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권투 가르치기
반에서 덩치가 제일 큰 윤상이는 60kg이 넘는 비만으로 아이들에게 놀림거리가 될뿐 아니라 잘 울기까지 했다. 어느 날 아이 하나가 권투 장갑을 가지고 왔다. 어릴 적부터 권투선수가 되고 싶었던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정식 선수는 아니었지만 권투를 많이 해봤다. 아이들에게 조금은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투는 싸움이 아니고 운동이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면 서로를 존중하도록 당부했다. 상윤이는 숙제도 잘 해오지 않고 공부에도 흥미가 별로 없었다. 숙제를 해오지 않은 날에는 벌로 잽 연습을 위에서 하도록 했다. 뚱뚱한 체격에 체력이 약한 상윤이는 권투를 하다가 제 풀에 힘이 빠져 주저앉곤 했다. 상윤이의 체력과 근성을 키우기 위해 스파링을 할 때 비슷한 덩치의 3명을 연속으로 붙였다. 매일 상윤이를 괴롭히던 수민이는 더 이상 상윤이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끼리 하지 말고 다른 반과 붙자고 제안을 했다. 처음에는 겁에 질려 기피하던 아이들도 하나둘 다른 반 아이들을 이기자 모두들 적극적으로 하자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하루 하루가 지나자 우리 반 남자아이들은 두 반 아이들과 경기를 하면 거의 90%이상 이겼다. 그중 상윤이는 4학년을 주름잡는
- 서강석 한국교원대부설 월곡초 교사
- 2004-03-04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