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2 "선생님, 꼼꼼해랑 뚱뚱해랑 같은 말 아니예요?" 세상에나. 꼼꼼해랑, 뚱뚱해가 같은 말이라니. 왜 그렇게 생각했냐고 묻자, "클라크몸이 '곰'이 잖아요.(캄보디아어) 꼼꼼해는 곰곰해, 곰 같이 뚱뚱해, 아니예요?"하는 거다. 돼지보다 곰이 더 뚱뚱하니까. 꼼꼼해 한다고 생각했단다. 캄보디아에서도 뚱뚱한 사람을 보면 돼지라고 놀린다. 가이드 치고는 약간 통통하면서,귀엽게 생긴 우리 이김새 학생. 뭐 하는 것도 여자처럼 꼼꼼하게 잘 한다. 작문 시험 볼 때 유일하게 연습장에 써서 옮겨 쓰는 학생도 이김새다. 이김새 일하는 거 보고 한국인 손님들이 "거참, 꼼꼼하네."했나보다. 그런데 우리 이김새는 뚱뚱하다고 한 줄 알고,얼굴은 웃었지만, 마음은 상처를 받은 거다. 그래서 니가 일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잘 해서 한 말이라고,절대 뚱뚱하다는 말이 아니라고 몇 번을 일러줬다. "이김새처럼 하나하나 잘 챙기고, 글씨도 또박또박 잘 쓰면 한국사람들은 꼼꼼하다고 칭찬을 해요!" 그런데 정말 귀여운 생각이다. 꼼꼼해, 뚱뚱해. 동남아 학생들은 다들 걱정스러울 만큼 날씬하다. 그리고 놀라울 만큰 꼼꼼하다.
오늘 따라 학생들이 다들 너무 일찍 학교에 왔다.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너무 분주하다. 왜들 이러나? 오늘 숙제는 연습문제를 모두 풀어오라는 거였다. 그런데 연습문제 마지막 페이지가 '친구와 이야기 하세요' 였다. 한 학생이 말했다. "선생님, 집에서 숙제를 다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집에는 친구가 없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친구와 이야기 하고 싶어요!" 이게 대학생들의 모습이란 말인가? 서른이 넘은 사람도... 마흔 가까운 사람도...선생님이 숙제를 내 줬는데, 도대체 집에는 친구가 없고...고민하다 일찍부터 학교와서 친구랑 서로 대화하는... 아마 우리나라 초등학생도 이렇게 순진하진 않을 거다. 숙제를 다 하면 어김없이,"선생님, 제 숙제를 보고 싶어요?"물어보는 우리 학생들.(아직 '-고 싶어요' 라는 표현 까지 밖에 못배웠다) 한꺼번에 숙제 검사를 하는데도 먼저 자기 숙제를 보이고, 꼼꼼하게 체크 받고 싶어한다. 물론 나보다 한 살 더 나이 많은 학생이,"선생님, 학생들은 매일 숙제가 너무 많아요!"하면서 은근슬쩍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학생도 누구보다 열심히 숙제를 한다. 순진무구한 나의 학생들. 난 사랑하는 만큼, 숙제를 내 준다. 그리고
저는 앙코르 와트로 유명한 캄보디아 시엡립 빌 브라이트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최근에 시장에서 물건 사고파는 대화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나서 실습도 하고 학생들에게 작은 이벤트도 열어줄 겸 주말 벼룩시장을 열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지인들이 보내준 다양한 물건들을 펼쳐놓고 무조건 2천 리엘(500원)에 팔았습니다. 학생들이 팔고, 사고, 그 수익금으로는 파티를 하기로 했습니다. 학생들이 신이 나서 물건을 팔았고, 사는 학생들도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벼룩시장 종료 시간이 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모두 물건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산 물건은 자기가 가지세요" 했더니 한 학생이 "그리고 돈도 줘야 되죠?" 하는 겁니다.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내가 생각한 단돈 500원이 이 학생들한테는 부담일 수도 있겠구나'하고. 물론 한국에서는 몇 만원씩에 판매되는 물건들이지만... 그래서 그냥 가지라고 했습니다. 오늘 특별수업을 잘 한 상으로 주는 거라고. 그런데 단 한 학생만 축구복을 가져가고 모두 안 가져갔습니다.. 돈이 없어서 사진 못하겠고, 이유 없이 공짜로 받긴 싫다는 거였습니다. 캄보디아가 어려운 나라라 대부분의
세계적인 문화유산 '앙코르 왓'이 있는 시엠립, 현재 시엠립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고 그 중 한국인 관광객이 단연 1위다. 이런 곳에서 한국어 교육을 처음 시작한 나는 그야말로 영광이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이 나라 수도인 프놈펜에서 몇몇 한국인의 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다. 대부분 소수의 인원들이 조용하게 수업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나라 학생들은 다들 소극적이고 항상 엄숙하게 수업을 하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막상 시엠립에 한국어 과정이 개설되고 수업을 하면서 '이 나라 젊은이들도 이렇구나!' 나의 편견이 무색해졌다. 우선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는데 놀랐고 그 중 60명이 수업을 듣게 됐는데 매 수업 시간마다 놀라움은 계속 됐다. 먼저 너무 적극적인 수업 태도가 가르치는 사람을 신명나게 만든다. 서로 발표하려고 손을 드는 학생들, 내가 질문할 것 같은 눈치가 보이면 미리서 손을 들고 있는 학생도 있다. 처음에는 내게 질문이 있는 줄 알고 말해 보라고 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선생님이 이제 질문을 할거라서 자기가 대답을 하고 싶다는 거였다. 물론 적극적인 만큼 성적도 매우 좋은 편이다. 각 반마다 2시간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