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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2023년 10월 10일, 교육부의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은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이라는 꽤 희망적인 그리고 책임감 있는 제목의 발표를 한다. 적어도 2028 대입제도 개편은 ‘미래사회를 대비’한다는 시대적 큰 목표를 가진 ‘시안이겠다’라는 희망을 잠시나마 품었다. 하지만 교육부 시안의 내용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다 보면 희망은 의구심과 실망으로 쉽게 바뀌게 된다. 현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는 2025년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으로 고교학점제가 전면 실시된다. 또 이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8년 대학입시 또한 이런 바뀌는 교육과정과 교육과정의 핵심제도인 ‘학점제’를 통해 성장한 학생에게 맞는 대입제도의 변화는 당연하다. 하지만 교육부의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은 현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해 성실하게 3년을 학교생활을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상급학교 진학에 대해 올바른 평가를 하는 제도라는 점에 동의하기 어렵다. 또한 교육부의 시안은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대입제도라는 부분과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잘 담아 평가하고 그것을 통해 대학과 연계교육의 튼튼한 고리 역할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고등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사로서 이번 교육부의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이 고등학교 교육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수능 강화 현재 대학입시보다는 내신의 영향력이 줄어들었고, 반면 수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 모양새가 되었기 때문에 2019년 이후 정시 확대 이후 꾸준히 늘어온 자퇴생과 N수생의 증가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혹시 내신의 영향력이 줄었기 때문에 자퇴생은 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수능 9등급제의 상위권과 5등급제 상위권의 범위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능의 절대적 영향력을 떨어뜨리고, 내신 및 수능의 줄 세우기식 상대평가는 더 이상 존치해서는 안 되는 평가방식이다. 대학은 고교 교육과정과 인재 선발방법에 대해 지속돼 온 연구와 결과치를 바탕으로 미래 인재 선발에 많은 투자와 인력풀 구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상대평가 존치 교육현장에서는 정시비율을 40%로 강제한 상황에선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정상적으로 교육현장에 안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 그리고 본인의 진로에 맞춰 다양한 과목을 학년이 아닌 학기별로 총 40~50여 개의 과목을 이수하게 되는데, 수능과 정시(수능위주전형)가 변하지 않고 기존의 비율과 평가방법을 유지·확대되는 상황에서 과연 학교와 학생들은 수능 출제범위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의 흥미와 적성, 희망 진로에 맞춰 꾸준한 학습이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논·서술형 평가 도입 현재 각 학교는 시험기간만 되면 초긴장 상태다. 시험문제에 대한 비상식적 민원이 해가 거듭될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상대평가가 문제라고 생각된다. 이런 상황에서 논·서술형 평가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논·서술형 평가 도입이 필요하지만, 평가를 담당하는 교사에 대한 안전장치 없이 확대 도입하는 것은 민원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성취도 중심의 절대평가 하에서는 우려하는 문제점들이 많이 해소될 것이다. 참고로 서울대에서 이번 교육부 시안 중 내신 5등급제에 따른 변별력 확보와 관련해서는 “같은 점수와 내신등급이 나와도 어떤 과목을 얼마나 깊이 있고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했느냐가 고교학점제의 취지인 만큼 주의해야 할 점은 있지만 방향성에서 변화는 있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하게 성적(점수)만 보는 것이 아닌 그 학생의 고등학교에서의 학습계획과 실천과정, 그리고 태도까지도 함께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 미래 학생선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물론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10년 넘게 학생들을 선발해 온 노하우를 충분히 살리고 발전시키면서, 사회적으로도 인재 선발의 중요성을 인식, 인재 선발방법 개발에 많은 투자와 지원이 되도록 응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육은 현재보다는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학습과중, 사교육 증가 ‘수능 선택과목 폐지’와 ‘내신 5등급 체제’ 모두 대입에서 변별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르는 만큼, N수생 확대, 의대 열풍, 사교육비 폭증 등 현재 대입을 둘러싼 현안은 결국 그대로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 ‘킬러문항’ 이슈에 따라 수능이 쉬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N수생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과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상위권 이과생을 가려냈던 미적분Ⅱ·기하·과학탐구 등의 선택과목이 모두 폐지되면서 의대 쏠림 현상도 가속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때문에 수능 선택영역 과목으로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을 시안에 포함하고 있는데, 이미 수학은 공통범위가 늘어 있고, 상위권 대학과 일부 인기학과 및 자연계 학과의 선택이 많이 된다면 학습부담 및 사교육 의존도를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자퇴생·N수생·반수생 급증 학교 밖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대학 중도탈락학생은 여러 가지 이유로 증가하고 있다. 종로학원의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 동안 ‘의·치·한·수’ 중도탈락자는 2020년 357명, 2021년 382명, 2022년 457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본과 전 예과 단계의 중도탈락률이 88.9%로 적성에 안 맞아서라기보다는 상위권 의대 진학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위권 대학(소위 SKY)에서도 중도포기학생 비율 역시 계속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미래 대한민국의 기초과학을 떠받칠 이공계특성화대(KAIST·포스텍·지스트·DGIST·UNIST·한국에너지공대)까지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더 충격적이다. 뚜렷한 진로를 바탕으로 입학한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의 경우 중도탈락학생 비율은 3.03%로 전년 2.47%에서 0.56%P 확대되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시작되는 2025년, 미래 100년은 아니더라도 10년 이상은 내다보고 교육정책은 실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입시제도는 그간 많은 상처로 이제는 더 이상 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 또다시 인공호흡기를 끼고, 심폐소생술을 하려는 교육부의 셈법이 몹시 궁금하기만 하다. 이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름답고 총명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백년지대계’를 올바로 세워주셨으면 한다.
대학입시제도의 의미와 기능 대학입시제도는 개별 대학이 대학에 입학하려는 지원생 중에서 대학 입학 적격자로서 일정한 특성을 가진 사람을 가려내는 제도이다. 일정한 특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대학마다 다르다. 어떤 대학은 학생생활기록부에 나타난 다양한 기록을 판단 기준으로 삼기도 하고, 또 다른 대학은 거기에 최저학력기준을 추가하기도 한다. 수능점수만 기준으로 하는 대학도 있고, 고교 내신만을 기준으로 삼기도 하며, 이 둘을 일정 비율로 결합하여 기준으로 설정하는 대학도 있다. 물론 심층면접이나 실기고사 결과를 기준으로 활용하는 대학도 있다. 대학입시제도는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우선 대학에서 각자의 전공영역 학문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해 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국가경쟁력이 인재교육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대학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즉 수학능력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일은 사회 전체의 중요한 과제이다. 다음으로 대학입시제도는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지원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상급학교 입시제도는 하급학교 교육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대학입시제도가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파행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고교 교육 정상화의 현실적 의미는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입시제도는 입학경쟁을 조절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우리나라에서의 대학 졸업 학력은 개인이 삶의 기회를 획득하는 데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고, 이 때문에 대학 진학단계에서의 경쟁은 입시전쟁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치열하다.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모든 대학에서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지만, 위세가 높은 대학에서는 여전하다. 대학입시제도는 진학경쟁을 적절하게 관리하여 과열을 막는 한편, 경쟁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조절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대학입시제도의 이러한 기능 때문에 학생과 그 학부모, 고등학교·대학·정부가 대학입시제도 변화에 언제나 민감하게 반응한다. 학생과 학부모는 대학입시제도의 설계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를 원한다. 그런데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관계가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다. 고등학교는 학교생활기록부가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기를 기대한다. 대학은 학생선발의 주체로서 대학입시제도 운영에서 자율성을 갖기를 원한다. 국가는 이들 학생과 학부모, 고등학교와 대학의 입장을 적절하게 고려하면서 입시제도의 안정성과 타당성, 변화에의 적합성과 효율성,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선발자료로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결과인 수능점수는 개별 대학이 정시에 입학생을 선발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대학에 따라서는 수능점수를 수시선발에서도 최저학력기준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를 다른 어떤 선발자료보다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높은 자료로 인식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가장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높은 선발자료를 산출한다는 점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운영 양상과 질(質)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응시과목의 체계, 출제내용 요소, 문항형식은 교육과정 운영과 교사의 교육방법, 학생의 학습방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다. 학교는 응시과목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문항내용 요소는 수업에서 반복적으로 다루어지고, 시험에 출제되지 않는 내용은 수업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문항형식은 교사들의 교육방법 선택과 학생들의 학습방법 선택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지식의 기억과 이해에 한정하여 평가하는 것인지, 지식의 적용과 분석도 평가하는지, 더 나아가 지식의 종합과 재구성까지 평가하는지에 따라 교수와 학습의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말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교 교육의 관계를 설명할 때 들어맞는 말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응시과목은 모든 학생이 응시해야 하는 공통과목으로, 학생이 자율적으로 택하는 선택과목으로, 또는 이 둘을 결합한 혼합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 설계방식의 결정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목적, 학생들의 학습부담, 고등학교 간 과목편성 여건 등을 고려하여 이루어진다. 학생들의 교과편식을 막고, 학교 간 교과편성의 차이에 따른 불리함을 해소하려면 공통 응시과목 체계를 설계하는 편이 낫다. 학생의 진로희망과 적성 등을 중시한다면 학생이 자율적 선택에 기반을 둔 선택과목 응시체계를 택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방식의 장점을 두루 고려하면 혼합형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선택과목 응시체계에서 학생들의 과목선택은 점수산출방식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보다는 점수 따기에 유리한 과목을 응시과목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학생들의 선택 경향이 이를 확인해 준다. 이런 경우에는 선택과목 응시체계의 취지가 실현되기 어렵고 점수산출방식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불공정 시비에 휘말린다. 공정성 실현을 촉진하는 2028학년도 통합형·융합형 수능 교육부가 지난달 10일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의 핵심내용은 수능 과목체계의 개편이다. 현행대로 응시과목을 유지하는 영어와 한국사 영역을 제외하고 국어와 수학, 사회·과학·직업탐구영역에서 존재했던 선택과목을 폐지하였다는 점에서 통합형 수능 과목체계를 도입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사회·과학탐구영역 또한 선택과목 없이 통합사회, 통합과학으로 응시과목을 한정하고 사회·과학 전반을 다루는 융합평가로 개선한다는 점에서 융합형 수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교육계가 크게 요구받고 있는 ‘공정성’을 실현하고, ‘융합학습’을 촉진하는 적절한 방안이다. 주지하다시피 영어와 한국사를 제외한 현행 수능의 선택과목 응시체계는 학생 진로와 적성에 맞게 응시과목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입되었다. 그러나 그 취지와는 달리 학생들이 점수 따기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눈치싸움의 대상이 되었다는 비판을 오래전부터 받아왔다. 현행 선택과목 응시체계에서는 학생들이 똑같이 100점을 맞아도 과목 난이도 등에 따라 전혀 다른 표준점수를 받게 된다. 이는 결국 대학 선택에도 영향을 주므로 수험생들의 수능에 대한 불만을 키워 공정성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통합형·융합형 수능체계의 도입은 학생의 응시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함에 대한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제다. 새로운 수능 응시과목 체계는 학생들이 해당 과목에서 학습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담아내면서도 동일선상에서 평가받도록 하여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수험생에게 유·불리함에 대한 눈치를 보지 않고 학업에 집중하도록 하여 학습동기 부여라는 시험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게 한다. 2028년에 실시하는 통합형·융합형 수능은 미래지향성과 융합형 인재양성 측면에서도 환영할 만하다. 이번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도입 30년이 된 수능이 평가내용이나 방식 측면에서 사회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일부에서는 수능 폐지 또는 수능 자격고사화 등 과격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교육부가 통합형·융합형 수능으로 개편을 결정한 것은 수능변화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적절하게 반영하면서도 수능의 안정성과 미래지향성을 고려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미래사회에는 다양한 지식을 폭넓게 학습하고, 또 변화하는 사회에 맞게 지식을 재구성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필요하다. 통합형 수능과목의 도입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고3 학생들은 다양한 분야의 기본적 개념과 핵심적 지식을 폭넓게 배워 진로선택에 필요한 기초학습을 튼튼히 할 수 있다. 그리고 융합평가 방식은 학생들이 세부과목의 분리된 지식의 단편적 기억과 이해 위주의 학습을 넘어 전이 가능성이 높은 지식을 학습하여 적용·분석·종합하는 힘을 기르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수능은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함양하도록 하는 융합학습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수능시험 과목체계 개편의 안착을 위한 과제 앞으로 교육부는 통합형·융합형 수능이 공정성을 실현하고 융합학습을 촉진하며,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 제도로 안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대학입시제도 개편의 방향과 내용이 조속하게 확정되기를 기대한다. 교육부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입개편에 대하여 불안해하지 않도록 국가교육위원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중 최종 확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현장과 학생들이 새로운 수능에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육부는 융합평가가 어떤 형식의 문제로 가능한지 시범평가를 통하여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교육부는 교원들의 평가역량과 수능 출제위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융합학습을 촉진하려면 모든 교사가 양성과정과 현직 연수를 통하여 융합평가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이 되고자 하는 교수들에게도 융합평가에 익숙할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최근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2025학년도부터 적용될 고등학교 내신성적 산출방안으로서 모든 과목에 대해 석차 5등급제(상대평가)와 성취평가제(절대평가)를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는 2005학년도부터 적용되어 온 현행 석차 9등급제와 비교할 때, ‘등급단계 축소’라는 측면에서 큰 변화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 하에서 2021년 2월에 예고한 성취평가제 시행방안인 ‘고교 1학년이 수강하는 공통과목에는 석차 9등급제와 성취평가제를 병행하고, 2~3학년 때 배우는 선택과목에는 성취평가제만 적용한다’는 방식과도 차이가 있다. 그리고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가 교육본질에 부합하며, 2025학년도부터 실시되는 고교학점제 하의 학생평가방법으로 더 적합하다는 취지에서 모든 과목에 성취평가제만을 적용하여 완전한 절대평가로 전환하자는 교육계 일부의 주장과도 거리가 있다. 고교 내신성적 산출방법에 대한 이번 교육부 개편 시안은 간단히 말해 우리나라의 대입 현실과 교육적 이상 간의 균형을 위한 고민의 결과로 보인다. 본 글에서는 우선 이러한 절충적 안이 제시된 배경을 살펴보고, 이어서 석차 5등급제와 성취평가제 병행방안과 관련하여 기대되는 점과 우려되는 점을 각각 정리해 보고자 한다. 상대평가(1~5등급) 및 절대평가(A~E) 병기방안이 제기된 배경 2005년 이전 수·우·미·양·가를 사용하던 기존 절대평가 방식은 내신 부풀리기를 조장하고 결과적으로 대입에서의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현실적 이유로 도입된 석차 9등급제는 고교 내신성적 산출방법으로서 오늘날까지 나름의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우선 상위 4%까지만 가장 높은 1등급이 부여됨에 따라서 같은 반 학생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였다. 그리고 만점자가 기준보다 많으면 모두 1등급이 아니라 2등급이나 3등급을 받게 되는 규정 때문에 변별목적으로 시험을 비정상적으로 어렵게 출제할 수밖에 없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마지막으로 한 과목을 듣는 학생수가 13명 이상이 되어야 1등급 학생이 한 명이라도 나올 수 있지만,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서 소인수과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농산어촌의 경우 1등을 한 학생이 내신 1등급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것처럼 공통과목에서만 석차 9등급과 성취수준을 병행하고, 선택과목에서는 성취평가제만 적용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우선 대입에서 고교 1학년 성적이 과도하게 중시되어 중학교와 고교 1학년에서의 경쟁 및 사교육비 문제가 한층 가열될 수 있다. 그리고 고교 1학년과 2~3학년 때의 내신성적 산출방법이 다르다는 다소 비정상적 학생평가방식이 실행되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1학년 공통과목들에서 만족할만한 상대평가 등급을 받은 학생은 편한 마음으로 2~3학년 선택과목을 들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자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거나 정시 위주의 대입준비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덧붙여서 각 학교마다 수시전형에서 상위권대학 합격자를 배출하기 위해서 일부 우수한 학생들에게 몰아주기식 지원을 하는 관행을 생각해 보면, 1학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이후 선택과목을 수강할 때 절대평가 결과를 불공정하게 후하게 받는 현상도 상상해 볼 수 있다. 교육적 이상을 추구하는 견지에서는 완전한 절대평가로의 전환이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다. 왜냐하면 학생 개개인의 무한한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성장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교육본질에 더 부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취평가제 위주로 내신성적을 산출할 때는 현실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우려된다. 먼저 절대평가로 정확하고 공정한 성적을 부여하려면 매우 높은 수준의 교사 평가역량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교사 평가권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확립될 필요가 있지만, 현실이 이와 부합하는지는 의문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대입에서 유리함을 위한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각 학교에서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또한 절대평가 결과로 내신성적이 산출될 때 이제까지와는 달리 대입 수시전형에서 일반고에 비해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이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는 실질적 우려가 존재한다. 교실 내 과도한 경쟁 줄어들 것 이번에 교육부가 제시한 방안은 상대평가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 완전한 성취평가제를 대비하는 과도기적 내신성적 산출방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인 기대사항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석차 5등급제는 소인수과목에서의 1등급 산출을 용이하게 하며 등급 수 축소로 인한 경쟁 완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기존 석차 9등급제 하에서는 각 학교에서 지필평가를 출제할 때 상위 4% 학생을 구별해 내기 위하여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을 출제하는 관행이 있었다. 이러한 비교육적 현상, 즉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해야 할 교사가 학생 대부분이 틀리기를 기대하면서 시험문항을 출제해야 하는 어색함이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기존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안과 달리, 1학년 성적만 과도하게 중시되는 현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말하자면 중학교 사교육 과열문제나 1학년 성적에 따라서 학생들이 학교공부를 대하는 자세가 급변하는 문제 등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등 모든 과목에서 절대평가 위주로만 성적을 산출하지 않고 상대평가를 함께 활용함으로써, 교사의 평가부담 증가, 성적 부풀리기 문제, 대입에서 특정 고교유형 학생들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우려 등을 상당 부분 피해 갈 수 있다. 셋째, 모든 과목에서 성취평가제와 석차 5등급제를 병행하는 절충적 방안을 통해, 향후 완전한 성취평가제 시행에 대비한 이해 관계자들의 경험을 축적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 입장에서는 석차 5등급제뿐만 아니라 성취평가제 결과를 대입 전형요소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절대평가 결과 및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술 등을 살펴서 학생을 선발하는 효과적 전형 방법을 모색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부모들 내신 혼란, 사교육 의존 늘 수도 2025학년도부터 시작되는 고교학점제하에서 가장 적합한 학생평가방법은 성취평가제이다. 하지만 대입이라는 현실은 고등학교에서의 절대평가 전격 실시를 망설이게 하고, 상대평가와 완전히 헤어지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번 교육부의 계획안이 이상과 현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안이 되려면, 다음과 같은 우려 사항들을 불식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성취평가제와 석차 5등급제가 병행될때 각각의 장점이 발휘되기보다 오히려 혼란을 유발할 가능성이다. 동일한 학습결과에 대하여 두 가지 방식으로 성적이 부여되고 두 종류의 결과 모두 대입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성적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대학의 내신평가 방식이 어떻게 될지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가 각 대학의 선택에 따른 유·불리문제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입시 컨설팅 의존이 증가할 수 있다. 둘째, 절대평가 결과가 상대평가 결과에 동조화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학생평가를 직접 수행하는 교사 입장에서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비교해 보면 당연히 후자가 훨씬 수월하다. 성취기준에 대한 이해 및 재설정, 학기단위 성취수준의 기술, 지필평가에서의 분할점수 설정, 적합한 평가도구의 선택 및 작성 등 정확한 성취평가제 실시를 위해 해야 하는 교사의 업무가 방대할 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평가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때 석차 5등급제 하에서 성적순위 및 비율에 따라서 자동으로 부여된 1~5등급 성적이 성취평가제하에서 A~E 등급을 부여할 때 일종의 지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석차 9등급제가 석차 5등급제로 바뀔 때의 여러 시행착오와 혼선이 우려된다. 평가 등급의 조정은 평가제도 전반을 개혁하는 것과 맞먹는 충격을 줄 수도 있으므로 이를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구체적 질문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1등급 비율이 기존 4%에서 10%로 늘어나면서 상위권 경쟁 완화에 대한 기대와 달리 오히려 격화될 가능성은 없는가? 예를 들어 기존에도 치열한 의대 진학 경쟁이 한층 가열되지 않을까? 기존 9등급제에서 내신성적을 받은 재수생(2023년 현재 중3)이 대학에 지원할 때 성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고교 현장에서 9등급 체제에 맞추어서 누적된 수많은 진학지도 정보를 계속 활용하는 것이 가능한가? 기대에 부응하고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노력 필요 교육적 이상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볼 때 절대평가 시행은 우리 교육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는 데에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완전한 성취평가제로의 전환을 서두르자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돌다리를 두드리는 것과 같은 좀 더 신중한 접근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번 교육부가 제시한 방안이 심모원려(深謀遠慮)의 과도기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만 동일 교육과정에 두 개의 평가기준을 적용하면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점이 존재한다. 2025학년도부터 실시가 예정된 교육부의 내신성적 산출방안이 앞에서 제시한 기대사항들에 확실하게 부응하면서, 동시에 우려사항들을 해결해 나가려면 남은 기간 치밀한 대비가 요구된다. 나아가 교사의 평가역량 및 전문성 증진, 대입 전형방법의 혁신적 변화, 학생평가에서 논·서술형 등 수행평가 비중의 실질적 증대 등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주체 및 교육당국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현 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은 현재 대학입시의 두 축을 이루는 학생부의 교과성적 산출방식과 수능의 통합형·융합형 과목체제로의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고교 교육과정과 대입이 긴밀히 연계되어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교육과정이 바뀌고 이에 따라 대입제도가 개편되면 고교는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준비를 한다. 그렇기에 이번에 발표한 개편안의 두 축이 이미 확정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하여 고교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개편안의 보완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과평가의 변화 이번 개편안에서 교과평가의 변화는 교과등급 축소, 전 과목 성취도와 등급 병기 그리고 논·서술형 평가 강화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교육과정이 개편되면 그에 맞추어 대입이 바뀌는데 이번에는 대입을 개편하면서 교육과정 평가를 개편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 3가지 변화가 각각 고교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민해 보고 보완할 부분이 무엇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석차등급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축소한 변화가 고교 교육에 미칠 영향은 여러 측면에서 예상된다. 먼저 대입에서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에 성취도와 9등급을 병기하는 현행 방식보다 교과성적의 변별력이 약해져 상대적으로 수능 최저등급의 비중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고1 공통과목만 9등급을 병기하는 기존의 고교학점제 관련 방안보다는 훨씬 더 변별력을 확보하여 대입에서 학생부의 기능이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5등급 병기는 선택과목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고교학점제 관점에서는 퇴행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고교 교육과 대입이 긴밀히 연계되어 있으며, 소인수과목의 불리로 인한 선택과목 왜곡, 변별력 약한 과목 수강생의 긴장감 완화, 절대평가로 인한 성적 부풀리기와 그에 따른 대입에서의 학생부 변별력 약화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온전한 고교학점제를 실현하기 위한 과도기적 방안이다. 급격한 변화로 인한 고교와 대학의 혼란을 완화한 현실적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래서 5등급제 도입은 고교학점제가 정착하는 초기단계의 고교 교육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선택과목 5등급 도입의 다른 이유는 고교학점제 도입 전제가 고교체제 개편(외고·자사고 등 일반고 전환)2에서 존치한다3로 바뀌어 교과성적에서 불리했던 학생들이 입시에서 큰 이익을 볼 수 있게 되어 일반고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현재 9등급보다는 자사고 등의 학생이 유리할 수 있지만, 선택과목 절대평가만 기재하는 방식보다는 일반고 문제를 많이 해소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신에서의 불리함을 많이 극복한 이 학교들이 우수 학생을 독점할 수 있어 일반고의 약화로 인한 공교육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2019.11.28.)에 따른 학생부 교과 외 영역의 글자 수 축소나 미기재 또는 대입 미반영의 족쇄를 풀면 비교과가 전형요소로서 신뢰받게 될 것이다. 이는 학교 간의 경쟁을 통한 공교육 활성화를 유도해 일반고의 불리함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으로 구성된 교육과정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논·서술형 평가만으로도 교과평가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기존 평가에 엄청난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그동안의 평가는 주로 단순암기형의 5지선다형이었는데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논·서술형 평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출제역량 강화와 평가에 대한 신뢰도 확보 등 다양한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행평가 도입기 때처럼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평가방향이 시대적 요구에 적합하고 절대평가의 신뢰도를 제고한다는 측면, 학업역량과 사고력 향상을 위한 수업방법의 변화 등을 고려하면 고교 교육의 질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준비를 통해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 수능에도 도입해 고교 교육과 대입의 연계성을 강화시켜 입시와 관련된 여러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당황스러운 고교 현장 입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수능은 이번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 고교 현장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기존 국어와 수학영역의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일반선택과목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형 과목체계를 도입한 것과 사회·과학을 융합하여 선택과목 없이 공통과목인 통합과학1·2와 통합사회1·2를 모두 응시하되 시험시간과 점수는 분리한다. 그리고 미적분Ⅱ와 기하를 절대방식으로 평가하는 심화수학 영역 신설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선택에 따라 점수 차가 많은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과목제를 폐지한다는 것은 불공정 시비를 종식시키는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수학에서 일반선택과목인 대수·미적분Ⅰ·확률과통계를 보면 기존보다 수준이 하향된다. 그래서 이공·의학계열 대학에서 검토안인 심화수학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생 입장에서는 현재보다 2과목이 더 늘어나 학습부담이 증가하는 것이고, 선택과목에서 수학이 5과목이나 필수가 되면 선택의 폭이 그만큼 줄어들어 선택과목제를 표방한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그만큼 퇴색할 수 있다. 한편 국어와 수학은 일반선택과목을 모두 공통으로 평가하면서 영어는 영어독해와 작문을 제외하여 교육과정 운영에 혼선을 주고 있다. 아마 기존 국·수·영 8과목에 너무 집착하여 ‘수능 등 대학입시와 연계한 일반선택5’이라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과목 구분 취지를 간과한 것 같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과목별 기본 학점 축소(5단위→4학점)와 학기제 운영을 고려하여 교과 내용도 축소하였다. 그래서 굳이 과목 축소를 의식하지 않고 교육과정의 취지를 반영하였으면 좋을 듯하다. 수능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 이번 수능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는 사회·과학 융합평가이다. 1학년 때 배우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평가하고 일반선택과목은 제외하였다. 사실 학기제 운영 때문에 1과 2로 구분하였지만, 지금으로 보면 2과목에 불과하다. 현재와 이수학점이 같으니 내용도 지금과 대동소이할 것이다. 기존의 2과목 선택과 비교해도 학습량이 증가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외형상은 기존과 비슷하여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1학년 과목을 2년 뒤에 수능을 볼 경우, 학교 수업이 없으니 사교육으로 가거나, 학교에서 편법이 난무하여 사교육 증가와 교육과정의 파행이 예견된다. 또한 통합과학과 사회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가교(架橋) 수준이어서 교과내용 요소도 많지 않아 수능 출제가 쉽지 않고, 등급을 구분하기 위한 변별력을 갖추기도 어렵다. 이런 문제로 결국 킬러문항과 같이 고교생 수준의 사고에서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들어 고교 교육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 한편 대학 입장에서는 1학년 수준의 성적으로 대학수학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 특히 이공·의학계열은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다. 만약 대안이 대학별고사라면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재현될 것이다. 수능과 학생부라는 두 축의 흐름을 유지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학생부가 수능에 비하여 약화되었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교육과정 입장에서는 다른 영역과는 달리 사회·과학만 1학년 공통과목에서 출제한다6는 것은 평가 과목의 학년 혼재와 과목 분류가 뒤섞여 학생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고, 교육과정의 취지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 일반선택과목이 8과목이라 수능과목이 늘어나는 듯 보이지만 실제 학습내용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일반선택과목이 기초지식을 기반으로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본을 다질 수 있으므로 일반선택과목을 수능에 포함하여야 한다. 굳이 과목 수가 부담이 된다면 8과목을 융합사회Ⅰ·Ⅱ, 융합과학Ⅰ·Ⅱ로 융합하면 좋을 듯하다. 수능을 준비하는데 학기 단위 이수는 불편함이 있다. 수능은 3학년 2학기에 보는데 그 이전에 이수했다면 2학기 때 수업들이 파행적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으며, 2학기 때 이수 중이면 진도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응시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수능과목만이라도 학년 단위 이수를 허용해주면 사교육으로 내몰릴 위험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대입제도는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이번 개편안은 진로와 적성에 따른 선택과목을 위해 절대평가를 추구하는 교육과정과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줄 세울 수밖에 없는 대입 사이의 현실적인 절충안이어서 양측의 대립이 만만치 않아 교육과정을 준비하는 고교는 더 혼란스럽다. 하지만 개편안을 곰곰이 보면 교육과정의 개편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여 현재의 입시준비와 큰 차이가 없다. 수능과목과 나머지 과목 선택에 대한 학교역량 강화에 집중하면 고교학점제는 현장에 연착륙할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부는 수능 이후 학년말 초·중·고교의 안전하고 내실 있는 학사운영 지원을 위해 ‘수능 이후 학년말 학사운영 지원계획’을 7일 발표했다. 수능 이후 학년말까지 등교수업을 원칙으로 교육활동을 지속하되 시‧도교육청 지침 및 학교 계획에 따라 학사운영이 유연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육부는 학교가 학생의 흥미나 진로 등 수요, 지역 여건 등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온·오프라인 콘텐츠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들은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83개 기관의 프로그램으로 전년(43개 기관) 대비 2배 정도 늘렸다. 프로그램 수도 171개로 전년(80개)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최근 청소년 마약 및 온라인 도박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심각성을 고려해 마약류 오남용 예방교육, 도박문제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신용관리와 금융사기 예방, 세금과 부동산 등 일상적인 경제활동에서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프로그램도 추가했다. 또한 수능 이후 학년말 시기에 운영한 다양한 교육활동 사례를 발굴해 전체 학교에 공유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각종 안전사고로부터 학생 보호를 위해 16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관계부처, 시‧도교육청과 함께 ‘학생 안전 특별기간’을 운영한다. 이 기간 동안 교육부는 관계부처와 협력해 청소년 유해환경 점검 및 개선, 청소년 음주 및 유해약물 오남용 예방 활동, 숙박업소 안전관리 강화 및 종사자의 관심 유도, 미성년자 무면허 운전 방지 활동을 펼친다. 교육청·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일탈 행위 예방교육, 안전 의식 제고 및 사고예방을 위한 교육과 생활지도를 강화한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번 지원 계획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활동을 체험하고, 안전한 생활을 실천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학교가 학년말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각종 사고 예방, 학생 활동 보호를 위해 관계부처 및 시‧도교육청과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수석교사 제도에 대해근본적인 검토에 나선다. 이장관은6일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제7차 부총리-현장 교원과의 대화’를 갖고 현장 수석교사와 전문가 등 8명과 함께 ‘수석교사제의 현황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서 그는 2014년 수석 교사의 수가 1848명이었으나 올해 그 절반 정도인 999명으로 감소한 부분을 들어 제도 운영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부터 하겠다는 계획을 드러냈다. 이번 간담회는 교실 수업의 질 제고 및 디지털 시대 교사의 역할 변화 요구 등 과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현직 수석교사 5명과 일반 교사 1명, 관련 전문가 2명이 참석해 수석교사 활동의 현실적 어려움과 수석교사제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일반 교사에게 수석교사제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 인식에 대한 원인 등을 듣기도 했다. 참석 교사들은 ▲수석교사 배치기준 관련 법령의 환원 또는 정원 외 배치로 등을 통한 양적 확대 ▲전문성 향상을 위한 재임용심사 ▲수석교사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수업-평가 연구 지원센터 구축 ▲학교 내에서 수석교사의 역할과 직무범위, 직무 내용을 구체화한 지침 필요 등 의견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수업의 달인인 수석교사가 교육청과 교육부 등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안정적인 제도 운영을 위해 수석교사 선발 및 자격 연수를 교육부 장관이 직접 수행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제언했다. 이 장관은 “수석교사는 윤석열 정부에서 강조하는 수업 혁신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실 분들”이라며 “수석교사제가 왜 이렇게 위축됐는지, 처음 제도화될 시기의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제도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제7차 현장 교원과의 대화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교총(회장 김성일)은 지난 4일 ‘2023 서울교육가족 플로깅 대회’를 열었다. 성수고와 서울숲 일대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서울시교육청과 사회적협동기업 행복한학교희망교육 후원으로 마련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여난실 한국교총 부회장, 고태훈 행복한학교희망교육 이사장을 비롯해 교원, 학생, 학부모 등 5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플로깅 대회는 기후변화에 관한 관심을 높이면서 건강한 체력을 가꿀 수 있도록 쓰레기 줍기, 플로깅 캠페인에 가벼운 걷기와 뛰기 등 활동을 접목해 기획됐다. 식전행사도 다채로웠다.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학생 공연팀 ‘소식걸스’, ‘소파퀸즈’의 공연과, K-POP을 선도하는 MLD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호라이즌’, 걸그룹 ‘라필루스’, 댄스그룹 ‘코카앤버터’의 공연이 이어졌다. 김성일 서울교총 회장은 대회사에서 “서울숲 주변의 플로깅 활동을 통해 환경보호의 의미를 되새기고 건강증진과 서울교육공동체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자리”라며 “짧은 시간이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바른 정신을 함양하고 일상에 지친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도 축사에서 “서울교육청에서도 생태전환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처럼 좋은 취지의 대회가 성원돼 기쁘다”며 “플로깅 대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기원하고 즐겁고 보람된 하루 보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여난실 한국교총 부회장도 축사를 통해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가 기후변화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로 이분화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오늘 이 자리가 건강도 챙기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뜻깊은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육부는 10일부터 2024년 1월 2일까지 교육부 유튜브 채널인 ‘교육TV’에서 ‘클래스 업(UP)! 교실을 깨워라’ 프로그램을 방영한다고 6일 밝혔다. 총 16회로 구성된 본 프로그램은 잠자는 수업을 혁신하기 위한 전국 각지의 다양한 선생님들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서도 8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매주 수・목요일 22시 45분 방영 예정이다. ‘클래스 업(UP)! 교실을 깨워라’는 학교 현장의 자발적인 수업 개선 분위기를 조성하고, 공교육 혁신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동료 선생님들끼리 인공지능, 에듀테크 등과 관련된 수업 아이디어를 나누는 모습과 토의・토론,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학생 참여형 수업 사례가 소개된다. 1회에서는 ‘이미 다가온 미래 교육정보기술’이라는 제목으로 임용 3년 차 신입 선생님과 정년을 3년 앞둔 베테랑 선생님이 함께하는 수업 이야기를 소개한다. 교직 경력 차이는 꽤 나지만 AI와 메타버스(확장 가상 세계) 활용 등을 통한 수업 개선을 위해 세대를 뛰어넘어 하나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교권 추락으로 교직 사회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묵묵히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교육부도 시·도교육청과 함께 현장에서 수업 혁신을 위해 애쓰시는 선생님들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직업역량 향상 지원을 위해 도입한 디지털 배지를 시범학교 10곳에 6일 첫 발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배지는 교육과정 이수 및 자격 취득을 디지털 형태로 증명하는 서비스다. 다양한 교육, 경험, 자격을 누적·관리해 학생들의 역량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학생의 경험 인증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직업계고 학생의 직업역량을 인증하고 양질의 기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에 지난 8월 교육부 선정 시범학교에서 디지털 배지 도입을 준비한 바 있다. 디지털 배지 디자인은 시범학교 학생‧학부모‧교사와 협력기업 관계자가 논의해 각 학교의 특성을 고려해 결정했다. 이날 디지털 배지를 받은 대전여상 학생들은 그동안 교육이력, 경험, 자격증, 수상실적 등을 손수 관리하느라 번거로웠는데 디지털 배지를 통해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창익 평생직업교육정책관은 “교육부는 시범학교와 협력해 디지털 배지가 직업계고 학생들의 역량을 뽐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현장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청소년의 온라인 불법도박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특별단속에 나선다. 정부는 3일 온라인 불법도박 근절과 청소년 보호를 위한 '범정부 대응팀'을 출범하고 정부과천청사에서 1차 회의를 열었다. 이는 지난달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인터넷 방송, 게임, SNS 등 온라인 불법도박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철저한 수사·단속, 불법사이트 차단, 상담과 치료 등 범정부 총력 대응'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대응팀에는 법무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대검찰청, 경찰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참여했다. 대응팀은 ▲청소년 상대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조직에 대한 강력한 수사·단속 ▲도박사이트와 광고 신속 차단 ▲청소년기 특성에 맞는 맞춤형 예방 교육 ▲도박에 노출된 청소년의 치유·재활 ▲실태 파악을 위한 심층적인 조사·연구 등 전 분야에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내년 3월 31일까지 청소년을 유혹하는 온라인 도박사이트 및 광고 매체와 청소년 도박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인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조직에 대해 범죄단체조직·활동, 조세 포탈 등 혐의까지 적극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협력해 불법사이트·도박광고를 신속히 심의하고, 포털·SNS 등에 대한 삭제와 차단 요구·명령을 하기로 했다. 단속을 강화해 불법 도박 사이트, 콘텐츠 불법유통 사이트 감시와 함께 홀덤펍 등 청소년 유해업소 지정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학생 도박 예방교육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시・도교육청 안내, 학생 맞춤형 도박 예방교육 자료 개발・보급, 학부모 대상 예방교육 확대 등에 나선다. 청소년 온라인 도박 예방 및 인식개선 홍보물 제작・배포, 시・도교육청별 학생 도박 예방교육 현황 실태조사도 진행한다. 최근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온라인 도박 규모가 확대되면서 청소년 사이에서 그 영향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 확대, 스마트폰 이용 보편화 등의 부작용도 도박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불법도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불법도박 매출 규모 추정액은 102조7000억 원에 이른다. 2019년 81조5000억 원에 비해 약 26% 늘어났다. 여성가족부가 4월 전국 중학교 1학년과 고교 1학년 약 88만 명을 대상으로 사이버 도박 진단 조사를 한 결과 위험군으로 조사된 청소년은 2만8838명으로 드러났다. 청소년 불법도박은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마약 배달·보이스피싱 등 2차 범죄로 연계되고, 도박 빚을 감당하지 못한 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발생하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 이날 제1차 회의를 주재한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온라인 불법도박은 청소년의 미래를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범정부 대응팀이 수사·단속, 치유·재활부터 교육·홍보, 조사·연구에 이르기까지 ‘불법도박으로부터 청소년 보호’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장관정책보좌관 제방훈 ▲장관실 김건호
전북교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임덕만)는 제35대 전북교총 회장 선거 결과, 오준영 부남초·중 교사가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고 2일 밝혔다. 한국교총 2030청년위원장, 전북교총 정책연구위원장을 역임한 오준영 당선인은 ‘교육자의 가치를 높이는 교사 출신 회장’을 모토로 ‘교권을 보호하고 교직원의 갈등을 해소하는 선순한 시스템 도입’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교권 침해 사안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적극 대응 ▲세대별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회원의 복지 프로그램 확충 ▲교육사업연구소 및 교육정책연구소 설립·운영을 공약했다. 전북교총 최초의 현직 초등 교사 회장이자 역대 최연소 회장이라는 기록을 남긴 오 당선인은 “고 서이초 선생님 사태 이후 교권 3법,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및 관련 제도의 변화 요구가 전국 교사들을 중심으로 흘러갔고,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교사 신분의 교총 회장 선출로 이어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시대의 요구는 교육 구성원 간의 갈라치거나 갈등의 유발로 해결될 수 없으며 모두가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성원 간의 행복으로 학교 교육력이 회복되는 사례를 발로 뛰어 널리 공유하고 꽃향기처럼 퍼져나갈 수 있는 자양분 역할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교총 미래직업교육특별위원회가 약 1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위원회의 시작은 2021년 정성국 교총회장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당시 교총회장 후보자 자격이었던 정 회장은 ‘국민 직업교육’에 대한 필자의 제안에 흔쾌히 위원회 설치를 약속했었다. 그 약속이 지켜진 덕분에 설치된 위원회는 산업현장 및 직업교육 관련 연구단체 인사와 우수 직업교육 학교의 관리자, 초등 교사, 중학교 진로교육 부장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제안서 ‘학생 미래역량 강화 및 맞춤형 성장 경로 지원을 통한 직업계고 활성화 방안’을 편찬해 교육부 및 국교위에 제출했다. 이 제안서는 교육부가 8월에 발표한 ‘직업계고 활성화 방안’에 다수 반영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1년간 다수의 성과 거둬 또 교총의 주장으로 국가교육위원회에 설치된 직업·평생교육 특별위원회에도 참가해 국가 미래사회를 위한 제안과 정책 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위원장으로서 위원회가 거둔 성과에 대해 교총과 위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중등 직업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1970년대 당시 대한민국의 키워드는 경제개발 5개년 사업이었다. 정부는 사업 중 하나로 ‘기술인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기능인력 양성을 위한 중등직업교육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했다. 국가기능장학금을 통해 학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또한 그 시절 산학관 협력을 통해 기능과 기술을 겸비한 우수한 기술인력을 양성하고자 직업학교 상위 30% 이내의 우수한 학생들에게 4년제 대학과 2년제 전문대학 동일계 특별전형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우리 대한민국은 80~90년대에 세계에서 유례가 없었던 경제발전과 국가발전을 이뤘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GDP기준으로 세계 10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당시 국가가 대국민 직업교육을 강조한 덕분이다. 국민이 기술로 직업을 갖고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개인의 경제적 발전을 넘어 대한민국의 국가 경제발전을 짧은 시간에 구축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했던 역사적인 국가발전의 시기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국가가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면밀하게 하나하나 점검하고 따져봐야 할 것이다. 직업교육 통해 재도약 이뤄야 그리고 지금은 변화가 매우 빠른 시기다. 이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우리는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위해 다시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국민 직업교육’을 도입해야 한다. 또 전 국민 인식개선을 통한 중등직업교육의 발전 방안을 국가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한 바람직한 방향의 정책 추진으로 국가 미래사회를 ‘성실한 사람들이 잘 사는 사회’로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행복하게 함께 어우러져서 살아가는 삶을 위한 중등단계 직업교육 혁신이 이뤄지길 희망해본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11월 11일을 과자를 먹으며 보내는 기념일로 여기는 경향이 많아졌다. 반면 11월 11일이 국가기념일인 ‘보행자의 날’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청소년과 어른들은 거의 없다. 보행자의 날은 2010년 국토교통부에서 보행교통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11월 11일로 정한 이유는 숫자 11이 사람의 두 다리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매년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보행 안전과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부분 법정기념일 모르고 넘어가 최근 횡단보도를 건널 때 앞을 보지 않고 오로지 스마트폰만 보고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청소년, 어른할 것 없이 모두 스마트폰만 보느라 차량을 전혀 인식하지 않고 길을 건너다보니 보행자와 차량 간 사고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 영상을 보며 횡단보도를 걷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아주 큰 문젯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 도로교통공단에서 발표한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어린이의 교통사고 중 ‘보호자 보호의무 위반’이 무려 40.9%를 차지한다. 사고유형은 ‘도로 횡단 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초등 1~2학년 학생에게 가장 많이 발생했다. 따라서 등․하교 시 스마트폰을 응시하느라 아주 위험한 상황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안전교육을 보행자 중심으로, 체험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철저하게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계단에서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하교하는 경우를 아주 많이 보게 된다. 교문을 나가면서도 좌우에서 오는 차량을 보지 않고 스마트폰만 보고 가는 아이들이 많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자제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가 매우 절실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서 우선 보호자인 어른들부터 도로를 건널 때 스마트폰을 보지 않도록 노력하면 어떨까?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무심코 부모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모방학습을 하기 때문이다. 보행사고 줄이기 위한 교육 필요해 대부분 보행사고는 가정으로부터 반경 1㎞ 이내의 횡단보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등하굣길, 골목길, 놀이터로 가는 길에서 위험한 장소를 미리 가르쳐 주고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한 부모는 평상시 가정에서 자녀에게 안전한 도로 횡단 요령을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고, 보행자의 안전은 스스로 지키는 노력도 중요하다. 운전자에게만 보행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도 교통법규를 지키며 보행 안전 수칙을 따라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마지막으로 보행자의 날을 국민이 제대로 인식하고, 모르고 지나치지 않도록 체계적인 홍보방안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운전자는 길을 건너고 있는 사람이 항상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안전 운전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9월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고시 시행과 교권4법 개정 이후 학교는 어떻게 변했을까? 아쉽게도 ‘아직 변화가 없다’라는 교원 인식이 절반을 넘었다. 교총이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전국 교원 5461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긍정적으로 변했다’라는 응답 비율은 27%에 머물렀다. 그렇다면 왜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우선 무분별한 아동학대 고소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둘째, 학생, 학부모의 교권 보호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셋째, 민원응대, 문제행동 학생 분리 조치에 따른 인력, 공간, 예산의 부족과 부담 때문이다. 넷째, 아직 학교 규칙의 미개정, 여기에 더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지역교육청 이관’ 등 개정 교원지위법도 내년 3월이 돼야 시행되니 당장은 체감도가 낮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교총의 설문조사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두 가지가 있다. 교원의 정당한 학생생활지도는 아동복지법상의 아동학대로 보지 아니한다는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됐지만, 교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또 지난달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심각한 학교폭력은 경찰이 담당, 학교전담경찰관 확대‘에 대해 92.1%가 찬성을 한 것이다. 법·고시 시행됐지만 변화 체감 못해 현실 개선 위한 서명운동 힘 모아야 9월 25일부터 시행된 아동학대 신고 시 교육감 의견서 제출 제도는 약 한 달 만에 14건이 제출되고 18건이 제출 준비 중이다. 서울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사건 이후에 그토록 많은 문제 제기와 제도 개선 요구가 분출됐음에도 여전히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이뤄진다는 것이 확인됐다. 정당한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으로 인정되면 처벌은 안 되겠지만 교육청과 지자체의 조사, 경찰 수사를 받는 교사는 여전히 괴로울 수밖에 없다. 또 수사권은커녕 준사법권도 없는 교원이 학교 밖 학교폭력 사안까지 조사·처리하다 보니 어려움이 크고 툭하면 민·형사상 소송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총의 설문조사와 지난 10·28 여의도 교사 집회에서 확인됐듯이 전국 교원의 바람은 교권4법 개정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현장 교사의 요구와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교총이 1일부터 아동학대 및 학교폭력 관련 법령 개정 촉구 전국 교원 청원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주요 내용은 ▲교원의 정당한 학생생활지도는 아동학대 금지행위로 보지 않도록 아동복지법 개정 ▲무혐의(무죄)도 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 아동학대 행위자로 등록되는 문제 개선 ▲아동학대 조사 및 수사 시 교육감 의견 반드시 반영해 실효성 강화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판단하고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수사한 사안은 검찰에 불송치하고 조속 종결 ▲아동학대 무혐의(무죄) 종결 시 악성 민원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학교폭력 업무를 경찰로 이관하도록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이다. 서명 과제 모두가 현장 교원이 바라는 내용이다. 문제는 국회와 정부, 사회적 여론이다. ‘교권4법 개정 이후 효과성을 지켜봐야 한다’, ‘아동복지법 개정은 과도하다’는 주장과 학교폭력 이관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론을 이겨내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원의 단합과 참여가 절실하다. 한탄하고 억울함만 토로해서는 어두운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다.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찾는 도시, 전주다. 이런 ‘전주’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아무래도 ‘한옥마을’이 될 것 같다. 한옥을 입고 거리를 누비는 사람의 물결이며, 각각의 특색을 지닌 식당이며 카페, 그리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내국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인기가 있다. 이러한 한옥마을이 유명하다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전주는 전통과 문화가 많이 남아있다. 그런 전주는 여러 지역의 답사를 다니는 사람에게 중요하다. ‘전라도’란 이름은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를 붙인 것이니 전주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전주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여러 곳이 있겠지만 한옥마을 주변의 풍남문과 경기전, 그리고 약간 떨어져 있는 전주객사가 전주의 역사를 이야기하기 좋은 곳이 될 것 같다. ▨전주객사=‘전주객사’는 이름처럼 전주에 있는 객사 건물이다. 조선시대에 서울에서 온 관리가 머무르는 곳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역할이 있으니, 지방의 수령이 임금을 향해 예를 갖추는 ‘망궐례’를 치른다. 객사는 왕궁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해서 일반 관아와 구분해 보기도 한다. 객사는 여러 도시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전주객사 역시 마찬가지다. 전주객사 건물에는 한자로 ‘풍패지관’이라고 적은 커다란 편액이 있다. ‘풍패’는 고대 중국의 나라 가운데 하나인 한나라를 세운 고조의 고향인데, 이후 중국과 한국에서 황제나 왕의 고향을 상징하는 지명이 됐다. 태조 이성계를 가리킬 때 ‘전주 이씨’라고 하니 전주는 조선 왕실의 고향이라 이러한 이름을 붙인 것이다. 지금 전주객사를 보면 도시 한 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선시대에는 그 앞에 도청과 시청에 해당하는 전라감영과 전주부영 건물이 가득 들어찬 관청 거리가 펼쳐졌었다. 감영의 우두머리는 감사이고 부영의 우두머리는 부윤이다. ▨풍남문=풍남문은 전주를 둘러싸던 전주성의 남문이며 정문이다. 전주성의 성벽 길이는 약 3.2km에 이르렀으니, 지방의 도시를 둘러싼 읍성 중에는 꽤 큰 규모에 속한다. 전주성의 여러 성문은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서문은 패서문, 동문은 완동문, 북문은 공북문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동문과 서문, 곧 풍남문과 패서문의 앞 글자를 모아서 보면 ‘풍패’, 곧 객사에서 살펴본 왕의 고향을 가리키는 이름이 된다. 이를 통해 전주가 조선시대 어떤 느낌의 도시였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을 상징하는 공간이 바로 경기전이다. ▨경기전=경기전은 태조 이성계의 어진, 곧 초상화를 모신 사당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전주 이씨의 시조를 기리는 사당인 조경묘가 있다. 조선시대에는 태조의 어진을 모신 곳은 전주뿐 아니라 영흥, 경주, 평양에도 있었으며 시기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도시마다 태조의 어진을 모신 사당의 이름도 달랐다. 예를 들어 영흥의 사당은 준원전이라고 불렀다. 전주의 경기전은 다른 곳의 사당이 전쟁 등으로 불에 타서 옛 태조의 어진이 사라진 상황에서 어진을 온전하게 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물론 지금 태조 어진은 대한제국 시기에 낡아서 다시 그린 것이긴 하지만 적어도 태조 이성계의 얼굴을 이해하는 데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 같다. 경기전 어진 덕분에 우리는 태조 이성계의 얼굴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 귀한 역사 자료이다. 어떻게 경기전의 어진은 임진왜란과 같은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을까. 이 내력을 살펴보기 위해 경기전 영역 안에 있는 옛 전주사고의 모습을 함께 보자. ▨전주사고 터=임진왜란 초기,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활약으로 그리고 육지에서는 권율 장군이 왜군을 막으면서 위험을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이어지며 전주에도 언제 왜군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때 경기전 참봉인 오희길은 경기전의 ‘태조 어진’과 전주사고에서 보관하고 있던 ‘조선왕조실록’의 보호를 위해 도움을 요청했다. 조선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을 온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으로 서울의 춘추관, 성주, 충주, 전주 등 네 지역에 각각 보관하도록 했다. 혹시 어느 한 곳의 사고에 불이라도 나면 다른 곳의 실록을 참고해 다시 제작해서 조선시대 역사를 후세에 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기가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왜군은 한 달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한양을 함락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 왕실의 주요 서적을 보관하던 창고인 사고(史庫), 네 곳 가운데 세 곳이 불에 타거나 약탈당했다. 곧, 한양의 춘추관, 경상도의 성주 사고, 충청도의 충주 사고에서 보관하던 ‘조선왕조실록’이 불에 타거나 약탈당해 사라진 것이다. 만약 전주의 사고에서 보관하던 마지막 ‘조선왕조실록’마저 사라진다면 조선 전기, 200여 년의 역사 기록도 사라지게 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 나타난 인물이 손홍록, 안의 두 사람이다. 이들은 사람들을 데리고 전주로 달려왔다. 이때 안의는 64세, 손홍록은 56세의 적지 않은 나이였다. 오희길이 이미 실록의 피난처로 봐둔 내장산으로 실록을 옮겼으니, 처음에는 용굴암으로 이후에는 은적암과 비래암으로 다시 옮겼다. 이때 필요한 수십 명의 사람과 비용을 모두 두 선비가 감당했다. 왜군이 진주성을 함락하자 내장산에 실록을 두는 것을 위험하다고 여겨 다시 실록을 옮겼다. 정읍, 아산을 거쳐 황해도 해주, 강화도, 평안도의 안주를 지나 묘향산으로 옮겼으니 ‘조선왕조실록’ 지키기를 나라 지키듯 했다. 이 과정에서 안의 선생은 1596년, 병을 얻어 집으로 돌아온 뒤 세상을 떠났다. 7년에 이르는 기나긴 전쟁이 끝나자 ‘조선왕조실록’은 손홍록의 곁을 떠나 강화도 정족산성에 보관됐다. 그리고 다시 ‘조선왕조실록’을 여러 부 제작해서 각 지역에 보관하도록 했다. 몇 번의 변화가 있었으며 최종적으로 ‘조선왕조실록’은 서울 춘추관, 강화 정족산, 무주 적상산, 태백 태백산, 평창 오대산의 5곳의 사고에 보관하도록 했다. ▨동학과 서학, 그리고 전주=전주는 객사, 풍남문, 경기전과 전주사고를 통해 조선시대에 중요한 도시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전주의 위상은 근대에도 이어졌다. 1894년 일어난 동학혁명 당시 동학농민군이 전주성을 점령한 것이 얼마나 정부에 충격을 주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또 동학농민군은 전주에 ‘집강소’를 설치해 전라도 일대에서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농민들이 중심인 정치를 펼쳤다. 풍남문 옆 전동성당도 비슷한 배경 속에서 생겨났다. 1791년, 지금의 충남 금산. 당시 전라도 진산이라고 부르던 곳에서 사건 하나가 일어났다. 이 지역에 살던 선비인 윤지충이 모친상을 당했는데 신주를 땅에 묻고 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이다. 대신 천주교 의식에 따라 기도를 올렸다. 이러한 일은 유교의 나라였던 조선에서는 나라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큰 죄였다. 관청에서는 윤지충을 잡아들였는데 조사 과정에서 사촌인 권상연 역시 같은 행동을 한 것이 발각됐다. 사형에 해당하는 큰 죄를 지은 두 사람은 전라도의 중심인 전주로 옮겨져 재판받은 뒤 처형당했다. 이를 역사에서는 ‘진산사건’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흐른 뒤 두 사람이 처형당한 공간을 다르게 보게 됐다. 천주교에서 볼 때 이 장소는 순교의 장소였다. 1891년, 보두네 신부가 이 지역의 땅을 매입한 뒤 1908년에 성당을 짓기 시작해 1914년 완성했으니 바로 전동성당이다. 로마네스크풍의 전동성당은 많은 영화에 등장한 아름다운 건물로 한옥마을 명소 가운데 하나인데, 근대 역사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장소로 볼 수 있다. 전주는 전라도를 대표하는 도시답게 많은 역사를 품고 있다. 거기에는 지금과 다른 도시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유적도 있다. 그런데 전주에는 시간에 따라 서로 다르게 보는 사건과 관련된 공간이 있다. 과거의 영광에 기대려는 공간도 있으며, 당시에는 역모에 버금가는 사건이었지만 지금 우리가 볼 때는 선각자들의 행동, 더 나은 가치를 위한 것으로 평가받는 사건과 관련된 공간도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시선으로 보아야 할 다양한 역사의 층위를 가지고 있는 전주, 그래서 미리 준비하고 방문하면 좋을 곳이다.
김정우(사진 왼쪽) 제33 한국중등교장협의회 회장은 2일 교육부 등의 주최로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개최된‘2023 글로벌인재포럼’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New Wave AI와 빅 블러시대의 인재혁명’을 주제로교육 분야에서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활용, 혁신적인 교육 방법론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김 회장은 ‘New Wave AI와 빅 블러시대의 인재혁명에대한 비전과 한국 중등교육의 역할에 대해 “AI와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 방법론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경북 점촌북초(교장 하미경)는 1~3일4~5학년(19명)을 대상으로 국립청소년해양센터 주관의 블루카본 해양생태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하였다. 여성가족부와 해양수산부의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본 프로그램은 해양환경체험을 통해 해양환경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하고 미래 해양자원 개발, 기술발전에 대한 비전 제시 및 청소년의 건전한 인성육성과 창의적인 역량개발을 통해 청소년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2일 학생들이 거점 지역으로 활동한 호미곶 지역의 대동배리 지역은 블루카본(어패류, 염생식물등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 자원이 풍부하여 우리 지역의 생태환경의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교육과정과 연계한 환경 핵심역량과 실천력을 기르고 자연을 지키기 위한 해양 환경 정화 활동(해양 플로깅)도 하였다. 블루카본 생태 체험학습에 참여한 노OO 학생(4학년)은 “해변에 사는 생물을 관찰하고 친구들과 함께 미역을 채취하니 즐겁고 바다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해양쓰레기도 주웠는데 앞으로도 소중한 우리 동해 바다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점촌북초는 생태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내실 있게 운영함은 물론, 지역 생태환경 및 환경 관련 기관의 우수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다양한 기후위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ESD 교육 기관이다.
이른바 교권4법(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지위법)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교사들이 교권보호를 체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2일 경남 창원문성대 컨벤션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학교교육·대학입시정상화특별위원회, (사)한국초중고교장총연합회, 대한사립교장회가 공동주최한 ‘공교육정상화 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 회장은 “교권4법과 학교폭력예방법이 개정됐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안감이 있다”며 “100% 교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교권보호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최우선으로 활동해 온 정 회장은 12월 교원의 생활지도권을 법제화했다. 이후 올 7월 서울서이초 교사의 비극적 사건 이후에는 긴급기자회견, 교육권 보장 현장요구 전달 기자회견, 교권보호입법 촉구 국회앞 릴레이 1인 시위 등을 전개하며 교권4법 개정을 주도해왔다. 정 회장은 “교권침해 현황을 보면 2020년 이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교원치유지원센터 이용 현황과 비교했을 때 훨씬 적은 숫자로 그만큼 선생님들이 ‘교실 일은 내가 책임진다, 내가 스승이다’라는 책임감 때문에 감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교원치유지원센터를 찾아 상담 및 심리치료, 법률지원 등을 받은 횟수가 1만8973건이었음에도 교권침해 건수는 3035건에 불과했다.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된 교육활동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교육부 장관이 매주 현장 교사들과 간담회도 열고 있고 국민의힘도 노력하고 있어 이번에야말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학부모와 교사는 교육의 동반자이자 협력자로 서로 신뢰 속에 학교 교육을 살려나자”고 당부했다. 사교육카르텔 혁파와 공정한 대학입시,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에 대한 담론을 모으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출범한 국민의 힘 학교교육·대학입시정상화특위는 현장 중심적 정책 마련과 국민적 관심 제고를 위해 전국 순회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