생들 앞에 섰다. 우리나라 미래의 주역에게 S전자에서 체험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의 요구에 맞는 교육을 하고 싶었다. 7년 전 대구 K공업계고교 부설 산업학교에서 근무할 때 이야기다. 산업학교는 인문계고교에서 2학년까지의 과정을 이수하고,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1년 위탁과정으로 직업교육을 하는 학교다. 운동장에서 입교식을 마치고 학생들을 교실로 데려와 교육과정 방향과 규칙 등을 설명하고 있는데, 교무보조 선생님이 원적교(학생들이 원래 다니는 인문계고)에서 급한 전화가 왔다며 문을 두드렸다. 전화를 받으니, 우리 반에 편성된 여학생 K의 담임교사였다. K는 학교전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니 잘 설득해서 원적교로 복교시켜달라는 것이 아닌가? 나는 한동안 멍하게 있다가 말했다. “그러면 처음부터 이 학교에 보내지 말았어야지요.” 원적교 담임교사는 나름대로 설득을 했지만, 억지로 우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