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본으로 삼을 만한 기획안의 ‘전형’은 없다! 다루는 문제의 종류와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 무엇보다 기획자의 공적 처지와 강조에 따라 기획안의 세부적인 형식과 내용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좋은 기획안을 쓰기 위해서는 ‘동참 욕망을 자아내야 하는 실행 문서’라는 기획안의 본질을 견지하면서, 많은 기획안을 읽고 쓰면서 좋은 기획안에 대한 상(像)을 ‘자기 안’에서 구성해야 한다. 이러한 ‘귀납적 체득과정’이야말로, 쉽게 넘볼 수 없는 전문성을 성취하는 방법의 ‘전형’이다. 지난 호에서는, 그 귀납적 체득과정의 일례로, 기획안이 갖추어야 하는 주요 미덕(의미·객관성·논리성·실행 가능성)의 관점에서 기획사례 하나를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기획문장을 담아보려고 한다. 기획의 목적·배경·방침 따위의 형식적 구성요소는 단지 형식이 아니다. 특정한 내용을 담는 그릇이다. 그 그릇에 맞는 내용, 그 내용에 어울리는 표현 방식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다. 교육청 시행계획에서 발췌한 표현을 사례로 살펴보자. 제목 ❶ 협력적 독서·인문교육 활성화를 위한 2021 독서·토론·인문소양교육 기본계획 ❷ 2021 제2외국어 교육 내실화 추진계획
좋은 기획을 만나면 변화될 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뛴다. 그렇지만 누구나, 늘,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열정으로 가슴이 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리라. 그래도 기획이라면 모름지기, ‘그렇게 하면 정말 문제가 해결되겠어!’ 하는 정도의 공감은 자아낼 수 있어야 한다. 앞선 두 호 지면을 통해서 그런 기획안을 작성하는 지침으로 삼을 만한 8가지 미덕과 4가지 요소에 대하여 이야기했으니, 이제는 각설하고 좋은 기획의 전형 또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나쁜 기획의 전형을 내보일 차례다. 기획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가장 갈급하게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형(ideal type)’을 제시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모든 전형은, 베버(M. Weber)가 의도한바, 그 인식론적 쓰임새를 넘어서, 경직된 모범으로 기능하며, 현실을 재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형은 살아 숨 쉬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억지로 제시된 기획안의 전형은 답습해야 하는 교본이 되기 십상이다. 지난 호에서 기획의 4가지 요소에 대한 설명을 끝내면서 언급한 말을 다시 보자. 현실 개혁에 대한 열정을 품고 기획에 임하는 태도를 가다듬어 보자. 그 태도 외에 기획을
기획은 열정을 현실로 구현하는 과학이다. 좋은 기획을 만나면 변화될 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뛴다. 같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지난 호 ‘기획의 온도’라는 글에서, 기획의 지침이 될 만한 8가지 미덕에 대해서 이야기한 바 있다. 그 기획의 미덕이 기획안을 관통하는 날줄이라면, 기획의 과정에서 던지게 될 질문은 그 날줄에 얽히는 씨줄이다. 왜? 무엇을 목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그 효과는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기획자가 반드시 묻게 될 이 네 가지 질문에 대한 응답이 바로 기획안의 주요 내용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기획의 첫 번째 요소 _ 명분 기획의 첫 번째 요소는 명분이다. 기획안의 일반적 형식에서 ‘추진근거’와 ‘추진배경(필요성)’ 항목에 해당한다. 왜 이런 기획을 하게 되었는지, 이런 기획이 왜 필요한지, 기획안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부분이다. [추진근거] 추진근거에는 일반적으로 기획을 추진하는 법적·제도적·행정적 근거를 담는다. 각종 법령·자치법규·제도·공약 및 기관장의 공식적 메시지 등이 그것이다. 추진근거는 불필요한 논쟁과 혼란을 방지하고 강한 추진 동력과 협조를 확보해야 할 때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교원평가나 자율학교평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