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삼굴(狡兎三窟), '지혜로운 토끼는 굴을 세 개 준비한다'는 고사성어입니다. 이것은 위험이 닥치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소개한 우리 학교 빠삐용 토끼도 슬기로운 토끼인지 이와 같이 토끼 굴을 여러 개 만들어 놓았습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중국의 산둥반도에 위치한 제나라에 전국 4군자 중의 한 사람인 맹산군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설(辥)이라는 봉읍이 있었는데 제나라의 재상을 지내고 있을 때 영지의 작황이 나빠 빌려준 돈의 이자조차 거두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맹상군은 그의 식객 풍환에게 빌려준 돈을 모두 받아오게 하였습니다. 그의 명령을 받고 영지로 간 풍환은 부채가 있는 자들을 불려 모아 부채의 증서를 가져오게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한 곳에 모아 모두 불태워 버리고 빈손을 되돌아왔습니다. 맹상군이 이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자 그가 맹상군에게 한 말입니다. 그 뒤 맹상군은 제나라 민왕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재상 자리에서 물러나 영지인 설 땅으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설 땅의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마중을 나와 그를 따뜻하게 맞이했으며 그로 인해 맹상군은 다시 일어설 기회를 얻었습니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를 목표로 1996년 9월 13일,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첫 걸음을 시작한 지 어언 10년의 세월이 흘렸다. 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10돌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인 73개국 307편의 작품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중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작품이 많아 10년만에 전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로 확고히 자리잡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을 입증하고 있다. 올 영화제의 특별프로그램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먼저 아시아영화 부문에서는 아시아 주요작가들의 영화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새로운 물결 10년 그리고 현재'가 마련되고 'PIFF가 추천하는 아시아 걸작선'이 선보인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새로운 아시아의 신인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성과를 확인함과 동시에, 고금의 아시아 걸작들을 한자리에서 아우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월드 부문에서는 영국영화 특별전이 마련된다. 피너 그리너웨이, 켄 로치, 마이크 리 등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영화감독들의 대표작들과 함께 젊은 감독들의 신작들로 구성될 이번 특별전은 가장 스타일리스틱하면서도 논쟁적인 현대 영국 영화와 만날 기
‘길가다 천 원짜리와 오천 원짜리가 흘려 있다면 어느 것을 줍겠는가?’라는 우스개 질문이 있습니다. ‘둘 다 줍는다’가 정답입니다. 사람도 ‘오른손잡이가 유리할까요? 왼손잡이가 유리할까요?’라고 묻는다면, 나 역시 ‘양손잡이가 가장 유리합니다’라고 답할 것입니다. 우리 나라는 예로부터 (순위를 매기자면)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중시했습니다. 우리 나라뿐만 아닙니다. 동남아 국가나 인도 등에서는 머리를 신성시 여기므로 어린 아이라도 머리를 만져서는 안 됩니다. 뿐만 아니라 왼손을 부정한 손으로 여겨 생리적인 일을 해결할 때나 사용하지, 식사를 하거나 악수, 물건을 건넬 때는 오른손만 사용합니다. 우리 나라도 왼손잡이는 불리한 점이 많습니다. 선진국에는 왼손잡이용 물품들이 많이 있다고들 하는데 우리 나라는 가위라든가, 손잡이, 커터칼, 야구글러브, 주방용품, 남자 팬티까지 대부분의 용품들이 오른손잡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보다 선입관 때문에 왼손잡이들은 제법 서러움을 받습니다. 어릴 때 선생님이 ‘밥 먹는 손 들어봐요’ 했을 때 왼손잡이라고 해서 왼손 들었다가는 혼이 납니다. 왼손으로 글을 쓰면 오른손으로 바꾸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여행이란 참으로 즐겁습니다. 그것도 해외여행이면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낮은 나라라면 우리 돈의 가치가 있어 물건을 흥정하고, 사는 재미도 제법 쏠쏠합니다. 중국을 여행할 때입니다. 중국여행 중 쇼핑을 하다보면 가격이 중국돈으로 적혀 있어 계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국 돈과 한국 돈의 비율이 1 대 150원 정도일 때 일입니다. 가끔 계산기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입니다. 사람들은 쇼핑을 하다 중국 돈 8위안 이렇게 적혀 있으면 이게 비싼 건지, 싼 것인지 얼른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한국 돈으로 얼마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 그들은 계산기를 끄집어내어 숫자를 두드려 주기도 합니다. 어쩔 땐 그걸 보고서 비로소 감을 잡습니다. 그러나 함께 여행간 우리의 일행들은 나와 함께 쇼핑을 가면 8위안하면 빨리 계산을 할 생각을 하지 않고 나를 쳐다봅니다. 나는 얼른 "1200원"이라고 말해 줍니다. 사람들은 신기해 합니다. "40위안은?" "6000원." "25위안은?" "3750원." 끝도 없습니다. 그러고 나면 '저 사람은 수학 선생님이기 때문에 당연히 계산을 잘하겠지'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 수학과 계산은 전혀 별개입니
영화 을 아시지요. 빠삐용은 무죄지만 살인죄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는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붙인 검사에 대한 복수 때문에 탈출을 시도합니다. 첫 번째 탈주는 실패하여 무시무시한 독방에서 2년을 보내게 됩니다. 다시 탈주를 시도하여 겨우 콜롬비아에 도착하였으나 수도원 원장에게 속아 다시 잡혀 독방에서 끔찍한 5년을 보내게 됩니다. 또 다시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혀 이제는 아직 아무도 탈출에 성공한 적이 없는, 주위는 상어떼가 득실거리는 악마의 섬으로 보내집니다. 그러나 빠삐용은 끝까지 자유를 향한 꿈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는 수십 미터가 되는 벼랑 위에서 야자열매를 채운 자루와 함께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마침내 탈출에 성공합니다. 우리 학교 부산 동아공업고등학교에도 이와 같은 이름을 가진 빠삐용 토끼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공업계 학교라 기계, 화공약품을 다루다보니 아무래도 학생들의 정서가 메마른 것 같아 정서순화를 위하여 작년에 학교 뒤 공터에 조그마한 동물원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 동물원전경(구경하는 학생)ⓒ2005 이태욱 처음에는 시골 장터에서 사온 토끼 2마리와 칠면조 2마리만 있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식구가 불어 이제는 제법 많습니
우리 학교는 명절이 지난 다음 날, ‘과일 모으기’를 해오고 있습니다. 차례를 지냈거나 먹으려고 둔 과일을 하나씩 학교에 가져오는 행사입니다. 비록 한 사람이 한 개씩이지만 모아 놓으면 제법 됩니다. 이것을 박스에 넣어 이웃의 고아원, 양로원, 복지시설 등 꼭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행사입니다. ▲ 과일을 가져오는 학생들 ⓒ2005 이태욱 해온 지가 벌써 십수 년이 되었군요. 저도 처음에는 이게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받는 이들이 별로 좋아할지도 모르는데 우리만 요란스러운 게 아닌가?’ ‘전시용 행사밖에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일을 직접 담당해 보고 나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곳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비록 한 장소에 과일 몇 박스밖에 전달할 수 없지만 이 적은 과일도 그들에게는 큰 기쁨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받는 이들은 주는 이가 부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