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하게 신록이 아름다운 5월, 감사의 달이라는 좋은 5월이라지만 스승의 날이 지난 후 생각해보니 불신과 좌절 같은 상처만 남긴 폭풍이 지나간 후의 정적과 같은 잔인한 5월이었다. 35년 동안의 교직생활중 이처럼 우리 교사들의 마음을 짓이겨 놓은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보지만 기억에 없는 것 같으며 올해는 경제가 어려워서 국민들의 생활이 힘들어 지자 만만한 교사들에게 촌지라는 뜨거운 국물을 쏟아 부어놓고 모두가 그것을 보며 즐기는 것은 아닌지 유별난 가운데 자조 섞인 한숨만 나올 뿐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학생들에게 외우게 했던 말 즉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말이 요즘에 우리 교직사회에 꼭 필요한 말이 아닌가 여겨지며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접어 생각하려고 해도 정말 해도 너무한 것 같아서 이런 기회를 우리교사들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절박한 마음이다. 그러면 이러한 힘 있는 자들의 횡포는 어떤 것들이었나를 살펴보면 먼저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촌지수수, 불법찬조금 모금 등 교육 분야의 각종 부
광역시만을 제외하고 邑(읍), 島嶼(섬), 僻地(벽지), 市(시), 서울특별시까지 35년을 교단에서 근무해오다가 36년째인 올해 처음으로 교감으로 승진한 초등학교 교감이다. 몇 년 전부터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이 되면 촌지에 대한 참담한 기분에서 벗어나 싱싱한 푸르름으로 변한 아름다운 산야의 자연을 벗 삼아 여행이라도 갈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 보지만 그것은 생각 뿐이며 또 잔인한 5월은 시작되었다. 얼마전에 부패방지위원회에서 교육청을 통하여 보낸 촌지수수 금지라는 공문 한 장이 반평생의 교직에 대한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 공문의 내용은 해마다 연례행사와 같은 '촌지수수 금지'인데 학부모에게 촌지를 주지 말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그 발송 여부를 확인 하겠다는 것이며 교사들에게도 주지도 않을 촌지를 받지 않겠다는 교육을 시키라는 내용이다. 또한 단속반을 학교에 잠복시켜(학교내에 근무하는 교사 모두는 촌지수수를 할 수 있는 용의자이기 때문에) 암행단속을 펴서 촌지수수를 적발하겠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으며 부패방지위원회에서 작년에 교사들의 촌지수수의 사례를 분석해 보니 촌지 내용은 현금, 양주, 보약, 귀금속 등이 있었으며 수수장소, 수수시간 등에 대하여도 큰
교육을 언급할 때 한약방의 감초처럼 따라다니는 말이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교육현장에서의 쉽게 변하지 않을 진리라 여겨진다. 그래서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교사의 질을 높이는게 가장 급선무인데도 당국의 대응책을 보면 지금도 군사 정권때와 같이 외형적이고 전시효과적인 행정을 하고 있진 않나 우려가 된다. 교육부나 교육청이나 무슨일을 하는 기관인가? 하고 묻는다면 대다수의 국민들이 교육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이다 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그러나 대답은 맞지만 실제 행정은 그렇지가 못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한국교육신문 보도(2004년2월9일자 7면)에 의하면 서울시 교육청의 전체 직원은 총 7741명인데 교육전문직은 408명으로 전체의 5.3% 밖에 되지 않으며 551개의 초등학교와 25,000여명의 초등교원들의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수업지도 등을 할 수 있는 전문직의 인원은 놀랍게도 12명뿐이라는 사실이며 대전이나 울산교육청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렇게 교육의 질을 높이수 있는 전문직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을 하면 좀 속된말로 할지도 모르지만 전문직의 인원만을 생각해 본다
요즘 명퇴나 사오정등의 유행어에 당당한 직업이 교직이 아닌가 한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교직을 선호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두 차례의 방학을 말한다 전혀 틀리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 일반 직장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들도 내가 학교에 나간다 하면 "방학에 무슨 학교를 가느냐?"고 의아해 한다. 사실 7~80년대의 방학은 교사들이 마음대로 쉴 수 있었지만 90년대 이후는 그렇지 못하다. 그 이유는 교사들 스스로 직무연수나 자율연수 등의 연수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연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분명 방학은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교직은 분명 매력 있는 직업의 하나일 것이다 . 나는 35년을 근무하고 있는 50대 중반의 평교사이지만 정년이후를 걱정하고 있는 다른 직장의 친구들을 생각해보면 내가 교직을 택한 것에 감사하며 당당하게 근무하고 있다 . 그런데 요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일이 생겨났다. 모 교직단체와 교육부의 단체 교섭에서 '방학 중의 교사는 근무(학교 출근)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조항이 생겨난 이후 이 조항을 들고 나와 40일이상의 긴 방학동안 단 하루도 학교에 나와 근무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진 교사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