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 아이들2_"피할 수 없다면"
마음의 노래 “흑흑흑…….” 밤 8시가 넘은 시간에 이름도 밝히지 않은 여학생이 전화를 걸어 10여분 째 울고만 있다. 이름을 물어도 대답이 없어 “왜 그러니? 무슨 일이야? 말을 해봐”만 반복하고 있을 때, 느닷없이 “선생님, 저 죽고 싶어요. 지금 ○○한강고수부지인데 한강에 뛰어들 거예요. 흑흑……”하고 말한다. 이름도 말하지 않은 채로 이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린 아이, 당황한 나는 무작정 뛰쳐나가 ○○한강고수부지로 향하며 응답 없는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남겼다. “선생님이 지금 거기로 가고 있어. 언제든 전화해. 기다릴게.” 한 시간이나 헤매었을까? “선생님, 저 여기 ○○병원 뒤쪽에 있어요.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수십 번 전화를 걸어도 응답이 없던 아이가 드디어 메시지를 남겼다. 초겨울 날선 강바람이 나의 뺨을 할퀴던 날 밤에 하린이(가명)는 강가에 앉아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몇 달 전 전입생 집단상담에 한 번 참여했고, 그 후 복도에서 가끔 마주쳤지만 늘 밝고 모범적이고 활발하게만 보이던 이 아이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문을 몰라 울음이 그치기만을 기다리던 나에게 하린이가 털어놓은 말은 너무도 충격이었다. 하린이는
- 박은희 서울청원여고 배움터지킴이
- 2013-04-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