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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달랑 한 장 남은 달력도 이제 며칠밖에 시간이 없다. 새로운 시대의 도래가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영어로 10년 주기의 세월을 Decade 라고 한다. 2010년의 Decade를 보내고 바야흐로 2020년의 Decade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무대에 오르면 늘 두렵고 설레며 가슴이 뛰는 것이 인지상정이듯이 이제 새로운 2020년 Decade를 맞이하는 심정은 더욱 남다르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편에서는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하지 않는가. 우리 모두 자신과 가족의 삶, 직장에서의 삶, 마을공동체에서의 삶, 그리고 국가적인 삶을 회고해 보는 시간이다. 작은 가슴에 소소한 행복을 찾아서 살아가는 것이 개인과 가족의 삶이라면 직장과 마을과 국가는 그보다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보아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개인의 삶은 크게 만족할 수는 없어도 반대로 크게 후회스러움이 없으면 일단은 평균점은 넘어간 것이다. 가족은 그러한 우리의 보금자리이니 오십보백보라 믿는다. 하지만 국가적인 삶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니 최악이다. 특히 정치권과 언론, 종교계는 아예 처음부터 평균을 기대하기는 염치가 없을 정도다. 2019년 새해 벽두에 꿈꾸고 다짐하였던 소망과 약속들은 어디에 있을까. 국가는 어찌 이렇게 시끄러울까. 언론은 왜 이리 불신을 자초했는가. 종교계는 어찌하여 참사랑(자비)의 정신을 잃었는가. 지금의 이 소용돌이는 누가 만들었는가.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맨 앞에 선 이들이 저렇듯 싸움판이니 국민의 생각이 편할 날이 없다. 누구 좋으라고 저러는 것일까. 저렇게 지나가면 종국에 나라가 어디로 갈 것인가. 국민의 대변자, 지식인의 집합체, 신의 대리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허구한 날 국민을 걱정스럽게 만들고 민심을 어지럽히고 양분시키니 이 나라의 평화는 과연 누구 책임인가. 놀랍게도 책임이 모두 그들에게 있다. 소란을 만들어 북적이는 것도 저들 때문이며, 잠재우고 평온하게 만들 사람도 바로 저들이다. 정치는 바로 그걸 해내야 한다. 언론은 진실을 알려야 한다. 종교는 일치와 사랑을 보여야 한다. 정치는 협상과 토론 그리고 법과 제도를 통하여 나라와 국민에게 안정과 질서, 평화와 복지를 가져와야 한다. 지금은 정치가 실종되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공정한 취재와 보도가 어둠 속의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세워 주지만 가짜 뉴스, 편파 보도, 진실을 가장한 이념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현재의 언론이다. 언론이 진영논리에 휘둘려 누군가의 심부름꾼을 자청한다면, 스스로를 죽이는 꼴이 아닌가. 사실을 토대로 진실을 전하며 국민들이 믿고 찾을 언론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은 양심과 시대정신을 바로 세우는 언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을 힘들게 하는 또 하나 집단이 있다. 종교계다. 평화와 화합이 아닌 분열과 다툼을 앞서 외친다면 이는 종교가 아니라 선동이다. 종교계의 거두라 자처하는 한 사람의 증오에 찬 대중 집회와 숨겨진 기도, 신에게까지 나불대며 자신을 드러내는 전횡은 교회의 힘을 빙자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분열을 조장하는 죄악이다. 그것도 버젓이 신의 이름을 내세워 저지르고 있다. 올해 대학교수들이 선정한 사자성어가 공명지조(共命之鳥)다. 함께 살아야 하는 운명공동체인 줄 깨닫지 못하고 서로 싸우고 해악을 끼친 나머지 모두가 공멸하는 어리석은 행위를 뜻한다. ‘이러다 모두 죽는다’는 커다란 각성이 있어야 한다. 생각이 같은 사람은 없다. 방법이 동일한 집단도 없다. 다른 것을 놓고 싸우는 틈에 본래 꿈꾸던 방향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공명지조(共命之鳥)를 경계하며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이루어야 한다. 어렵지 않다. 다르지만 평화롭게 해결하는 지혜를 발휘하면 된다. 세밑에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를 재삼 성찰하는 기회다. 지금처럼 그렇게 살고들 싶을까? 깊은 우려를 금치 못하겠다.
원하는 내용을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는 원격연수가 급속한 정보통신 기술발달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세로 자리잡았다. 원격연수가 시작된 지난 2000년 연수를 받은 교원은 1820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2018년에는 64만여 명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 신장세를 보였다. 정보통신 인프라와 교사들의 인식변화, 우수한 콘텐츠는 교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연수형태로 자리매김되는 원동력이 됐다. 본지에서는 원격연수 도입 20년을 앞두고 연수 내용의 수월성 확보, 현장교원 적합성 제고, 연수과정 운영 등 질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원격연수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을 골격으로 연수자가 원하는 질높은 연수를 제공하는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다양한 선진외국의 원격연수 모델을 찾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함이다. 아울러 한국교총원격교육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은 현직 교사의 생생한 경험담도 곁들였다. 필자들은 원격연수가 양과 질적인 면에서 괄목할 성장을 거두고 있지만 연수과정 시스템과 연수 콘텐츠 부분은 유연성과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선진외국의 경우처럼 연수 주관 기관에 따른 연수 운영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사들의 원격연수를 지원하고, 교사들의 전문성을 향상 시키는 데 빅데이터가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육데이터가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어 교육적 활용의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는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002년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아 그동안 위탁 경영으로 운영되어온 한국교총원격교육연수원이 2019년 직영체제로 전환되며 새로운 장을 열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궈낸 헌신적인 책임경영으로 성공적인 연착륙을 이뤄냈다. 데이터베이스는 안정적으로 이관되었고, 홈페이지는 학습자 편의를 고려하여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카테고리로 개편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양질의 자체 개발 연수 콘텐츠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춰 학습자의 니즈를 분석한 다양한 콘텐츠들 또한 대거 등장했다. 학교현장의 리얼리티가 담긴 사례를 살펴보는 토크쇼 형식의 ‘교단에 선 교사를 구하라, 구해줘, 쌤즈!(이하 구해줘 샘즈!)’와 교사 유튜버를 위한 채널 제작 및 운영 노하우를 담은 ‘선생님이 유튜브 해도 되나요?(이하 유튜브 사용설명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구해줘 샘즈!’는 교육활동 침해 증가에 따른 교권보호 역량강화와 마음치유를 위한 회복적 상담을 지원하는 연수 콘텐츠다. 학교폭력·성교육·안전교육·생활지도 그리고 인간관계와 전문성 신장 등 교직일반에 대한 교사들의 희로애락의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한다. 방송 예능을 방불케 하는 참신한 구성과 세련된 연출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원격연수의 포맷을 구축했다. ‘유튜브 사용설명서’는 카메라 세팅 및 촬영, 자막 활용법뿐만 아니라 저작권 해결 방법과 유튜브의 수익구조까지 방송플랫폼 활용을 위한 실제적인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준다. 또한 사제동행의 4학점 연수의 공신력은 가히 최고 수준이다. 그동안 학사운영 신뢰성을 확보해온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10점 단위로 추출되는 재단의 성적통계시스템은 공정하고 투명한 성적 관리의 표본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문직 시험의 바이블로 통하는 한국교총의 전문직강좌(홈페이지 우측 배너)도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다. 학습자 편의를 위해서 최대 규모의 출석고사장을 운영하는 것도 사제동행이 아니고선 이뤄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수업시간에 하품하는 학생들에게 종종 마음의 상처를 받곤 했다. 졸고 있는 학생들을 보며 과도한 선행 학습 탓으로 돌리곤 했다. 누적된 학습의 결손은 임금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웃픈(웃기고 슬픈)’ 자기합리화를 한 적도 있다. 문득 ‘나는 정말 교육전문가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을 때 사제동행 원격연수원을 만났다. 학생들과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에 사제동행 원격연수원에서 ‘학생과 함께하는 토론수업’과 ‘Prezi로 만드는 나만의 수업자료’ 연수를 들었다. 외국에서 멋지게 영어로 수업하는 파견교사를 꿈꾸며 ‘선생님을 위한 교실영어’와 ‘시나공 TOEIC’ 강의를 들기도 했다. 처음으로 장애학생의 담임을 맡게 되었을 땐 ‘열린 마음으로 시작하는 핵심통합교육(기초)’와 ‘꿈과 희망으로 소통하는 통합교육 노하우(심화)’ 연수를 틈틈이 수강했다.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열쇠는 사제동행에 있었다. ‘배움을 멈춘 교사에게 배우는 것은, 고인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급변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끊임없는 자기 연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무늬만 교사였던 나는 사제동행이라는 원격연수의 보물 창고를 열었다. 최신 흐름에 맞춰 플랫폼과 콘텐츠를 개편하되, 사제동행이라는 사명(社名)은 그대로 유지하였다. 한국교총이 72년 한결같이 교육의 중심을 지켜온 것처럼 사제동행 원격교육연수원도 스승과 제자가 함께 연구하여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수학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학습의욕 또한 낮았다.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2019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수학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한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내년 1월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지난 6월 13일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중 표집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국어·수학·영어 교과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했다. 전체 학생(중3, 고2 학생 총 81만1754명)의 약 3%에 해당하는 481개교의 2만4936명이 시험을 치렀다. 올해 중3 학생들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1.8%로 나타났다. 지난해 11.1%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고2 학생들의 경우 9.0%로, 지난해(10.4%)보다 소폭 낮아졌다. 국어의 미달 비율은 중3의 경우 4.1%, 고2는 4.0%였다. 교육부는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 가치, 흥미, 학습의욕 등도 중·고등학교 모두 다른 교과보다 낮게 나타났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전체적으로 낮아졌다. 고2의 경우 국어는 77.5%, 수학은 65.5%, 영어는 78.8%로 세 과목 모두 지난해보다 낮게 나타났다. 중3은 수학이 61.3%로, 2018년(62.3%)보다 1.0%포인트 감소했다. 학생들의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는 최근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해 발표된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중3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1.1%로, 2008년(12.9%)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조사됐다. 증가 폭도 2008년 이후 최고치였다. 고2의 경우도 10.4%로 두 자릿수를 기록,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학력 저하의 심각성을 인지한 교육부는 지난 3월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2020년 3월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교별로 기초학력 진단 맞춤형 평가를 실시하고, 기초학력 부진에 대한 단위학교의 책무성 강화했다. 진단도구나 방법 등의 선택은 단위학교의 자율에 맡겼지만, 기존에 진행하던 진단평가를 강화하는 수준이다. 학교·교사의 책임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일제고사의 부활"이라며 거부하는 상황이다. 최근 서울시교육청도 내년부터 초3, 중1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력 진단평가 시행 계획을 내놨지만, 일부 단체들이 교육청을 점거하고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일부 교육청의 반발로 도입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자유학년제와 혁신교육, 역량중심교육 등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 분석부터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대변인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뿐 아니라 보통학력 이상 학생의 비율이 낮아진 것은 전체 학생의 학력 저하에 대한 종합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신호"라며 "학력 저하의 원인 먼저 분석하고 종합적인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환경을 개선하고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방법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교육정책 기조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1998~2007년) 때는 표집 방식이었다가 이명박·박근혜 정부(2008~2016) 때 전수평가로 전환됐고, 이번 정부(2017년~) 들어 표집평가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14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이번 주부터 4일간(11.18~11.21.) 2학기 기말고사가 시작되었다. 사실 수시모집 전형이 끝난 상황에서 2학기 기말고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일까? 일부 아이들을 제외하고 시험에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 심지어 십 분도 채 되기도 전에 답안지에 인적사항만 체크한 뒤 엎드려 자는 아이들. 더군다나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아이들은 시험 그 자체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다만 시험에 참여하는 데만 의미를 둬 염려되었다. 수능이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시험이라 다소 여유는 없겠지만, 모든 교과가 수능시험 이전에 시험 범위까지 진도가 나간 상태라 조금만 관심을 두고 준비한다면 뜻밖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험을 치르고 채점을 끝낸 일부 과목의 경우, 예상보다 점수가 낮게 나와 교과 담임을 놀라게 했다. 문제를 쉽게 냈음에도 아이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화내는 교사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과목은 성적이 바닥을 쳐 선생님의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영어시험이 끝난 뒤 아이들의 성적이 궁금하여 채점해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영어 과목 또한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성적이 매우 저조했다. 모든 학급의 영어성적 평균이 1학기 때보다 많이 떨어진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아이의 영어성적은 무려 30점 이상 차이나 놀라게 했다. 그리고 시험을 거의 포기한 듯 점수가 20점 미만인 학생도 여럿 있었다. 그런데 수시모집을 포기하고 오직 정시 모집을 목표로 공부한 아이들의 영어성적은 1학기 때보다 많이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시 모집은 3학년 2학기 때까지의 성적을 반영한다는 사실을 그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시험이 끝난 뒤, 성적이 떨어진 몇 명의 아이들을 별도로 불러 그 이유를 물었다.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아이들의 경우, 2학기 내신이 별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거의 시험을 포기했다고 했다. 그리고 대학별 고사(면접, 논술, 적성 고사 등) 준비로 기말고사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 대부분은 수능시험이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기말고사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답했다. 아마도 그건, 모든 학교가 3학년 대입 전형자료 생성 작업 일을 맞추기 위해 기말고사 일정을 일찍 앞당겼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아무튼, 선생님은 수시모집 최종 합격과 관계없이 모든 아이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학과에 적응 못 해 재수할 경우, 3학년 전(全) 성적이 반영된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다시금 상기시켜 줄 필요가 있다. 그것보다 고교 시절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라도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일깨워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더 큰 문제는 기말고사 뒤 아이들의 생활지도이다. 아이들은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무질서한 행동을 일삼게 될 것이고 이는 곧 교실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아이들의 이런 행동이 1, 2학년 재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해보아야 할 것이다. 학년 말까지 아직 기일이 많이 남아 있다. 이에 수능 성적 발표일(12월 4일)까지 가채점 결과를 근거로 정시 모집에 따른 진학지도가 철저히 이뤄져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등교하여 무료한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해서라도 학교 차원에서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제주교총(회장 김진선)은 7일 제주국제교육원 세미나실에서 제88회 대의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제주교총은 2020년 사업계획(안), 2020년 각 회계별 세입·세출 예산(안) 심의, 2019년 일반회계 추가경정 세입·세출 예산(안) 등을 심의했다. 또한 제31대 제주교총 회장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제주교총 교권옹호기금운영규정, 제주교총-제주도교육청 업무협의, 2019년 제주교총 사업현황 등을 안내했다. 특히 제주교총-도교육청 업무협의와 관련해 교육정책, 인사, 예산 등에 대해 대의원들의 심도 있는 의견이 오갔다. △소통과 협력의 교육공동체 운영을 위한 학부모 역량 강화, 이와 관련한 조례 제정 고려 △학생 맞춤형 지원체제를 위한 다문화 학생 지원 및 정서 위기 학생 지원 △방과후학교 1∼2학년 ‘영어교육’ △교권보호위원회 교육청에서 운영 △혁신학교와 일반학교의 불평등 초래 △내부형 공모 교장 임기 만료 후 교사 등 복직 준수 등이 논의됐다.
15일(금). 등굣길, 수능을 끝낸 아이들의 발걸음이 예전보다 아주 가벼워 보였다. 조회를 위해 조용히 교실 문을 열었다. 평소와 달리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어제 치른 수능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불수능이 아니기 때문일까? 아이들의 표정은 그다지 어두워 보이지 않았다. 우선 아이들에게 가집계표를 나눠주고 난 뒤, 이미 발표된 정답을 확인하여 가채점을 해보도록 하였다. 일찌감치 가채점을 마친 일부 아이들은 입시 학원에서 발표한 예상 등급을 확인하며 자신이 갈 수 있는 대학을 가늠해 보기도 하였다.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일부 아이들을 제외하고 아이들 대부분은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왔다며 만족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아이들이 느끼는 수능 체감은 각각 달랐고 희비 또한 엇갈렸다. 우선 수시모집 최저 학력이 있는 아이들의 예상 등급이 궁금했다. 아이들 대부분이 수능 최저를 맞춰 남아있는 대학별 고사에 최선을 다해야 했다. 반면, 최저를 맞추지 못한 아이들은 앞으로 있을 대학별 고사(면접, 논술, 적성 등)가 무의미해졌다며 낙담하기도 했다. 모의고사 때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는 한 아이는 2교시 수학에서 고친 문제가 다 틀렸다며 순간의 판단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이 부족하여 정답을 적어오지 않은 일부 아이들은 성적표가 나올 때까지 자신의 점수를 기다려야만 했다. 매번 모의고사 때 영어 점수를 5등급 이상 맞춰본 적이 없는 한 남학생은 가채점 결과 2등급이 나왔다며 영어 선생님인 내게 자랑했다. 그런데 다른 영역의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그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지난 수시모집에 원서를 내지 않고 오직 정시를 위해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해 온 한 여학생은 사회탐구를 제외한 모든 영역이 모의고사 때보다 훨씬 더 점수가 잘 나왔다며 정시에 한 가닥을 희망을 걸 수 있다며 좋아했다. 평소 모의고사 때, 1, 2등급이 나올 정도로 수학만큼 자신 있어 했던 한 아이는 몇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해 3등급이 되었다며 울먹였다. 그리고 늘 ‘재수는 없다’며 모의고사에 자신만만했던 어떤 아이는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내년에 재수해야 할 것 같다며 허탈해했다. 탐구영역 선택과목 2과목 중 1과목에서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한 아이는 수능 원서 접수 마지막 날 선택과목을 바꾼 것을 후회했다. 그리고 5교시 아랍어를 선택한 한 여학생은 가채점 결과 1등급이 나왔다며 탐구영역 1과목과 대체할 수 있어 좋아했다. 아직 수능 성적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은 만큼 수능 성적에 너무 낙담하지 말 것을 아이들에게 당부했다. 그리고 남아있는 대학별 고사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수시모집에 한 군데라도 합격(전문대 포함)하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수능이 끝난 오늘. 오랜만에 아이들의 밝은 표정을 대하니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더는 우리 아이들이 수능 후유증으로 고통받지 않기를 내심 기도했다. 그리고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도 않은 수능 결과에 지레짐작 겁먹고 대학 입시를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랐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에 연일 비판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개의치 않고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 분야 국정과제 중간점검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2년 반 동안 변화를 일구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교육제도의 변화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수능 절대평가를 비롯한 대입 개편으로 시작해서 영어 방과 후 수업 금지, 직업계 현장실습제도 폐지,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등 설익은 정책을 강행하다 여론의 역풍에 변경하면서 국민의 원성을 산 일이 한둘이 아니었던 것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특히 이날 모두발언에서는 갈등과 반대 여론이 거센 자사고·외고 일괄 폐지, 아직도 교원 수급 등 준비 부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고교학점제를 언급하면서 천연덕스럽게 “우리 교육이 미래로 나아가도록, 고교학점제를 준비하고 고교체제를 단순하게 정비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8일 법무법인 태평양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고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제기를 위한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힌 상태다. 또 특성화고 취업률이 매년 급감하는 현실인데도 “고졸취업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성화고 취업률은 2017년 75%였으나 2018년에는 66%, 2019년에는 57%로 줄었다. 교육부가 이날 배포한 중간점검회 토론자료집과 분과별 토론의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정치편향 교육 논란과 학력 저하 우려로 인한 학부모들의 지정 반대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혁신학교 정책에 대해 “우수사례를 확산·일반화하고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수치로 드러나고 있는 학력 저하 현실에 대해서는 극복해야 할 ‘프레임’으로 치부했다. 특정 노조 간부의 승진 하이패스로 작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심지어 투표 조작으로 수사까지 받고 있는 무자격 교장 공모제 확대는 ‘학교 운영 자율화의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찬반 논란이 계속되는 학운위 학생 참여와 학부모회 법제화에 대해서도 교육 현장에 학생·학부모 참여를 확대한 성과로 소개했다. 대통령의 정시 확대 발언으로 학부모와 학생을 혼란에 몰아넣은 정시·수시 비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지만, 몇 번을 바뀐 대입 개편을 두고도 대입 사전 예고제 시행으로 예측 가능성이 커졌다는 자화자찬이 이어졌다.
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에 나라 잃은 슬픔으로 고통과 방황 속에서 절망적인 삶을 살았다. 그 와중에도 3.1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애국지사들은 비폭력운동에 앞장섰다. 이는 후에 영국의 지배를 받던 암울한 시대에 인도의 독립을 위해 비폭력운동에 헌신하는 수많은 애국지사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이는 세계사가 주지하는 바이다. 양국 국민들의 사상적 배경과 인류를 위한 평화와 사랑의 정신은 소위 비폭력평화주의로 전 세계에 역사적인 큰 족적을 남겼다. 이에는 지도자의 헌신과 봉사, 희생이 있었지만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고 대의를 향해 순결하게 저항한 평화를 사랑하는 수많은 민중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용기와 열정, 애국심을 조국의 독립과 평화를 위해 기꺼이 헌정했던 것이다. 인도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비폭력 운동을 이끈 정치인 간디는 비노바 바베를 가리켜 ‘인도가 독립하는 날, 인도의 국기를 맨 처음으로 계양할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비노바는 사회개혁가이자 뛰어난 영성가로 권력의 바깥에서 이타적인 활동과 인격적인 삶으로 모든 인도인의 마음을 흔들었던 인물이다. 독립운동으로 여러 차례 영어(囹圄)의 몸이 되기도 하였다. 그는 "모든 사람은 베풀 수 있는 무언인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곤 했다. 땅, 지식, 재산, 육체적 힘, 사랑과 애정 등등이 바로 그것임을 역설하였다. 그래서 베풀고 베풀어야 한다고 그는 가르쳤다. 이는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고 자란 탓이었다. 그는 10살이란 어린 나이에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면서 인류를 위해 헌신하기로 서약했다. 비노바는 폭력 없는 사랑과 감동만으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깨닫고, 2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인도 전역을 걸어 다니며 지주들을 만나 가난한 이웃들에게 땅을 내어주도록 하는 토지헌납운동을 벌였다. 그가 8천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걷고 또 걸으면서 ‘평화의 행진’을 함으로써 지주들로부터 기부 받은 땅은 광활한 인도 국토의 한 개의 주(州) 넓이에 해당할 정도였다. 이 일로 가난과 숱한 분쟁으로 피폐해져 있는 인도를 하나로 묶어주는 소리 없는 혁명이 되었다. 동양 사회에서 중국의 맹자 어머니, 조선의 한석봉 어머니, 인도의 비노바 어머니는 공통된 위대한 자녀교육의 모델이었다. 그중 비노바의 어머니는 “우리는 먼저 베풀고 나중에 먹어야 하는 법이다”라고 가르쳤고 건장한 거지에게 적선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아들에게 “아들아, 우리가 무엇인데 누가 받을 사람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인가를 판단한단 말이냐. 내 집 문전에 찾아오는 사람이면 그가 누구든지 자신처럼 받들고 우리 힘닿는 대로 베푸는 거란다.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을 판단할 수 있겠느냐”라고 교육했다. 나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무엇을 베풀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꽤 많다. 왜냐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서로 얽혀 있어서 무슨 일이든지 서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타인에게 이타적인 행동을 얼마든지 베풀 수 있다. 나눔과 베풂은 이제 적선이나 기부가 아닌 우리 삶의 의무이자 사랑의 실천이다. 자기 사랑으로부터 시작하는 작은 실천이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확대될 수 있으며 자식 사랑과 이웃 사랑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실천할 수 있다. 인류가 서로 협력하여 공존함으로써 적자생존을 이루고 진화에 성공했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경쟁이 아닌 협동과 나눔, 베풂이 있음으로써 존재하게 된다. 오직 나와 집단의 이득만을 생각하는 암담한 현실에서 우리가 행할 수 있는 교육은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더불어 살아가면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베풀 것을 서로서로 나누고 사랑하는 것이다. 나누고 베푸는 삶을 강조하는 교육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교육사상을 실천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민족의 유산이다.
“정권 출범 시 5대 국정 전략으로 내걸었던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은 교육 이양(移讓)에 경도돼 실종되고, 정치‧이념의 개입으로 교육정책이 철회‧번복되면서 표류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교육에 대해 “정치에 좌우되는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며 “국가의 교육적 책무를 강화하고, 교육법정주의를 확립하며, 이념을 초월해 교육백년대계를 다시 정립하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현 정부가 교육의 분권과 민주성, 평등성, 공정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지난 2년 6개월 간 여론과 진영의 지지를 좇아 갈팡질팡 표류하면서 교육법정주의를 훼손하고 혼란을 자초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당청의 개입과 시‧도교육감의 입김에 교육이 좌우되고, 교육부 스스로 국가의 교육적 책무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기초학력 보장, 학력 제고라는 공교육의 기본적 책무까지 방기해 학생의 미래조차 암울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총은 11일 낸 입장문에서 “교육 분권과 민주성에 경도된 유‧초‧중등 교육의 전면 시‧도 이양 추진, 평등성에 매몰된 학생 평가 경시 및 고교체제 획일화, 공정성을 빌미로 한 졸속 입시 개편이 대표적인 문제”라며 “교육적 논의와 합의보다 정치적 판단에 따른 정책 기조 때문에 오히려 정권이 내걸었던 국가의 교육책무가 부정되고, 시행령 하나로 백년대계를 맘대로 뒤집는 교육법정주의 훼손까지 초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총은 현 정부의 유‧초‧중등 교육 전면 시‧도 이양 추진에 대해 “교육은 기본적으로 국가사무라는 원칙 하에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도농 격차와 교육 불평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중앙정부가 교육적 책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도마다 다른 원칙 없고 불공정한 자사고 재지정 취소 사태로 홍역을 치렀고, 최근에는 학생들의 기초학력진단평가조차 거부하는 시‧도가 생겨 천차만별로 시행될 판이라는 것이다. 시·도교육감들은 교사 임용시험 기준도 스스로 정하겠다고 요구하면서 교원 지방직화 문제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평등성에 경도된 ‘평둔화’(平鈍化) 교육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최근 발표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2009년, 2015년 결과를 비교한 결과, 하위 수준 비율이 수학 8.1%→15.4%, 과학 6.3%→14.4%, 읽기 5.8%→13.6%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중3‧고2 대상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도 수학 기초 미달 비율은 중‧고생 모두 10%를 넘어서는 등 학력 저하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고, 읍‧면 지역 중‧고생의 수학, 영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대도시 학생보다 10%p나 낮은 것을 예로 들었다. 대입제도 개편과 관련해서는 “당청과 교육부, 시‧도교육감이 엇박자를 내며 또 다른 공정성 시비만 낳고,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대입제도도 한번 정하면 쉽게 고치지 못하도록 교육법정주의를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정권과 이념에 의해 오락가락 표류하는 교육으로는 공교육 정상화를 바랄 수 없고 학생과 국가의 미래 또한 없다”며 “여야, 좌우를 넘어서는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입시제도와 고교체제 개편, 학력 제고 등을 둘러싸고 청와대, 국회, 정부, 시‧도교육감 등이 제각각 정책 추진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며 “교육이 중심을 잡도록 국가교육 컨트롤타워로서 청와대 교육수석이 반드시 부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대구교총(회장 박현동)은 4일 오후 JJ어학원과 어학 교육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사진)을 체결했다. 필리핀 마닐라 소재의 JJ어학원은 교총 회원 및 자녀를 대상으로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구성해 겨울방학 영어 캠프를 20% 할인가로 제공한다. 또한, 제휴 기념으로 온라인 화상 영어수업도 특가로 진행 중이다. 자세한 사항은 대구교총 홈페이지(tfta.or.kr)의 ‘회원복지혜택’, JJ어학원 홈페이지(www.jjlc.co.k) 팝업창에서 확인할 수 있다. JJ어학원 문의는 010-4328-4310.
"화산모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물이 필요할까요?" "마시멜로요!" "알코올램프와 알루미늄 포일이 필요해요." 지난 8일 충북 원평초 과학실험실. 실험 가운을 입은 교사가 질문하자, 학생들은 손을 들고 발표하기 바빴다. 실험에 필요한 준비물을 확인한 후 화산모형 만드는 방법을 살폈다. 알루미늄 포일은 화산이 됐고, 마시멜로는 용암을 대신했다. 달콤한 간식거리로 화산모형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학생들은 한껏 들떴다. 마시멜로로 만든 화산을 알코올램프로 가열하자, 과학실험실에 달콤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와, 달콤한 냄새가 난다!" "오, 마시멜로가 위, 아래로 꿀렁거리고 있어. 진짜 신기하다!" 마시멜로가 녹으면서 연기가 나고 솟아오르는 모습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학생들은 화산모형에서 관찰된 연기와 흐르는 마시멜로, 굳은 마시멜로를 화산가스, 용암, 화산 암석 조각에 대입하면서 화산 분출물의 특징을 알아봤다. 경인교대 강영희 씨가 준비한 과학 수업 ‘화산과 지진’이다. 제9회 전국 교대 좋은 수업 탐구대회(이하 좋은 수업 탐구대회)가 8일 청주교대와 충북 청주지역 초등학교 4곳(산남초·원평초·서현초·샛별초)에서 열렸다. 교육부와 한국교총, 전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가 공동주최한 좋은 수업 탐구대회는 예비 초등교사들이 좋은 수업에 관심을 갖고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개방적이고 능동적인 교사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매년 전국 10개 교육대와 제주대 교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수업 실연 부문과 수업 비평 부문에서 실력을 겨룬다. 올해는 총 92명이 참가했다. 수업 실연 부문은 초등학교 4~6학년에 개설된 10개 교과에 4명씩, 창의적 체험활동 교과에는 8명씩 배정해 치러졌다. 참가자들은 교과별로 사전에 제시된 단원과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다. "Do you like English?" "Yes!" 같은 시각, 다른 교실에선 영어 수업이 한창이었다. ‘좋아하는 것을 소개하는 글을 읽고 이해하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전주교대 김유진 씨는 밝은 목소리로 수업을 시작했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이뤄졌다.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호응이 좋았던 건 ‘Pass the ball’ 게임. 옆 친구에게 공을 전달하다 음악이 멈출 때 공을 가진 학생이 문장을 완성하는 게임이었다.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던 학생도 수업 막바지에 이를 즈음에는 신나게 활동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업 비평 부문 참가자들은 전국에서 모인 교대생의 수업을 살피면서 더 나은 수업에 대해 고민했다. 대회에 처음 출전한 제주대 최리엘(초등영어교육 전공) 씨는 "전국 교대생들의 수업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면서 "스스로 수업을 돌아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폐회식에서 하윤수 교총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줄 교원에 대한 사회적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미래 교육현장의 주인공인 전국 예비교원들과 현장 교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좋은 수업을 탐구하고 토론하는 이 자리는 그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닌다"고 축사를 전했다.
제9회 전국 교대 좋은 수업 탐구대회가 8일 오전 충북 청주교육대학교에서 개최 되었다. 경인교대 강영희 씨가과학과목 화산과 지진에 대하여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실연을 하고 있다. 전주교대 김유진 씨가 5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주교대 유환희 씨가 창의적체험활동 과목 '나를 기계로 표현하고 자신의 특징 말하기'란 주제로 수업 실연을 하고 있다.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들여다볼 때, 혼도 곁에서 함께 제 얼굴을 들여다보진 않을까? 우리 역사에서 외면할 수 없는 ‘그 도시의 열흘’을 ‘어린 새’의 파닥거림으로 좇아가는 글을 읽으며 자꾸만 아려왔습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라는 소설은 읽는 내내 저를 힘들게 하였습니다. ‘5월의 광주’에서 벌어진 참혹한 현실을 마주한 작가는 그 날 파괴된 영혼들이 못 다한 말을 접신하듯 쏟아 냅니다. 그 아이, 그 소년은 연한 하늘색 체육복 바지에 교련복 윗도리를 입고 동그란 상고머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영어선생님이 되고 싶어 하는 평안이와 꿈이 같을 수 도 있고, 행정공무원으로 안정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우등생 석현와 비슷한 성격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아이는 예은이처럼 친구를 좋아하고 성찬이처럼 형을 자랑스러워하며 건호처럼 동생을 잘 돌볼 수 있었겠지요. 또 재원이처럼 친구들이 믿음직하게 여기는 아이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 아이는 우리반 학생들과 같은 나이입니다. 그 아이는 지금쯤 시작하는 학기말고사 때문에 힘들어하고 시험이 끝난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영화관도 가야했습니다.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 소년의 삶입니다. 그러나 오월의 광주에서 산산이 부서지고 흩어진 그 무섭고 암울한 기억들 소환하여 이 소설은 소년의 눈으로 소년의 옆자리에 앉아 함께 이야기합니다. 저는 ‘부마 민주 항쟁’의 도시 마산에서 80년대 대학을 다녔습니다. 민주화의 열기 속에서 교정은 매캐한 최루탄 냄새가 무성하였고, 정문 앞은 군데군데 화염병이 터졌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학생회에서 몰래 붙여둔 광주의 사진을 보면서 우리들은 몰래 소리죽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큰소리를 내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저와 다르게 누군가는 독재 타도를 외치며 데모 행렬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긴 세월을 지나 다시 저는 신내림 같은 한강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몇 방울의 눈물이 흐릅니다. 다시 ‘소년’이라는 말은 제 가슴에 생채기를 냅니다. 천지에 흰 안개꽃이 피어 더 서러운 가을 아침입니다. 『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창비, 2014
지금이야 ‘융합수업’이 낯설지 않지만, 내가 융합수업을 시작했던 2012년에는 생소한 수업방식이었다. 2012년 혁신학교와 STEAM 연구학교를 함께 운영하는 신안중학교로 발령이 나면서 시작된 융합수업은 타 교과와의 교류 없이 단편적인 수행평가와 미술이론을 가르치던 나에겐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미래교육은 계속 변하고 있고, 내 수업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학교 내 ‘융합교사연구동아리’에서 국어·영어·수학·과학·도덕 등 다양한 교과교사와 융합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같은 주제로 융합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면서 서로의 교과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2학년 모든 교과가 1차 지필평가 이후 융합프로젝트 수업을 함께 진행했던 2013~2014년은 감사하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후 현재 근무하고 있는 학교로 발령 난 뒤, 고등학교에서도 융합수업이 가능할까? 라는 궁금증과 도전정신으로 2015년부터 ‘교육방법 융합·교육내용 융합·교육대상 융합’ 등 다양한 융합수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중 교육내용 융합은 ‘교과 내(단일 교과 내)’, ‘교과 간(다 교과 간)’, ‘창체(교과와 비교과 활동 간) 연계’로 세분화될 수 있는데, 이번 호에서는 교과 간, 창체 연계 융합수업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다음 호에서는 교과 내 융합수업과 교육대상 융합 수업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융합수업은 햄버거와 비빔밥? ● 융합수업의 영역과 방법 융합교육은 모든 교과가 함께 협력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고, 어떤 교과든지 중심이 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즉, ‘모든 교과가 중심이 되어 다양한 수업을 함께 구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융합교육은 일반적으로 교육내용을 융합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다양한 교수·학습방법 적용을 통한 교육방법 융합, 학습자 내 또는 학습자의 혼합구성을 통한 교육대상 융합도 융합교육 영역에 포함된다. 교육내용 융합은 다시 교과 내·교과 간·교과와 비교과 활동 간 융합으로 나눌 수 있으며, 비교과 활동에는 창체(자율·동아리·봉사·진로)와 방과후활동 등이 있다. 진정한 융합교육은 교육방법+교육내용+교육대상의 융합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그림 1 참조).[PART VIEW] ● 포가티(Fogarty)의 통합 방법 포가티(Fogarty)는 다양한 통합 유형들을 자유롭게 변형해가면서 창의적인 융합수업모형을 개발하였다. 포가티는 다른 학자들과는 다르게 학습자 내면에서 일어나는 융합과 학습자 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융합을 구분하여 제시하였는데 이는 교사중심 융합수업이 아닌 학생중심 융합수업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포가티(Fogarty)의 통합의 방식 중 거미줄형·통합형·네트워크형을 활용하여 새롭게 개발한 융합수업모형은 다음과 같다. ● 융합수업을 위한 교육과정재구성 융합수업은 ‘햄버거’나 ‘비빔밥’에 비유할 수 있다. 햄버거는 치즈·양상추·고기·빵·토마토 등 다양한 재료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끼워서 베어 먹는다. 각각의 재료에서 느껴지는 맛과는 다른 새로운 맛이 먹는 이를 행복하게 만든다. 비빔밥도 다양한 재료를 입맛에 맞게 넣고 섞어서 먹으면 상상하지 못했던 맛을 느낄 수 있다. 혹시 중간에 간이 맞지 않으면 양념을 추가하기도 한다. 이 과정이 바로 융합수업을 위한 교육과정 재구성이다. 다양한 재료가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다양한 과목·교사·교과서들이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학생들은 융합수업을 통해 기존의 학교 수업에서 느끼지 못했던 가치들을 경험하고, 각 과목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여 학문을 대하는 태도가 변화하게 된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융합 경험을 제공하여 융합능력을 키워준다면 미래 자신의 분야에서 다양한 학문을 자유롭게 융합하는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날 것이다. ● 학교 교육과정재구성 융합수업을 위한 교육과정재구성은 전교사가 참석한 융합수업협의회를 통해 이뤄지는데, 융합수업을 계획한 연도 보다 이전 학기에 실시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학기 초에 제출하는 교육과정계획서·과목별 평가계획·과목별 교과진도운영계획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전 협의회에서 계획했던 모든 과목이 융합수업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중에 한두 과목이라도 함께 융합수업을 시도한다면 학교는 변화하게 될 것이다. 교육과정재구성 협의회의 준비물은 각 과목 교과서·각 과목 교과진도운영계획서·열린 마음이다. 내년도 학교의 비전과 학년별 융합 대주제를 함께 수립하고, 창의적체험활동 일정을 반영한 학년별 교육과정재구성을 함께 하다 보면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이 느껴진다. 그 후 각 과목의 교과서를 함께 돌려보면서 타 학문과의 소통을 통해 융합요소를 추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협의회 후 평가계획과 교과진도운영계획에 이를 반영하고 시간표를 편성하여 융합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첫 번째 융합 이야기 ① - 교과 간 융합수업 ‘다문화 가면극 UCC 제작’ ● 수업 목적 다문화학생이 1학년에 입학한 것을 계기로 ‘다문화’를 주제로 융합수업을 계획했다. 처음에는 미술교사와 국어교사의 사적인 대화에서 시작된 다문화 가면극 UCC 융합프로젝트가 2학년 전체로 퍼져서 학생들에게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와 지구촌 문화의 소통과 화합을 목적으로 계획되었다. ● 융합교과 및 평가요소 ● 융합수업 과정 ● 융합수업 효과 세계문화, 축제, 역사 등에 대해 국어, 영어, 미술시간에 각 교과의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배울 수 있어서 학생들이 다문화를 다양한 시각으로 살펴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국어시간에 명화이미지를 뽑아서 다문화를 주제로 글을 쓰고, 미술시간에 UCC를 글과 그림으로 계획해보며 단일 교과수업보다 훨씬 창의적 수업설계가 가능했다. 첫 번째 융합 이야기 ② - 교과 간 창체 연계 융합수업 ‘흙과 불의 만남으로의 여행’ ● 수업 목적 국어, 과학, 미술, 역사, 영어, 도덕, 한문, 진로를 ‘도예’라는 하나의 주제로 엮어서 감성교육을 실시했다. 흙을 이용해 직접 도예작품을 만들어보면서 자연을 체험하고, 이천 한국도자재단, 안양 돌석도예박물관, 과천과학관, 도예체험공방과 연계한 도예 관련 융합프로그램을 통해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 및 조상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우리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자긍심을 함양할 수 있다. 특히 교과수업에서 배우고 익힌 것을 창의적체험활동을 통해 직접 체험하고 느끼며 삶의 소중한 가치 및 태도를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융합교과 및 평가요소(생활기록부에 기록) ● 융합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시간 조정 ● 융합수업 과정 2013년 2학년 7월 도예 마을학교 프로그램 운영 과정 1) 창의적체험활동 주간 운영 : 7월 8일 ~ 7월 19일(2주간) 2) 창의적체험활동 주간 동안 ‘도예’를 주제로 교과수업 및 체험활동 운영 - 교과활동 : 7월 8일~19일 동안 ‘도예’를 주제로 한 교과수업 운영 - 창의적체험활동 : 도예 수업과 관련된 진로활동 및 자율활동 운영 - 교과연계 체험학습 : 각 교과수업과 관련된 내용을 현장체험학습으로 운영 - 프로그램 운영 흐름도 2013년 흙과 불의 만남으로의 여행 융합수업 과정 2014년 흙과 불의 만남으로의 여행 융합수업 과정 ● 도예 중심 융합수업 작품 완성작 ● 융합수업 효과 흙과 불이 만나 예술작품이 되는 과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직접 오감 체험하고, 도예가가 되어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즐거움을 느껴보면서 예술과 도예에 대해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도예를 주제로 2학년 전교과가 융합 요소를 함께 가르치면서 학문 간의 교류를 통한 융합교육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경험할 수 있었다.
얼마 전 배탈 난 초등학생을 휴게소에 두고 간 담임교사가 아동학대로 벌금형을 받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이 사건의 항소심 판결문(대구지방법원 2018노1960)을 토대로 정확한 사실관계와 법원이 아동학대로 인정한 근거를 살펴보자. 사실관계 ● 대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천안 독립기념관으로 현장 체험학습을 가기 위해 7대 버스에 나눠 타고 출발했다. 1반 담임교사는 학년부장으로 체험학습 총괄 위치에 있었다. ● 1반 여학생인 피해아동이 배가 아파서 버스를 세워달라고 하였으나 갓길에 세우지 못한다고 하여 학생들을 앞으로 보내고 버스 뒷좌석에 비닐을 깔고 대변을 누고 뒤처리를 하게 하였다. ● 휴게소에 도착하여 피해아동이 어머니에게 전화하여 상황을 이야기했다. 어머니는 담임교사에게 전화하여 휴게소로 학생을 데리러 간다고 했으며, 이에 담임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체험학습에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 담임교사는 피해아동을 버스에 태운 후 어머니와 통화를 하였다. 피해아동을 바꿔주자 피해아동은 체험학습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하였고, 어머니는 담임교사에게 휴게소로 가겠으니 피해아동을 내려놓고 가라고 하였다. ● 버스가 7시 43분 휴게소 주차장을 출발하여 30~40m 지난 지점에서 어머니의 요청에 따라 버스를 정차시키고 피해아동이 내렸다. 이후 버스는 그대로 출발하였다. 피해아동은 울면서 휴게소 안으로 들어갔고, 이후 8시 48분 어머니를 만났다. ● 담임교사는 피해아동을 내려준 후 학생의 어머니에게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당시 버스에는 영어 전담교사가 함께 타고 있었으며, 체험학습 도중 이동 시 반 아이들을 반반씩 나누어 인솔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아동학대 인정 근거 1심과 2심 재판부는 부모의 요청이 있었고, 피해아동이 초등학교 6학년으로 충분히 사리판단을 할 수 있는 연령이라고 하더라도 학생을 홀로 휴게소에 두고 간 것은 아동의 기본적인 보호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아 담임교사의 아동학대(방임)를 인정하였다. 판단근거는 다음과 같다. ● 피해아동은 성장기의 감수성이 예민한 여학생으로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의 상황 때문에 감내하기 힘든 정도의 자존감 상실 및 수치심 등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피해아동이 초등학교 6학년이라 하더라도 당시의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혼란한 상태였던 점을 고려하면 보호자의 적절한 보호 감독을 필요로 했다. ● 고속도로 휴게소는 차량 통행이 잦고, 불특정 다수인이 빈번하게 드나드는 장소로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있는 피해아동을 홀로 두는 것은 안전하지 못하였다(피해아동의 부모에게 휴게소에 혼자 두고 가는 것은 위험하니 데리고 가겠다고 통화한 점은 담임교사가 위험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어 결과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 담임교사는 버스가 휴게소에서 고속도로로 바로 진입하기 직전이라 차량을 정차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CCTV 동영상을 보면 고속도로 진입로까지 거리가 상당히 남아 있어서 위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 ● 함께 타고 있던 전담교사는 보조교사가 아닌 정식교사로 담임교사와 대등한 관계이므로 피해아동과 함께 내려서 어머니를 기다리라고 지시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전담교사에게 피해아동과 함께 내리라고 요청한 사실도 없었으므로 위 주장도 인정할 수 없다. ● 당시 운전을 담당했던 버스기사는 급한 일이 있으니 30분만 더 있다가 출발하자고 했으면 그렇게 할 수 있었고, 나머지 6대는 먼저 가고 1대는 남을 수 있었다고 증언을 했다. 따라서 담임교사는 피해아동을 보호하는 조치를 전혀 하지 않고 보호조치를 소홀히 했다. 양형 판단 1심에서는 담임교사에게 벌금 800만 원이 선고되었으나, 2심에서는 벌금 300만 원으로 감경되면서 선고유예를 받았다. ● 담임교사는 초범이며, 피해아동 부모의 요청에 따라 피해아동을 홀로 휴게소에 남겨두었고, 체험학습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어 6학년 전체의 안전과 학습 진행 상황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어서 경력 여하를 불문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 피해아동의 부모가 데리러 오는 상황이었고, 피해아동이 홀로 휴게소에 남겨진 시간은 1시간 정도에 불과하였고, 피해아동은 휴대폰을 가지고 있어서 부모와 통화를 했고, 담임교사도 피해아동 및 부모와 통화를 했다. 판결의 아쉬운 점 법원은 학생에 대한 교사의 보호·감독 책임을 엄격히 물어 담임교사의 형사책임을 인정하였다. 일선 교사들은 사회나 법원이 교사에게 무한책임을 요구한다며 언론보도 이후 판결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필자도 이 판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첫째, 교사가 의식적으로 학생 보호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님에도 형사적 책임을 인정한 것은 형벌만능주의의 폐해로 보인다. 형사처벌은 생명·신체·자유를 제한하고 사회활동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므로 민사·행정적인 제재로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만 형법이 개입해야 한다. 이를 형법의 보충성 원칙 또는 최후수단성이라고 한다. 이 사건에서 담임교사는 부모에게 학생을 데리고 가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학생의 부모가 담임교사에게 학생을 두고 가라고 하여 담임교사는 어쩔 수 없이 휴게소에 학생을 두고 갔다. 백번 양보하여 판결문에 적시된 바와 같이 부모의 요청이 있었다 하더라도 담임교사가 학생을 보호하는 책임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굳이 형사처벌을 가할 정도로 죄질이 나쁘다거나 가벌성이 있는 행위라고는 볼 수 없으며, 행정적인 책임으로도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담임교사에게 행정적 책임을 넘어 형사처벌까지 한 것은 형법의 보충성 원칙에 반하는 판결이다. 둘째, 지속적으로 교사의 책임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니라 순간적이고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회적 사안임에도 방임을 인정한 것은 아동학대에 해당하는 방임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한 것이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6항은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방임의 유형은 유기·기본적 의식주의 물리적 방임·교육적 방임·의료적 방임이 있다. 방임은 보통 가족에 의하여 발생하며, 교육적 방임의 대표적인 유형은 의무교육을 행하지 않거나, 무단결석을 방치하는 행위,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에게 특수교육을 제공하지 않는 행위다. 방임은 ‘행위의 반복성’과 ‘결과적 기준’을 필요로 한다. 행위의 반복성은 반복적으로 아동 양육 및 보호를 소홀히 하는 것이며, 결과적 기준은 행위로 인하여 아동의 정상적 발달이 저해될 가능성이 초래되었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은 반복적으로 보호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며, 당시 학생이 정서적으로 힘든 주된 원인은 홀로 휴게소에 남겨진 것이 아니라 학급 학생들이 있는 버스에서 대변을 본 것이다. 지속적이 아닌 일회적 사건으로 방임을 인정한 이번 판결로 아동학대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어 이로 인해 교육현장에 많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 신체적 학대는 비교적 기준이 명확하지만, 정서적 학대와 방임은 기준이 불분명하고 주관적이라 학교현장에서 이로 인한 다툼이 많다. 이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회자 되면서 아동학대의 사회적 기준이 굉장히 낮아지게 되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하는데 교사의 부적절한 지도가 도덕적·행정적 판단을 생략하고, 아동학대라는 형사적 기준으로 일차적 판단을 하는 지금의 구조가 안타깝기만 하다.
1월 말에서 2월 중순은 미국과 캐나다 서부지역을 여행하기에 좋다. 북미여행 비수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북미 서부 주요 도시와 랜드마크 스르륵 보기’를 주제로 잡았다. 그리고 함께 간 2명의 영어교사와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 ‘무리하지 않는다. 잠은 편하게 자자’라는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 01 _ 다이나믹한 천사의 도시 LA LA 공항 도착 후, SUV 한 대를 렌트해서 ‘산타모니카 해변(Santa Monica Beach)’으로 향했다. 미국 서부해안은 항상 편서풍이 불고, 낮 동안에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여기에 힘을 더한다. 그 때문에 바닷바람은 상상 이상으로 강하다. 이곳 선창가의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Third Street Promenade)’에는 다양한 의류·잡화 상점이 있다. 특히 미국 서부와 오대호를 잇는 기념비적 도로인 ‘66번 국도(US Route 66)’에 관련된 기념품점이 눈에 띈다. 아울러 1994년에 히트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인기를 타고 1996년에 만들어진 ‘버바 검프(Bubba Gump Shrimp Company)’라는 해산물 레스토랑 체인점도 있다. 베벌리힐즈(Beverly Hills)는 한국 드라마 ‘상속자들’에 등장하는 부유층만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로데오 드라이브(Rodeo Drive Walk Of Style)’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의 최신 트렌드를 쉽게 읽을 수 있다. 압구정 로데오거리가 이곳을 베낀 사례임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가령 이곳의 ‘Bijan’이라는 의류점은 노란색 롤스로이스를 홍보용으로 매장 옆에 주차해 두었다. 우리가 노란색 롤스로이스에 정신이 팔렸을 때, 원피스를 입은 세련미 넘치는 여성 오너분이 잠깐 나왔다. 그분은 “실례합니다. 요금을 내두어야 해서요” 하면서 롤스로이스 옆 노란 주차미터에 동전을 넣고 들어갔다. 미국 기준에서 성공한 사람들만이 이런 동네에서 살고 있나 싶었다. 거리 곳곳의, 궁전을 방불케 하는 각양각색의 주택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할리우드(Hollywood) 명예의 거리 ‘중국 극장(TCL Chinese Theatre)’ 앞에서 우리나라 배우 이병헌과 안성기의 손자국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근처 대형 매장에서는 SF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상품들을 팔고 있었고, ‘가장 멋진 딸’, ‘최고의 아내’ 등을 인쇄한 모형 아카데미 트로피도 구할 수 있었다. 조심할 것 중 하나는, 거리에서 음반을 공짜로 준다는 흑인 스트리트 랩퍼들이다. 공짜라고 덥석 받으면 바로 자신의 사인을 해서 5달러를 요구한다. 함께 갔던 동료 선생님들도 하마터면 당할 뻔했다. 미국에서는 공짜란 없으니 주의하자. 북미 대륙에서의 첫날밤에 우리는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에서 LA의 도심 야경을 내려다보았다. 마천루와 항구를 가득 수놓은 불빛들은 정말이지 ‘breathtaking scenery(숨 막히는 장관)’ 이었다. # 02 _ 겜블러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로 가다 LA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는 15번 국도를 타고 4~500km를 이동해야 한다. 사막 위로 펼쳐진 길을 따라 하염없이 가다 보니 기름이 떨어진다. 우리는 기름을 넣기 위해 ‘Barstow’라는 ‘휴게소 마을’에 들렀다. 이런 곳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커뮤니티 개념으로 운영된다. 주유과정도 우리나라와 좀 다르다. 우선 카운터에 가서 주유기 번호를 말하고 돈을 지불하면, 금액만큼의 휘발유를 주유기에 세팅해 준다. 영수증을 받고 다시 주유기로 와서 셀프 주유하면 된다. 이곳은 외계인으로 유명한 로즈웰과 가깝기 때문에 외계인 핫소스, 외계인 물통 등을 판매하는 상점도 있었다. 상점 건물 역시 UFO 비행선처럼 생겼다.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해서는 해지기 전까지 휴식을 취했다. 밤이 되어야 그 휘황찬란한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네온사인이 본격적으로 켜지는 20시에 라스베이거스 메인 스트리트로 나간 우리는 우선 미국 최대의 중식 레스토랑, ‘판다 익스프레스(Panda Express)’에서 배를 채웠다. 그다음 우리가 묵었던 ‘뉴욕-뉴욕호텔(New York-New York Hotel)’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들을 카피한 형태의 호텔들을 구경했다. 호텔도 특이하다. 베네치아의 느낌을 담은 ‘베니션 호텔(The Venetian Las Vegas)’, 이집트 피라미드처럼 지은 ‘룩소 호텔(Luxor Las Vegas)’ 등은 잘 알려져 있다. 각각의 호텔을 들여다보면 마치 주제로 삼은 도시의 VR을 보는 듯하기 때문이다. 21시부터는 호텔들이 다양한 쇼를 보여준다.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Fountains at Bellagio)’, 그 옆의 ‘미라지 호텔 화산쇼(mirage hotel volcano show)’가 대표적이다. 비용을 지불하고 들어가서 볼 수도 있지만, 호텔 담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화산쇼가 더 흥미진진했다. 쇼를 보고 숙소로 와서는 1층의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을 돌려봤다. 그냥 조금 맛본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10달러가 날아갔다. 돈을 따겠다는 생각보다는 문화를 체험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덜 아쉽다. # 03 _ 스탠퍼드대학과 금문교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1,000km 넘게 운전해 가야 한다.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선생님들과 번갈아 운전하다 보니 모하비 사막을 만났다. 근처의 ‘알타윈드 에너지센터(Alta Wind Energy Center)’에는 어마무시하게 많은 풍력발전기들을 볼 수 있다. 대관령 안반데기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이다. 또한 사막의 건조한 기후를 이용하여 비행기와 비행기 부품을 보관하는 비행기 무덤도 볼 수 있었다. 태양광·풍력 발전에 매우 유리한 자연환경까지 갖춘 미국의 역량이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서는 드라마 촬영지 같았던 ‘1758 Crane Ridge Ct’란 곳에서 1박을 한 후, 본격적으로 시내를 돌아다녔다. 우리는 먼저 ‘스탠퍼드대학(Leland Stanford Junior University)’을 방문했다. 일요일이라 학생들은 많지 않았지만, 캠퍼스 안에는 ‘후버 타워’, ‘스탠코드 대학교회’, ‘토템폴’, 로뎅의 작품 ‘칼레의 시민’ 등 다양한 문화요소들이 있었다. 또한 여기는 잘 알려진 ‘스탠퍼드 감옥체험’이 진행된 곳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금문교를 지나면서 인터넷에 자주 등장하는 앵글을 찾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금문교를 통과할 때 실수로 미납한 통행료는 저녁때 온라인으로 결재했다. 미국은 벌금(fine)이 상당히 센 국가라서 외국인이 이런 비용을 미납할 경우, 추후 입국을 금지당할 수도 있다. 미국 경험이 많은 동료 선생님의 조언이었다. 금문교를 지나 세계에서 가장 경사가 급한 곳이라는 ‘롬바르드 스트리트의 경사로’를 운전해서 통과한 다음 해안가에 있는 ‘Pier 39’라는 곳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Pier 39’에서는 감옥섬 ‘앨커트레즈(Alcatraz)’를 볼 수 있다. 니콜라스 케이지와 숀 코너리 주연의 ‘더 록(The Rock)’ 이란 영화의 배경이기도 하다. # 04 _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은 커피 때문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애틀까지는 미국 국내선으로 이동했다. 공항에서 렌터카를 반납한 다음, 우리는 ‘델타 항공’ 소속의 비행기를 타고 미국 서부해안선을 내려다보면서 이동했다. 미국 국내선은 저공비행을 하기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진다. 시애틀에 도착해서는 다시 승용차를 렌트해서 시내로 이동했다. 숙소 근처에 있는 ‘스페이스니들(Space Niddle)’ 이란 시애틀의 랜드마크를 본 다음, 거기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파이크 플레이스(Pike Place)’로 이동했다. 이곳은 어시장(fish market)이 유명하다. 어부 겸 소매상들이 수시로 노래를 부르며 물고기를 주고받는 퍼포먼스를 하는데, 보디빌더 팔뚝만 한 생선을 럭비공 패스하듯 던지고 받는다. 또한 ‘스타벅스 1호점(The 1st Starbucks)’도 있다. 벼르고 있었던 텀블러와 머그잔은 샀지만, 커피 한잔할만한 공간은 찾지 못했다. ‘스타벅스 1호점 방문’이란 의미를 찾는 엄청난 인파 때문이었다. 이게 브랜드의 힘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명품 브랜드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 05 _ 밴쿠버에서 점프샷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다 시애틀에서 밴쿠버로 이동하며 국경을 넘었다. 캐나다 땅을 밟는 순간 ‘마일(mile), 갤런(gallon)’이 ‘킬로미터(kilometer), 리터(liter)’로 ‘미국 달러(USD)’가 ‘캐나다 달러(CAD)’로 바뀐다. 우리는 우선 밴쿠버의 다운타운으로 가서 ‘가스타운 증기 시계(gastown steam clock)’를 찾았다. 19세기 말, 캐나다 벌목공들을 위한 주점을 만들고 유쾌한 대화를 즐겼던 ‘데이튼’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별명은 ‘Gassy Jack(수다쟁이)’였는데 여기서 ‘Gas Town(가스타운)’이 유래했다. 시계가 증기를 뿜으며 타종하는 타이밍에 맞추어 기념촬영을 한 다음 바로 캐나다 플레이스로 향했다. ‘캐나다 플레이스(Canada place)’는 피오르 해안의 항구에 있는 거대한 복합공간이다. 수심이 깊은 해안 덕에 크루즈선과 대형 화물선들이 오갈 수 있다. 이곳은 캐나다인들이 굉장히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곳이라 한다. 우리는 캐나다 플레이스를 옆의 공원을 산책하며 여유를 즐기다가,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그린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를 찾았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선유도 공원처럼 도시 재생을 통해 재탄생한 곳이다. 섬 안에는 공방과 기념품점 등 볼거리들이 많다. 이곳의 백미는, 태평양으로 흘러드는 프레이져 강의 하구에 있는 ‘버라드 브리지(Burrard Bridge)’에서 일몰을 즐기는 것이다. 다리 아래를 통과하는 통통배에 몸을 싣고 해안을 관람하는 이들도 꽤 된다. 마침 우리는 석양을 촬영하는 여류 사진작가 한 분에게 기념촬영을 부탁드렸고, 흔쾌히 승낙해 주신 덕에 ‘버라드 브릿지’를 배경으로 멋진 점프샷을 남길 수 있었다.
“고명이 달라졌다.” 한때 공부 안 하고 말썽꾸러기 많은 학교로 낙인찍히다시피 했던 학교. 강북 지역 대표적 기피 대상으로 알려졌던 학교. 선생님들이 원서도 안 써준다는 학교. 그곳이 달라졌다. 최고의 교사, 최고의 시설, 최고의 열정이 한데 어우러져 최고의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곳.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고명외식고등학교다. 지금까지는 고명경영고등학교로 불렸지만, 내년부터는 교명이 고명외식고등학교로 바뀐다. 외식·디저트·카페경영 및 국제관광과 신설 학교 문패만 바꾼 게 아니다. 기존 외식경영과를 제외한 3개과를 폐지, 그 자리에 새로운 과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고명외식고는 내년부터 ▲외식경영과, ▲디저트제과경영과, ▲카페경영과, ▲국제관광과 등 4개과에서 18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외식경영과는 말 그대로 한식·일식·중식·양식요리 및 제과·제빵 등 외식조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디저트제과경영과는 다양한 디저트 제과 분야 전문가를 양성, 제과·제빵사는 물론 바리스타·케이크디자이너·쇼콜라티에·푸드코디네이터 등을 배출한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카페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카페경영과를 두드리면 된다. 카페창업에 필요한 이론과 실무를 다양하게 익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준비된 인재를 양성한다. 스튜어디스·호텔리어·여행안내원 등으로 진출하는 국제관광과에서는 관광 및 레저 전문가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 면면을 살펴보면 취업 맞춤형 학과 개편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특성화고로서 나무랄 데 없는 외관이다. 그렇다면 실속은 얼마나 채워져 있을까. 지난 2018년 출범한 외식경영과 사례를 통해 이 학교 교육과정의 특징을 살펴보자. 우선 ‘명장수업’이란 게 있다. 조리와 제빵분야에서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된 최고의 ‘고수’들이 학생들을 가르친다. 명장은 산업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로서 숙련기술 발전에 크게 공헌한 사람을 정부가 공인하는 제도다. 현재 대한민국 12대 요리명장인 조우현 명장과 10대 제과명장으로 선정된 송영광 명장이 정규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명장수업은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기술을 빠른 시간에 배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이뿐 아니다. 틈틈이 국내 유명 쉐프들의 특강도 열려,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 이름만 대면 금방 알 수 있는 스타급 쉐프들이다. 이 같은 현장 전문가 중심교육은 고명외식고가 추구하는 실무중심 교육과 맞아떨어진다. 박차환 대외협력부장은 “1학년 때부터 주당 17시간씩 실무중심의 실습교육이 실시되고 있다”며 “기술을 배우고 싶어 들어온 학생들에게 딱딱한 이론수업을 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의 열정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술보다 인성... 성실한 인재 기른다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다.” 고명외식고의 모토다. 외식분야의 경우 바른 심성과 성실한 자세가 그 어떤 것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학교 측은 인성교육에 많은 공을 들인다. 예컨대 학생들은 학교 인근 불우시설이나 장애인 복지관, 노인보호시설 등으로 자주 봉사활동을 나간다. 자신들이 만든 과자와 빵을 제공하는 급식봉사는 물론 일손돕기 등에도 기꺼이 참여한다. 얼마쯤 지났을까. 지역사회가 학생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고명’ 하면 고개를 젓던 주민들이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말한다. “우리 고명이 달라졌네요.” 졸업인증제라는 것도 있다. 강제성은 없지만, 전교생이 졸업 때까지 관련 분야 자격증 5개는 갖자는 프로젝트다. 취재 도중 만난 우유선 학생(2학년)은 벌써 자격증만 4개다. 학교 방과후수업을 열심히 들었더니 어느덧 4개를 채웠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선생님들이 정말 열심히 가르쳐 주셨어요. 다른 학교 친구들은 학원에서 비싼 수강료 내고 자격증 시험을 보는데 우리는 학교 수업만으로 충분하죠.” 그도 그럴 것이 고명외식고의 실습시설은 명실공히 최고다. 호텔이나 유명제과회사 조리시설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 프랑스 요리 실습장은 정통방식인 목재로 만들었다. 그래야 음식 맛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초콜릿 공예 실습실은 조리대와 바닥을 모두 대리석으로 만들었다. 말 그대로 호텔급이다. 중식 요리실 화구는 실제 조리현장에서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것으로 구비했다. 학교에서 배울 때와 산업현장에서 일할 때 조리기구에 차이가 있으면 손에 익질 않아 사고 위험도 있고 힘들기 때문이다. 글로벌 특성화고 선언... 일본 등 해외진출 개척 학생들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국내외 각종 요리 경연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 학생들은 국내외 7개 대회에 출전, 대상과 금상, 교육부장관상 등 11개를 수상했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유럽공식승인(WACS) 대한민국 챌린지컵에서 금상을 수상한 데 이어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에서 대상과 최우수상·금상을 휩쓸었다. 그동안 내로라하는 조리 외식분야 고등학교들이 깜짝 놀랄 정도의 성과를 올릴 것이다. 국내 유명호텔 쉐프 출신인 이 학교 박경주 교사는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학생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특히 선후배 간 우애가 좋아 서로 배운 것을 가르쳐주다보니 해가 갈수록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명외식고의 또 다른 전략은 세계화다. 일찌감치 외식 선진국인 일본과 현장실습 및 학생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내년에 일본 외식기업에 학생들을 파견, 90일간 현장실습을 실시할 계획이다. 학생들에게는 영어와 일본어를 반드시 마스터 하도록 집중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일반 쉐프가 되고 싶으면 다른 학교를 가라. 하지만 오너쉐프가 되고 싶으면 고명을 선택하라.” 이 학교 교사들은 외식교육에 관한 한 어느 학교와 비교해도 실력으로 자신 있다면서 높은 기술을 자랑하는 고명이 머지않아 국내 최고의 특성화고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혜승 교장은 “교육도 경쟁이다. 남들 하는 것 따라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고명이 1등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혜승 교장의 가을 편지 한혜승 교장은 오늘 편지를 썼다. 고명 학생들을 길러준 중학교 선생님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은사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그동안 이 학교에서 어떻게 배우고 성장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학생으로 길러낼지 감사와 다짐을 곱게 담았다. 한 교장은 매년 이맘때면 은사의 밤이란 조촐한 행사를 갖는다. 학생들이 꼭 한번 모시고 싶다는 중학교 선생님들을 학교로 초청, 제자들이 만든 음식도 대접하고 못다 한 사제간의 정도 나누는 행사다. 가을날, 꼭꼭 눌러쓴 교장선생님의 손편지는 은사의 밤 초청장인 셈이다. 지난해 이맘때 열린 은사의 밤 행사장은 눈물바다였다. 하루가 멀다고 속을 끓였던 녀석이 고등학생이 돼 직접 만든 음식을 내놓을 때 선생님들은 목이 메었다고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교장도 고명의 선생님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한 교장은 “예전엔 고명만 가지 말라고 했었는데 이처럼 달라진 아이들을 보니 앞으로는 고명의 홍보대사가 돼야겠다”는 선생님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중학교 선생님들을 감동시킨 고명의 저력은 무엇일까. 한 교장은 ‘간절함’과 ‘손오공’이라는 뜻밖의 답을 내놨다. 머리털 한 줌으로 수많은 손오공을 만들어냈던 분신술처럼 40여 명의 교직원이 하나가 돼 ‘학교 한번 새롭게 바꿔보자’는 일념으로 일궈낸 치열한 혁신의 성과라고 했다. “우리 학교만의 1등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3년 안에 서울 시내 최고의 특성화고등학교로 키워낼 겁니다.” 한 교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우리나라는 현재 웬만한 단어는 외래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영어로 된 외래어, 일본어로 된 외래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고운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남의 나라말을 사용해야 하나? 이러다가 우리 한국어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부모님이 한국어를 사용하는 방식과 내 의지 중에서 전북 이리북중 정준오 군이 2019 학생 언어문화 개선 공모전 수기 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정 군은 수기 ‘부모님이 한국어를 사용하는 방식과 내 의지’에서 일상 언어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냈다. 특히 중국 이주여성인 어머니가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공부해 한국어 교원 2급 자격증과 논술지도자 자격증을 땄음에도 무심결에 사용한 자신의 비속어를 잘못 이해해 사용하는 것을 보고 반성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교총은 지난달 30일 2019 학생 언어문화 개선 공모전 수상작을 발표했다. 교육부, 전남도교육청과 공동 주최한 이번 공모전에는 수기·UCC·버스 외부광고 디자인 부문에서 총 20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광현 경북 길안초 교사도 ‘진심으로 이끌면 사랑으로 따른다’로 수기 부문 대상을 받았다. 특수교사인 그는 개학 후 갑자기 비속어 사용 빈도가 늘어난 학생의 언어습관을 바로잡아가는 과정과 느낀 점을 담았다. 언어습관 인식시키기, 가정과 협력하기 등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UCC 부문에선 인천 명신여고 전윤아 양이 대상을 차지했다. ‘영원한 상처를 주는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을 주제로 사이버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1분이 채 안 되는 분량이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강력했다. 영상은 ‘당신은 어떤 폭력으로 자신을 감옥에 가두고 있나요?’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SNS 이용이 늘면서 사이버폭력도 늘어 많은 사람이 상처받고 있다는 것을, 유언비어와 험담으로 인해 겪는 우울증은 오로지 피해자의 몫이라는 걸 강조한다. 부탁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제 아름다운 우리 언어로 민들레의 꽃말처럼 감사하는 마음과 행복을 주는 건 어떨까요?’ 버스 외부광고 디자인 공모에선 경기기계공고 김영준 군이 대상을 받았다. 휴대전화를 흉기로 형상화한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군은 “흔히 언어폭력이라고 하면 ‘쌍스러운 말’ 또는 ‘상대방을 협박이나 공격하는 말’로 생각하지만, 채팅이나 문자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언어폭력이라고 생각했다”며 “‘상대방을 배려하면 언어매력을 가진 친구이고, 배려 빼면 언어폭력을 휘두르는 친구다’라는 메시지를 라임에 맞춰 적었다”고 디자인 콘셉트를 설명했다. 휴대전화에 나무 손잡이를 그린 일러스트레이션과 ‘배려하지 않으면 채팅 문자도 언어폭력의 흉기입니다’라는 헤드라인을 곁들여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했다. 버스 외부광고 디자인 대상작은 실제 버스에 부착해 언어문화 개선 캠페인에 활용될 예정이다. UCC 수상작도 지하철 역사 내 공익 광고로 송출할 계획이다. 시상식은 12월 10일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다. ------------------------------------------------------------------------------------------------------ ▨수상자 명단 ▲수기 대상 정준오 전북 이리북중, 최광현 경북 길안초(교원) 최우수상 이지윤 세종 조치원대동초, 서지민 서울보라매초, 함훈 경기 덕산중(교원) 우수상 김민정 대전 버드내초, 김나희 국립전통예술중, 김나리 대전 충남여자중, 신경자 경남 풍호초(교원), 장수빈 서울 봉현초(교원) ▲UCC 대상 전윤아 인천 명신여자고 최우수상 엄세은·박주하·윤가은·정한나·박예주 경기 과천문원중, 박지수·주다솜·최희진 경기 소명여자고 우수상 한지원 서울 한성여자고, 곽은영 울산 애니원고, 신유승·박은재·노태준·박시연·정지영·김주혁 경기 진접중 ▲버스 외부광고 디자인 대상 김영준 경기기계공업고 최우수상 정희식 경기 단월중 우수상 이고은 경남 거제중앙초, 이희경 경기 한빛초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공동 주최하고, 충북도교육청·한국교원대가 후원한 제50회 전국교육자료전시회가 20일부터 26일까지 교원대 체육관에서 성대하게 개최된 후 시상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전시회는 전국 교원들의 수업 개선 열정이 빚어낸 우수 교육자료 한 마당으로 펼쳐져 큰 호응을 얻었다. 수업개선 열정이 빚어낸 작품 이번 자료전은 2019~2020 현장교육연구운동의 대주제인 ‘따뜻한 마음·새로운 생각·실천하는 교육’ 기조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지향점인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수업·학습의 질 개선’을 기반으로 추진됐다. 시·도 예선을 거쳐 출품된 14개 분야 128개 작품이 전시돼 대통령상·국무총리상을 포함해 교육부장관상인 1등급 43편, 한국교총회장상인 2·3등급 85편이 각각 입상됐다. 1등급 수상자에게는 잘 가르치는 교원의 상징인 푸른기장증도 수여됐다. 전국교육자료전은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 등과 함께 교총과 교육부가 공동 주최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교원 연구대회다. 전국교육자료전은 1970년 서울 건국대 낙원분교에서 제1회 대회가 개최된 이래 반세기 동안 교육·수업 자료 개발 및 적용을 통한 한국 교육 발전을 선도해 왔다. 지난 50년 동안 전국 교원들의 자료 개발을 통한 수업의 질 개선과 교육과정 운영의 특성화를 이끌어왔다. 제50회 대회까지 총 8452점의 주옥같은 교육·수업 자료들이 전국 교원들에게 소개·공유됐다. 교육자료전은 국내 유일의 실물 교육자료전시회로 우수 교육·수업 자료를 교육 현장에 공유하고 일반화를 통한 교육방법 개선과 수업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나아가 ‘잘 가르치는 교원’의 교육전문성 함양을 지향하고 있다. 이번 50회 자료전에는 창의적이고 유용하며 현장친화적인 자료·매체들이 많이 출품되어 심사위원들의 호평과 관람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좋은 수업 구현을 위한 각종 자료 개발·적용에 노력하는 교원들의 열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자료전의 심사 기준과 배점은 자료의 적절성, 창의성, 완성도, 교육에의 기여도, 일반화 가능성 등 5개 영역에 각각 20점씩 총 100점 만점이다. 5개 심사 기준과 영역은 모두 수업과 교육과정 운영과 밀접하게 연관된 요소다. 교육과정은 교육목표,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육평가의 환류체제다. 교육방법의 기반인 교육·수업자료가 교육방법을 개선하고 교육과정의 질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교육혁신을 선도하는 것이다. 교육자료전은 좋은 수업, 바람직한 교육과정 운영, 질 높은 자료 등 3박자의 조화로 교육 혁신·발전을 추구한다. 전국교육자료전은 그동안 훌륭한 역사와 전통을 쌓아오면서 수업의 질 향상, 교원들의 교육전문성 신장, 나아가 한국 교육 혁신과 발전에 공헌해 왔다. 최근 교육자료전에 젊은 교원들의 참여가 급증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현장에서 시작되는 혁신 바람 한편, 이번 제50회 자료전에 즈음하여 함께 고민해 볼 과제는 시도별·분야별·학교급별 출품 편수의 불균형과 편차 해소, 자료 주제에 한글·한자·영어·아라비아 숫자 등을 조합한 지나친 신조어(新造語) 남발 그리고 교육연구정보원, 교육연구원, 과학교육원, 지역 시·도교총 등으로 나뉜 지역교육자료전 주관 기관의 통일과 연계성 정립 등이다. 교원들은 교육전문가로 수업과 교육과정 운영의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교원들이 교육자료전을 포함한 각종 현장교육연구대회 참여하는 것은 수업에 관한 성찰이고 교육에 대한 천착(穿鑿)이다. 일선 학교현장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자료를 개발·적용하는 교원들이야말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참스승이다. 각종 연구대회에 참여하는 교원들은 잘 가르칠 수 있는 소양과 역량을 갖춘 꽃보다 아름다운 선생님들이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4일) 한 달을 앞둔 오늘(15일), 고3 마지막 학력평가(서울특별시 교육청)가 전국 고교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대수능을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시험이라 여느 때와 달리 1점이라도 더 올리려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기만 했다. 특히 이번 시험은 수시모집 최저 학력과 정시를 목표로 공부해 온 아이들이 자신의 성적을 최종 가늠할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3교시(영어) 고사 감독을 위해 평소보다 일찍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연구부에서 문제지를 받아 교무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런데 교무실 앞 복도에 많은 아이로 북적거렸다. 순간, 무슨 일인가 싶어 가까이 다가가자, 우리 반 아이들이 담임인 내게 달려오며 아침에 낸 휴대폰을 줄 것을 재촉했다. “선생님, 휴대폰 좀 빨리 주세요.” “무슨 일 때문에…” “오늘 ○○대학교 합격자 발표일이에요.” 사실 핑계 같지만, 오늘이 3학년 마지막 학력고사가 있는 날이라 아침부터 바빴다. 그래서일까? 그 대학의 합격자 발표일을 깜박 잊고 있었다. 우선 아이들에게 휴대폰을 나눠주며 합격 여부를 빨리 확인해 볼 것을 주문했다. 그런데 합격을 확인하려는 수험생의 동시접속으로 대학 홈페이지가 과부하에 걸려 인터넷 연결이 쉽지 않았다. 아이들이 계속해서 연결을 시도해 보았으나 에러만 발생 되었다. 그때마다 아이들은 짜증 냈다. 참다못한 일부 아이들이 대학에 직접 전화를 걸었으나 그것 또한 소용없었다. 잠시 뒤, 인터넷이 연결되자 합격 여부를 알게 된 아이들의 아우성과 함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아이들이 직접 이야기를 해주지 않아도 합격 여부를 아이들의 표정에서 쉽게 읽을 수가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가 합격하지 못해 그 안타까움은 컸다. 최초 합격한 아이들은 좋아서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반면, 불합격한 아이들은 얼굴을 붉히며 못내 아쉬워했고, 그 아이 중 일부는 바닥에 앉아 울기까지 했다. 대학에서 부여한 예비번호 순위가 다소 빠른 아이들은 충원 합격을 기대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하필 고3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르는 오늘(15일), 굳이 합격자 발표를 한 대학 측의 저의에 내심 화가 났다. 점심시간, 한바탕 소란을 피운 후 아이들은 교실로 돌아갔다. 뒤돌아서 교실로 향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왠지 무거워 보였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직 끝나지 않은 오후 시험(영어, 한국사, 탐구영역, 제2외국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수능을 코앞에 두고 예민해져 있는 아이들이 자신감을 상실하지 않을까 다소 염려되었다. 앞으로 계속되는 대학의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 결과에 얼마나 많은 아이가 울고 웃어야 할지 담임으로서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발표일이 수능 이전에 있는 아이들이 문제이다. 만에 하나 합격하면 다행이지만 떨어졌을 경우 그 후유증이 수능 시험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 아닐까. 그래서 오늘 대학에 합격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위로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노력은 절대로 결과를 배신하지 않을 거야! 잘 될 거야!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렴.” 오늘도 이 아이들을 위해서 담임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는 일이 없기만을 간절히 기도해 본다. 조금은 이른 감이 있지만 11월 14일(목요일) 시험을 끝내고 나오는 아이들을 위해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를 수첩에 적어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