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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새 학기, 교사들에겐 가장 부담스러운 시기다. 입학식을 필두로 이어지는 각종 행사와 쏟아지는 행정업무, 아이들과의 관계 맺기부터 크고 작은 다툼에 학부모들과의 상담까지 어느 것 하나 녹녹한 게 없다. 한 손엔 교과서를 한 손엔 휴대폰을 움켜쥐고 발걸음을 재촉했던 일상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경험이다. 그래서일까? 교사들은 개학이 다가올수록 밤잠을 설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겪는다. 경력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어 보인다. 심지어 개학 첫날부터 모든 일이 엉망으로 꼬여버리는 악몽에 시달린다는 교사들도 있다. 이번 호는 새 학기, 교사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적 과제를 살펴보고 그 원인과 대책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풍부한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전현직 교사들의 축적된 경험치에서 비롯된 노하우를 통해 교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를 실증적으로 들여다보고 정확한 진단과 정책적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대강의 주제는 학생들과 관계맺기, 학교폭력 대응, 교육과정 구성과 평가, 학부모 상담하기, 그리고 교권침해 대응으로 잡았다. 3월, 교사와 학생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1년 학급 분위기가 좌우된다. 올해부터 학교폭력업무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교사들의 업무도 달라진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 뜻하지 않은 실수를 낳을 수도 있다. 학부모와의 첫 대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경력이 적은 교사들에게는 가장 힘든 관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자칫 갈등이 불거지고 교권침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교육당국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본다. 봄방학이라고 부르던 2월이 교사에게 가장 바쁘고 중요한 달로 바뀌었다. 3월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당연히 2월부터 준비가 필요하다. 새 학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지내느냐가 1년 교육을 좌우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이런 흐름에 따라 대부분 시·도교육청에서는 2월 중 1주를 ‘새 학년 준비기’로 편성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새 학년 준비기인 2월, 교사는 새로 담당하게 된 학년과 업무를 배정받고, 학생 맞이 준비를 위해 교실 환경구성, 학급 세우기 활동, 새 학년도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있다. 새 학년을 준비하는데 1주일의 시간은 길지 않다 보니 늘 부족함을 느낀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우리가 2월에 꼭 해야 할 일은 1년 동안 교육과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동학년 선생님과의 논의이다. 과거 학년 부장 업무로서 교육과정을 바라보는 것에서 벗어나 동학년과 공동체를 기반으로 교육과정 논의가 이루어져야 효과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새 학년을 준비하면서 학년 선생님과 함께 교육과정 협의할 때 고민했으면 하는 사항을 몇 가지 나누고자 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의 목적을 잊지 말자 10년 전부터 학교에서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용어가 강조되고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 초기에는 주제 중심이 대세였다. 학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과 비전을 바탕으로 주제를 선정하고 이 주제에 어울리는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매칭하고, 수업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 30차시 이상이 기본이었다. 초창기, 역량 있는 교사들의 교육과정 재구성 모범사례가 주변에 알려지면서 교육과정 운영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이런 이유로 교육과정 재구성이 유행처럼 학교에 퍼지게 되었다. 선도학교에서 교육과정 운영 우수사례가 학교현장에 일반화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실제 운영했던 선생님의 역량과 학교 환경은 함께 가져오지 못하고 프로그램 내용만 가져와서 운영하는 바람에 본래 목적에 도달하지 못하고 교육과정이 무늬만 재구성 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일부 학교에서는 연구부장이 “학년별로 한 학기에 1개 주제를 선정하여 30차시 분량의 교육과정 재구성 계획을 마련, 학기 초에 1개 이상 꼭 운영해야 한다”는 지침을 만든 경우도 있었다. 학년 및 교사의 역량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하라’는 식으로 다른 학교의 프로그램을 복사해 적용하다 보니 실제로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교가 많았다. 교육과정 재구성 형식화의 끝판왕이다. 연수에서 만난 선생님들이 왜 교육과정 재구성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회의감 섞인 질문을 많이 받은 것이 그 반증이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왜 하는가의 본질적인 고민 없이 교육의 유행처럼 운영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단순히 몇 차시 이상, 교과 간 통합 등의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함께 가르쳤을 때 학생들의 배움에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의 본질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학생들이 잘 배울 수 있도록 학생들의 환경과 교사의 전문역량에 맞게 수업을 설계하는 것’이다. 즉, 교과서대로 가르치는 것보다 우리 학생들이 처한 환경(지역적·학력 수준)과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 역량을 고려하여 수업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 학생들의 배움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현장에서 교육과정 재구성을 장시간의 프로젝트로만 국한하지 않고, 차시 통합·차시 축소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분위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과정 재구성의 형식에서 벗어나 본질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교육과정 운영은 평가계획서에서 시작된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평가계획서를 작성한다. 최근 훈령 및 나이스 개정으로 학년 단위에서 학급 단위로 평가계획서를 운영하는 학교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교육과정 운영에서 평가계획서는 어떤 의미일까? 평가계획서가 확정되는 절차를 살펴보면 엄청나게 중요한 문서임이 확실하다. 학교에서 평가계획서의 확정 절차는 동학년(교과)에서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분석하여 평가계획서를 작성한 후,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 결재를 받아 정보공시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또한 교육청에 따라서는 평가계획서를 모든 학생에게 배부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 평가계획서가 행정적인 절차에 따른 형식적 문서로만 존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평가계획서는 교육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교사에게 평가계획서는 한 학기 동안 전체 교육과정 운영의 설계도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평가하는 방법·시기·내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배우는 목표·순서를 명료화하는 교육활동 설계도인 것이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한 학기 동안의 학습 안내서 역할을 한다. 학기 초에 가정으로 배송되는 ‘배워야 할 학습의 목표·방법·순서 안내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런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평가계획서가 많다. 평가계획서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다음 사항을 살펴야 한다. 첫째, 가르치고 있는 내용을 반영하고 있는가? 교사가 학생에게 가르치고 있는 내용이 누락되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과거에 교과 영역별로 한 개씩만 한다는 관행과 수행평가에 적합한 성취기준만 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둘째, 가르치는 순서대로 제시되고 있는가? 평가계획서는 단순히 평가의 안내만이 아니라 학습 안내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교과서 영역의 순서가 아니라 실제 학습하는 순서대로 안내되어야 한다. 셋째, 학년군 단위로 평가계획을 수립하고 있는가? 2009 개정 교육과정부터 교육과정 성취기준이 학년군으로 제시되고 있다. 국정 교과는 교육과정 성취기준이 명료하게 제시되어 누락되는 경우가 없다. 하지만 검인정 교과인 경우에는 학년군이 서로 협의하여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협의하지 않으면 중복 및 누락되는 경우가 생긴다. 중복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으나 누락되는 것은 문제가 된다. 따라서 학년군 단위의 학생평가계획서를 수립해야 한다. 넷째, 평가계획 외에 평가기준안과 평가지는 학기 중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만들어야 한다. 과거에는 평가계획서를 제출할 때 평가기준안과 평가지를 함께 제출해 결재를 받아 운영했다. 아직 교육과정 운영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데 평가문항을 만드는 일은 어렵고, 만든 문항도 실제 교육과정을 운영했을 때 활용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육과정과 친해지자 필자가 교육과정을 제대로 마주한 것은 교대 4학년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였다. 제6차 교육과정을 다룬 3권의 해설서를 외워야 했다. 교직에 들어와서 교육과정을 다시 살펴본 것은 서·논술형 평가문항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평가문항을 개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분석하여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을 추출한 후 내용별로 문항을 개발하는 것이다. 평가문항의 고민은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어떤 내용을 배워야 할까?’로 이동하였고, 수업형태도 바뀌게 되었다. 되새겨 보니 요즘 말하고 있는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었다. 평가에서 시작되었지만 수업의 변화와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확장된 것이다. 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교사의 교육과정 기획력을 강조하고 있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운영하여 국가 수준 교육과정의 목표에 도달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교사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 교육과정과 친숙해져야 한다. 그렇다면 교사는 교육과정을 어떻게 바라볼까? 교실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사들의 운영 방식은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교과서 중심형이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이다. 둘째, 교육과정 기반형이다.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교과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수자료를 찾고, 개발하여 수업을 운영하는 교사이다. 셋째, 교육과정 확장형이다. 교육과정을 교사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내용을 수정 및 확장하는 교사이다. 넷째, 교육과정 무용론이다. 교육과정 자체가 학생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어 교육내용으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하여 교육과정 내용을 새롭게 만들어 운영하는 교사이다.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 형태가 교과서 중심형에서 탈피하여 교육과정 기반형과 확장형의 관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교사의 역할이 교육과정 운영 주체로 변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다만 일부에서 제기하는 교육과정 무용론은 경계해야 한다. 필자가 속한 연구회에서는 평가를 중심으로 연구하다 보니 교사가 성취기준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교사 옆에 교육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현실은 교과서만 있고, 교육과정은 많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교수평 카드’를 개발하여 교사의 교육과정 문해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학생 평가 신뢰성 확보 방안을 고민해보자. 학교에서 교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성장시키고 있다. 과정중심평가가 강조되면서 교사는 학생 성장에 도움이 되는 평가를 위해 고민이 커지고 있다. 반면 학생과 학부모들은 평가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고 한다. 교사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신뢰성을 확보할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학생 평가 신뢰성 확보를 위한 몇 가지 실천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평가전에 명료한 수행과제와 평가기준을 안내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평가를 위해 평가기준안(성취기준·수행과제·채점기준·평가기준)을 사전에 제시하여 학생들이 평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채점기준은 학생들에게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며, 교사에게는 학생들의 평가결과를 기록하는 동시에 피드백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정교화된 채점기준은 교사에게는 수업연구를 활성화시켜 주고, 학생에게는 학습과 평가의 안내서 역할을 한다. 둘째, 객관성보다는 타당성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학생 평가결과에 대한 민원 때문에 평가의 타당도보다 객관성·공정성을 우선하는 평가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농구 평가는 드리블·패스·자세·참여도를 평가해야 하는데 타당성보다는 객관성에 비중을 두다 보니 자유투 몇 개 중에 몇 개, 레이업 슛 몇 개 중에 몇 개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평가의 교육적 기능을 확보할 수 없다. 앞으로는 객관성보다는 타당성에 무게를 둔 정확한 채점기준을 학생에게 설명하고, 평가과정에서 발견된 필요한 요소들을 통해 적절히 피드백함으로써 학생 평가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더 유의미한 과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모둠활동 시 ‘무임승차 효과’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협력이 핵심역량으로 떠오르면서 모둠평가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모둠평가는 학생 상호 간의 협력을 통해 상생 가치를 내면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교사의 의도와 다르게 모둠 구성원에 따라서는 활동에 참여하지 않거나 다른 모둠원에게 미루는 경우도 있다. 또한 잘하는 친구 한 명이 수행과제를 완성하고 평가받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평가가 가진 본연의 목적인 성취 정도를 확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평가과정에서 불공정함을 가르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행과제에 모둠과제와 개인과제를 융합하여 제시하면 ‘무임승차 효과’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사보고서 형태의 평가를 할 때 조사보고서 제작까지는 모둠원이 함께하고, 발표문 쓰기를 통해 개인 평가를 하게 되면 실제 모둠활동에 참여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발표문을 쓰기 어렵게 되므로 모든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넷째, 일회성 평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 번의 평가로 학생 성취정도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당일 학생의 컨디션이 평가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실기평가인 경우는 더하다. 따라서 일회성 평가에서 벗어나 평가횟수를 늘려 줘야 한다. 최근 들어 현장에 포트폴리오 평가가 확산되는 것도 학생의 성취정도를 보다 면밀하게 살피고, 피드백하기 위해서이다. 1차 평가에서 부족한 부분을 피드백해야만 2차와 3차에서 보다 나은 성취를 얻을 수 있다. 평가가 학습동기를 부여할 수 있고, 또 평가가 운에 따라 결정된다는 부정적 인식도 줄일 수 있다. 이는 재학습과 재평가의 선순환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사는 교육과정 운영 전문가이다. 학기 초 작성하는 형식화된 교육과정 재구성에서 벗어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운영으로 내실화해야 한다. 관행적으로 만들어져 온 평가계획서를 교사·학생·학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문서로 변화시켜야 한다. 교사가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갖춰야 하며, 교육과정과 친해져야 한다. 평가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신뢰받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3월 새 학기, 교사들에겐 가장 부담스러운 시기다. 입학식을 필두로 이어지는 각종 행사와 쏟아지는 행정업무, 아이들과의 관계 맺기부터 크고 작은 다툼에 학부모들과의 상담까지 어느 것 하나 녹녹한 게 없다. 한 손엔 교과서를 한 손엔 휴대폰을 움켜쥐고 발걸음을 재촉했던 일상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경험이다. 그래서일까? 교사들은 개학이 다가올수록 밤잠을 설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겪는다. 경력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어 보인다. 심지어 개학 첫날부터 모든 일이 엉망으로 꼬여버리는 악몽에 시달린다는 교사들도 있다. 이번 호는 새 학기, 교사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적 과제를 살펴보고 그 원인과 대책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풍부한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전현직 교사들의 축적된 경험치에서 비롯된 노하우를 통해 교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를 실증적으로 들여다보고 정확한 진단과 정책적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대강의 주제는 학생들과 관계맺기, 학교폭력 대응, 교육과정 구성과 평가, 학부모 상담하기, 그리고 교권침해 대응으로 잡았다. 3월, 교사와 학생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1년 학급 분위기가 좌우된다. 올해부터 학교폭력업무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교사들의 업무도 달라진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 뜻하지 않은 실수를 낳을 수도 있다. 학부모와의 첫 대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경력이 적은 교사들에게는 가장 힘든 관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자칫 갈등이 불거지고 교권침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교육당국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본다. 들어가는 말 교사가 학부모를 대하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비유로 표현하자면 ‘소 닭 보듯’, ‘쥐가 고양이 보듯’, ‘고양이 쥐 보듯’ 유형이다. 소 닭 보듯 유형은 “저분들은 오늘 왜 저렇게 많이 오셨나? 할 일이 별로 없으신가 보네”하는 분들이고, 쥐가 고양이보듯 유형은 ‘두려워서 떠는 분’, 고양이 쥐 보듯 유형은 ‘신병들 모아놓은 조교같은 분’이다. 다 누군가의 ‘갑’이거나 ‘을’이거나 ‘타인’ 셈이다. 개인적으로 학부모와 교사는 자전거의 두 바퀴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전거길 산책을 좋아하는 필자는 여러 가지 자전거 구경을 한다. 유모차 달린 자전거나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타는 자전거도 있고, 바퀴가 자동차 바퀴만큼 뚱뚱한 자전거도 있다. 심지어 누워서 타는 자전거까지 보았다. 하지만 외발자전거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타기가 어려워 묘기에 가깝다보니 가끔 TV에 나올 때 보거나, 예전에는 서커스단에서나 구경했다. 교사와 학부모는 두 발 자전거의 앞바퀴와 뒷바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따르릉 따르릉 우리를 버팀목으로 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교사가 슬기롭게 대해야 하는 파트너 중에 학생, 동료와 함께 학부모가 있다. 교사가 이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서로의 소통이 원만하지 못한다면 아주 힘든 상황에 부닥치기 쉽다. 개학 첫날 준비 학부모 관계의 첫 단추는 3월 첫날, 아이들을 통해 보내는 담임소개서와 명함이다. 둘째는 학부모총회이고, 셋째는 학급신문 등을 통한 학부모와의 소통이다. 학부모와의 갈등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노성비(노력 대비 성과)’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가 없을 때 잘해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해결이 손쉬운 법이다. ● 교사가 영업 사원도 아닌데 왜 명함을? 필자가 명함을 필수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렇다. 3월 첫날, 아이들에게 명함을 주며 부모님께 전해 드리라고 했더니, 학부모총회가 끝나고 한 분이 “담임선생님께 명함을 받으니 학부모로서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았습니다”라고 했다. 정식 명함도 아니고 종이에 칼라로 출력해 잘라서 만든 명함이 학부모에게 이런 소중한 역할을 했다니 많이 놀라웠다. 용기를 얻어 이참에 학교 근처 인쇄소에 가서 명함을 정식으로 만들었다.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개학 첫날, 아이들에게 두 장씩 나누어주고 “한 장은 본인 지갑에 넣고 한 장은 집안 어른께 가져다 드리라”고 했다. ● 담임소개 가정통신문 가정통신문을 연중 정기적으로 보내지는 못하더라도 첫날 담임소개 가정통신문은 꼭 준비하는 것이 좋다. 글을 잘 안 써봐서 걱정이라면 ‘가정통신문 뚝딱 만들기’ 팁을 참고하길 바란다(https://cafe.naver.com/ket21/9327). 가정통신문에는 학급운영 교육관, 교육활동 계획, 소식지 발행 목적, 교사의 메일과 휴대폰, 학부모총회 안내, 전화 가정방문 안내, 수시 상담을 권장하는 내용 등이 담기면 좋다. 색지에 출력해 학교 봉투가 아닌 한지 봉투를 구입해 아이 편에 보냈다. 저녁에 바로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다. ● 신뢰 구축의 첫걸음 학부모총회 보호자와 신뢰를 구축하는 첫걸음은 다름 아닌 3월 학부모총회이다. 1차 학부모총회 때는 개별 면담을 지양하고, 학부모와의 래포 형성을 목표로 한다. 커피포트와 따뜻한 차도 준비해둔다.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책상을 가운데로 마주보게 하고 책상 앞에는 미리 받은 참석통지서로 학생 이름과 보호자 성함을 함께 붙여둔다. 학부모에게 학급운영 방식 간단히 설명한 다음 돌아가면서 각자 소개와 자녀가 올해 이렇게 변화했으면 좋겠다는 점과, 자녀의 장점, 학교에 대한 건의사항을 말해 달라고 한다. 그리고 발표된 내용을 수첩에 기록 하면서 적극적으로 경청하면 2차·3차 학부모총회 때 변화되는 모습을 나눌 수 있어 효과적이다. ● SNS를 활용한 학기 중의 일상적 소통 시험을 앞두고 학부모께 다음과 같은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답신이 왔다. 감히 말하건대 ‘학부모와 소통하지 않는 것은 재앙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요즘은 군대 중대장의 제1업무는 ‘군부모와 소통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부모가 20세 넘어 군대에 간 자녀에게까지 간섭하니 이런 용어가 생긴 것 같다. 미성년자를 돌보는 담임교사와 성인을 돌보는 중대장 중 누가 더 부모와의 소통에 힘을 기울여야 할까?
3월 새 학기, 교사들에겐 가장 부담스러운 시기다. 입학식을 필두로 이어지는 각종 행사와 쏟아지는 행정업무, 아이들과의 관계 맺기부터 크고 작은 다툼에 학부모들과의 상담까지 어느 것 하나 녹녹한 게 없다. 한 손엔 교과서를 한 손엔 휴대폰을 움켜쥐고 발걸음을 재촉했던 일상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경험이다. 그래서일까? 교사들은 개학이 다가올수록 밤잠을 설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겪는다. 경력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어 보인다. 심지어 개학 첫날부터 모든 일이 엉망으로 꼬여버리는 악몽에 시달린다는 교사들도 있다. 이번 호는 새 학기, 교사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적 과제를 살펴보고 그 원인과 대책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풍부한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전현직 교사들의 축적된 경험치에서 비롯된 노하우를 통해 교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를 실증적으로 들여다보고 정확한 진단과 정책적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대강의 주제는 학생들과 관계맺기, 학교폭력 대응, 교육과정 구성과 평가, 학부모 상담하기, 그리고 교권침해 대응으로 잡았다. 3월, 교사와 학생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1년 학급 분위기가 좌우된다. 올해부터 학교폭력업무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교사들의 업무도 달라진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 뜻하지 않은 실수를 낳을 수도 있다. 학부모와의 첫 대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경력이 적은 교사들에게는 가장 힘든 관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자칫 갈등이 불거지고 교권침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교육당국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본다. 한 해의 시작! 선생님들에게 한 해의 시작은 1월이 아니라 3월이 아닐까 싶다. 선생님은 아이들과의 만남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2월은 새로 만날 아이들로 생각이 많지만, 이 두근거림이 봄보다 좋다’라는 최서연 선생의 글처럼, 왠지 모를 긴장과 설렘이 함께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미국 오하이오 마이애미 대학의 더글러스 브룩스 교수는 교사들의 첫날을 비디오로 녹화해 모니터링하는 연구과정을 통해 노련한 교사와 서툰 교사의 차이를 발견했다. 초임 교사들은 첫날부터 해당 과목의 중요한 문제를 흥미 위주 활동으로서 시작했고, 일 년 내내 진도를 쫓아가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이에 비해 노련한 교사들은 앞으로 친구들과 어떻게 보내야 하며, 아이들과 어떤 약속들이 선행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어떤 공부를 하게 되는지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뛰어난 나무꾼은 무작정 도끼로 나무를 자르지 않는다. 도끼날을 갈아 더 많은 나무를 자를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이치와 같다. 새내기 교사는 종종 ‘빨리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에 아이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려고 한다. 친구 대하듯 장난치는 아이들의 장난을 받아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대화가 반복되면 교사와 학생 간의 거리감(어려움) 상실이 오며, 여러 가지 면에서 학급경영의 차질을 가져온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안타깝게도 ‘지시가 통하지 않는 교실’과 ‘시끄러운 교실’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3월을 마치게 되면, 3월의 혼란스러운 모습 그대로 1년이 흘러가고,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까지 학급경영이 지속되어 버린다. 더욱 계획적으로 3월을 보내야 하는 첫 만남 프로젝트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첫째, 바람직한 관계 맺기를 위한 기초 다지기 3월, 아이들과 행복한 한 해를 원한다면 먼저 학급의 기반이 될 4가지 원칙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 선입견을 품고 아이를 대하지 않는다. 교사가 아이를 처음으로 대면하기 전, 학생에 대해 이미 가지고 있는 사전 정보를 ‘선입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문제 아동을 대할 때는 이전 학년 선생님과의 연락을 통해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게 된다. 더불어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겐 교과 성적의 ‘후광 효과’로 그 아이의 은밀한 따돌림을 오랜 시간 동안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은 쉬지 않고 변화해가는 존재이다. 무엇보다 선입견 없이 아이들을 대하는 교사는 새 학기, 새로운 마음으로 다르게 살아보려는 아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인다. ● 3월 첫 만남이 부담스러운 아이들 마음을 배려한다. 관계가 친밀해지면 내성적인 아이들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마음을 연다. 학기 초, 아직 마음을 열기에는 짧은 시간인데, 첫날부터 자기소개를 억지로 시킨다거나 키 순서대로 세워서 자리 배치를 한다면 아이들은 시작부터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갈 것이다. 3월 첫 만남 프로젝트 동안만이라도 아이들에게 억지로 부담을 주는 활동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 3월 첫 만남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학생들은 새 학년에 무엇을 배우고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정확하게 알고 싶어 한다. 준비가 잘된 수업에서 학생들은 누구도 고함지르고 다투지 않으며, 진정한 배움을 만들어갈 수 있다. 그러려면 매일 매일 학생들의 생활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아울러 안정되어야 한다. ● 일체감을 느끼기 위해 ‘청유형’ 언어를 쓰도록 한다. “종쳤다. 자리에 앉아라”, “책 꺼내라고 했지!”, “이제 준비물을 꺼내라”, “제발 자기 자리 아래 좀 정리하면 안 되겠니?”, “벌써 몇 번째 말하는 거야!”…. 교사는 이런 말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한다. 기대하는 행동을 하도록 아이들에게 분명히 전달하지만 다른 어떤 것을 함께 전달하게 된다. 언어가 연상을 유발한다면 우리는 무의식중에 무엇을 함께 전달하고 있을까? 우리는 ‘명령하는 말’들이 ‘나 대 너’의 관계를 지속시킨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 말에 숨어있는 메시지는 ‘너희는 내 통제하에 있으므로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에 대한 부정적 연상이 있는 학생들은 반항적이거나 비협조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아이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위해서 평어체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가능하다면 교실에서는 청유형 언어를 쓰는 것이 좋다. 둘째, 3단계 ‘성장형 교사’로 성장하는 4가지 제안 해리 왕(Harry K. Wong)이 초등교사인 아내 로즈메리 왕(Rosemary T. Wong)과 함께 쓴 책 The first days of school(좋은 교사되기)에는 교사가 ‘환상(Fantasy) → 생존(Survival) → 성장(Mastery) → 영향(Impact)’의 단계를 거쳐 성장한다고 했다. 초임 교사의 대부분은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 성공하는 교사라는 순진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들은 기준·평가 또는 학생의 성취에 대해 거의 말하지 않는다. 오직 즐거운 활동으로 학생들을 즐겁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나 학부모에게 상처를 받고 2단계 생존형 교사(혹은 생계형 교사)로 접어든다. 그들은 학생들이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학습지를 풀고, 비디오를 보는 등 바쁘게 지내도록 애쓴다. 이제 학생들이 배우고 성취하는 것은 목적이 아니다. 그저 직업이기 때문에 가르치고 생존의 목적은 월급일뿐이다. 하지만 3단계 ‘성장형 교사’들은 학급경영 방법을 잘 알고 있다. 2020년 새 학기, 3단계 ‘성장형 교사’로 나아가고 싶은 분들에게 다음 세 가지 제안을 드린다. ● 학생들의 성취에 관심이 있으며, 맡은 학생들에게 높은 기대를 한다. 교실의 학생들이 내 자녀라면, ‘아이들이 원한다’는 이유로 이것저것 다 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 대신 우리 반 학생들이 ‘올해 이것만은 꼭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해줄 것이다. ● 학생들의 성장이 곧 교사의 성장 목표가 된다. 성장하기 위해 관련 도서를 찾아 읽고, 전문적인 공부 모임에 참석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학생들의 배움은 그들의 임무이며, 학생들의 성취는 그들의 성장 목표가 된다. ●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사는 3월에 진도를 나가기보다 학생들이 갈등상황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학생들 간에 또래 중재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 ‘처벌’보다는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 아이가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다 5교시 수업에 늦게 들어왔다. ‘처벌’에 집중한다면, 청소를 시키거나 반성문을 쓰게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다면, 되물어볼 것이다. “어떻게 하면 5교시 수업에 늦지 않을 수 있겠니?” “먼저 마음을 얻어라, 그다음에 가르쳐라.”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의 저자 토드 휘태커가 했던 말이다. 2020년 3월 2일, 아이들과의 첫 만남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진도만 나가느라 바빴던 ‘새 학기 학급경영’에 새로운 변화가 바로 ‘진도보다 관계 세우기’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 다만 조심할 것은 ‘첫 만남 프로젝트’가 자칫 괜찮아 보이는 활동을 나열하는 것으로 그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1년 동안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싶은지, 새로 만날 아이들과 어떤 교실을 만들어가고 싶은지 더 깊이 생각하고, 그 가치와 철학을 꿰어나가는 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좋은 활동을 다 해야 한다’, ‘학기 초에 꼭 해야 한다’는 강박에 쫓기지 않는다. 학기 초, 어떻게 놀이로 아이들을 만나는지 관심 있는 선생님이라면 관련 유튜브 채널을 찾아보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2020년 새 학기에는 학생들의 소중한 권리가 꿈틀거릴 수 있는 교실, 모두가 평등한 관계를 지향하는 평화로운 교실, 학생과 교사 모두가 존엄함을 지닌 한 명의 인격체로 대우받는 교실의 모습에 다가가길 기대해 본다.
※ 법률적 근거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교원지위법」) 제7조(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설치) ① 각급학교 교원의 징계처분과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교육공무원법」제11조의 4제 4항 및「사립학교법」제53조의 2제 6항에 따른 교원에 대한 재임용 거부처분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 대한 소청심사를 하기 위하여 교육부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제9조(소청심사의 청구 등) ① 교원이 징계처분과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할 때에는 그 처분이 있었던 것을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심사청구인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다. Q. 소청심사청구를 할 때 반드시 대리인을 선임해야 하나요? A. 「교원지위법」제9조 제1항의 규정은 청구인 스스로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것이지, 반드시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Q. 경고·주의도 소청심사청구 대상이 됩니까? A.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청구대상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①청구기간의 도과 여부 ②청구인 적격 여부 ③처분성 존재 여부 ④청구이익의 존재 여부 등을 살펴 어느 한 가지라도 결격사유가 있으면 심사대상에서 제외합니다. 경고·주의는 교원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가진 자가 단순히 주의 환기나 각성을 촉구하는 행위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 기타 법률효과의 발생 등을 가져오는 것이라 볼 수 없어 처분성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심사대상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Q. 기간제교원도 교원소청심사청구를 할 수 있나요? A. 소청심사청구를 제기할 수 있는 자는 국·공·사립학교를 모두 포함하는 각급학교의 교원을 말하며, 구체적으로 교원이란 유치원의 ‘원장·원감·수석교사 및 교사’(「유아교육법」제20조)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고등기술학교 및 특수학교의 ‘교장·교감·수석교사 및 교사’(「초·중등교육법」제19조), 대학·산업대학·교육대학 및 방송·통신대학의 ‘총장·학장·교수·부교수·조교수’(「고등교육법」제14조)를 말합니다. 따라서 조교, 국·공·사립학교의 행정업무 등을 담당하는 직원, 초·중등학교의 기간제교원(「교육공무원법」제32조,「사립학교법」제54조의4의 규정에 의해 임용된 교사)은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Q. 소청심사청구는 어떻게 합니까? A. 교원소청심사위원회 홈페이지(www.ace.go.kr)의 청구서 작성요령을 참고해 소청심사청구서 2부를 작성해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제출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바로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Q. 심사 당일에 출석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합니까? A. 통지한 심사기일에 출석하지 못할 경우 서면으로 의견을 진술하거나 심사기일 연기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심사기일 연기신청을 할 때는 정당한 사유를 제시해야 하고, 심사기일 연기신청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소청심사위원회가 인정할 경우 다시 심사일시 및 장소를 정하여 출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소청심사청구 결정은 언제 이뤄지나요? A. 「교원지위법」제10조 제1항에 ‘심사위원회는 소청심사청구를 접수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이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한다. 다만 심사위원회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 의결로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어 접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결정을 하도록 되어 있고, 부득이한 경우 30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Q. 피청구인이 소청 결정을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A. 「교원지위법」제10조 제2항에 ‘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처분권자를 기속한다’고 규정돼 있어 처분권자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을 따라야 합니다. 만일 소청 결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민사상 위법성을 구성하게 돼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이행의 지연과 관련해 감독청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행정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소청 결정의 불이행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는 형사적 처벌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Q. 소청 결정에 불복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A. 「교원지위법」제10조 제3항에 ‘……교원,「사립학교법」제2조에 따른 학교법인 또는 사립학교경영자 등 당사자는 그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소송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소청 결정에 대한 불복은 사립학교 교원과「사립학교법」제2조에 따른 학교법인 또는 사립학교 경영자 등의 경우에는 결정서의 송달을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피고로 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국·공립 교원인 경우 원 처분권자(대학교 총장이나 교육감 등)를 피고로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말해도 좋지만,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말하지 말라. 실천하지 않으면서 말만 하는 것, 지혜로운 이는 그 잘못을 안다.’(잡아함경 제48) 가르치는 사람의 딜레마 가르치는 사람이 직면한 딜레마 중 하나는 ‘자신이 실천하고 있는 것만 가르칠 것인가’ 아니면 그리 못하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로라도 가르쳐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말이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의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더 많이 배운다. 따라서 실천하면서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바른 삶의 자세 중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없는 것이 늘어난다. 자신이 행하지 않는 것은 가르치지 말아야 할까? 말로만 가르치면 효과가 별로 없는 것일까? ‘롤모델링만 하고 말로써는 가르치지 않는 것’과 ‘자기는 그리하지 않으면서 말로 가르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일까? ‘마시멜로 실험’의 저자 미셸과 그의 제자 리버트(Mischel and Libert, 1966)가 수행한 간단한 실험을 통해 가르치는 사람이 취해야 할 길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 실험 이외에도 유사한 실험들이 있다(Mischel, 2015: 267-269). 미셸과 리버트는 10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보상에 대한 기준을 세울 때 무엇을 받아들이는지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해 볼링 롤모델이 ▲자신과 아이에게 똑같이 엄격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아이에게는 너그러운 태도를 취하는 경우, ▲자신에게는 너그럽고 아이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취하는 경우의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실험했다. 그 결과 볼링 롤모델이 방을 떠난 후, 아이가 혼자서 볼링을 하도록 했을 때 첫 번째 시나리오를 거친 아이들이 자기보상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취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를 거친 아이들은 모델이 자신에게 엄격했던 것을 보았지만, 테스트에서 자신에게 여전히 관대함을 보였다. 세 번째 시나리오를 거친 아이들의 절반은 교육받은 까다로운 기준을 지키고, 절반은 모델에게서 보았던 자유로운 기준을 적용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예상한 대로 ‘엄한 기준을 롤모델 자신과 아이에게 동시에 적용해야 아이가 따라 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행동과 다른 말로써만 가르치는 것의 효과에 관한 것이다. 아이들은 본대로가 아니라 어른이 말을 통해 가르친 대로 따를 가능성이 더 크다. 롤모델이 자신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아이에게는 너그러운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더니 아이는 혼자 있을 때 자신에게 너그러운 기준을 적용했다. 롤모델이 자신에게는 관대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아이에게는 엄한 기준을 적용한 때도 절반 가까이 되는 아이들은 들은 대로 엄한 기준을 적용했다.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 말로 가르치는 것이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용지식과 역량, 바른 삶의 자세 등은 비록 가르치는 사람이 실천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입으로라도 가르치면 아이들이 그리할 가능성이 크다.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는 것은 가르침의 중요한 방법이다. 그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 가르치려고 하면 가르칠 수 있는 것이 크게 줄어든다. 또한 몸소 실천하는 것 자체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실험에서처럼 비록 몸소 실천은 하지만 아이들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도록 허용하면 아이들은 그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자신이 행하지 않으면서 말로 가르치려고 할 때는 심적 갈등이 따른다. 부처님도 그러한 사람은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니 더욱 혀가 굳는다. 이는 ‘인간의 몸을 가지고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지상의 여행을 하는 동안 끝없이 겪어야 하는 갈등’이다(박남기, 2017: 90). 스스로 사표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 실천과 가르침 사이의 괴리가 줄고 갈등도 줄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EBS 교육대토론 ‘교사의 길’(2018년 8월 10일) 토론회에서 교직단체 대표들은 더이상 자신들에게 ‘스승이라는 굴레(?)’를 씌우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다. 하나의 직업인으로 보아달라는 이 말은 스스로 행하기 어렵지만 옳은 길을 가르치더라도 손가락질하지 말고 직분에 따른 것임을 이해해 달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원칙론자가 되기 위한 조건 교대 교수들에 따르면 강의 중에 자는 학생, 떠드는 학생, 교재와 심지어 필기구류도 없이 몸만 오는 학생, 세 번 결석은 자기 권리라며 대놓고 결석하는 학생, 중간에 살짝 사라지는 학생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입학 때의 각오와 달리 보고서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불성실한 한 자세로 임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교대 성적이 아니라 임용시험 성적이 임용시험 합격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임용시험 제도를 개선하면 좋겠지만, 그 전에 교수들이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 교대와 사대에서는 무시험검정으로 국가자격증인 교사자격증을 수여하므로 적성이나 자질이 교사로서 적합해 보이지 않는 학생은 면담이나 기타 방법을 통해 학생의 마음자세와 상황을 파악한 후, 다른 길로 안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 강의에서는 그러한 학생이 생기면 경고를 하고, 그래도 고쳐지지 않으면 특별 면담을 한 후 F학점을 주거나 아니면 진로를 바꾸도록 유도한다. 물론 강의 첫 시간에 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강의 진행 중에도 필요할 경우 다시 한 번 그에 대해 주의를 환기한다. 교사가 되기 위해 교대에 진학한 성인이기 때문에 모두 최선을 다해 강의에 임한다. 대부분 교수가 법에 따른 그 역할을 하지 않은 채 학생들이 제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불평만 한다. 왜 적용하지 못하는지를 물었더니 결국은 가르치는 사람의 자세였다. 법이 부여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자신이 먼저 원칙에 어긋남이 없이 강의를 진행해야 한다. 강의를 철저히 준비하여 질 높은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강의에 늦지 않아야 하며, 세 시간짜리 강의를 두 시간 남짓하고 일찍 마치는 일도 없어야 한다. 강의를 녹음(때로는 녹화)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따라서 수업 중 언어 사용에도 유의하여 학생들에게 흠을 잡히지 않아야 한다. 만일 자신은 그리하지 않으면서 문제 학생들을 원칙대로 처리하면 학생들도 곧바로 교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보복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려워하여 강하게 하지 못하는 교수도 일부 있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결국 학생 문제가 아니라 가르치는 우리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등학교 수업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수업 중에 자는 행동, 교사에게 대드는 행동, 팀 프로젝트는 게을리하고 자기 개인 수행평가만 열심히 하는 행동, 친구들과 자주 충돌하는 행동 등 문제행동을 기록하지 않고 좋은 학생인 것처럼 기록하는 것은 일종의 공문서위조이다. 교사는 국가를 대신하여 학생들의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 기록을 정확하게 해야 함을 알리고, 이를 제대로 수행한다면 많은 학생의 성실성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만일 일부 교수들처럼 자신의 성실성 때문에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이는 학생 탓이 아니라 교사 탓이다. 교사는 원칙론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이다 보니 게을러질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어린 제자들은 더욱더 그러할 가능성이 크다. 원칙론을 적용하더라도 가르치는 교사나 배우는 학생 모두 인간으로서 그러한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며 따스한 원칙론자가 된다면 학생들이 배울 것을 제대로 배우도록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나오며 가르치는 길목에 선 사람은 가능하다면 행할 수 있는 것을 가르치자. 하지만 행하지 않는 것이라도 옳은 것은 가르치는 것이 더 낫다. 행하지 못하면서 가르칠 때 심적 갈등이 생기거든 배우가 연기하듯이 우리도 교사라는 직업을 연기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자. 현실 속의 교사는 노력은 하되 어쩌면 부처님이 말씀하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은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그리고 사회도 그들이 부처님이 말씀하신 ‘지혜로운 사람’이기를 기대하며 비판하는 대신, 그들은 행하지 못하더라도 가르쳐야 하는 숙명을 가진 직업인임을 받아들여 주자. 실천하지 못하면서도 자녀에게는 바른길을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이 말이 더 와닿을 것이다.
반전으로 점철되었던 영웅의 삶은 막을 내렸지만 남은 자들의 갈등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는 왕위를 놓고 벌인 전투에서 전사했다. 왕위는 라이오스 시절부터 왕가에서 헌신해온 이오카스테의 남동생 크레온의 차지가 되었다.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에게는 성대한 장례를 베풀었지만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은 시민들의 본보기 차원에서 방치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폴리네이케스의 장례를 지내는 자는 엄벌에 처한다”는 명령도 내렸다. 그런데 폴리네이케스를 장례 지낸 흔적이 발견되었다. 크레온을 격분시킨 오이디푸스의 맏딸 안티고네 크레온은 격분했다. 태생적으로 그는 오이디푸스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과거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내어 국가적 위기에 빠진 테바이를 단번에 안정시켰다. 라이오스의 살해자임이 밝혀지기 전까지 그는 지혜로운 군주로 인정받았다. 반면 어부지리로 왕이 된 크레온은 자신의 정통성과 카리스마를 백성들에게 인정받아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첫 번째 영이 완전히 무시당했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도전이었다. 병사들을 시켜 색출해낸 범인은 오이디푸스 생전 그를 시중 들었던 안티고네였다. 안티고네는 이오카스테의 혈육이자 크레온 본인의 조카이기도 했다.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가 모두 죽은 뒤 테바이 왕가에 남은 오이디푸스의 맏딸이었다. 크레온은 이미 자신의 막내아들 하이몬과 안티고네를 결혼시키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정략결혼으로 크레온 왕가를 완성하려던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권위와 명예, 왕위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했던 안티고네를 국법 위반으로 처단해야 하는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었다. 크레온과 안티고네의 논쟁이 시작되었다. 크레온은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크레온은 지배자들의 전유물인 충성서약을 받고 싶었다. 대개의 경우 지배자들은 부조리한 주장을 들이밀며 선택을 강요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 제안은 타당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강자들은 “다 그렇고 그런 것”, “원래 그런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약자들을 협박한다. 다들 그렇고 원래 그렇다는 것들 중 실제 그런 것은 얼마나 될까. 어쩌면 하지 말아야 할 부조리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사(修辭)일 것이다. 윤리적 도리 안테고네 VS 절대 권력에 눈먼 크레온 안티고네는 크레온의 주장에 반대한다. 죽은 사람이라면 그가 이승에서 무슨 짓을 했건 매장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죽은 사람의 영(靈)이 안식하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쨌든 폴리네이케스는 죽었고, 그가 다시 모욕을 당해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다. “크레온의 말은 하늘의 이치와 어긋나기 때문에 따를 수 없다.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크레온이 아니라 신들조차도 따라야 하는 법도가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폴리네이케스를 ‘매장하라, 하지 마라’ 하는 것은 크레온의 입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크레온의 권한을 넘어선 일이다. 군주의 권력은 사실 군주의 권리가 아니라 권한이다. 군주의 권한은 백성의 행복을 위해서 사용되어야 하는 권력이고, 그 권력은 어디까지나 헌법과 법률에 지정된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크레온의 시대로 말한다면 하늘의 이치와 자연의 섭리, 제우스와 포세이돈과 하데스의 원리를 벗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크레온은 자신의 권한을 사유화하여 권리로 만들고 싶어 했다. 안티고네는 바로 그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크레온은 안티고네를 협박하지만 실제로 이 논쟁을 주도하는 자는 안티고네이다. 안티고네는 친동생 이스메네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홀로 망자를 위한 제사를 지냈다. 무모한 결정이었고, 대놓고 죽음을 각오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안티고네는 이익을 저울질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추구해야 할 윤리적 도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반면 안티고네를 이용해야 하는 크레온은 갈등한다. 안티고네와 하이몬의 결혼을 통해서만 권력이 완벽해지지만, 안티고네를 죽이지 않으면 왕의 위엄을 세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너그럽고 자애로운 어버이와 피도 눈물도 없는 절대 권력자 사이에서 선택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도리’ 그런 면에서 크레온은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철저한 기회주의자이다. 과거 그는 오이디푸스의 결백을 알면서도 오이디푸스를 추방했고, 콜로노스 오이디푸스에서는 자신이 추방한 오이디푸스를 다시 데려와 이용하려고 시도하며, 그의 딸을 납치하기도 했다. 조카의 시신을 이용해 군주의 위엄을 드러내려 했고, 정략결혼으로 왕권을 강화하려고 한 그는 어찌 보면 오늘날의 전형적인 정치가이다. 겉으로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 모든 행동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폴리네이케스를 매장한 이는 ‘매수되어 그런 일을 했을 것’”이라며 돈 핑계를 댄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회주의자들의 세계관일 뿐이다. 자신이 비난하고 조롱했던 오이디푸스를 닮아가는 크레온과는 달리 안티고네는 당당하게 크레온의 억지 주장을 논파한다. 폴리네이케스의 매장을 금지하는 크레온의 실제 명령은 자신의 말이 자연의 이치와 하늘의 섭리보다도 더 높다는 오만의 선언이다. 오이디푸스의 졸렬한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는 권력이라는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명예를 헌신짝처럼 내던진다. 하지만 딸들은 아버지를 위해 굳이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가문의 명예와 위신을 생각한다. 두 딸은 오이디푸스가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고 신들의 사랑을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오이디푸스를 일으켜 세우고 갱생의 기회를 만든 주역이 바로 안티고네였다. 그는 이제 권력자의 부당한 명령에 맞서 싸우다 죽음을 앞두게 되었다. 한때 눈먼 오이디푸스를 모시는 데 힘을 합쳤던 두 자매는 이제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이별한다. 이스메네는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복종해야 하며, 크레온은 강자이고 우리는 약자이기 때문에 강자의 지배에 따라야 한다는 것, 그것을 자연의 질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안티고네가 생각하는 자연의 질서와는 다르다. 안티고네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도리가 있으며 그것은 내가 여자라서, 약자라는 이유로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말로도 쉽지 않지만, 그 말을 지키는 것은 더욱더 어렵다. 평생 저주 속에서 살게 된 크레온 불행한 소식은 예언자와 함께한다. 오이디푸스가 범인이었음을 예견했던 테이레시아스가 다시 나타났다. 테이레시아스는 경고한다. “인간은 실수하더라도 자기가 저지른 실수를 고칠 줄 알고 고집을 피우지 않는 자는 행복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이 아니오(Antigone, 1024-1028).” 안티고네의 처형을 고집했던 크레온에게 하이몬의 음성이 겹쳐진다. “한 가지 사고방식만을 고집하지 마십시오. 오로지 당신 자신의 말만 옳다고 생각하시니까요. 자신만이 지각 있고, 언변과 지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자는 누구든지 한번 속내가 드러나면 텅 비어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됩니다(Antigone, 705-709).” 이에 크레온은 “돈만 밝히는 자라며, 장님을 모욕하고 어린 아들한테 분별을 배워야 하냐”며 격분하지만, 예언자의 말이 이번에도 실현될까 두려워한다. 나약해진 크레온은 마음을 돌려 안티고네를 구하러 가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안티고네는 이미 ‘신부의 침대도 없이 (…중략…) 죽은 자들의 무덤으로’ 내려갔다(Antigone, 917-920). 하이몬은 크레온이 보는 앞에서 옆구리를 찔려 죽은 약혼자 옆에 쓰러졌고, 그 소식을 들은 부인 에우리디케는 남편을 저주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모든 것을 가진 듯했던 크레온은 그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평생 저주와 후회 속에서 삶을 살게 되었다. 그에게 약간의 지혜와 분별력만 있었다면 행복을 추구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혜 높은 사람들의 화려한 언변 속에는 얄팍한 속내가 숨어있다. 크레온은 말로는 대의를 논하고 정의를 말하지만, 이면에 담긴 의도는 따로 있었다. 반면 안티고네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언행은 담백하면서도 묵직하다. 힘든 하루하루를 버텨가면서도 하늘의 이치를 따랐던 사람들의 삶은 설화나 민담에서 보여주듯 큰 무게로 드러난다.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혜이며, 그중 가장 큰 지혜는 경건한 마음을 갖는 것에 있었다. 그리고 그 경건함은 인간의 한계를 직시하고 오만을 피하는 데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무한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 어쩌면 가장 큰 오만일 것이다.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가장 큰 관계는 시간과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시간이 우리 편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한번 일어난 잘못된 결정은 되돌릴 수 없다. 우리의 결정이 늘 최선일 수 없고, 인간은 언제나 잘못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우리의 결정이 최선이기를 기도하고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결정이 과오로 이어졌다면, 그때는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배운 사람으로서 그리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또 하나의 덕목이라면 자신의 삶에 충실해지는 것, 그리고 내가 저지를 수 있는 잘못에 대한 겸허한 자세일 것이다. 시간의 흐름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은 나이가 들면 어떤 것이든지 자신의 지난 세월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길 원한다. 자신의 삶이 ‘성공’했음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 시기가 바로 한 인간의 퇴행이 급속도로 시작되는 시점일 것이다. 성공은 한 개인의 노력과 적절한 운의 결합이고, 온전히 내 노력만으로 무언가가 이루어지는 일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크레온은 자신이 지혜로운 군주임을 과시하고 싶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성공을 인정받고 싶었던 유약한 기회주의자였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면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 또한 온전히 내게 달린 몫이다.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은 자리를 탐하려고만 할 뿐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소포클레스는 비극을 통해 삶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우리가 견지해야 할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제안한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비극이라는 공공매체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공공매체를 통해 웃음과 풍자를 전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소포클레스와 동시대 인물이었던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묘사하며 우리가 살아가야 할 모습을 고민하게 한다.
왜 그렇게 말해 주지 못했을까 (베르나데트 르모완느·디안느 드 보드망 지음, 강현주 옮김, 아름다운사람들 펴냄, 216쪽, 1만4000원) 아이의 성장단계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상처 주지 않고 자존감과 사회성을 키워주는 법, 혼내기 전 아이의 불안감을 이해하는 법, 공부 태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법 등을 자세히 담았다. 각 상황에 따라 해주면 좋은 말과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의 예시도 제시했다.
꼬리 물기 독서법 (유순덕 지음, 리스컴 펴냄, 172쪽, 1만3000원) 꼬리 물기 독서는 책을 읽은 후 그 내용과 관련 있는 책을 이어 읽는 독서법이다. 관련 분야의 여러 책을 통해 내용을 깊이 이해할 수 있어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된다. 이 책은 꼬리 물기 독서 방법을 자세히 안내하고 처음 시작할 때 읽으면 좋은 책도 영역별로 소개한다.
감정조절 안 되는 아이와 이렇게 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라 임라우 지음, 장혜경 옮김, 김영사 펴냄, 320쪽, 1만4800원) 감정조절을 못 하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아이를 잘 다독여 그의 고집을 열정과 몰입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다룬다. 명확한 신호를 보낼 것, 시선을 교환할 것,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것, 아이가 믿을 수 있게 행동할 것 등 떼쓰는 아이와의 대화를 위해 필요한 팁과 사례를 담았다.
사랑의 욕구 (폴 디엘 지음, 하정희 옮김, 바람의아이들 펴냄, 202쪽, 1만7000원) 스스로 타고난 자질을 꽃피우려 하는 힘 즉, ‘자기 초월적 약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약동’은 긍정적인 힘이 될 수 있지만, 인간의 본성이나 주변 환경 등 외적 요소의 영향에 따라 반대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약동을 찾아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아시아 신화는 처음이지? (김남일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280쪽, 1만4000원) 우리와 비교적 가까운 아시아 여러 나라의 신화를 소개한다. 옛날 사람들이 생각한 세상이 만들어진 과정과 인류 탄생의 비밀, 시련의 극복과정, 영웅의 일대기 등 7가지 장르로 신화를 묶었다. 각 장의 말미에 ‘생각해 볼 점’을 제시해 신화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
중·고등학교 과학토론 완전정복 (김철환 지음 다림 펴냄, 216쪽, 1만3800원) 과학토론대회에 출제될만한 100가지 예상 주제와 300여 개의 논제를 한 데 묶었다. 기후변화·미세먼지·백두산 화산 폭발·인공지능 등 최근 관심이 높은 과학 관련 이슈에 대해 두루 살펴볼 수 있다. 각 주제별 쟁점과 논제·키워드·용어 설명도 담았다.
상품 속 세계사 (심중수 지음, 이현정 그림, 봄볕 펴냄, 224쪽, 1만4000원)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교역의 역사에 대해 다룬다. 독특한 점은 상품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소금·설탕·홍차·향신료·비단·튤립·석탄 등과 같은 상품들이 인류의 삶과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이면의 소소한 이야깃거리와 함께 재미있게 엮어냈다.
다문화 사회 다양성을 존중하는 우리 (윤예림 지음, 김선배 그림, 풀빛 펴냄, 128쪽, 1만2000원) 우리 정부가 ‘다문화·다종족 사회’임을 선언한 지 1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다문화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점이 많다. 이 책은 다문화와 관련한 우리 사회의 실태를 보여주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는지 사례를 들어 안내한다.
연재를 시작하며 주련(柱聯)은 서로 통하는 글귀를 나무판에 새기거나 한지에 써서 기둥을 멋스럽게 장식한 것이다. 그래서 두 장씩 짝하여 글의 뜻이 통하고, 글자 수에 따라 5언 율시와 7언 율시로 나뉘며, 내용으로 보면 기승전결을 이룬다. 한옥에서 세 칸집은 툇마루의 기둥이 넷이라 네 장의 주련이 서로 연관성을 갖고 있으나, 네 칸집은 툇마루의 기둥이 다섯이라 다섯 장 가운데 주련 한 장은 전혀 연관성이 없을 때도 있다. 그래서 주련이 많을 때는 툇마루 안쪽의 벽을 이루는 기둥에도 걸었다. 그래서 주련을 몇 장 걸었는가에 따라서 집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서울 육군사관학교 안에 있는 ‘삼군부청헌당’의 주련은 머리에 연잎, 아랫부분에 위와 아래로 향한 연꽃을 조각하고 글자의 테를 얕게 파내 화려함의 으뜸을 이루었다. 남원의 ‘용장서원’ 주련은 머리에 연꽃 세 송이를, 아랫부분에 박쥐를 새기고 초록색 당초문 테를 두르고 돋을새김을 하여 분위기의 장중함을 더했다. 전북 정읍의 ‘군자정’ 주련은 붉은 연꽃과 초록 연잎 문양을, 옥구의 ‘옥구향교’ 주련은 무궁화를 새겨 품위를 더했다. 전남 고흥의 ‘고흥향교’ 주련은 모란꽃을 올려 부귀를 상징하였고, 곡성의 ‘수성당’ 주련은 학과 영지버섯을 새겨 어르신들의 오랜 삶을 기원하였다. 대부분의 주련은 나무판에 한 줄로 글을 새겼으나 울릉도·독도와 깊은 관련이 있는 울진의 ‘대풍헌’ 주련은 한지에 써서 기둥에 붙였고, 전남 담양의 ‘명옥헌원림’은 두 줄로 새겼다. 향교나 서원은 대부분 유교의 가르침을 글귀로 하였고, 사당·정자·오래된 한옥은 모시는 분이나 집주인이 지은 한시 또는 그분을 칭찬하는 글 또는 자손에게 당부하는 글귀를 걸었다. 그래서 주련을 통해 그 당시의 사건과 이에 따른 조상들의 곧은 절개와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통영시는 삼도수군통제영이 들어오기 전에 두룡포로 불리던 조그만 바닷가 마을로 일제강점기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줄여 통영이라 처음 불렀다. 대한민국은 처음 충무라 이름하였다가 행정구역 개편으로 현재의 통영 이름을 되찾았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한산도 제승당을 목적으로 오랜만에 충렬사와 삼도수군통제사 본부를 찾았다. 삼도수군통제사란 관직은 임진왜란 전에는 없었으나 이순신 장군을 위해 새로 만든 관직으로 경상도·전라도·충청도 등 3도의 모든 해군을 지휘하는 지금의 해군참모총장과 같다. 선조 임금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조선 수군의 모든 지휘권을 한 손에 쥐여주면서까지 왜적을 막으라 하였을까? 盟山誓海 浴日補天(맹산서해 욕일보천) 홍살문 아래에서 큼직하게 쓴 충렬사 현판을 올려 본다. 이순신 장군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세운 충렬사는 고종 임금이 서원을 정리할 때에도 한산대첩의 현장이라 하여 남겨 두었다. 400살 넘은 동백나무가 반겨주는 가운데 회이족을 몰아내고 강한 지역을 다스려 주나라를 잘살게 한 소공(召公)의 공적에 버금가는 이순신을 기려 강한루(江漢樓)를 두었다. 충성심이 햇빛처럼 환하다는 경충재(景忠齋)와 무예를 존중한다는 숭무당(崇武堂)은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문을 들면 신하로서 나라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은 장군의 초상을 모신 충렬사(忠烈祠)를 만난다. 충렬사 기둥에 걸린 '욕일보천(浴日補天)'이란 글에서 눈이 떼어지지 않는다. 욕일보천은 고대 중국의 창세 신화에 나오는 문구인데 어찌 충렬사에 걸 수 있었을까? 전쟁을 함께한 명나라 수군제독 진린은 선조 임금과 조선의 신하들이 전사한 이순신의 공적을 업신여기고 한없이 낮출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이순신은 지략이 매우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 성품과 또한 훌륭하다고 칭찬하였다. 그는 명나라로 돌아가기 위해 선조 임금에게 작별 인사를 하면서도 다시 한번 이순신을 칭찬하였다. “이순신은 경천위지의 재주가 있고, 욕일보천의 공로가 있는 장군입니다.” 이 무슨 듣도 보도 못한 말인가? 옷감은 날줄과 씨줄을 서로 촘촘히 엇갈려 엮어 짜는 것인데 경천위지(經天緯地)는 씨줄과 날줄을 하늘과 땅에 비유하여 이순신 장군이 세상의 일을 잘 계획하여 짜임새 있게 다스렸다는 뜻이다. 욕일보천(浴日補天)은 욕일과 보천으로 나뉜다. 욕일은 희화욕일(羲和浴日)의 줄임말로 고대 중국의 창세 신화에 나오는 태양을 목욕시킨다는 이야기이다. 희화에게는 태양 아들이 열 명이나 있어 동쪽의 해 뜨는 곳에 살았다. 해 뜨는 곳을 부상(扶桑)이라 하는데 그곳에서 해 지는 곳까지 열여섯 곳의 쉼터가 있었다. 태양 아들 열 명은 하루에 한 명씩 하늘로 올라가서 땅에 빛을 비추었다. 희화는 매일같이 태양 아들을 목욕시켜서 뜨거운 몸이 식은 다음 하늘로 오르도록 하였다. 빛을 조절하여 땅의 모든 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자연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다. 한편 보천은 여와보천(女媧補天)의 줄임말로 여와가 하늘에 구멍 난 것을 메운 것을 이르는 말이다. 오랜 옛날, 물의 신과 불의 신이 큰 싸움을 벌였는데 물의 신이 지자 화가 나서 하늘을 받치고 있던 서쪽 산을 들이받았다. 그 순간 산과 하늘이 무너졌고 땅속에서 많은 물이 솟아올라 하늘까지 닿았다. 땅은 홍수로 인해 바다가 되었고 흑룡이 나타나 많은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하였다. 고통에 빠진 사람들을 본 여와는 먼저 파란색·붉은색·흰색·검은색·노란색 등 다섯 종류의 돌을 녹여 하늘에 난 구멍을 메웠다. 그리고 큰 거북의 다리 넷을 잘라 하늘의 네 귀퉁이를 받쳐 세웠다. 사람들을 괴롭히던 흑룡을 잘 달래고, 둑을 쌓아 저수지처럼 물을 가두었다. 물이 줄어들자 짐승들은 점차 온순해져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사람들은 곡식들이 열매를 맺어 풍족하게 먹을 수 있게 되자 여와의 은혜에 한없이 고마워하였다. 충렬사의 ‘맹산서해 욕일보천’은 추사 김정희의 제자 신헌이 52살(1861)에 삼도순군통제사로 있으면서 특유의 두툼한 필법으로 쓴 것을 흰색 바탕에 청색 글씨로 장식하였다. ‘맹산서해’는 충렬사 동재 주련 글귀를 줄여서 쓴 것이다. ‘수루’에 새겨진 한산도 달 밝은 밤에 제승당(制勝堂) 안쪽 기둥에도 ‘맹산서해 욕일보천’ 주련이 걸려있다. 제승당은 원래 이순신 장군이 머물던 운주당(運籌堂) 터다. 운주당이란 이순신이 가는 곳마다 기거하던 곳을 편의상 부르는 명칭이었는데, 1740년(영조 16) 통제사 조경(趙儆)이 이 옛터에 유허비(遺墟碑)를 세우고 제승당이라 이름하면서 비롯되었다.1 운주당은 주판을 놓듯이 이리저리 궁리하고 작전을 세우는 집이란 뜻이고, 제승당은 적과 싸워 이긴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제승당의 바깥 기둥에는 경충재2 주련과 같은 내용을 걸었다. 水國秋光暮 霜寒鴈陣高(수국추광모 상한안진고) 憂心輾轉夜 殘月照弓刀(우심전전야 잔월조궁도) 섬 많은 바다 가을빛 저물고 / 찬 서리 내리니 기러기 떼 높이 나네. 나라 걱정에 잠 못 드는데 / 새벽달이 활과 칼을 비추네. - 이순신 경충재와 동시에 건립한 숭무당에는 다음과 같은 주련이 걸려있다. 江山不息英雄氣 天日成盟草木知 (강상불식영웅기 천일성맹초목지) 閣上麒麟圖像肅 鼓邊蝌蚪鐫名休 (각상기린도상숙 고면과두전명휴) 江漢悠悠忘千秋 欲慕風風 (강한유유망천추 욕모풍풍) 조선에는 훌륭한 사람의 성품 끊임없고 / 하늘에 맹서하노니 풀과 나무도 아는구나. 공신각에 그린 장군의 모습 엄숙하시고 / 북틀에 옛 글자로 새긴 이름 아름답구나. 장강과 한수는 유유히 천년 세월을 흐르고 / 공경하는 마음은 바람처럼 끊임이 없구나. 한산도 가까이 오는 왜적의 배를 감시하던 수루에는 ‘한산도 달 밝은 밤에’를 난중일기에 글자들을 찾아서 새겨 걸었다. 閑山島月明夜 上戍樓(한산도월명야 상수루) 撫大刀 深愁時(무대도 심수시) 何處 一聲姜賊更添愁(하처 일성강적경첨수)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적에 어디서 들려오는 피리 소리 남의 애를 끊나니. - 이순신
대학원 입학 후 첫 수업 날, 지도 교수님께서 자신을 지리적으로 소개해보라고 하셨다. 그때 날 소개했던 말은 “한국·영국·미국, 3개의 국가를 이름에 품고 있는 곽영미 입니다”였다. 다행히 교수님께서 단번에 이름이 외워졌다고 말씀해주셨고, 촌스럽다고 싫어했던 내 이름이 지리교사인 내게 퍽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지는 내 이름처럼 3개의 국가를 품고 있는 곳이다. 내 짧은 경험이 그 국가를 모두 대변해주지는 못하겠지만, 학생들의 집중도와 흥미를 높이고 교과서 밖의 지식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업 중에 내 여행 경험을 많이 이야기해준다. 그런데 북한은 여행 경험도 없을뿐더러 잘 알지도 못하고, 이산가족의 아픔을 직접 겪고 있지 않아서 종종 그 단원의 수업이 빈껍데기 같이 느껴진다. 그 북한을 곁눈질로나마 볼 수 있다니! 날래날래 가야지~! #1. 중국 고속철을 경험하다. 비행기로만 이동해도 되지만 중국의 고속철을 타보고 싶어서 굳이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장춘 롱지아 공항에 내려 기차역으로 이동하려고 하니, 우리나라처럼 공항에서 역까지 바로 연결되는 길이 없었다. 무려 10분 정도를 걸어 장춘 롱지아 역에 다다르니 홍등과 새빨간 글자들이 중국임을 실감케 해주었다. 이곳에서 바로 고속철이 출발하는 것은 아니고, 길림역으로 가서 고속철로 환승해야 하는데 공항도 아닌 기차역에서 짐 수색이 공항만큼이나 깐깐했다. 일반열차를 타고 길림에서 내려, 앞서 탄 열차의 5배의 가격을 주고 훈춘행 고속철을 탔다. 훈춘은 연변 조선족자치주에 있는 중국의 최동단 도시로, 만주어로 변경이란 뜻이다. 1998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중국의 고속철도는 드넓은 대륙을 포용하기 위해 스위스·독일·프랑스·일본·캐나다에서 기술을 인수하고 제휴하여 2008년에는 시속 305㎞의 베이징~텐진 고속철도가, 2009년에는 세계 최장이라는 우한~광주 고속철도가 개통되었다. 창밖의 풍경만 조금 다를 뿐 한국의 KTX나 SRT와 다를 바 없어 큰 감흥은 없었지만, 학생들에게 이야기해줄 거리 하나는 마련했으니 그것으로 됐다. #2. 선을 못 넘는 녀석들 2012년, 태국 치앙콩에서 라오스로 넘어가려 하는데 폭이 좁은 강이 국경이어서 배를 타고 1분 남짓 가면 됐었다. 육안으로도 라오스가 보이는데 태국 출입국 관리소에서 도장을 안 받아와서 뱃삯을 또 내고 돌아가서 도장을 받아왔던 기억이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보다도 가장 강하게 국경의 힘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그 중요성을 간과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나도 모르게 국경이라고 하면 철저하게 막혀있는, 폐쇄적 공간을 떠올렸나 보다. 짐이나 몸을 수색하는 엑스레이도 없고, 높은 담이나 철조망도 없고, 무장한 경찰도 없는 평화로운 강가는 내게 국경의 이미지를 다시 인식하게 해주었다. 국가에 따라서는 국경이 그저 ‘선(line)’일 뿐인 평화로운 곳도 될 수 있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유럽 여행할 때처럼 국경의 존재 자체를 느끼지 못하고 넘어가는 곳도 많다. 하지만 내가 서 있는 이 국경은 뭔가 숨 막히고 가슴 한편이 아련하게 아파지는 장소였다. 훈춘에서 버스를 타고 두만강 하류에 위치한 권하세관으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북한으로 들어가기 위해 출국심사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차들이 있었다. 이곳은 북한 나진-선봉에서 약 50㎞ 떨어져 있는 국경 출입로로 육로와 해로의 이동을 모두 관장한다고 한다. 트럭에 실려 이동하는 컨테이너가 중국과 북한 사이에 무역이 활발함을 보여주었지만, 나는 저 너머에 있다는 북한을 그냥 바라만 볼 뿐이었다. 이런 상황은 방천을 지나 도문변경을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폭도 넓지 않고 수심도 그리 깊어 보이지 않는 두만강 너머, 나무 하나 없는 민둥산과 군데군데 김부자 사진과 찬양 문구가 있는 건물들이 보였다. 이 두만강 강변공원을 걷다 보면 다리 색이 반반 나뉜 도문대교를 볼 수 있는데, 주황색 부분까지가 중국이고 파란색 부분이 북한이다. ‘선을 넘는 녀석들’을 보면 프랑스와 독일 국경이 있는 다리에서 한발씩 걸쳐놓고 사진을 찍던데 이곳은 그런 행동이 불가능하다. 인터넷에 보면 중국령까지 다리를 건너보기도 하던데 이날은 문이 닫혀있었다. 우리를 향한 북한의 마음이 닫혀있듯이…. #3. 한눈에 삼국을 바라보다(一眼望三國) 훈춘역에 내리자마자 붉은색 한자가 눈에 들어왔다. 중국어도 모르는 내가 이 글자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한글·영어·러시아어로도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변 조선족자치주에서는 모든 간판에 한글을 위(왼쪽)에, 한자를 아래(오른쪽)에 쓰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러시아어까지 3개 국어로 써진 간판들이 정말 많다. 아무리 국경이라지만 왜? 이유는 바로 저렴한 물가였다. 러시아인들이 훈춘시에서 싸게 생필품을 구입해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러시아풍 건물로 가득 찬 러시아 거리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한글과 한자가 같이 쓰여 있어 외국인 듯 한국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글씨뿐 아니라 삼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방천이다. 방천은 사구 사이에 둑을 만들어 길을 냈었기 때문에 붙여진 지명이며 중국·북한·러시아의 국경이 만나는 곳이다. 기념품 가게에 들어서자 중국·북한·러시아의 국기와 물건이 모두 있어 지금 어느 나라에 있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기념품 가게를 나와 노란 미니버스를 타고 용호각으로 이동했다. 용호각의 원래의 이름은 망해각이라고 한다. 1886년, 청과 러시아 국경문제 협상 당시 청의 대사였던 오대징이 과음하는 바람에 협상에 패하여 중국 영토를 표시하는 토자패가 동해까지 닿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15㎞ 앞두고 동해를 차지 못한 만취의 슬픔을 가진 용호각에 오르면 벽에 써진 글자처럼 일안망삼국(一眼望三國)할 수 있게 되는데, 삼국 국기가 있는 곳에서 보이는 중앙의 흰 건물까지가 중국 영토, 왼쪽의 호수와 평원은 러시아 영토, 오른쪽의 두만강을 통해 러시아의 핫산과 연결되는 철교 너머는 북한 영토이다. 삼국을 바라보고 있자니 내 이름의 특성과 비슷해서일까,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4. 장백산? 백두산! 백두산은 동서남북 방향으로 동파·서파·남파·북파 코스가 있다. 동파와 남파 코스는 북한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지는 두 개다. 백두산에 오르려면 연길에 숙소를 잡는 것이 보통인데, 숙소에 백두산 예약을 부탁하면 한자가 가득한 버스 타는 곳 확정 문자를 받을 수 있고, 조선족이 운영하는 민박에 머무르면 한국어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서파 코스는 많이 걸어야 하는데다가 무려 1,442개의 계단이 있다고 해서 연길에서 이도백하로 이동 후 천지 가까이 차로 이동할 수 있는 북파 코스를 택했다. 이른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서 백두산 중국식 명칭인 장백산이 크게 적힌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한 뒤 줄 서서 기다리면 큰 버스를 타고 산 초입까지 이동할 수 있다. 나는 대략 20분 정도 기다려서 버스를 탔는데, 인구대국 중국인들의 단체관광과 운 나쁘게 겹치면 4~5시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단다. 대형 버스에서 내리면 다시 표를 구입해서 하얀 봉고차로 환승 후, 천지 입구까지 이동하는데 다들 알다시피 높은 산을 올라가는 도로는 구불구불! 그런데 허술한 도로 가드레일 옆 아찔한 낭떠러지가 보이고, 웬만한 롤러코스터 저리 가라 식의 노브레이크 커브 운전에 몸이 막 흔들리는데, 기사 아저씨가 10분 타이머를 맞춰놓고 운전하시는 게 아닌가! 덕분에 고도에 따라 변하는 백두산 식생의 모습은 제대로 눈에 담지 못하고 비명으로 가득 채웠던 봉고차와 이별했다. 봉고차에서 내려 마치 제주 올레길 같은 나무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탄성을 자아내는 천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천지를 보기엔 7~8월이 적기이지만 백두산 날씨는 워낙 변덕스러워서 산 밑에서의 날씨로 산 위의 날씨를 예측할 수 없는데, 운이 좋았는지 맑고 눈부시게 푸르른 천지가 날 반겨주었다. 추울까 봐 챙겨간 등산 점퍼가 무색하게 날씨가 따뜻했고, 화산이 만들어낸 신비스러운 천지 부근에 아직 녹지 않은 눈의 차가운 촉감이 꿈이 아님을 실감케 해주었다. 좁은 천지에 가득한 사람 때문에 급하게 사진을 촬영하고 북한 쪽 백두산도 열심히 눈에 담았다. 북한은 천지의 물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인지 천지로 향하는 계단이 눈에 띄었다. 제한속도 30㎞를 지키는 것이 맞는 것인가…. 봉고차를 타고 하산하면서 심한 멀미에 시달렸다. 유황의 매캐한 냄새와 삶은 달걀의 비릿한 냄새가 가득한 온천 지대를 지나 장백폭포에서 백두산 물의 기를 받는 것으로 백두산 관광을 마무리했다. #5. 남쪽 동무, 반갑습네다. 북한 식당 여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 이후 여파가 있을 만도 한데 연길에는 여전히 영업 중인 북한 식당이 꽤 있었다. 천지의 감흥은 아직 남아있었지만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북한 식당을 방문했는데 정말 남남북녀인 것인지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어여쁜 북한 여종업원들이 인사를 해주니 신기함에 피곤이 사르르 녹았다. 음식도 생각보다 큰 이질감이 들지 않았고 맛있었다. 기름진 중국식 음식을 먹다가 북한 식당에 오니 긴 외국여행 끝에 한식당을 찾아온 느낌이었다. 종업원들이 ‘동무’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것이 신기해서 음식보다도 그들에게 관심을 쏟으며 사진도 찍었는데, 결국 “사진은 찍지 마시라요”라는 날카로운 책망을 들었다. 다른 외국인에게는 대화도 좀 후한 것 같은데 남한 사람인 나에게는 말도 아끼는 것 같았다. 최근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해외 파견 북한 근로자 철수 시한이 임박하여 중국에 문 닫는 북한 식당들이 많다고 하던데, 잘 있으려나 궁금하네. 북쪽 동무! #6. 중국의 학교 탐방 연길의 북한 식당을 찾아가는 길에 룡정중학교 건물이 눈에 띄었다. 직업병(?)이 발동하여 운동장 밖에서 학교를 살펴보았다.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학생들은 체육복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 있다가 가방을 메고 교문을 빠져나오곤 했었다. 교무실로 보이는 ‘교수 청사’라는 건물이 하나 따로 있었고, 퇴근하신 선생님들도 계시는지 불 꺼진 곳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학교 외벽 게시판에 있는 ‘우수교사 풍채’였다. 중국은 무슨 기준으로 우수교사를 선정하는지, 그리고 그들도 초상권이 있을 텐데 이렇게 사진을 공개적으로 붙여놓아도 되는지 궁금했다. 다음날은 중국의 대학 캠퍼스를 거닐어보고 싶은 생각에 연변대학을 방문했다. 연변대 정문 맞은편에 대학가 상점들을 집대성한 듯한 ‘대학성’이란 건물이 재밌었고 한국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많이 보였다. 자매결연을 한 것인지 서울대학교 정문이 새겨져 있는 연변대 정문을 지나 지리과가 있는 건물도 찾아보고 학생식당에 들러 음료수도 사 먹어 보며 캠퍼스 투어를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에필로그 여태까지 다녀온 여행지 중 글을 쓸 장소를 정하고 집필을 반 정도 했을 때 우한 폐렴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시의적절한 것인지 하필 중국 여행기를 쓰고 있을 때 중국발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나서 마음 아프긴 하지만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올라 천지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가치가 충분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번 여행에서 연변 조선족자치주 일대만 둘러봤는데, 역시 대국은 대국이다. 중국 지도를 펼쳐보니 이번 여행지가 어찌나 조그마한지!
해외 어디를 가도 ‘한쿡 사람’이 유독 많이 눈에 띕니다. 이유가 뭘까? 우리 민족이 여행을 너무 좋아해서? 한국엔 볼거리가 부족해서? 왜 도교나 바르셀로나를 가도 인구가 비슷한 영국인이나 독일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을까요? 경제적으로 보면 우리 ‘무역수지’ 흑자가 크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돈이 많이 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나가서 써야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해외 어디를 가도 중국인들이 많은 겁니다. 중국은 단연 무역수지 최대 흑자나라입니다. 실제 일본이 엄청난 흑자국가였던 2~30년 전에 세계 어디를 가도 일본인이 넘쳐났습니다. 그 기준이 되는 돈은 물론 달러(Dollar)입니다. 기축통화이면서, 지구인들은 오늘도 교역을 할 때 달러를 사용합니다. 달러 발권국가 미국은 이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챙깁니다. 오늘은 기축통화 달러가 미국경제에 얼마나 득이 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일단 미국은 마음대로 달러를 찍어낼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얼마든 돈을 찍어낼 수 있는 나라입니다. Bravo! 양적완화라는 마법의 지팡이 양적완화. ‘양적으로 돈을 완화한다’는 말입니다. 영어로 ‘Quantitative Easing(QE)’입니다. 영어를 직역하다 보니 이상한 용어가 됐습니다. 사실은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서 시중에 현금을 더 공급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우리말로는 ‘현금발행 강화’쯤 됩니다. 그냥 이렇게 썼으면 좋았을 텐데요. 미국은 경기회복을 위해 2014년 10월까지 달러를 마구 찍어냈습니다. 우리 돈 5천조 원에 육박하는 돈을 풀었습니다. 그 돈은 미국경제에 흘러들어 빠르게 미국경제를 회복시켰습니다. 참 부럽죠?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리로 치면 한국은행인 연방준비위(FED)가 밤새 달러발행머신을 돌려 달러를 찍어냅니다. 그리고 이 현금을 주고 미 재무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나 민간이 발행하는 채권을 사들입니다. 이렇게 연준이 찍어낸 현금이 미국정부로 들어갑니다. 이 돈을 받아서 재무부가 시장에 푸는 겁니다. 세금을 거둬 재정을 풀지 않고, 이렇게 연준이 발행한 현금을 재무부가 받아서 시장에 풀 수 있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달러를 너무너무 풀어서 당시 연준의장 벤 버냉키(Ben Bernanke)를 ‘헬리콥터 벤(Helicopter Ben)’이라고 불렀습니다. 하늘에서 달러가 펑펑 내렸습니다. 우리도 그럼 미국처럼? 돈을 시장 수요보다 초과 발행하면 화폐가치가 떨어집니다.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하죠. 정확히 넘치는 수요만큼 화폐가치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나라가 미국처럼 화폐를 맘대로 찍어낼 수 없습니다. “만약 떨어지는 은행잎 1장을 1만 원이라고 한다면, 조만간 우리 돈 1만 원의 가치는 떨어지는 은행잎 1장의 가치로 추락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찍어내봤자 거의 헛수고입니다. 반면 미국이 발행한 달러는 전 세계에서 유통됩니다. 지구인들이 모두 사용하다 보니 정작 미국 내 인플레이션 유발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사실상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전 세계가 나눠 가지는 겁니다. 미국이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세계에 수출하는 것입니다(물론 형식적으로는 미국정부가 FED에 쌓인 재무부 채권을 상환해야 하는데, 이걸 언제 갚을지 생각하는 경제학자는 없다. 외계인만이 이 빚을 갚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왜 기축통화인가? 지구인들은 왜 ‘달러’를 기축통화로 인정할까요? 1950년대 이후 제도적으로 인정해왔고, 또 가장 많이 사용하며, 실제 가장 안전한 화폐이기 때문입니다. ‘가치보장’과 ‘가치척도’ ‘교환수단’ 등 거의 모든 척도에서 달러가 가장 편하고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다시 핵개발을 시작한 이란에 대해 금융제재를 할 수 있는 이유도 달러가 기축통화라서 가능합니다. ‘이란’마저도 달러를 써서 원유를 수출하니까 가능합니다. 미국은 또 달러값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힘(Power)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이나 한국처럼 수출을 잔뜩 하는 나라가 자국 화폐가치를 조정하려 하면, 마법의 방망이를 휘두릅니다. 예를 들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그 나라 수출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매깁니다. 심지어 그 나라 재무장관이나 중앙은행장이 자국 화폐가치(달러화에 대한 환율)를 언급하는 것조차 화를 낼 때가 있습니다(이를 ‘말로 개입한다’고 해서 구두개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장관이나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돈 원화가치에 대해 언급도 어렵지만(달러 신성불가침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화폐가치를 언급합니다. 환율을 ‘내려라 올려라’ 마음껏 이야기합니다. 심지어 미국은 1985년 뉴욕 플라자호텔에 일본을 불러 엔화가치를 크게 올릴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 ‘플라자합의’(Plaza agreement) 이후 3년 뒤 엔화가치는 2배가 오르고, 그때부터 수출 국가 일본경제는 30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얼마 전 봉합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같은 맥락입니다. 미국은 이렇게 다른 나라 화폐가치를 사실상 조절합니다. 전 세계 주요 자산은 달러로 표시되고, 그 가치를 백악관이 결정하는 겁니다. 그러니 미국에서 팔리는 소나타나 렉서스의 가격은 사실 미국이 결정합니다. 물론 이렇게 계속 달러화가 지구인의 화폐로 계속 남아있으려면, 전 세계에 달러가 구석구석 유통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돼야 합니다(앞에 설명한 것처럼, 한국에 달러가 넘치는 이유도 미국이 한국과 장사를 해서 적자를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적자가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적자가 계속돼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진다면 지구인들은 달러의 신성함(?)을 의심하기 시작할 겁니다. 이 의심을 막기 위해서 백악관은 초강대국의 힘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외교와 국방의 힘으로 달러화의 지위를 지킬 수 있습니다. 초강대국이 유지돼야 달러 기축통화시대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미국과 달러시대는 이런 모순을 안은 채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를 트리핀 딜레마(Triffin's Dilemma)라고 합니다. 오늘도 지구인들은 달러를 통해 교역하고, 돈을 송금하고, 여행합니다. 그 가치는 백악관의 결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도쿄에서 먹는 우동의 가격도 바르셀로나에서 구입할 Zara 청바지 가격도 여기서 결정됩니다. 다만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
양귀자의 단편 한계령은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난 집안에서 동생들을 책임지느라 숨 가쁘게 살아온 큰오빠 이야기가 소설의 주요 뼈대 중 하나다. 소설에서 작가인 여주인공은 25년 만에 고향친구 박은자의 전화를 받는다. 은자는 주인공에게 고향을 떠올리는 출발점 같은 존재였다. 은자만 떠올리면 고향 기억들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 것이다. 은자는 부천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노래 부르는 ‘미나 박’으로 나름 성공했다며 꼭 한번 찾아오라고 했다. 그러나 주인공은 현실의 은자를 만나면 고향 추억으로 가는 표지판마저 사라지지 않을까 싶어 만나는 것을 망설인다. 이즈음 주인공은 ‘항상 꿋꿋하기가 대나무 같고 매사에 빈틈이 없는’ 50대 큰오빠의 말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었다. 동생들이 성장해 자리를 잡아 ‘장남의 멍에’를 벗자 허탈해하면서 술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큰오빠는 아버지가 찌든 가난, 빚, 일곱 자녀를 남겨놓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와 함께 안간힘을 쓰며 동생들을 거둔 터였다. 은자는 곧 클럽 가수 생활을 그만두고 카페를 차릴 것이라며 그만두기 전에 꼭 한번 오라고 거듭 전화하지만, 여주인공은 은자는 만나지 않고 노래만 듣고 올 수는 없을까 궁리한다. 작가는 이런 마음을 원미산 진달래꽃을 통해 절묘하게 담았다.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더라고, (중략) 남편은 원미산을 다녀와서 한껏 봄소식을 전하는 중이었다. 원미동 어디에서나 쳐다볼 수 있는 기다란 능선들 모두가 원미산이었다. 창으로 내다보아도 얼룩진 붉은 꽃무더기가 금방 눈에 띄었다. 진달래꽃을 보기 위해서는 꼭 산에까지 가야만 된다는 법은 없었다. 나는 딸애 몫으로 사준 망원경을 꺼내어 초점을 맞추었다. 진달래는 망원경의 렌즈 속에서 흐드러지게 피어났고 새순들이 돋아난 산자락은 푸른 융단처럼 부드러웠다. 망원경으로 원미산을 보듯, 먼 곳에서 은자의 노래만 듣고 돌아온다면… 마침내 주인공은 미나 박 공연 마지막 날 나이트클럽에 간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은자로 보이는 여가수가 부르는 노래는 양희은의 노래 ‘한계령’이었다. 여주인공은 노래를 들으며 큰오빠의 지친 뒷모습이 떠올라 눈물을 흘린다. 한계령은 소설집 원미동 사람들에 나오는 단편 중 하나다. 원미동 사람들은 작가가 1986년 3월~1987년 8월 발표한 11편의 소설을 담고 있는데, 경기도 부천 원미동을 무대로 80년대 서민들의 애환과 삶을 잘 형상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책은 100쇄를 넘길 정도로 사랑을 받아 우리 시대의 고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부천시 원미구는 2007년 원미산 입구에 양귀자 ‘글비’를 세우면서 위에 인용한, 진달래가 나오는 소설 대목을 세겨 넣었다. 부천종합운동장 뒤 원미산 진달래공원엔 10∼20년생 진달래 수만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야생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계령’ 하면 4~5월 강원도 깊은 산에서 만날 수 있는 노란 한계령풀도 떠오를 것이다. 진달래와 함께 떠올리는 아련한 고향의 추억 동요 ‘고향의 봄’에도 나오지만, 진달래는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에겐 고향의 꽃이다. 전국 어디서나 자라는 데다, 진달래에 얽힌 추억이 한둘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진달래는 볼 수 있는 기간이 열흘에서 보름 정도로 길지 않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에 가장 잘 들어맞는 꽃이기도 하다. 진달래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와 가까운 꽃이다. 진달래꽃이 만발한 음력 3월 3일 삼짇날,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부쳐 먹는 풍습이 있었다. 진달래는 먹을 것이 없던 시절 꽃잎을 따서 허기를 채운 꽃이기도 하다. 그래서 진달래는 먹을 수 있어 참꽃, 철쭉은 독성 때문에 먹을 수 없어 ‘개꽃’이라 불렀다. 진달래꽃을 본 김에 꽃잎을 따먹어보니 약간 시큼한 맛이 났다. 진달래는 우리 숲이 점점 우거지면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이것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다”고 말한다. 과거 우리 숲에 소나무와 진달래가 많았던 것은 숲이 우거지지 않아 척박한 산성 토양이어서 그런 것인데, 숲을 잘 보전하면서 참나무와 같은 활엽수들이 크게 자라 소나무와 진달래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달래가 줄어드는 것은 우리 강산이 그만큼 푸르고 비옥해졌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진달래는 다섯 장의 꽃잎이 벌어져 있지만, 아래는 붙어 있는 통꽃으로, 가지 끝에서 3~6개의 꽃송이가 모여 다른 방향을 향해 핀다. 나무껍질은 매끄러운 회백색이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양끝이 좁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진달래꽃으로 유명한 곳은 강화 고려산·대구 비슬산·창녕 화왕산·여수 영취산 등이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피어나는 진달래·철쭉·산철쭉 진달래와 철쭉·산철쭉·영산홍은 모두 진달래과에 속하는 봄을 대표하는 꽃들이다.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기 때문에 진달래와 나머지 철쭉류를 구분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철쭉은 꽃과 잎이 함께 핀다. 진달래는 ‘진한’ 분홍색이지만 철쭉은 ‘연한’ 분홍색으로, 진달래와 달리 꽃잎 안쪽에 붉은 갈색 반점이 선명하다. 잎도 진달래는 길쭉하고, 철쭉은 둥근 잎이 5장씩 돌려나는데 주름이 있다. 피는 시기도 진달래는 3~4월이지만, 철쭉은 5~6월이다. 산철쭉은 꽃이 철쭉보다 색깔이 ‘진한’ 분홍색이고, 잎은 진달래와 비슷한 긴 타원형이다. 피는 시기는 진달래, 산철쭉, 철쭉 순이다. 여기에다 공원이나 화단에서 꽃이 작으면서 화려한 색깔을 뽐내는 원예종 영산홍이 있다. 영산홍은 일본에서 철쭉·산철쭉을 개량한 원예종을 총칭하는 이름이라 ‘왜철쭉’이라고도 부른다. 영산홍은 대체로 입이 작고 좁으며 겨울에도 입이 떨어지지 않는 반상록이 많다. 정리하면, 산에서 잎이 없이 꽃만 피었으면 진달래, 잎과 꽃이 함께 있으면 철쭉이나 산철쭉이다. 그리고 꽃이 연분홍색이고 잎이 둥글면 철쭉, 꽃이 진분홍색이고 잎이 긴 타원형이면 산철쭉으로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다 공원이나 화단에서 꽃이 작으면서 화려한 색깔을 뽐내고 있으면 영산홍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산철쭉과 똑같이 ‘진한’ 분홍색으로 피는 영산홍도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도 구분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애호가들은 그냥 산에 있으면 산철쭉, 화단에 있으면 영산홍 정도로 알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정은혜 의원(화면 오른쪽)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만18세 선거와 관련하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4일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학의 개강 연기에 따라 원격 수업을 위해KOCW(대학공개강의서비스, Korea Open CourseWare)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KOCW는 1만 8000 건의 공개강좌와 27만 건의 강의자료(2019년 12월 말 기준)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학공개강의서비스로, KOCW 공개강좌를 활용해 학내 학습관리시스템(LMS)과 연계하게 되면 교수자가 강의를 직접 촬영해야하는 부담이 줄고 거꾸로학습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원격교육에 익숙지 않은 교수가 간단하게 강의영상을 제작하고 서버에 탑재해 수업을 할 수 있는 ‘스마트교수법’ 연수자료를 ‘짤강(3분이내의 짧은 영상)’ 형태로 제공하고 있어, 단기간 내 원격강의를 준비해야 하는 교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KOCW는 한국어와 한국문화 강좌에 관심이 많은 중국 유학생을 위해 우수 한국어, 한국문화 강좌를 선별해 테마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학의 개강 연기로 인해 중국에 머물고 있는 유학생들에게 온라인 학습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ERIS 박혜자 원장은 “대학의 개강 연기로 인한 수업 공백을 위해 KOCW 대학공개강의를 교수자와 학생 모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해외 휴학생들과 이미 입국한 유학생들이 개강 전까지 온라인으로 자가학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