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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3월 14일, 11월 11일이 무슨 날일까요?” 21일 서울 신서중 3학년 11반 교실. 독도의 날을 기념해 열린 특별 수업시간에 박에스더 교사가 이렇게 묻자 학생들은 “발렌타인 데이요!, 빼빼로 데이요!”하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박 교사가 이번에는 10월 25일이 무슨 날이냐고 물었다. 학생들은 순간 멈칫하며 쉽게 답을 내놓지 못했다. ‘독도의 날’이라는 설명이 붙자 몇몇 아이들이 겸연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교총과 우리역사교육연구회, 전국지리교사연합회가 ‘독도교육 특별수업 주간’을 맞아 공동 마련한 공개수업은 ‘독도와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주제로 실시됐다. 이날 수업은 특히 일본의 불법 어획으로 멸종해버린 동물 ‘강치’를 주제삼아 환경연극을 진행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박 교사는 분단별로 그룹을 나눠 강치가족, 울릉도 어부와 해녀, 일본 상인 및 내무성 서기관 등 등장인물을 맡긴 뒤 학생들이 직접 대사를 읊게 했다. 환경연극은 일본 어부 ‘나카이 요사부로’가 강치를 독점해 부자가 되려고 일본 내무성에 독도 강제 편입 청원서를 제출한 사건을 그렸다. 이를 통해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게 된 단초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밖에도 독도의 생태 주권은 누가 지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독도과거대회’에 참가자 김민성 군과 학생들이 기획하고 진행한 교내 독도캠페인에 참여했던 김강은 양이 나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은 독도강치복원국민운동본부가 진행하고 있는 ‘독도강치 편지보내기 운동’에 보낼 편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강치를 수업 주제로 택한 이유에 대해 박 교사는 “강치는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불법 어획으로 멸종해버린 동물로 1905년 일본이 독도를 강제 편입하던 시점과 맞물리am로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함께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수업 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독도계기교육은 한일관계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거나 독도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형태로 진행됐다”며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관점에서 학생들이 독도의 생태학적 가치와 생명의 존엄성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도록 수업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유준호 군은 “강치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소중한 생명이 인간의 욕심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며 “강치가 복원되고 독도가 온전한 우리 땅이 될 때까지 앞으로도 관심 갖고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특별수업은 24일 서울홍연초(이윤수 교사) 및 전국 각지에서 실시됐으며 독도의 날 수업자료는 한국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 공지사항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학교-학원-집만 오가기 바쁜 아이들 사회참여 결여된 유년시절 안타까워” “삶은 매 순간이 선택이며 그에 따른 책임도 본인 몫입니다. 환경문제도 마찬가지예요. 일본 원전사건만 봐도 사고가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쓰레기를 버릴 것인지와 같은 사소한 문제부터 선택에 앞서 잘 알고 신중해야 하는 까닭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지난해부터 그린스쿨협의회를 이끌며 환경․생태교육 및 녹색청소년운동, 서울시 에너지수호천사단 등 다양한 청소년 환경교육에 앞장서 온 심상옥 그린스쿨협의회 사무총장. 환경생태운동가인 그가 청소년 환경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가치는 바로 ‘지역사회와의 연계’다. 그린스쿨협의회는 현재 전국 121개 중․고교에서 ‘청소년 에코발런티어 초록천사’를 운영중이기도 하다. 이 활동은 각 학교가 속한 지역사정에 따른 맞춤형 환경생태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학생 스스로 생태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환경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과정이다. 예를 들어 서울 종로에 위치한 세검정 지역의 경우 오래된 마을이다 보니 노거수(老巨樹)가 많은 것이 특징인데 최근 건물을 지으면서 나무를 기둥으로 사용해 시멘트를 바른다거나 쓰레기를 버려 뿌리가 썩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지역 학생들이 직접 나서 피켓 캠페인을 벌이는 등 마을 전체가 노거수를 지키는데 동참할 수 있도록 활동하도록 한 것이다. 심 총장은 “요즘 아이들은 학교, 학원, 집만 오가는 생활의 반복이다 보니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 관심 갖지 못하고 자연히 사회참여도 결여된 채 유년시절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초록천사 활동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자기 삶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책임과 역할을 일깨워주는 매개”라며 “마을 안에서 교사, 학부모, 아이들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총장은 또 학부모들에게 “학업보다 중요한 가치에 눈을 뜨라”고 조언했다. 그는 “아이가 공부하느라 잠을 안자는 것은 괜찮은데 노느라 안자면 혼내는 이중적인 교육태도를 갖고 있는 것이 한국 부모”라면서 “공부보다, 놀이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선행학습 철폐운동’을 벌일 예정”이라는 심 총장은 “어린이들이 학원 대신 숲 속에서 뛰어놀며 건강한 유년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진정한 녹색학교, 녹색마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9년 11월, 필자는 수능 시험을 치렀고 국어 영역(당시 언어 영역)에서 참담함을 경험했다. 너무 떨리고 손이 바르르 떨려 OMR 카드를 채울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국어 교사가 된 지금이 민망할 정도로 4개 영역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먼저 이런 경험을 소개하는 이유는 수능 막바지 준비를 앞두고 첫 시험 과목인 ‘국어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 다스리기’이기 때문이다. 예전 필자도 마음을 다스리고 수능 시험 당일에 맞게 공부하는 연습이 부족했다.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얘기해 주셨지만 당시엔 그냥 흘려들었다. 그래서 많은 학생이 필자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아이들이 귀 기울여 듣지 않더라도 학교에서 ‘마음 다스리기’를 여러 번 이야기해줬으면 한다. 학생들에게 수능 당일을 생각하며 명상이든 심호흡이든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을 하라고 말이다. 또한 8시 40분에 치러지는 국어 시험에 대비해 시작 10분 전 마음 다스리기 연습을 한다면 더욱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학생들이 마지막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교재가 바로 EBS 연계 교재이다. 독서(비문학) 지문과 문학 작품 지문을 살펴보며 마지막까지 반복 학습이 필요하다. 학생 스스로 어려워하고 까다롭게 느끼는 지문의 경우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학교에서는 화법․작문․문법의 경우, 학생이 아직 필수 개념 정리가 확실하지 않거나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EBS 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다시 개념을 정리하고 갈 수 있도록 돕자. 학생들이 생각하는 취약 단원의 경우, 반드시 꼼꼼하게 챙겨보도록 지도하자. 특히 문법의 경우 자신이 틀렸던 문제를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 정말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서는 해설서에 나와 있는 작품에 대한 설명만이라도 읽어보라고 권하자. 수능 마지막이기에 이렇게라도 해서 실제로 그 작품이 수능에 출제되었을 때, 조금이라도 매끄럽게 읽어낼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다. 그동안 공부했던 EBS 연계 교재를 마지막까지 점검하는 일이 중요함을 반드시 알려주자. 또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6월, 9월 모의고사를 다시 한 번 풀어보고 학생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마지막까지 그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수능 준비는 새로운 정보를 찾는 것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알고 얼마나 채워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2~3문항 정도 출제되는 고난도 문항에 대한 대비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교는 그동안 풀었던 문제들을 점검하면서 어떤 유형의 고난도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었는지 살펴보고 적절히 대비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전 대비 훈련도 중요하다. 학생들에게모의고사 1회분을 오전 8시 40분부터 시작해 시간을 체크해가며 풀어보도록 안내하자. 수능 시험 전날까지 꾸준히 연습하면 분명히 실전에 도움이 될 것이며, 시간 관리 방법과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보고 채워나갈 기회가 될 것이다. 보통 학생들이 수능 전날까지 열정을 불태우며 밤샘 공부를 하기도 하지만 이는 수능 당일 써야 할 체력을 소진해 오히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수능시험이 다가올수록 학생들이 수면시간을 관리할 수 있게 신경 써줘야 한다. 국어 영역은 첫 시간이라 수면관리에 따라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이다. 수능을 코앞에 둔 학생들에게 끝까지 마음을 잘 다스리고자신감을 갖도록 하자.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라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도록 돕고 실전 연습을 통해 수능 당일을 준비하도록 하자. 이것이 교사들의 마지막 임무가 아닐까 한다.
‘결식’ 학생 다시 증가세 중‧고생 네 명 중 한 명 이상이 매일 아침 굶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특성화고 학생은 40%에 육박, 아침 결식이 상례화 된 것으로 집계돼 건강관리와 식습관 개선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6~7월 중1~고3 학생 8만 명을 대상으로 식습관, 음주‧흡연 경향 등을 조사한 ‘2013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잠정치’를 2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5일 이상 아침식사를 거르는 학생이 전체의 26.4%를 차지했다. 네 명 중 한 명 이상이 굶고 등교하는 셈이다. 특히 특성화고 학생은 39.8%가 아침을 걸러 일반계고 24.4%, 중학교 25.9%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 같은 아침 결식 비율은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여서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1년 24.4%이던 것이 2012년에는 24.8%, 2013년에는 26.4%로 꾸준히 늘고 있다. 동시에 학생들의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섭취 비율도 최근 다시 높아지고 있다. 주3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다는 학생 비율이 2011년 11.6%에서 2013년 13.1%, 주3회 이상 탄산음료를 먹는 학생이 2011년 23.2%에서 2013년 25.5%로 증가했다. 전국학교영양교사회 이의옥 부회장은 “아침 결식은 영양 균형, 성장발달 저해뿐만 아니라 두뇌 활동과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미쳐 학습활동, 정서 안정감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학교에서의 영양교육, 올바른 식생활 교육이 강화되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 학생들은 여전히 편의점, 가게 등에서 담배나 술을 쉽게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구매가 쉬웠다는 학생이 76.5%, 술 구매가 용이했다는 학생이 76.8%나 됐다.
인천심곡초 학부모들의 따뜻한 손길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저개발국의 신생아를 살리기 위해 모였다. 학부모회 학부모 14명은 재능기부활동의 일환으로 국제아동 후원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의 ‘모자뜨기 캠페인’에 동참해 한 달간 털모자 150개를 제작했다. ‘모자뜨기 캠페인’은 저체온증으로 인한 영유아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털모자를 직접 떠 보내주는 참여형 기부 캠페인이다. 학부모회는 질 좋은 모자를 만들기 위해 직접 동대문 시장에 가서 재료를 구입하는 등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학부모회는 평소에도 학교폭력예방활동, 학교 텃밭 가꾸기, 단오절 맞이 쑥떡 빚기 행사 등을 기획·전개하며 다양한 STEAM 체험활동과 인성교육을 위한 활동을 펼쳐 왔다. 정부경 학부모회장은 “모자뜨기로 재능기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기부문화 확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작한 모자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의 신생아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자동차 면허 딸 때 브레이크 밟는 법, 핸들 잡는 법 등을 따로 배우지만 운전할 때는 배웠던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잖아요? 영어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어의 쓰임이나 표현 등을 여러 관점에서 접근하며 배워야 언어가 내재돼 즉각․자동적으로 나올 수 있죠.” 영어교육에서 주제를 중심으로 한 통합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는 홍광표(57) 경기 해오름초 교사가 ‘방과 후 통합영어교실’을 무료로 개설․운영하고 있어 학생․학부모로부터 좋은 평을 얻고 있다. 수업은 매일 2시간씩 주제통합영어, 파닉스, 영미소설, 고전동화, 영어신문반 등 요일별로 다르게 구성했다. 방과 후 교실을 마련한 이유에 대해 홍 교사는 “정규 교육과정의 정해진 교과시간에는 주제중심 통합영어교육이나 수준별, 맞춤형 수업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해 아이들 능력에 따라 선택적으로 학습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교사에 대한 신뢰와 교권 또한 회복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무료로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고 2011년 해오름초 부임 이래 사재를 들여 드럼, 전자오르간, 기타 등을 기증해 보컬밴드부를 이끌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 교사는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이 꾸준히 늘어나고 학부모들이 더 이상 자녀를 영어학원에 보내지 않는다고 알려올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절감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주제중심 통합영어교육=주제를 선정해 하나 이상의 과목으로부터 관련된 활동과 언어를 취해 지도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비교’라는 주제와 관련하면 영어(I'm taller than you), 수학(분수의 크기 비교), 과학(동물의 빠르기나 키), 사회(교통수단의 빠르기나 거리), 음악(음표의 길이), 미술(색깔의 농담 비교) 등 여러 과목의 관점에서 접근해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지난 7월 전면 폐지된 교육공무원의 ‘퇴직준비휴가’를 둘러싸고 퇴직준비휴가의 존치 또는 공로연수 도입을 요구하는 교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간 퇴직예정 교육공무원에게 주어졌던 3개월의 퇴직준비휴가는 주5일 수업의 전면 도입과 함께 안행부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개정하면서 7월 1일자로 폐지된 바 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뾰족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학교현장의 혼란과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직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일반직공무원의 경우 1993년부터 ‘행정자치부 예규’에 따라 중앙 및 전국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사무관 이상은 1년, 이하 직급은 6개월 전에 본인 희망에 따라 공로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외무공무원 역시 공로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경찰공무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공로연수를 도입한 바 있다. 군인은 ‘전직지원교육’이라는 유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교육공무원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교총은 22일 교육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고 교육부와 안행부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재곤 교총 정책지원국장은 “사실상 교원에게만 공로연수가 주어지지 않고 있어 명백한 차별행정”이라며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한 채 입장표명조차 하지 않는 것은 늑장행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2월 퇴직을 앞둔 경기 A중 교사는 “퇴직준비휴가를 사용하려면 통상 3~4개월의 여유를 두고 학교와 사전 협의를 해야 하는데 지금 시기를 놓치면 사실상 휴가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교총은 의견서를 통해 “공로연수 제도가 예산 및 준비기간 등에 따라 도입이 늦춰질 경우 당장 내년 2월 퇴직하는 교원들이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현행 퇴직준비휴가를 존치하는 등의 대안조치를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교육부는 “교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안양옥 교총 회장은 22일 김태환 국회 안행위원장을 만나 안전행정부가 교원의 퇴직준비 휴가 대책 마련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일본 만행에 대응키 위한 시대적 요구 명예주민증 전달, 특강 등 다양한 행사 “일본의 독도침탈 만행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있는 ‘독도의 날’을 정부기념일로 지정하고 기념하는 것은 이제 국민요구에 부응하는 시대적 과제다.” 한국교총은 25일 서울 여의도중 대강당에서 ‘제4회 독도의 날 기념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안양옥 교총 회장,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심은석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을 비롯한 정부 및 교육계 주요인사와 후원단체 기관장, 학생, 교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교총은 지난 2010년 각계 시민단체와 함께 민간부문 최초로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지정하고 매년 기념행사 및 독도특별교육주간을 실시해왔다. 안양옥 회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일본은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하고, 고교 교과서에 독도에 대한 한국의 강제점거 내용을 수록하는 등 갈수록 영유권 침탈 행위를 노골화하고 있다”면서 “독도의 날을 정부기념일로 지정해 보다 강력한 국민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도 “독도는 마음속으로 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 쪽의 것”이라며“오늘 행사와 같이 다양한 교육 문화 콘텐츠들을 통해 청소년과 국민들이 독도의 가치와 중요성을 깨닫고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갑철 교총 초등교사회장과 고경만 중등교사회장에게 각각 독도명예주민증이 전달됐으며 역사어린이 합창단의 공연 및 피켓 구호 제창 등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이밖에도 이용원 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 부회장이 ‘독도를 지켜낸 의병’을 주제로 특강했다. 독도의 날은 1900년 10월 25일 고종황제가 대한칙령 제41호로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공표한 날을 기념해 제정됐다. 2010년 한국교총을 중심으로 교육시민단체들이 ‘독도의 날 선포식’을 개최한 이래 매년 10월 25일 독도사랑․독도수호의 의미를 알리는 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 세종시지회가 출범했다. 25일 세종시 문화원 대강당에서 진행된 창립총회에는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 임창철 세종시지회 상임대표, 심대평 인실련 상임고문, 전우홍 세종시교육감 대행, 유한식 세종시장, 유환준 세종시의회의장, 최성규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총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세종시지회는 ‘위기의 대한민국! 인성이 답입니다!’를 기치로 단위학교 인성교육을 위해 정직, 약속, 용서, 책임, 배려, 소유를 의미하는 ‘정약용책배소’ 덕목 관련 교육 자료를 제작· 보급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또 △밥상머리 교육·인성 씨앗 가꾸기 운동 △ 일탈 청소년 방지 위한 1대1 멘토링 사업 △위기 청소년 회복센터 설치·운영 지원 등의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임창철 세종시지회 상임대표는 “인성교육으로 수많은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며 “학교-가정-사회의 총체적 협력을 유도하며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라는 패러다임을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제14회 아름다운교육상 시상식이 17일 경북 문산초 강당에서 거행됐다. 올해 아름다운교육상 대상은 경남 문산초(교수학습분야), 서울 태강삼육초(시설환경분야), 경북 산북초(교육브랜드분야)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름다운교육상은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가 주최하고 교육부, 환경부, 17개 시도교육청 등이 후원하며 배움과 나눔의 학습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와 아름다운 스승을 발굴·전파하고 있다. 한편 아름다운경영자상은 장용순 전남 순천매산여고 교장, 이충권 경기 용호중 교장이, 아름다운선생님상에는 구교정 인천 영종중 교사가 선정됐다.
한국교총은 ‘욕설퇴치 아이디어 공모전’ 입상작을 학교 현장에서 자유롭게 수업·생활지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 언어문화 개선 홈페이지(kfta.korea.com)에 탑재했다. 자료는 PDF 파일로 구성돼 있으며 누구나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다. 또 욕설퇴치 및 바른 언어사용을 주제로 한 특선 다큐멘터리 ‘2013 청소년 언어백서, 말이 나를 바꾼다’ 동영상 파일을 탑재해 학교와 가정에서 언어문화 개선 시청각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306회 이사회 개최 한국교총은 26일 우면동 교총 회관에서 ‘제306회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2014년도 기본사업계획 △2014년도 회계별 세입·세출 예산 △2013년도 일반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 예산 △정관 및 정관시행세칙 개정 △교권옹호기금운영규정 개정 △직제규정 보완 및 인사규정 개정 △종합교육연수원 운영규칙 개정 △한국교총 강령 개정 △한국교총 세종본부 설립 추진 △한국폴리텍대학 전국교수협의회 직능단체 가입 승인 등의 안건에 대해 심의했다. 교총-대림성모병원 업무협약 한국교총은 22일 대림성모병원(이사장 김광태)과 업무협약을 맺고 교원들의 건강증진과 교육발전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대림성모병원에서 열린 이날 협약식에는 안양옥 교총 회장, 김광태 대림성모병원 이사장, 변주선 행정원장 및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김광태 이사장은 “교원들이 건강해야 교육에 전념할 수 있고 그로 인해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오늘의 협약이 교육발전을 위한 아름다운 동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교총 회원 건강증진을 위한 갑상선 검진 특화 프로그램 운영 △교총 회원 대상 특전 행사 △교총 회원 전용 상담창구 운영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최상한 경기 광주매곡초 교장은 15~18일 ‘가을과 함께하는 우리들의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고 그동안 갈고 닦은 학생들의 1인 1악기 연주 솜씨를 발휘했다. 광주매곡초는 학생들의 감성과 창의 인성 교육을 위해 오카리나, 단소 등의 악기를 학년별로 지정해 익히고 있다.
김진효 인천 마전중 교사는 19일 남동구 올림픽 기념공원에서 열린 ‘2013 청소년 문화대축제’에서 금연과 바른말 사용을 안내하는 부스를 운영했다. 학생동아리 ‘금연서포터즈’와 함께 흡연의 폐해를 알리고 ‘바른말 누리단’과 올바른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전시 활동을 전개했다.
이상봉 한국교원대 교수(기술교육과)는 17일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최된 ‘세계 표준의 날’ 기념식에서 근정포장을 수여받았다. 이 교수는 청소년 표준 올림피아드 창설 주도, 중·고교 교육과정 개정을 통한 표준 교육 강화, 교과서 개발 및 표준 시범 학교 운영 등 표준 교육 정책 개발과 확산에 기여해 왔다.
성태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31일 평가원 대회의실에서 ‘국외 교육정책 및 학교교육의 성과 분석 결과 논의 및 우리나라 교육의 질 향상 방안 탐색’을 주제로 ‘KICE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김은주 국립특수교육원장은 23~25일 교육원에서 올해 신규 임용된 초등 교장 97명을 대상으로 ‘2013 신규임용 초등교장 장애이해 연수’를 실시했다. ‘장애아동의 이해 및 장학지원 능력 신장’을 주제로 특수교육 정책의 방향과 통합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해 모색했다.
이규석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장은 19~20일 서울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2013년 과학 싹 큰 잔치’를 개최했다. ‘이루자! 과학의 꿈’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시범·실험·과학 활동 등 92개 부스체험활동과 매직쇼, 천체관측 등 5개 체험활동이 진행됐다.
칠보초, 녹색어머니 연합 교통 캠페인 실시 경기도칠보초(교장 김석진) 에서는24일 오전 8시부터 8시50분까지 ‘수원 서부지구 녹색 어머니 연합회’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에는 서부모범운전자회 회장 이세웅 외 20명, 서부 녹색어머니회 회장 전소영 외 32명, 칠보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원 70명 그리고 호매실 파출소에서 3명의 경찰관님들께서 동참해주셨다. 그리고 칠보초등학교 교장 김석진 선생님, 교감 권경숙 선생님을 비롯하여 담당교사 민은숙 선생님과 각 칠보초 부장 선생님들이 참석하심으로써 약 140여명가 마음을 한데 모아 이루어낸 대규모의 캠페인이었다. 사실 학교 앞 횡단보도는 전혀 위험해보이지 않는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성큼성큼 4걸음만 떼면 건널 수 아주 짧은 거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이곳에서는 철저히 신호를 지킬 수밖에 없다. 곧 지각할 것 같은 학생들은 물론, 눈앞에 서 있는 버스를 놓칠 것만 같아서 불안한 어른들까지도 발을 동동 굴리면서 신호를 기다린다. 운전자 역시 편도 1차선의 좁은 도로에서 신호를 일일이 지키고 있기가 따분한가 보다. 횡단보도 접근 시 안전선을 준수하지 못하고 자꾸 횡단보도를 침범하여 대기하는 차들도 종종 있었다. 언제든지 안전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이 좁은 구역에서 칠보초등학교 녹색어머니들의 노란 깃발은 모두에게 교통규칙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주는 진정한 신호등인 것이었다. 며칠 전 방과 후 퇴근길에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서 아이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고 신호를 무시하며 길을 건너는 것을 보았다. 그 아이는 길을 건너면서 나를 한 번 쳐다보았고, 나는 안타까움에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물론 바쁘고 급한 일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 그러나 교통안전사고의 위험 앞에선 그 어떤 융통성도 허용해선 안 된다. 내 안전과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이를 지켜줄 수 있는 법과 규칙도 진심으로 존중해야 한다. 오늘 칠보초등학교 녹색어머니들과 함께한 교통 캠페인은 본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직원, 학부모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지역사회의 모든 이들에게 교통규칙준수의 소중함을 자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학교 앞 그곳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이 여유로운 웃음으로 길을 건너고 안전한 행복이 피어 샘솟는 사랑의 구역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평범한 소재에서 거대한 이야기를 뽑아내는 힘 난 개인적으로 황석영 작가를 무척 싫어한다.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대문호 운운하는 얘기가 있지만, 그의 글 스타일이 너무도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생각이나 말 자체를 크게 신뢰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말만은 충분히 수긍이 간다. 대단한 작가다! 지옥도 같은 세상을 능청스럽고, 냉정하게 그리고 있다. 온 세계를 뒤덮은 보통 사람들의 고단하고 쓸쓸한 일상을 드러내면서, 어째서 대지에 펼쳐진 인간의 역사가 끊임없는 변화를 가져야 하는지를 생각나게 한다. - 황석영 책의 뒷표지에 실린, 이 책 『닭털같은 나날』에 대한 황석영 작가의 추천사 같은 글귀였다. 아마도 이 이상 이 작품을 명확히 규명할 말은 없는 듯 하다. 정확한 수치자체가 추산이 안 될 정도로 거대 인구 국가인 그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생각해 봤을 때, 난 처음에 중국인 작가가 쓴 작품이라면 스케일 역시 매우 클 거라 생각했다.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읽을 때도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읽어 보니 그 생각은 여지 없이 깨지고 말았지만, 두 작품은 내게 커다란 깨달음을 주었다. 작품의 소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가) 흔히 접하기 쉽지 않은 특별한 직업의 세계를 다루어야 한다거나, 잠시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한 문장력을 바탕으로 작품을 치밀하게 구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읽어 본 위화의 소설과 류진운의 소설은 모두 너무도 평범한 소재를 다루고 있었다. 얼핏 보면 '어떻게 이런 것이 소설의 소재가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지인들과 만나 시간 때우기 용으로나 가능할 법한 한담 정도의 이야깃거리들이 소재가 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정도 얘기만 들어보면 작품의 깊이도 없어 보일 수 있고, 작품이 던져주는 메시지 또한 미미할 것이라 생각하기 쉬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장에 떨어지는 몇 방울의 가랑비를 의식하지 않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보면 옷이 흠뻑 젖는 것과 같은 이치로, 두 작품은 내게 가랑비 같은 역할을 해 준 듯 했다. 작품의 처음에서 점점 끝으로 가면서 어느새 감동과 깨달음이라는 커다란 변화가 내 온 몸을 흠뻑 적셔 주었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세 편의 중편을 들여다 보자면……. 먼저, 한 가정의 일상 생활 속에서의 작은 바람-사실 그 바람들은 조금도 과욕은 아니었다. 아이를 조금 더 괜찮은 유아원에 보내려는 부모의 마음이나 방법은 옳지 않았지만 뇌물을 써서라도 집에서 너무도 먼 직장을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옮겨 보려 한 것이나, 실패한 시장경제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10원에 아등바등하는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너무나도 인간적이었다-과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벌어지는 가족 구성원들간의 자잘한 다툼들을 그린 「닭털 같은 나날」은, 작품의 제목이 주는 희화적인 느낌만큼 어쩐지 서글프기까지 한 상황을 무리없이 한 편의 코미디처럼 그리고 있었다. 읽어 보면서 어쩌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걱정들이랑 똑같은 걸 고민하고 있나 싶기도 했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정에서 보이는 사소한 다툼 역시 그들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묘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다음으로, 한 정부(공산당) 기관에서 인사이동 사태를 두고 벌어지는 기관 구성원들간의 담합과 모반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군상들과 그들의 심리와 행동의 양태를 그린 「관리들 만세」역시 유쾌하다 못해 뼈 아픈 공감을 불러일으켜 주었던 것 같았다. 뇌물이 통하고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내가 밀려나지 않으려면 저 자식을 밀어내야 하는 그런 약육강식의 세계'에 다름 아닌 모습들이 비단 그들만의 세상은 아니었기 때문이리라. 솔직히 말하자면 흡사하다 못해 너무도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한 구석 어딘가에선 신물이 올라올 정도였다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바로 세 번째 중편인「1942년을 돌아보다」이다. 제목만큼 특이한 이 중편 소설은, 1942년에서 1943년에 걸쳐 중국 하남성에 밀어닥친 대기근 사건과 연관시켜, 공산당과 국민당의 싸움으로 국내 정세에 관심을 기울일 틈이 없었던(?) 장개석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소설이다. 사실 소설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도 생소할 정도로, 대기근으로 인해 무려 300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사건을 취재하는 형식으로 구성한 독특한 글이었다. 작가는 여기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신문지상에 발표된 기사들을 게재하고 또 적절히 자신의 생각들을 나타냈다. 곳곳에서 사람이 죽어나가고 개가 사람 시체를 먹는 것은 물론이며 나중엔 사람이 사람까지 먹는 지경에 이르러도 오로지 체제 유지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던 장개석 정부와 지도층의 생각에 회의를 갖게 했고 그들의 잘못된 생각들이 그와 같은 대재앙을 불러 일으켰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다. 물론 이 과정들이 밖으로 모조리 까발려 놓고 고자질하는 형식의 그런 투정들이 아니라 여러 신문 기삿글과 당시 증인들을 통한 생생한 증언 등의 다양한 참고 자료들을 통해, 당시 대기근이 얼마나 혹독했으며 그에 못지 않게 정부가 얼마나 이 사태를 철저히 외면해 왔는지, 뿐만 아니라 이를 보다 못한 미국 언론인이 오죽했으면 미국에서 기사를 게재하여 다른 나라로부터 원조가 들어오는 지경이 되어 버린 그 현실을 통탄해마지 않고 있었다. 그처럼 장엄하고 화려한 곳에서, 말쑥하게 옷을 입고 커피를 마시며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던 소수가, 세계 대다수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짓는(210쪽) 그런 국제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소수-중국 인구에게 300만은 분명 소수는 맞는 듯 하다-의 아픔은 외면되는 것이 당연하며, 통치자가 되기만 하면, 피부색과 민족에 관계없이, 세계 일류의 의식주와 교통 수단을 누릴 수 있는(225쪽) 그런 위정자들이 그들의 아픔을 이해해 줄 리 없으며(아마도 이 점은 우리 나라의 위정자들도 조금의 예외적인 모습을 보이진 못한 것 같다)-, 1942년 중국에도 '맛있는 커피'가 있었다-장개석과 그의 참모자인 미국인 스튜어트가 다투는 것을 보며 뭘 그리 다투냐고, 그냥 잠시 앉아 맛있는 커피나 마시자며 둘을 화해시키려던 장개석의 부인 송미령의 말에서 화자가 따온 것-는 사실(227쪽)에서 그런 국제 사회의 분위기에 편승한 중국 정부와 그런 의식을 가진 위정자들이 있는 한, 한쪽에선 굶어 죽어가도 다른 한쪽에선 자신들이 뭘 먹어야 하는지를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상한 사회가 바로 그 당시의 중국이었단 사실을 일깨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이 발벗고 나서서 자선모금공연을 벌여 거둬들인 수익금이 곧바로 이재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단계적인 수탈과 중앙 관리들의 착복-구호금을 은행에 입금시켜 이자를 챙김-과 마지막 단계에서 17%라는 어마어마한 수수료를 낸 나머지 푼 돈들만 고스란히 쥐어지는 상황(283쪽)에서도 중국 사회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결국엔 1943년 하남성에 침공한 6만의 일본군이 30만의 중국 대군을 섬멸한 데에는 하남성 사람들의 활약(?)-일본군이 군량을 방출하여 하남성 사람들을 기근에서 구제해 줌으로써 민심을 돌리게 하고 만 셈이 되어 버렸다. 기근과 기아의 공포에서 놓여 난 그들은 기꺼이 매국노 아닌 매국노가 되어 버렸다. 작가는 말했다. 누가 손가락질할 수 있을 것인가, 라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런 반역 행위를 하게 된 그 근저에는 중국군 장교의 한 마디가 크게 작용을 했고 이 말은 바로 극심한 대기근을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해 버린 장개석 위원장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결론을 내렸다. "백성들이 죽어도, 땅은 역시 중국인 것이다. 만약 군인이 굶어 죽으면, 이 나라는 일본군에게 접수되어 관리될 것이다." (292쪽) 난 황석영 작가와 같은 전문 작가가 아니다. 물론 비평가도 아니다. 그래서 더 거창하고 고상한 말로 류진운의 작품을 더 이상 그럴 듯하게 논할 순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가벼운 소재라도 충분히 이야기를 이끌어 갈 수 있으며 시대의 아픔과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가진 사람만이 작품 속에 오롯이 담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