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9,670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공정한 심사 끝에 통과한 무자격 내부형 교장공모 최종 후보자들을 임용하지 않기로 결정해 논란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임용을 취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말 2018년 9월 1일자 초·중등 공모교장 임용제청 추천대상자 가운데 서울도봉초, 오류중, 효문중 3개 학교에 대해 ‘추천대상자 없음’ 결정을 내렸다. 이들 학교는 학교구성원들이 맡은 1차심사에서 1순위자로 선정된 자가 2차 교육지원청 심사에서 탈락된 경우다. 특히 서울도봉초, 오류중은 2차 심사 결과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본청 앞에서 수차례 집회하는 등 불복 의사를 밝혔다. 주위가 시끄러워지자 시교육청은 해당 교육지원청들에 대한 특별감사를 지시했고, 그 결과 심사 공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 나왔다. 하지만 시교육청 초·중등교육과는 해당 학교에 공모교장을 임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유는 학교구성원들의 의견까지 종합한 결과라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올해 교장공모제를 확대하면서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도록 지침이 변경돼 이를 수용한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교육지원청들은 2차 심사에서 학교운영계획서 심사와 심층면접 과정 모두 블라인드 처리를 통해 최대한 공정하게 심사했다. 퇴직교원, 교육전문가, 교수, 학부모 등을 고르게 편성해 학교경영. 관리자 전문성 등을 심층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교육계 관계자들은 “결국 공정한 심사가 임용 취소를 불러온 셈”이라고 개탄하고 있다. 과거 모 교육지원청에서 심사업무를 담당했던 한 전문직 출신은 “학교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2차 교육지원청 심사야말로 공정한 심사”라며 “수십 명 정도의 일부 학부모와 교사만이 참여하는 1차 학교교장공모심사위원회를 통해 1등으로 뽑은 후보자만이 교장이 돼야 한다면 1사 심사에서 3배수를 선정하는 것조차 의미가 없다”고 털어놨다. 서울교총은 성명을 내고 “1차 심사 결과의 1순위자를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주장은 객관성과 투명성,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2~3차 인사검증시스템을 도입한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임용 취소는 시교육청이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와 배치되는 결정이라 납득하기 어려울뿐더러, 시교육청 스스로 세운 공모 절차를 무시한 만큼 신뢰도를 크게 추락시켰다”고 성토했다. 이어 “2~3차의 인사검증시스템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라며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태생적 한계”라면서 “특정노조 출신의 승진 통로이자 교육감의 코드인사의 도구로 악용되는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전면 개선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총은 ‘추천대상자 없음’의 구체적인 사유와 논란이 된 2차 심사결과의 과정과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경북 영천시 신녕초등학교(교장 박상호)는 7월 27일(금)에서 7월 28일(토) 아람단 학생 10명을 대상으로 2018 ‘아람단 꿈꾸자!’ 방송직업체험을 실시했다. 이번 방송직업체험은 서울 상암 MBC, 영화박물관 등 방송직업에 대해 알아보고, 한류의 메카인 SM타운에서 스쿨오즈 홀로그램 공연 관람으로 방송직업에 대해 실제로 체험해보고자 한국청소년경북연맹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MBC 월드에서 VR 체험, MBC 기지국 견학, 방송 세트 및 기념사진 촬영, 아나운서 체험 등 자유롭게 체험하고 견학했다. 저녁에는 SM타운 극장에서 홀로그램 뮤지컬 스쿨오즈를 관람하였다. 스쿨오즈는 마치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과 콘서트장에서 스타를 만나는 것이 혼합된 새로운 방식의 한류 콘텐츠로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방송직업체험에 참여한 6학년 신보람 학생은 “MBC 월드에서 텔레비전에 보던 장소를 실제로 체험해보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그리고, SM타운에서 가수들의 기념품을 사는데 외국인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어요. 우리나라 음악이 전 세계로 널리 퍼져서 한류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라며 소감을 말했다.
2018년 7월 31일 오후 4시, 기온이 38도가 넘는 영통구청 옆 도로 봉사활동 현장에서 나는 무더위에 쓰러질 뻔 했다. 도로변 가로수 그늘 아래에 있는데도 숨이 헉헉 막힌다. 바로 옆 머내생태공원 그늘로 들어갔는데도 폭염은 막을 수 없다. 챙이 넓은 모자, 썬글라스 등도 아무 소용이 없다. 바람 한 점 없고 땡볕은 뜨겁기만 하다. 여기는 수원시 가로수정원사 봉사단 활동 현장이다. 작업 시작 전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 차선식 팀장은 “섭씨 38도가 넘는 폭염의 날씨에 이곳까지 찾아와 주신 시민 봉사단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여러분 덕분에 수원의 가로수 7만 6천 여 그루가 잘 관리되고 있으며 넉넉한 공원과 가로수 덕분에 열섬효과가 감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 봉사단이 활동할 100여 미터 구간을 살펴보았다. 가로수 수종 느티나무 13그루가 있고 가로수 8m 간격 사이엔 맥문동이 자라고 있다. 보도와 자전거도로 사이에도 느티나무와 맥문동 띠녹지가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맥문동의 이어짐이 끊어져 흉하게 보인다. 누가 이 맥문동을 죽였을까? 사람들의 무관심이 죽였다. 사람들은 지름길을 가기 위해 무심코 밟고 지나간다. 때론 횡단보도를 질러가기 위해 맥문동을 밟는 것이다. 오늘의 작업 내용은 맥문동 보식하고 물주기, 고사목 제거하기, 가로수 물주기, 가로수 현수막 줄 제거하기, 녹색띠 오물 제거하기 등이다. 이 더운 날씨에 이 작업들을 순조롭게 되었을까? 맥문동 보식할 장소를 괭이로 파니 파지지 않는다. 땅이 워낙 메말라 딱딱하게 굳어 버린 것. 급수차 두 대의 호수를 이용해 물을 뿌린다. 잠시 후 땅을 파니 작업이 진척된다. 이런 땅파기 작업을 단 1분만 해도 온 몸이 땀에 젖는다. 정말 힘든 작업이다. 오늘 보식할 맥문동은 300본이다. 나도 호미를 들고 땅을 파 보았다. 호미질을 하는데 무슨 소리가 난다. 흙 속에 자갈이 숨어 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맥문동은 자라고 있는 것이다. 다행이 번식력이 좋아 이 정도이지 아마 다른 식물이면 다 죽었을 것이다. 이런 작업을 오늘 모인 시민 봉사단, 시청 공무원, 그린트러스트 직원 등 20여 명이 달라붙으니 점차 녹색띠가 완성된다. 가로수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다. 남성 봉사자 한 분은 느티나무 줄기를 살피고 있다. 수명이 다한 보조목을 제거한다. 나무에 매어진 현수막 끈을 칼로 자른다. 이 끈이 계속 매어져 있다면 나무의 생육에 커다란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필요할 때 나무를 이용해 현수막을 매지만 그 이후론 무신경이다. 그래서 가로수 정원사 봉사단이 필요한 것이다. 2018년 현재 수원시 가로수정원사 봉사단은 60명으로 조직되어 있다 이들은 가로수 학교를 수료하여 어느 정도 가로수에 대한 전문지식가 관리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매월 1회 정기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활동 목적은 생활주변 가로수 생육실태를 파악하여 도움을 주고 가로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여 울창한 가로 녹지축을 구축하는데 있다. 오늘 현장 동행 취재를 하면서 가로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가로수는 도로구역 내에 경관을 조성하고 공해 방지,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줄지어 서 있는 큰키나무다. 가로수는 아름다운 경관 조성, 환경오염의 저감과 녹음 제공 등 생활 교통 환경 개선, 자연생태계의 연결성 유지 등의 기능을 하고 있는 고마운 존재다. 오늘 행사 주관은 수원시와 (재)수원그린트러스트다. 이득현 이사장은 “가로수 정원사 봉사단 관련 예산이 재작년보다 60% 줄어들어 활동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2016년 5천만 원 관련 예산이 2천만 원이 되어 아직 가로수에 대한 시민의 의식강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참여자 수나 실적에서도 그만큼 효율이나 성과가 줄어들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이야기 한다. 그는 보다 적극적인 가로수봉사단 현장 활동을 위한 해결방안도 제시한다. 월별 가로수 및 녹색교육프로그램 강화, 상·하반기 가로수 학교 운영, 구역별 가로수봉사단 운영 등 시민참여가 실질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교육, 운영과 체험에 수원시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오늘 나온 봉사자 유재화 씨는 “날씨는 무더워 작업하기 힘들었지만 봉사하는 것이 즐겁고 맥문동을 다 심고 나니 보기에도 좋아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냉커피와 방울 토마토를 간식을 준비한 안인영 씨는 “폭염에 함께 봉사활동을 해 준 동료가 무척 고맙고 앞으로 봉사단과 함께 수원시 가로수 관리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111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폭염으로 온 세상이 가마솥처럼 끓는다. 하지만 서령고 학생들은 이처럼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로탐색을 위한 멘토링대회를 가졌다. 7월 24일부터 7월 26일까지 사흘 동안 치러진 진로탐색 멘토링대회에서 학생들은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소감을 밝혔다. 처음에는 22개의 전공 진로 멘토를 섭외했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18개 전공, 19명의 멘토와 1, 2학년 멘티 260명이 참여한 큰 행사가 되었다. 24일, 25일 이틀 동안은 전공탐색 및 직업탐구의 시간을 가졌다. 1학년 학생들과 2학년 학생들 중 아직 진로 설정이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학생을 위해서는 다양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6교시를 2파트로 나누어 제1선택, 제2선택 전공탐색 순으로 운영했다. 7교시에는 전공심화 탐구의 기회를 주고자 한 시간 동안 멘토와 소통하며 희망전공을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으로 운영되었다. 26일에는 각자 전공탐구 보고서 작성을 위한 설계와 사고의 시간으로 두 시간 동안 같은 진로를 꿈꾸는 친구들과 또는 멘토들과 생각을 나누면서 성장하는 시간을 가졌다. 3일 동안 두 시간씩, 총 여섯 시간씩 대회를 치렀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 전공에 대해 돌아볼 충분한 기회를 가졌을 것이라 생각된다. 남아 있는 일정으로 진로 탐색 보고서 작성과 발표대회 준비를 통해 좀 더 자신의 적성과 꿈, 미래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제가 요즘 침잠하는 분은 ‘망우당 곽재우’입니다. 임진란 최초로 의병을 봉기한 그의 업적과 사상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지만, 남명 조식의 제자로 유학자인 그가 거병하고 전장에서 겪었을 고뇌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느꼈습니다. 그래서 망우당에 대한 연구와 업적, 행장을 읽고 살펴보는 일을 봄이 끝날 즈음에 시작하였습니다. 홀린 듯 일어나 그의 출생지와 전쟁터를 답사하고 그의 문집을 찾아 읽었습니다. 그가 말년에 살았던 낙동강의 강사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아름다웠습니다. 망우당 선생과 함께 살았을 느티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서 무더위를 식힐 수 있었고요. 그러면서 제가 쓰는 그 분의 고뇌가 과연 망우당의 생각일까 고민을 하였습니다. 이런 제 마음에 답을 하듯 책꽂이에 『칼의 노래』가 보였습니다. 충무공의 고뇌를 따라간 소설 『칼의 노래』를 다시 읽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꽃피는 숲에 저녁 노을이 비치어, 구름처럼 부풀어 오른 섬들은 바다에 결박된 사슬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싶었다. 로 시작하는 첫 문장과 마주 합니다. 참으로 지랄(?)맞게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김훈에 의해 채색된 충무공의 고뇌 속으로 들어가 영혼이 탈탈 털립니다. ^^ 작가 김훈의 독특한 문체에 대해 장석주는 매우 건조하다고 평하고 있으며 의도적으로 형용사와 부사를 배제하여 때때로 금욕주의자 같다는 말을 통하여 이야기의 내밀한 규범을 가로질러간다고 하였습니다. 또 ‘사실과 사실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힐 때 더욱 삼엄하게 건조해지며 말들은 건조한 사막에 뒹구는 뼈와 같이 살점 하나 붙이지 않은 채 가파른 뜻으로 선다’라고 하였습니다. 내 시체를 이 쓰레기의 바다에 던지라고 말하고 싶었다. 졸음이 입을 막아 입은 열리지 않았다. 나는 내 자연사에 안도했다. 바람결에 화약 연기 냄새가 끼쳐왔다. 이길 수 없는 졸음 속에서, 어린 면의 젖냄새와 내 젊은날 함경도 백두산 밑의 새벽 한개 안개 냄새와 죽은 여진의 몸 냄새가 떠올랐다. 멀리서 임금의 해소기침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충무공 그가 견뎠을 임진란의 어둠과 참담함을 생각합니다. 김훈은 한 인간 존재로서의 이순신을 그리면서 사회 속에서 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의 고뇌가 결국 김훈 작가에 의해 빙의되어 표현된 것이겠지요.^^ 여름 더위는 폭약처럼 사납습니다. 금세라도 터질 듯이 노려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칠월을 지나 팔월이 되었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듯이 곧 가을이 올 것입니다. 어제 학교도서관에 새 책이 들어왔습니다. 잔치처럼 펼쳐진 새 책을 정리하며 개학하여 반짝이는 눈으로 책을 빌릴 아이들을 기다리며 행복하였습니다. 새 책 같은 가을을 기다리며 이 무겁고 질긴 더위를 견디는 힘을 냅시다. 호호^^ 참고문헌 : 장석주, 『나는 문학이다』, 나무이야기, 2009, 이 책에서 장석주는 문체가 강이 아니라 강을 건너는 나룻배라고 말하고 있다. 김훈의 문체는 소설에서 나룻배가 아니라 강의 노릇을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김훈의 문체는 끝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진화할 것이다고 하여 김훈의 역사소설은 그의 쉼표이며 빠르게 건너갈 것이라 하였다. 김훈 소설의 본질은 독백에서 나왔으며 그의 독백이 다향(多響)의 울림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였다. 『칼의 노래』, 김훈지음, 문학동네, 2012(개정판)
△방진섭 행정부장 겸 행정발전교육센터장 △장재석 KAIST 클리닉 운영팀장 △우광식 KAIST 교육원 운영팀장 △이동형 KAIST 창업원 운영팀장 △김석진 SW교육센터 운영팀장 △오세만 상담센터장 △이창준 총무팀장 겸 고객만족센터장 △정용희 교수학습지원팀장 △최용호 생명과학기술대 교학팀장 △김철환 자연과학대 교학팀장 △강선홍 생명과학과 행정팀장 △황봉익 신소재공학과 행정팀장 △이성수 학적팀장 △윤용중 교무팀장 △김건철 학생생활팀장 △조성운 경영전략팀장 △윤재성 시설인력지원팀장 △방동석 감사팀장
경기도 여주시 금당초등학교(교장 김경순)은 ‘세종의 얼을 이어받아 내 마음의 행복 나침반을 그려가는 생생지락 집현전 교육’을 목표로 빛깔 있는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은 사람을 키우고 교육하는 곳이다’라는 말처럼 최근 마을교육공동체를 중요시하고 있다. 이에 금당초등학교는 쿠키를 만들어 마을과 함께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박언옥 교감선생님은 학생들의 인성교육뿐만 아니라 마을과 함께 나눔의 장을 마련하고자 5-6학년 학생들과 쿠키를 만들었다. 쿠키를 만들면서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웃음꽃이 피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맛있는 쿠키가 만들어졌다. 만든 쿠키는 전교생이 함께 나눠 먹었으며 7월25일은 쿠키를 가지고 마을노인정을 방문하였다. “ 그냥 와도 되는데?”하며 찾아뵙는 것만으로도 반가워하셨다. 음악시간에 배운 리코더 연수, 노래도 하면서 할머니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며 특히 학생과 할머니와 짝을 이뤄 옛날이야기, 어렸을 때 이야기, 핸드폰으로 사진찍기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며 어색했던 마음이 어느 새 손녀, 손자가 되어 자연스럽게 손도 잡게 되었다. “학생들을 보니 이민 간 손녀가 생각이 난다.”며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 “너희들이 오니 노인정이 활기가 있어, 자주와야 해” 하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였다. 학생들도 자꾸 되돌아보는 것이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학생들은 할머니가 그렇게 좋아할 줄 몰랐다며 9월에도 방문하기를 희망하였으며 짝 할머니가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하였다. 금당초등학교는 10월 가을축제에 할머니들을 초빙하여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운동회를 갖고자 하며 마을교육공동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경기교총은 지난달 30일 경기도교육청과 2018년도 교섭·협의를 위한 상견례를 가졌다. 이날 상견례에는 장병문 경기교총 회장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비롯한 양측 교섭위원들이 참석했다. 2018년도 교섭·협의 요구안은 총 19개조 25개항으로 이뤄졌다. ▲교원 인사와 임용제도 개선 ▲교원 복지 및 근무여건 개선 ▲교권 및 교원전문성 신장 지원 ▲교육환경 개선 ▲교원단체 지원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지역교육청으로 이관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폭력 업무로 인한 현장의 혼란과 갈등이 한계 수준을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교권 침해 사건이 갈수록 증가함에 따라 교육감 직속 교권옹호위원회(가칭) 설립도 제안했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교권 침해 대응 소송비 지원 현실화, 변호사 등 전문 상담 인력 보강 등도 요구했다. 중등학교와 공립유치원의 학급당 정원 감축 계획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중등학교의 경우 지역별 특성을 감안해 학급당 정원을 축소, 조정해야 학교가 폐교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립유치원은 유아교육 내실화를 위해서 학급당 유아 정원 축소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1학교 1영양교사 배치, 교육지원청에 보건교육 전문 직원(장학사) 확대 배치, 학교안전지킴이 사업 예산 증액 등을 요구했다. 경기교총과 도교육청의 단체 교섭은 1991년 제정된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에 의거해 199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 경기교총은 이번 상견례를 시작으로 실무 교섭을 거쳐 상반기 안에 합의안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지난 주 부터 전국적으로 일제히 유ㆍ초·중·고교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사제동행으로 시끄럽던 학교가 이제 다소 적막해질 것 같다. 하긴 요즘의 학교는 방학이라 해도 문을 닫아놓고 소위 일직자, 근무조만 근무하는 시스템이 절대 아니다. 실제 근래 학교는 방학 중이라 해도 돌봄교실, 방과후 학교, 각종 캠프 활동, 수련 활동, 영재ㆍ창의성 교실 활동 등이 전개된다. 각급 학교와 단위 학교의 여건에 맞는 다양한 활동이 두루 개최되는 것이다. 오히려 방학에 더 바쁜 학생들과 교원들도 부지기수다.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의 방학 중 돌봄교실은 방학 기간 내내 이뤄지는 곳도 많다. 그 다양한 활동을 기획, 운영, 추진하는 사람들이 곧 교원들이다. 말 그대로 방학은 교원들에게는 재충전의 시간이고 학생들에게는 자유롭게 다양한 자율학습, 체험학습 등을 전개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방학의 의미 중에 어느 곳에도 ‘방학을 가르침과 배움을 방기(放棄)한다’는 것은 없다. 더 많이, 더 멀리 뛰기 위한 준비 기간이 방학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원의 방학 폐지 청원글로 논란이 뜨겁다. ‘무노동이므로 무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 모든 교원들을 출근시켜야 한다는 의견, 연구와 연수를 학교에 출근하여 해야 한다는 의견, 가정에서 놀면서 교육공무원법 제41조 근무지 외 연수를 악용한다는 의견’ 등 비판과 비난 글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방학 중 교원들이 출근하지 않고 교육공무원법 제41조 근무지 외 연수를 행하는 것이 적폐라는 주장이다. 물론 이런 사회 일반의 청원 글에 대해서 교원 당사자들은 ‘교사가 된 것이 부끄럽다. 교육을 제대로 알고서 얘기해라.’ 등으로 항변하고 있다.혹자는 선진국 일부의 방학 기간 교원들의 무노동 무임제를 빗대어 우리나라 교원들의 방학 중 무노동 유임금을 비난하기도 하지만, 교육과 교단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방학 중에 교원들이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근거한 근무지 외 연수로 학교에 출근하지 않는다고 무노동이므로 유임금은 어불성설이라는 그 논리가 바로 어불성설이다. 학생들에게 방학은 부족한 학업과 인성, 체험, 가족 동반학습 등에 좋은 기회인 것과 같이 교원들에게도 방학은 재충전을 위한 좋은 기회다. 각종 연수, 여행, 연구 등을 통한 자율적 활동을 시행하는 기회다. 그런 재충전의 기회를 제대로 보장해 주는 교육행정이 좋은 교육행정이고 교육정책이다. 절대로 방학 동안 교원들의 ‘마냥 놀고먹는 시간’은 아니다. 다양한 연수와 재교육 등으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교원들에게 방학은 다양한 배움의 시간이고, 가르침을 준비하는 시간인 셈이다. 그 배움과 가르침 준비 기간에 교원들이 다양한 연구와 연수 참여, 독서 활동, 역량 함양 등으로 다음 학기 좋은 교육을 수행할 자질 함양이 좋은 교육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실 최근 학교 폭력, 교권 훼손 등으로 교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신체적ㆍ심리적 소진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교원들, 특히 교사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여 심신을 치유(힐링)하여 2학기 때 충만한 마음으로 학교로 돌아와 훌륭한 교육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선진교육이고 교육행정이다. 전혀 합당하지 않은 논리로 교원들의 방학 중 근무와 보수를 일반 공무원, 기업인, 회사원 등과 견주에 적폐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사라져야 할 적폐다. 교원의 직무는 일반 공무원, 기업인, 회사원들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교원들의 질은 교원 자신의 부단한 연찬과 사회의 지지와 신뢰에 비례해 담보된다. 따라서 교원들의 방학에 ‘무노동 무임금’ 잣대를 들이대는 것, 교육공무원법 제41조의 근무지 외 연수의 적폐 운운은 그 신뢰를 그르치고 교원들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주는 일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위대한 미국은 교사들이 세웠다.”고 교원들의 희생을 기렸다. 지난날 대한민국보다 훨씬 더 잘 살았던 그리스, 필리핀, 페루를 비롯한 유수의 국가들이 지금 극빈국가, 구제국가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자본과 기술이 현저히 부족했던 지난 날의 역경을 극복하고 21세기 세계화 시대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제10위권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의 발전과 위상을 교육의 힘, 교원들의 희생을 제외하고 설명할 수 있겠는가? 2018학년도 여름방학 초입에 ‘교원 방학 폐지 국민 청원’에 우울하다. 그 꾸민 청원 자체에 이미 많은 교원들은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들, 특히 교사들은 국민들의 따뜻한 사랑과 학부모들의 깊은 신뢰에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이 땅의 올곧은 좋은 교육, 훌륭한 교육에 혼신의 노력으로 헌신한다는 사실을 강변하는 바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잔잔한 연못에 함부로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 돌 던진 자는 장난으로 던지지만, 그 돌에 맞은 물고기는 생사가 가름되거나 평생의 상처를 안고 살아갈 우려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경기도 용인시 포곡초(교장 전정선)는 혁신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교과 공부가 없는 행복한 하루, 여름 행복학교를 실시했다. 여름방학을 앞둔 17일 포곡초 1학년 학생들은 ‘더위는 가라! 신나는 포곡 워터파크~’라는 주제 활동으로 신나는 여름 물놀이 활동을 했다. 수업 시간에 여름의 날씨와 생활모습에 대하여 배운 것을 바탕으로 오전 한 시간 동안 물놀이 안전에 대한 교육을 각 교실에서 받고,학교 운동장에 대여한 이동식 물놀이 시설로 이동했다. 신나는 워터파크는 더위를 물리치는 물놀이 게임, 더위를 녹여 버리는 물놀이 활동으로 이루어졌다. 물놀이 게임장에서는 ‘조심조심 물 나르기’, ‘물총으로 과녁 맞추기’, ‘신나는 물총놀이’의 게임 활동이, 높고 낮은 물 미끄럼틀과 수영장이 갖춰진 물놀이 활동장에서는 자유롭고 신나는 물놀이 활동이 펼쳐졌다. 머리에 올린 물그릇의 물이 쏟아질까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조심 발걸음을 떼는 아이도, 물이 쏟아지더라도 얼른 물동이에 물을 채우고 싶어 조바심을 내는 아이도, 강력한 물줄기를 멀리까지 뿜어내는 최신식 사양을 갖춘 물총으로 물을 쏘아대는 장군 같은 아이도, 작고 가는 물줄기의 단점을 잰 걸음으로 이겨내는 날랜 아이도 모두모두 즐거운 물놀이 게임이었다. 두 개의 슬라이드에서 앞으로, 뒤로 구르며 미끄러지는 아이도, 친구에게 연신 첨벙첨벙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장구를 쳐대는 아이도, 물속에 코를 막고 들어가 오랫동안 숨을 참는 아이도, 물놀이에 지친 몸을 이동식 물놀이 시설에 눕히고 잠시 쉬는 아이도 모두 다 뜨거운 여름볕은 잊은 채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날은 말 그대로 여름 행복학교에서 포곡초 1학년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즐겁고 신나는 하루였다.
7월 23일 두 명의 사회 지도층이랄까 유명인이 우리 곁을 떠났다. 교과서에 수록된 소설 ‘광장’으로 유명한 소설가 최인훈과 정의당 원내대표 노회찬 국회의원이 그들이다. 최인훈 소설가는 지난 3월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경기도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84세로 삶을 마감했다. 반면 62살밖에 되지 않은 노회찬 국회의원은 자살이란 극단적 방법으로 생을 마감했다. 천수를 누린 자연사가 아니기에 호상이라 할 수 없을지 몰라도 소설가 최인훈의 나이를 감안하면 장수한 셈이다. 반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으로 볼 때 아직 젊은 나이인 노회찬 국회의원의 경우 안타까움 이상의 뭔가가 차오른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유명 정치인이어서다. 내가 유명인 자살에 대한 생각을 쓰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8년 10월 2일 만인의 연인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최진실이 목맨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나는 뜻밖의 비보를 접하고 ‘죽을 용기로 살지, 그런다고 죽냐’라는 제목의 글(부천자치신문, 2008.10.11.)을 썼다. 잡지사(월간 수필문학) 편집자가 그 글을 잘 읽었다며 11월호 게재를 요청해왔기에 그렇게 하라고 동의해주었다. 분명한 것은 살아가기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인간 누구에게도 삶에는 고통과 괴로움, 슬픔과 외로움 등이 따르기 마련이다.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원래 그렇다. 그럼에도 삶은 축복이다. 아름다운 것이다. 의미와 가치가 충분한 것이다. 죽을 용기로 살면 못 헤쳐나갈 것이 없다.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우리 모두는 죽는다. 대략 그런 요지의 글이다. 그로부터 7개월쯤 지난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학생들을 인솔하여 백일장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개회식에서 사회자가 알려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온국민의 오열과 추모 속에서 끝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을 지켜보고 쓴 글이 ‘주례사 선생님 노무현’(한겨레, 2009.6.8.)이다. 임기를 마치고 봉하마을로 돌아간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8년 9월 6일 강금원 창신섬유회장과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자녀 결혼식이 열린 시그너스 골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례를 서기 위해서다. 당시 내가 편집인 겸 지도교사로 있던 ‘전주공고신문’ 제작을 위해 갔던 길이었다. 강금원회장은 전주공고 출신이고, 전 대통령 결혼식 주례는 기사 가치가 충분했다. 거기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본 일화 등을 소개한 후 갑작스런 서거에 대해 말한다. 솔직히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에 대해선 잘못이라 여기고 있다. 삶과 죽음은 엄연히 다를 뿐 아니라 무엇이, 그리고 누가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느냐, 열 번을 생각해도 이미 죽음이 자신 혼자만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개 국회의원일 뿐이지만, 노회찬 원내대표도 그와 비슷한 경우다. 한 마디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에 오른 정의당의 간판격 국회의원이어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영결사에서 “당신은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다”며 “당신은 여기서 멈췄지만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은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보도에 따르면 서울 노회찬 의원의 빈소에는 3만 8700여 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전국 시 ․ 도당에 마련된 분향소까지 합하면 7만 2300여 명의 조문객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단한 추모 열기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체 불가능한 정치인을 떠나보낸 아쉬움과 그가 보여준 ‘옳은 정치’에 대한 지지와 연대가 두루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걸 보면 노회찬 별세는 값진 죽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값진 죽음이면 뭐하나. 값진 죽음이라한들 사는 가치를 우선할 수는 없는데…. 유서에 따르면 그는 드루킹측으로부터 받은 4,000만 원에 대해 ‘어리석은 선택’이라 했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당원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다”며 자책했지만, 그만한 일이 ‘죽을 짓’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수 억, 수십 억 검은 돈을 받고도 정치 탄압 운운하거나 뇌물이 아니라며 손사래치는 범법자 등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할 사람은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래서 ‘어리석은 선택’은 따로 있다. 말할 나위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다. 죽으면 모든게 끝이니 자신은 맘이 편할지 몰라도 살아있는 자들에게 너무 무책임한 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그의 유고로 민주평화당과 이룬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잃어버리지 않았나. 설사 죽을 짓이라 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답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그런 선택을 했겠느냐는 긍정 내지 동정론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생각도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값진 죽음보다 사는 가치가 우선이라는 점이다. 어쨌든 고인의 명복을 빈다.
사회에서 청각장애인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이 그들과 소통의 부재로 이어지며, 소통의 부재가 가장 큰 사회적 문제라 인식 하고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수화 동아리 물둘레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수화 동아리원들은 고등학생1~3학년으로 구성되어 경기도 농아인협회에서 강사를 초빙하여 매 주 수화 수업과 청각장애인식개선 교육을 이수 받고 있다. 수업 과정 중 청각장애우와 수화로 대화하면서 소통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았다. 그동안 이수한 교육을 바탕으로 하여 상반기에 백합어린이도서관, 산돌어린이도서관, 구로개봉어린이도서관에서 어린이들과 학부모, 도서관 사서 선생님을 대상으로 청각장애인식개선활동과 수화 수업을 진행 했다. 청각장애 체험을 위해 소리 없는 영상을 시청한 후 의견을 이야기해 보니 서로가 이해하는 것이 다 다르다는 결론을 통해 소리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부정적인 인식개선과 수화에 관련한 동영상을 시청하며 직접 준비해간 PPT 자료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청각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또한, 어린이들에게 수화, 지화, 지숫자를 가르쳐주고 배운 단어들을 활용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해보며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마지막으로 동요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세요”의 수화를 알려줌으로써 아이들이 수화에 대한 흥미를 가지도록 하였다. 수화 동아리 물둘레 부원들은 더 열심히 수화를 배워 청각장애우들과 소통함으로써 지역사회에 따뜻함과 사랑을 나누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수화 동아리부장 나정인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지역사회에 전문적인 봉사, 맞춤형 봉사를 하기 위해 ‘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하였다. 수화 동아리부원들은 앞으로도 장애우와 발 맞추어 나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보탬이 되도록 2학기에도 지역사회 곳곳에 사랑과 소통의 나눔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의지를 보여주었다. .
방송사에서 인터뷰를 하러 오겠다고 하면 어떤 마음이 들겠는가. 한번도 방송 인터뷰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살짝 흥분할 것이다. 아! 내가 방송에 나오다니! 그리고는 인터뷰를 잘 하기 위해서 촘촘히 준비할 것이다. PD 에게 미리 질문사항을 확인해 보기도 하고, 말할 내용을 정리해 놓기도 한다. 말을 더듬거리지 않으려고, 거울 앞에서 연습해 보기도 한다. 방송에 나가는 것이니까 얼굴이나 머리를 다듬고 용모를 단정히 할 것이다. 마침내 방송사 사람들이 온다. PD는 인터뷰 내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정말 내가 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이것저것 주문한다. 어떤 경우는 말할 내용을 은근히 유도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럴 거라면 당신 혼자 다하지 나한테는 뭐 하려고 왔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프로그램 기획의도라는 것이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엔지니어들은 오디오 상태를 시험하고, 조명을 여러 번 조정한다. 방송 인터뷰를 처음 하는 쪽에서는 이런 분위 기만으로도 슬며시 긴장된다. 막상 인터뷰 촬영에 들어가면, 준비했던 말이 술술 나오지 않는다. 말의 앞뒤가 바뀌기도 하고, 막상 중요한 것을 빠트리기도 한다. 잘못된 부분은 PD가 다시 하자고 한다. 어떤 부분은 내 쪽에서 미안하여 다시 하자고 한다. 5분 정도 분량이라 고 했는데 금방 20, 30분을 넘긴다. 그러나 처음치고는 최선을 다한 것 같아서 내심 뿌듯하다. 인터뷰가 방송에 나오는 날, 만사를 제치고 텔레비전 앞에 앉는다. 친지들에게 방송에 나온다고 광고해 둔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프로그램 중간에 그저 5초 정도나 될까. 짧게 스쳐가듯 번 개처럼 지나간다. 인터뷰 때 NG를 제외 하고도 제대로 말한 분량만 족히 10분이 넘는다. 그런데 도대체 나는 인터뷰를 하기는 한 건가. 화면으로 보여준 내용도 엉뚱하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과는 거리가 멀다. 내 주장의 전제 조건 쯤에 해당하는 것만 잘라내어서 화면에 내어보냈다. 일부 방송 인터뷰 과정이 얼마나 방송사 사람들 마음대로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겪어 본 사람은 방송 인터뷰의 황당함을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인터뷰 당사자 (interviewee)를 자기들 입맛대로 다루면서, 상대에 대한 존중감이 없다. 일반인이 아닌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도 이런 일은 종종 있는 듯하다. 인터뷰는 어떤 절차로 이루어지며, 어떻게 편집하여 최종 방송에서 내보내는지를 왜 사전에 설명해 주지 못하는가. 나쁜 인터뷰임에 틀림없다. 나는 이를 ‘인터뷰 폭력’이라고 부르고 싶다. 방송사의 오만함은 또 있다. 그들이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아오면, 인터뷰 당사자에게 아무것도 사례하지 않는다. 거금의 출연료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인터뷰 당사자가 자신의 경험, 식견, 지식 을 일차적으로 방송사에 제공하는 것 아닌가. 콘텐츠를 얻어 가면서 그것을 존중해 주는 배려가 없다는 말이다. 이 문제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미디어와 일반 시민 사이의 왜곡된 관계가 금방 보인다. 먼저 미디어의 권력 행사가 있다. 방송 출연 또는 방송 인터뷰 참여 등을 요청받았을 때, 사람들은 대 개 감사하게 생각한다. 좀체 오는 기회도 아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라는 동요는 단순히 동심의 기대만을 담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것은 어른들에게도 본능처럼 작동 하는 욕구다. 미디어가 명예로 통하는 통로, 미디어가 세상의 인기로 통하는 통로, 미디어가 권력으로 통하는 통로, 미디어가 부(富)를 찾아가는 통로로 인식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범해 보이 는 일(사람)도 텔레비전에 몇 번 나오면 특별한 일(사람)이 된다. 그러니까 미디어는 권력인 셈이다. 신문에 나고 텔레비전에 한 번 얼굴을 등장 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대개 감지덕지(感之德之)하는 것을 미디어에서도 안다. 신문에 나게 해 달라고, 텔레비전에 등장시 켜 달라고 간청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 듯이 미디어는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시도하고, 인터뷰 내용을 폭력적으로 처리해도 출연 당사자에게 별반 미안해하지 않는다. 미디어로서는 일종의 시혜를 베푸는 것이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출연시 켜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지.” 뭐 이런 집단 무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미디어에 얼굴과 이름을 내고 싶은 욕구가 잘 다스려지지 않으면 그 욕구는 허영과 명예욕의 함정으로 빠지기 쉽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일부 미디어가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러하니 시민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미디어의 유혹에 이끌려서 미디어에 굽신거리고, 미디어의 위력 앞에서 맥을 못 추는 사람들이 많아서 생기는 일이다. 그런 풍조가 공공연해서야 어찌 품격 높은 미디어 문화를 기대할 수 있을 건가. 미디어를 냉정하게 지켜보려는 시민 의식 의 성숙이 필요하다. 교육의 책무가 여기에도 있다. 나는 한때 방송사에 근무했다. 그때 여러번 미디어의 인터뷰에 당사자로서 응한 적도 있고, 이슈가 된 어떤 인물을 찾아가서 질문자(interviewer)가 된 경험도 있다. 두 역할 모두 쉽지는 않았다. 그 중에도 어느 역할이 더 어려웠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질문자라고 말하겠다. 좋은 질문자는 내공이 있어야 한다. 단순한 언어 기술을 넘어서는 깊은 통찰력과 두텁고 든든한 배경 지식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빈약하면 아무리 좋은 인터뷰 대 상자를 만나도 좋은 콘텐츠를 이끌어 내 지를 못한다. 그렇게 요령 없는 인터뷰를 해 놓고는, 그걸 어설픈 편집으로 수습하는 데서 인터뷰의 왜곡이 생겨나는 것이다. 미디어가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세상은 인터뷰 천지다. 인터뷰 없는 미디어는 존재할 수 없다. 특히 방송 미디어 간 경쟁의 승부는 인터뷰에서 결정된다. 방송 뉴스 프로그램의 경우, 인터뷰 없는 취재는 안이한 취재다. 아니 불량 취재다. 국민들이 만나보고 싶은 사람을 대신 만나서, 알아보고 싶은 내용을 대신 묻는 일이 온통 인터뷰에 위임되어 있다. 이것을 느낀다면 인터뷰 담당 기자의 등 골에는 땀이 흘러내리지 않을 수 없다. 기자들의 취재 능력은 곧 인터뷰 능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뷰 대상을 만나는 데까지만 가도 ‘절반의 성공’이다. 내가 간절히 찾는 대상이라면 다른 경쟁 방송사의 기자들도 죽기 살기로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절반의 성공’은 이후 실제 인터뷰 과정에서 얻고자 하는 내용을 제대로 채굴해 내지 못하면, ‘한판의 실패’로 종결된다. 실패한 인터뷰로 만든 화면은 방송사의 실패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국민의 실패로 돌아간다. 인터뷰(interview)는 영어에서 온 말이다. ‘면접’이나 ‘면담’ 등으로 풀이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어, 내포하는 문화적 뉘앙스(nuance)를 온전히 전달 하지 못한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view(견해)와 view(견해) 사이의 inter(서로 주고받음) 작용을 보여 주는것이 인터뷰다. 수평적인 인터뷰도 있고 일방적인 인터뷰도 있다.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그야말로 보여주기 위한 인터뷰를 할 때도 있다. 미디어가 이를 부추길 때도 있다. 어쨌든 인터뷰가 만연하는 세상이다. 바른 인터뷰는 자유민주사회를 떠받치는 소통 방식이다. 학생들도 누군가를 만나서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적어서 내는 숙제를 한다. 과목마다 학습활동으로 인터뷰를 하도록 교육과정에 명시돼 있다. 일상생활과 학습에서 인터뷰가 중요한 역량으로 간주된다. 그만큼 현대인의 소통 생태가 다양하고 역동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특히 미디어로 소통하고 미디어와 더불어 살아가는 생태에서는 인터뷰를 학습·수용하고, 인터뷰에 참여하고, 인터뷰를 생산하는 역량이 필 요하다. 미디어도 우리 사회가 인터뷰를 바르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
앳된 얼굴의 중학생,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 대학에서 온 입학사정관….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0여 명의 시민정책참여단 얼굴에는 기대와 혼란이 교차했다.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자리에 선택되었다는 기쁨과 동시에 중요한 정책 결정에 관여한다는 부담이 함께하고 있었다. 경기도 모처에서 지난 6월 23일, 1박 2일 일정으로 ‘학생부 개 선을 위한 정책숙려제 1차 숙의’가 진행됐다. 처음 시행되는 제도인 만큼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었다. 최근 교육정책 공론화 과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를 두고서는 긍정적 해석과 부정적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첨예하게 대립될 수 있는 교육정책 문제를 일방적 결정이 아닌 사회 공론화 과정을 통해 결정해 간다는 긍정적 해석과 책임 회피를 위한 수단으로 쓰인다는 부정적 비판이다. 이 글에서는 국민참여 정책숙 려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본다. 국민참여 정책숙려제의 개념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는 ‘정부정책의 성공적 추진과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하여 정책 추진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예견, 예방하여 국민의 정책 수용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로 정의된다. 국민참여 정책숙려제 대상은 통상 국민의 관심이 높거나, 정책 발표 후 심각한 갈등이 예상되는 정책으로 다음의 4단계로 진행된다. 1) 안건 선정: 교육부 자체 발굴, 국민의견 동향 발굴(청와대 국민청원, 대국민 온라인 소통 인터넷 사이트 ‘ 온-교육 ’ 활용) 2) 소통계획 수립: 정책 관련 주요 쟁점 안내, 주요 적용 기법 및 향후 운영 계획 안내 3) 국민의견 수렴: 국민의견 분석(여론조사, 공론조사), 권고안 도출(시민정책참여단) 4) 최종 정책 결정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국민참여 정책숙려제 1호 적용 교육부는 2018년 3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방안’을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로 풀어가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기본운영계획을 수립했다. 상당히 긴 시간 동안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학교생활기록부는 상급학교 진학과 법적 근거 기반의 행정문서다. 따라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의 신뢰도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과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업무를 경감시켜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왔다. 앞서 2011년, 2013년, 2016년 세 차례에 걸쳐 개선 방안이 발표된 바 있으며, 이번 단계에까지 이르게 됐다. 교육부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시민정책참여단을 운영해 신뢰할 수 있는 권고안 을 도출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학교생활기록부의 직·간접 주체인 교사, 학생, 학부모, 대학, 일반국민 100명을 시민정책참여단으로 구성했다. 시민정책참여단은 온라인 사전학습을 바탕으로 정책에 필요한 내용을 이해하고 두 차례 숙의 과정을 통해 의견을 공유, 교육부에 최종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교육정책 수립 기대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는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문제를 공론화하여 여러 생각을 모으고 논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 직접 참여를 제도화하여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교육정책을 수립한다는 교육부의 취지는 분명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우리 교육 현실 속에서 교육 문제는, 다양한 관점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민감한 영역이라는 점에서 참여와 소통을 전제로 한 공론화 과정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갈등 조정 과정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합리적 대안을 함께 찾아가며, 교육의 본질적 가치인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행복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기대효과에도 불구하고 실제 실행 과정에 직접 참여해 보니 우려되는 부분이 많이 발견되었다. 공론화 과정이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냉정하게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100명의 정책참여단이 결정권을 갖는다? 다섯 주체 대표가 각 20명씩 모여 사전 학습과 두 차례 숙의 과정을 거쳐 교육부 에 최종 의견을 제출한다. 갈등 발생 우려가 있는 정책을 공론화하여 의견을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과연 무작위로 선발된 정책참여단의 결론을 얼마나 큰 비중으로 반영할 것인지는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다.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를 이해하기 위해서 사전 교육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실제 각 부분이 갖고 있는 의미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피상적인 정책 결정이 이루어질 우려가 크다. 이해 관계 집단들이 정책 홍보의 장(場)으로 활용해 공론화 과정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서 교육 관련 이해 집단이 각각의 파트를 맡아 설명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정책을 주장하기 위한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걱정된다. 모 단체의 경우 단순한 수치로만 대조할 수 없는 해외 사례를 우리의 경우로 들여와 감정적으로 설명했다. 이에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학 관계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집단 규모나 법률적 근거를 배제한 채 언론전에만 열을 올리는 상당수 단체가 참석, 일부 사례와 자신들만의 통계로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며 본래 의도가 왜곡된 그들만의 정책 결정 자리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는 걱정이 들었다. 정책참여단에게 책임 떠넘길 가능성 커 많은 언론에서 교육부가 정책 공론화를 통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공론화 정책 추진 과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비교적 갈등 요소가 적었던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문제에서도 쉬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그런데 향후 추진 예정인 입시 방안, 학교폭력 처리, 유치원 영어교육 문제 등은 합의 과정 에서 첨예하게 갈등이 부각될 것이고 책임을 정책참여단에게 전가하는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숙의 과정에서 만난 한 시민정책참여단이 강의를 마친 필자에 게 남긴 말은 이러한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금 여기 교육부 사람들이 와 있다면, 그동안 잘못됐던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이야기를 먼저 해야 맞는 게 아닌가요? 왜 그들이 잘못한 일을 우리에게 고민하라고 하는지…. 덤터기를 씌우는 기분이에요.” 앞서 살핀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뿐만 아니라 각종 교육정책 관련 기구와 토론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새로 취임한 시·도교육감들도 유행처럼 정책 공론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이거나 책임 회피 수 단이 아닌, 정책 공론화가 본래 목적에 맞게 갈등을 조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계획과 운영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2021년부터 소위 베이비부머 세대 교사들이 교직을 은퇴하기 시작한다. 이를 기점으로 교직사회는 세대교체가 급격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교직사회 주류를 형성했던 7080학번들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2002~2011학번의 밀레니얼 세대 (Millennials generation)가 차지하게 된다. 이들은 정보통신기술과 함께 성장하면서 디지털 문화에 능란하게 적응하고, 높은 대학 진학률 속에 어느 세대보다 화려한 스펙을 갖추고 있다. 동시에 국내외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결혼과 육아, 취업 등에 취약성을 드러낸 ‘N포 세대’라고도 불린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가 교직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이 교직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새로운 교직문화를 만들어갈 밀레니얼 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이런 의문에 답을 주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정바울 교수(서울교대)는 한국교육학회 연차학술대회에서 ‘밀레니얼 세대 초등교사 연구’ 발표를 통해 신세대의 등장과 이들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 했다. ‘워라밸’ 판타지에 근접한 세대···체제 순응적 성향도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의 교직 선택 동기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97년 몰아닥친 금융위기(IMF 금융구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 교사 들은 금융위기 당시 중·고등학교를 다녔고 부모 세대의 경제적 고통을 온몸으로 느꼈 다. 이후 이어진 고용 불안과 경제적 혼란은 직업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제적 안정이 최우선 기준이 되면서 공무원과 함께 교직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우수한 학생들이 교대로 몰렸고, 교대의 인기는 상승했으며, 교사가 되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 이들이 교직을 선택한 데는 또 부모의 권유가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자신의 주관 적인 성향이나 재능을 살리기보다 부모나 교사의 조언으로 교직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부모의 지배적인 영향력에 순응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밀레니얼 세 대는 교직을 1순위로 고려해 선택했다기보다 교직이 주는 안정감과 여러 가지 시·공간이 주는 장점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이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을 개별 인터뷰한 결과 ‘시간적 여유’를 교직 선택 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들었다. 빠른 ‘칼퇴근’과 ‘방학’이 주는 여유를 가장 큰 혜택으 로 꼽았다. 한 교사는 연구진과의 인터뷰에서 “일찍 퇴근해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성장하는 내 모습이 뿌듯하다. 방학이 보장돼 좋아하는 여행을 마음껏 다닐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스펙의 공포와 부담에서 벗어난 것도 교직이 주는 장점으로 여겼다. 또래 직장인들 과 달리 교대만 진학하면 ‘예비 취업’이 보장되는 만큼 스펙을 쌓는 데 열중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긴 것이다. 실제로 이들 교사들은 교직이 비록 드림 잡(dream job)은 아니지만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스펙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되는 등 직장생활 의 부담이 덜하다는 반응들을 내놨다. 연구진은 이런 성향에 비춰볼 때 밀레니얼 교사들은 경쟁 체제의 문제점을 간파하고, 이를 회피 또는 우회하기 위해 교직으로 진입한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기존 체제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기존 체제와 규범에 순응하며, 기존 체제 가 부여하는 기회를 향유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베이 비부머 세대는 직업을 선택할 때 사회변화 또는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이상주의적 성향이 강했던 것과 달리 밀레니얼 세대는 교직을 통해 ‘안정’, ‘생존’, ‘워라밸’, ‘소확행’ 을 모색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교직과 개인적 삶 균형 중시···‘얄미운 후배’ 평가도 밀레니얼 교사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세대이면서 동시에 ‘얄미운 세대’다. 바로 이 점이 교사 직무와 관련된 밀레니얼 교사들의 최대 특징이다. 이들은 교수-학습 차원에서 잘 가르치는 능력을 매우 중시하고 그런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고 긍정적이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교사가 행복해야 밝고 좋은 기운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여기고 있다. 다만 교사로서 헌신보다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선배 교사들의 눈에는 배려심이 부족한, 이기적인 존재로 비치기도 한다. 젊은 층일수록 공부 잘하고 어려움 없이 자란 교사들이 많아 학생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학부모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생활지도와 교과 이외의 행정업무에 대해서는 부담감과 피로감을 유독 많이 호소한다. 구체적으로 밀레니얼 교사들은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전문적 학습공동체, 교과연구회 등에 참여해 전문성을 계발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한 교사는 “액션러닝이나 협력학습과 같은 교대에서 배웠던 이론들을 교과연구회 활 동을 통해 직접 경험하면서 수업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자신의 수업을 오픈해 단점을 보완하고 타인의 장점을 습득하는 데도 스스럼이 없다. 더 배우고자 하는 열망과 함께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적극성도 강하다. 한 교사는 “학교업무 이외에 관심 있는 분야를 배우거나 경험하기 위해 노력한다. 교사로서 아이들이 모르는 세상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고 싶어 많은 경험을 하려 한다”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내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결국은 아이들을 위한 일이다.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에게 긍정적이고 좋은 기운이 미치기 때문에 본인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 교사는 “내가 즐겁고, 하는 일에 만족해야 학생들한테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스스로 행복하고 건강해지려 한다”라고 털어놨다. 새로운 유행이나 기기 등에 대한 습득력도 빠르다. 세대가 변하고, 환경이 변하고, 사회가 변하는데 교사들만 변하지 않는다면 적절한 교육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교직과 개인적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즉,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에 집착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기성세대와 달리 많은 일을 떠맡기보다 개인적 삶과 일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으려 한다. 예컨대 기성세대들은 밤늦도록 주어진 일을 마칠 때까지 근무했다면 밀레니얼 세대들은 빨리 집에 갈수 있도록 일의 성격을 변화시키는 데 주력한다. 사생활을 중시하는 성향은 때론 기성세대와의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한다. 개인의 삶 과 직업의 구분이 명확하다 보니 간혹 교직에 헌신하지 않는 교사로 비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모색하는 것과 업무에 대한 헌신이 제로섬과 같은 이항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공존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기성세대가 조직적 차원의 헌신을 중시했다면 이들은 개인적 차원의 헌신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한다. 배려심이 부족하고 학생·학부모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서울 시내 한 중학교 교장은 “성적이 낮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 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특히 생활지도 부분에 있어서는 아이들과 대화를 잘 이끌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경력 20년차 고등학교 교사는 “자기애가 강하다 보니 이기적으로 여겨질 때가 있다”면서 “선배들이 업무에 치여 힘들 어해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솔직히 얄미운 감정이 든다”라고 말했다. “교장 승진 흥미 없어···전문성 높이는 데 더 관심” 밀레니얼 교사들은 교장, 교감 승진을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이들은 승진에 별 관심이 없다. 오히려 개인적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승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거부감을 보인다. 이들은 자신의 삶과 교사로서의 직업 간 균형을 맞추면서 살고 싶지, 승진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한 교사는 “승진하지 않아도 부장 교사는 평생 할 수 있다. 승진해서 얻는 메리트보다 지금 누리고 있는 시간적 여유가 훨씬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승진을 위해 학급과 가정을 소홀히 하고 방학과 개인 시간까지 투자해야 하는 부장들의 모습을 보고 승진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고 했다. 그는 “교장선생님을 차로 태워다 드리고, 때론 같이 해장도 하고, 방학도 없이 개인비서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문이 막혔다”라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연구진은 밀레니얼 교사들의 경우 자신의 진로를 승진이냐, 아니냐의 이분법으로 구분하기보다 다변화된 경력 궤도를 모색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승진을 준비하기보다 수업 전문성을 높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힘을 쏟는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 영재교육에 관심이 있는 교사는 그 분야의 전문성을 기르는 데 주력하고, 체육에 흥미가 있다면 체육교육 전문가로 자신의 경력을 설계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했다. 한 교사는 “교장, 교감보다 연구사나 장학사가 돼서 하고 싶은 전문 분야를 더 발전시키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연구진 인터뷰에 참여한 교사 중 일부는 승진을 희망했다. 하지만 기성세대가 추구하는 이유와 사뭇 달랐다. 밀레니얼 교사들은 승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불합리하고 전 근대적인 학교문화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아 승진을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부조리한 학교문화를 바꾸고 불합리함이 없는 중재자 역할을 하고 싶어 승진을 생각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6월호에서는 홍익인간과 관련성이 높은 8개의 소프트 스킬을 소개했다. 이번 호에서는 창의성과 관련된 6개의 소프트 스킬과 이들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취약한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하고, 개선하는 방안을 알아보기로 한다. 실용 스킬(transferable skills)들은 현대 인류 문명에서 4,300여 개가 사용되고 있다. 이들 중에서 개인이 평생 사용하는 것은 1,300여 개 정도라고 한다. 이것은 실생활 속 에서 약 30% 정도를 활용하는 반면 나머지 70%는 별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살아간다는 의미다. 서양인들은 이러한 스킬을 약점(handicap) 스킬이라 부르는데, 이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의 공통 약점(king handicap) 스킬은 수줍음(shyness)과 관련된 스킬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교육을 통해서 수줍음을 극복해줄 수만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미래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이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키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4,300여 개에서 선별된 79개의 소프트 스킬들 중에서 창의성과 관련된 것들을 추출한 결과는 표 1과 같다. 식견이 높은(knowledgeable) 스킬은 창의성과 관련된 것들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스킬이다. ‘학습과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이나 정보가 풍부하다’는 의미의 ‘박식한, 견문이 넓은’이란 단어와 함께 사용되고 있다. 역동적인 (dynamic)은 ‘주어진 일에 대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뜻을 가진 소프트 스킬이다. 능숙한(professional)은 ‘정확한 판단과 행동으로 주어진 일을 잘 해낼 수 있는’이란 의미의 소프트 스킬이다. 경험이 풍부한(experienced)은 ‘특정 분야에 뛰어난 지식이나 경험, 그리고 스킬 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재주가 많은’, ‘능수능란한’이란 단어와 함께 사용되고 있다. 혁신적인(innovative)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들이 미처 생각해내지 못한 아이디어나 방법을 제시한다’는 의미로 ‘독창적인, 상상력이 풍부한’이란 단어와 함께 쓰이기도 한다. 또한 새로운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의 ‘창조적인(creative)’이란 소프트 스킬과 함께 창의성을 대표하는 소프트 스킬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에는 표 1에 제시된 창의성과 관련된 6개의 소프트 스킬들 중에서 강점 또는 약점 스킬 판단 방법을 알아보기로 한다. 표 2의 6개 질문은 표 1에 제시된 6개의 소프트 스킬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며, 이것들 사이의 신뢰도 계수는 0.845로 검증되었다(류청산, 2016, 167). 참고로 표 1에 부여된 소프트 스킬 번호와 표 2의 질문에 붙여진 번호는 같다. 영역 A : 표 2에서 보통 수준 이하를 응답한 3~6번에 해당되는 소프트 스킬 입력 영역 B : [영역 A]의 소프트 스킬들을 비교하여 약하다고 생각되는 번호 선택 예) [1.능숙한]보다 [2.경험이 풍부한]이 더 약하다고 생각될 경우 ‘2’에 동그미라 영역 C : [영역 B]에서 선택된 번호의 수를 입력-가장 많이 출현한 순서대로 순위 부여 영역 D : [영역 A]에 쓰인 스킬을 [영역 C]의 순서대로 입력 결 론 : 이 학생의 경우 [영역 D]에 기록된 것처럼 창의성과 관련된 가장 약한 스킬은 경험이 풍부한, 창조적인, 능숙한, 혁신적인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러한 순서대로 우선순위를 정하여 소프트 스킬 역량을 보완한다면 효과적으로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 교육적으로는 강점보다 약점에 중점을 둬야 만일 어떤 학생이 표 2와 같이 표시하였다면, 이 학생의 창의성 관련 소프트 스킬 총점은 16점이다. 이는 총점 평균인 22.88점에 비해 낮을 뿐만 아니라 표 아래의 ‘소프트 스킬 수준’과의 비교에서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18점 이하)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학생의 경우 1, 2번을 제외한 나머지 4개의 약점 스킬에 대한 우선순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위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창의성과 관련된 6개 스킬들 중에서 이 학생의 약점 스킬에 대한 순위를 결정해보기로 한다. [그림 1]에 제시된 틀(Bolles, 2016)을 이용하여 약점 스킬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해보기로 한다. [영역 A]는 표 2에서 보통 수준 이하를 응답한 3~6번에 해당되는 소프트 스킬을 입력하는 영역이다. 부연 설명하자면 이 학생의 강점 스킬은 ‘식견이 높은’과 ‘역동적인’인 반면 나머지 4개는 약점 스킬로 판정되었는데, 교육적으로는 강점보다 약점에 중점을 두고 판별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창의성과 관련된 6개의 소프트 스킬을 중요도에 따라 흐름도를 그려보면 [그림 2]와 같다. 위에 응답한 학생의 경우 1단계와 관련된 소프트 스킬은 강한 반면 다음의 2, 3단계와 관련된 것들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2, 3단계에 제시된 활동 전략을 중심으로 학습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별 학습지 도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김헌 교수는 ‘차이나는 클라스’라는 방송 프로그램(JTBC, 2018.04.25)에서 만드는 사람, 창조자의 어원으로 포이에테스(poietes)라는 단어를 제시했다. 이 단어는 ‘무언가를 만드는 모든 사람’으로 통용됐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의 작가(poet)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작가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독자들에게 주면 독자들은 그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궁극적으로 인류는 작가의 선언적 창작활동을 통해 신이 만들어낸 세상과 만날 수 있게 된다. 청소년들이 생활 속에서 불편함 또는 필요성을 느끼면 창조적인(creative) 실천성 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 경우, 작가적 관점에서 시나리오를 써보는 습관을 갖도록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것도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좋을 수 있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서울 도심 여기저기에도 배롱나무꽃이 피기 시작했다. ‘화무십일홍(花無 十日紅)’이라지만 배롱나무는 약 100일간 붉은 꽃이 핀다는 뜻의 ‘백일홍(百日紅)나무’가 원래 이름이었다. 그러다 발음을 빨리하면서 배롱나무로 굳어졌다. 꽃 하나하나가 실제로 100일 가는 것이 아니다. 작은 꽃들이 연속해서 피어나기 때문에 계속 피는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원산의 ‘백일홍’이라는 1년생 식물은 따로 있다. 배롱나무는 원래 주로 충청 이남에서 심 는 나무였다. 그러나 온난화의 영향으로 서울에서도 월동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도, 특히 최근 조성된 화단에서 배롱나무를 흔히 볼 수 있다. 용산구 원효로와 구로구 등에는 가로수 로 심은 배롱나무까지 있다. 다만 겨울철에는 보온재로 나무줄기를 감싸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배롱나무는 우리 주변에 많은 나무라서 여러 문학 작품에도 등장하고 있다. 이문열의 장편소설 ‘선택’에서는 배롱나무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의 나무로 나온다. “그런데 중문을 들어설 때쯤이었을까. 그 총중 에도 무언가 날카로운 빛살처럼 내 눈을 찔러왔다. 움찔하며 곁눈으로 가만히 살피니 안마당 서쪽 모퉁이에서 있는 한그루 자미수(紫薇樹=백일홍나무)였다. 이미 꽃도 잎도 지고, 가지만 남은 아름드리 자미수가 묘한 뒤틀림으로 저무는 가을 햇살을 받고 있었다. 갓 신행 온 새색시의 눈길을 먼저 끈 것은 여러 가지일 수가 있다. (중략) 그런데 하필이면 그 자미수가 그토록 강한 인상으로 내 눈길을 끈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소설의 주인공인 정부인(貞夫人) 안동 장 씨가 영해부(寧海府) 나라골(지금의 경북 영덕군 인량리 전통마을) 시댁에 처음 도착하는 장면이다. 부인은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그것은 단순한 우연이라기보다는 뒷날의 내 삶과 연관된 어떤 신비한 끌림이었 던 것 같다”라며 “자미화(紫薇花=백일홍)는 바로 시가인 재령 이 씨들의 꽃이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재령 이 씨들이 자미화를 가문의 꽃으로 귀히 여기고 어디로 가든지 그들이 가는 곳에는 그 나무를 심었다’는 것이다. 작가는 배롱나무와 장 씨 시댁 에 얽힌 사연을 5~6페이지에 걸쳐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위 대목은 소설에 나오는 그대로 쓴 것인데, 용어를 좀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자미수라고 쓴 나무는 ‘백일홍나무’라 부르기도 하지만 표준어는 ‘배롱나무’다. ‘백일홍’이라는 초본 식물이 따로 있기 때문에 배롱나무를 그냥 백일홍이라 부르면 맞지 않다. 배롱나무의 중국 이름이 자미화(紫薇花)다. 소설의 주인공은 실존 인물인 장계향(1598~1680)이다. 장 씨는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전형적인 삶을 산 여인이다. 선조 31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19살에 부친의 제자인 이시명에게 시집갔으며 숙종 6년 83세에 타계했다. 배롱나무처럼 자손과 가문을 꽃피워 소설에서 장 씨는 학문에 뜻을 세웠다가 나중에는 “아내로서 이 세상을 유지하고 어머니로서 보다 나은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것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생각하면서 평범한 여인으로 돌아간다. 그는 남편을 잘 받들고 자녀를 훌륭하게 키운 전형적인 현모양처였다. 시문과 서·화에 능했을 뿐만 아니라 아들 여럿을 역사에 이름이 남는 학자로 키웠다. 특히 셋째 아들 이현일이 이조판서에 오르면 서 ‘정부인’ 교지를 받았다. 가문의 꽃 배롱나무가 한여름 만개하듯이 자손들을, 가문을 화려하게 꽃피워낸 것이다.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과 여러 모로 닮은꼴이다. 장 씨는 말년에 여성이 쓴 동양 최초의 요리서 ‘음식디미방’을 한글로 남겼다. ‘디’는 ‘지(知)’의 옛말로, 제목을 풀이하면 ‘음식의 맛을 아는 방법’이라는 뜻이다. 소설 ‘선택’은 장 씨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행적을 소개하고 있다. 장 씨는 작가 이문열의 직계 조상이기도 하다. 소설이 유명해진 것은 이른바 ‘페미니즘 논쟁’ 때문이었다. 1996년 계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첫 회가 발표되자마자 장 씨의 입을 통해 당시 페미니즘 운동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반페미니즘’ 소설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문열은 자신이 비판한 것은 ‘천박한 페미니즘’이지 일반적인 페미니즘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배롱나무는 예부터 청렴을 상징해 배롱나무는 한창일 때면 불타는 듯 붉은 꽃이 나무 전체를 뒤덮는다. 멀리 서 보면 마치 진분홍 구름이 내려와 머무는 것 같다. 꽃을 자세히 보면 다닥다닥 달린 콩만한 꽃망울이 팝콘처럼 터져 꽃잎과 꽃술을 넓게 펼치는 형태다. 한 개의 꽃에 6개의 꽃잎과 30∼40개의 노란 수술, 1개의 암술이 달려 있다. 꽃잎에 쭈글쭈글한 주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조선 세종 때 강희안이 지은 원예서 ‘양화소록(養花小錄)’에는 이 꽃에 대해 “비단 같은 꽃이 노을처럼 곱게 뜰을 훤히 비추면서 사람의 혼을 빼놓을 정도로 아름답다”라고 표현했다. 배롱나무는 예부터 청렴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겨져 서원과 서당 등에 많이 심었다. 선비들이 ‘개인의 영달이나 처자식 때문에 신념을 굽히게 될지도 모를 자신을 미리 경계하느라’ 뜰에 곧고 담백한 배롱나무를 심었다는 것이다. 서울시청 다산공원 입구에도 심어놓았다. 담양 명옥헌 원림(園林), 고창 선운 사, 안동 병산서원 주변, 부산 양정동 동래 정(鄭) 씨 시조묘의 배롱나무도 유명하다. 배롱나무는 껍질도 유별나게 생겼다. 얇은 조각이 떨어지면서 반질반질한 피부가 드러난다. 나무 표피를 긁으면 간지럼 타듯 나무가 흔들린다고 해서 ‘간지럼 나무’라고도 부른다. 배롱나무는 정말 간지럼을 타는 것일까. 실제로는 조금 만 바람이 불어도 배롱나무가 흔들리는데, 사람이 간지럼을 태우기 위해 나무에 다가 갈 때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는 것이다. 또 나무 표면이 아주 매끈해 원숭이도 미끄러진다고 일본에서는 ‘원숭이 미끄럼나무’라고 부른다. 요즘에는 흰색, 연보라색 꽃이 피는 배롱나무도 가끔 볼 수 있다. 배롱나무는 9월까지 여름 내내 우리 곁에서 진분홍 꽃망울을 터트릴 것이다. 배롱 나무를 보면 한 번쯤 다가가 팝콘처럼 터지는 꽃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선조들의 청렴 다짐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미국에 ‘더 웨이브(The Wave)’라는 장소가 있다. 이곳은 옷깃만 스쳐도 쉽게 떨어져 나가는 사암층으로 이뤄져 있어 하루에 딱 20명에게만 출입이 허락된다. 10명은 수개월 전 인터넷을 통해 사 전 추첨으로 정해진다. 나머지 10명은 매일 아침 9시 캐나브(Kanab)라는 마을의 방문객(인포메이션) 센터를 직접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비뽑기를 통해 결정된다. 하루 20명 규칙은 엄격하다. 제 비뽑기 인원 10명 중 8명이 선발된 뒤 마지막 그룹에서 3명이 선발된다면 2명만 갈 것인지, 3명 모두 포기할 것인지 정할 정도다. 우리는 운 좋게 4전 5기만에 ‘더 웨이브’ 방문권을 얻어냈다. 제비뽑기에 떨어진 수십 명의 사람들이 허탈한 표정으로 돌아가자 센터 내에는 승리감을 만끽 중인 10명만이 환한 미소를 띠며 남았다. 센터 직원은 트레킹 주의사항을 일러주며, 방문 허가증과 A4 용지를 나눠주었다. A4 용지에는 11장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더 웨이브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표지판을 세우지 않고, 사진 속 봉우리 모양을 보고 목적지를 찾아가도록 지도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신비롭고 멋진 풍경이 360도로 펼쳐져 다음날 아침, 더 웨이브에 도착하면 인 생 사진을 찍겠노라는 일념으로 고른 원피스에 얇은 카디건을 덧입고서 길을 나섰다. 반드시 마실 물을 1리터 이상 준비하라고 신신당부했을 만큼 건조하고 삭막한 황야를 2시간쯤 걸었다. 그러자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더 웨이브.’ 인터넷에서 접한 사진은 빙산의 일각일 뿐, 그보다 백 배쯤은 신비롭고 멋진 풍경이 360도로 펼쳐졌다. 다른 여행지는 마음만 먹으면 다시 갈 수 있지만 이곳은 평생에 언제 또 올 수 있겠나 싶어 머무는 한 걸음 한 걸음, 1분 1 초가 너무도 소중했다. 우리는 더 웨이브를 스튜디오 삼아 작품 사진, 기념 사진, 코믹 사진 등을 찍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그러다 지치면 물결치는 바닥에 벌렁 누워, 하늘을 쳐다보며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렇게 한바탕 신나게 노는 사이 어느덧 뉘엿뉘엿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남편, 이제 돌아가자!” “이곳에서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지금껏 아무도 찍지 못했던, 더 웨이브에서 보름달이 떠오르는 사진을 찍고 싶어. 집으로 가는 길은 걱정하지마. 어제 벅스킨 협곡에서 돌아올 때도 둥근 달빛에 길이 환했잖아.” 인생 사진을 찍겠다는데 어찌 더 말리랴. 난 더 웨이브의 가장 높은 너울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지는 해를 바라봤다. 세상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세상 이렇게 평화로울 수가, 세상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그때 뒤에서 남편이 다시 외쳤다. “진짜 인생 사진 한 번 찍어볼래? 어차피 여긴 지금 우리 둘뿐인데, 누드 사진 어때?” 남세스럽게 무슨 누드 사진이냐며 손사래를 쳤지만 그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누드 사진에 도전! 아 무리 둘뿐이라 해도 하늘이 보고, 땅이 보고 있으니 창피하여 5분 만에 다시 옷을 입기는 했지만.... 생사의 위기를 넘긴 아찔했던 경험 해가 완전히 떨어지고, 달 사진을 찍기 위해 한참을 기다렸지만 달은 떠오르지 않았다. “뭔가 이상한데? 오늘은 날이 흐려서 달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낮 동안 티끌 하나 없이 맑았던, 조금 전엔 아름다운 노을까지 선사해 주었던 하늘엔 진회색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바로 옆에 선 남편의 실루엣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세상은 검게 물들고 있었다. 그제서야 얼른 돌아가야겠다는 남편의 목소리에 잔뜩 긴장이 묻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인쇄된 사진 속 봉우리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전된 지구, 완전한 어둠 속에 갇혀버렸다. 전파도 터지지 않는 우주 속에 갇혀버린 것이다. 내가 휴대폰 손전등을 켜려 하자 남편이 만류했다. “조금 있으면 어느 정도 보일 거야. 우리 휴대폰 배터리 얼마 없잖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남겨 놔야지.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야.” 우리는 손을 맞잡고 방향을 잡아 길을 나섰다. 배낭 속에서 여분의 끈을 찾아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서로의 허리를 묶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한 발을 먼저 내디뎌 바닥을 살핀 후 다음 발을 디디며 조금씩, 아주 조금씩 움직였다. 그렇게 한참을 헤맸으나 마주한 건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사실 뭐 제대로 보이질 않았으니 처음 보는 풍경이라기보다 처음 느끼는 풍경이랄까. “잠깐만! 휴대폰 손전등 좀 켜봐!” 손전등을 켜자 보이는 길 옆은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였다. 돌아가는 길이라 생각했던 그곳이 잔도였을 줄이야! 등골이 서늘했다. “우리 이렇게 높은 곳에 오른 적 없잖아. 뭔가 잘못됐어! 출발했던 위치로 돌아가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자. 아니면 거기서 다시 길을 찾아야 될 것 같아!” 정말 위험한 상황이었기에 손전등을 그대로 밝힌 채 우리는 다시 출발점으로 향했다. 다리가 덜덜 떨리고, 식은땀이 줄줄 흘렀지만 이대로 이곳에 뼈를 묻을 순 없었다. 아무도 우리를 찾아내지 못할 곳이 었으니까. 원점으로 되돌아왔을 때쯤 구름 사이로 한 줄기 달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되었다. 정신을 가다 듬어 눈알이 빠질세라 인쇄된 종이 속 봉우리를 찾았다. 대부분 사암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주 짧은 구간, 모랫길이 난 곳을 기억하고 있었다. 한 명은 바닥, 한 명은 봉우리를 바라보며 길을 걸었다. 모래 위 사람들이 지나간 발자국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잠시도 쉴 수 없었다. 기온이 뚝 떨어져 걸음을 멈추면 한기가 들었다. 저녁을 먹지 못해 허기진 배를 하나 남은 초콜릿으 로 채우고, 몇 모금 남지 않은 물로 입술만 적셨다. 몇 시간을 더 헤맨 후에야 드냈다. 그제서야 남편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우리는 거의 네 발로 기다시피 마지막 힘을 짜내고 짜내어 캠핑카로 돌아왔다. 이 는 세계 여행 중 죽을 뻔한 사건이었다. 첫 번째인 남미 여행에서 일어난 스쿠버 다이빙 사건보다 훨씬 더 아찔하고 위험한 순간이었다. 세 단어로 알아보는 더 웨이브 1. 코요테 뷰트 노스 ‘더 웨이브(The Wave)’는 파리아 캐니언-버밀리온 클리프 자연보호구역에 속해 있다. 정식 명칭은 코요테 뷰트 노스(Coyote Buttes North). 하지만 굽이굽이 치는 모습이 흡사 파도를 연상시켜 더 웨이브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로터리에 당첨되었을 경우 입장료는 7달러이다. 허가 없이 들어갔다가 적발되면 1명당 600달러의 벌금과 평생 입장 금지의 패널티를 받는다. 보호구역 내 화장실은 없으며, 전파 송수신이 잘 되지 않아 휴대폰과 GPS 사용도 힘들다. 2. 로또 수개월 전 인터넷 사전 추첨을 통해 뽑힌 10명, 방문 하루 전 날 현장 추첨을 통해 뽑힌 10명만이 더 웨이브에 방문할 수 있다. 현지에서는 이를 로터리(로또, lottery)라 부른다. 인터넷 추첨은 일 평균 천 명에서 2천 명 정도가 지원한다. 방문 추첨의 경우 3월~11월 사이는 100명~300명이 지원한다. 12월~2월 사이는 그나마 비수기여서 지원 인원은 100명 안팎이다. 더 웨이브 로또 안내 홈페이지: https://www.blm.gov/visit/kanab-visitor-center 3. 더 웨이브(캐나브 마을) 가는 길 더 웨이브에 가기 전 (인터넷 로또에 걸리지 않았을 경우)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은 미국 유타주의 캐나브 마을에 있는 방문객 센터다. 이곳에서 현장 제비뽑기가 이뤄진다(방문 허락을 받았을 경우). 캐나브에서 더 웨이브로 들어가는 입구인 와이어 패스 주차장까지 자동차로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된다. 주차장에서 더 웨이브까지는 걸어서 2시간 이상이 걸린다. 캐나브 방문객(인포메이션) 센터 주소: 745 East Highway 89 Kanab, UT 84741
새교육발행인인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20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회관 다산홀에서 교육계, 출판계 문화계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교육 창간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하 회장은 기념사에서 1948년 7월 21일 창간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새교육은 대한민국 교육의 눈과 귀, 입이 됐으며, 지난 70년 역사의 질곡을 끌어안고 반추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교육 청사진을 제시하고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념식에는 정광영 한국잡지협회장과 양영근 한국전문신문협회장, 이길상 한국학 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장, 조윤곤 한국예술문화원 이사, 신인간의 김산 발행인, 월간 샘터의 이종원 편집장, 새교육 편집위원장인 박은종 충남 광석초등학교 교장이 자리해 새교육 창간 70주년을 축하했다. 새교육 70년 기념호 전수식과 휘호 전달 행사도 마련됐다. 새교육 편집위원인 박정현 인천만수북중 교사가 2018년 7월호를 하 회장에게 전수했고, 해당 잡지는 한국 교총 사료실에 전시됐다. 기념 휘호는 조윤곤 한국예술문화원 이사가맡았다. 1948년 7월 당시 문교부로부터 인수해 창간 70주년을 맞은 새교육은 한국교총의 전신인 조선교육연합회가 1948년 7월 21일 처음 발간했다. 2018년 7월호 기준 통권 765호 발행으로, 대한민국 교육 70년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새교육은 우리나라의 기본 학제인 6-3-3-4제(신학제)를 최초로 교육적 관점에서 주창했고 교육자치제실시, 교육공무원법 제정, 사학교원연금법제정, 교육세 신설, 교원 지위향상특별법제정, 유아교육법 제정 등 교육 정책을 제안해 공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여 대한민국 대표적 교육평론지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애니메이션 소재로도 간간이 사용되지만 옛 동화 속에 보면 묘한 장면이 나온다. 바로 이름 맞추기다. 특히 난쟁이들이 나오는 유럽의 민담, 그림동화 속에 이런 장면이 나오는데 대표 작품이 ‘룸펠슈틸츠헨’이다. 작품 내용은 대강 이렇다. 옛날 어느 마을에 방앗간 주인이 있었는데 주인에게 딸이 한 명 있었다. 방앗간 주인은 우연히 왕과 얘기를 나누다 으스대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딸이 짚을 자아 금실을 만들 수 있다고 자랑했다. 마침 왕은 유난히 황금을 좋아했던 터라 당장 딸을 데려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딸이 도착하자 짚이 가득 찬 방으로 들여 보냈다. 이어 아침까지 모든 짚을 금으로 만들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딸은 어이없는 아버지의 너스레에 위기에 처하게 되고 눈물로 밤을 새우게 된다. 그때 웬 난쟁이가 들어와 “왜 그리 슬피 우냐”라며 질문한다. 딸은 짚으로 금을 만들어야 하는 처지를 털어놓는다. 난쟁이는 “자신이 짚을 금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데 그 후 자신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 딸은 “내가 가진 목걸이를 주겠다”라고 말했고 난쟁이는 모든 짚을 자아 금으로 만들어 놓는다. 왕은 금으로 가득한 방을 보고 이튿날도 똑같은 과제를 준다. 다시 난쟁이는 딸의 반지를 받고 짚으로 가득한 방을 금으로 채워놓는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 왕은 너무 기뻐하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험하겠다”라며 과제를 주고, 딸은 여느 때처럼 난쟁이를 기다린다. 이번에는 난쟁이의 요구가 전혀 달랐다. 딸은 더 이상 줄 것이 없었는데 난쟁이는 딸이 왕과 결혼하면 첫아이를 달라고 요구한다. 딸은 자신이 왕과 결혼할 일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난쟁이의 마지막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난쟁이는 다시 짚을 금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렇게 아침이 밝아왔다. 왕은 방문을 열어 가득한 금을 보고, 너무 기쁜 나머지 방앗간 딸과의 결혼을 선포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왕비가 된 딸은 첫아이를 낳는다. 그러자 까맣게 잊고 있던 난쟁이가 다시 나타나 약속을 지키라며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말한다. 왕비는 너무 슬퍼 사정 사정을 하고 이를 가엾게 여긴 난쟁이는 “그럼 사흘의 시간을 주지요. 그동안 내 이름을 알아내면 아이 를 데려가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한다. 3일의 시간 동안 난쟁이는 매일 나타나 자신의 이름을 말해 보라고 한다. 그리고 왕비의 답은 모두 틀린다. 마지막 하루를 남겨 놓고 시름에 잠겨 있던 왕비에게 시종이 뛰어와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한다. 숲 가장자리에서 높은 산을 오르고 있었는데 어느 오두막 앞에 불이 피워져 있고, 그 앞에서 우스꽝스럽게 생긴 난쟁이가 춤을 추며 노래하는 것을 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난쟁이는 한쪽 다리를 올리고 춤을 추고 있었는데 이때 그가 부른 노래가 이상하면서도 신기했다고 말한다. “오늘은 술을 빚고 내일은 빵을 굽자 / 얼마 있으면 왕비의 아기를 갖게 될 몸 / 내이름이 룸펠슈틸츠헨이라는 걸 / 아무도 모르니 얼마나 좋냐” 드디어 난쟁이의 이름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왕비는 마지막 3일째 되는 날 찾아온 난쟁이에게 말한다. “당신의 이름은 룸펠슈틸츠헨입니다”라고 이름이 불린 순간, 난쟁이는 “악마에게 들었구나, 악마에게 들었구나”라고 말하며 땅 속으로 몸이 들어가며 죽는다. ‘룸펠슈틸츠헨’은 프로이트의 환자가 찾아와 자신의 꿈을 얘기하면서 함께 분석된 후 연구자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사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 퍼진 난쟁이 민담에 포함돼 이미 상당한 흥미를 얻고 있던 동화다. 특히 여기서 난쟁이의 이름이 불리는 부분과 난쟁이가 불을 피우고 빵을 굽고 술을 빚었다는 장면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름이 불린다는 것은 한 사람의 정체감이 오롯이 드러나는 것으로 ‘부르다-불린다’를 통해 드디어 일대일의 ‘관계’가 형성된다. 다시 말해 김춘수의 시 ‘꽃’에서처럼 누군가를 그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그가 내게 와 드디어 단 하나의 ‘의미’가 되는 것이고, 그를 고유한 정체성의 한 존재로 인정하는 행위라는 말이다. 그런데 왜 난쟁이는 자기의 이름이 불리는 것을 두려워했을까? 이 부분에서 당시 유럽 사람들이 난쟁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보인다. 유럽에서 난쟁이는 때로는 도움을 주는 조력자의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대체로 마법을 쓰는 자, 사악한 마법사에게 붙들려 일하는 자, 또는 아름다운 보석을 캐고 탐하는 자 등 여러 모습으로 상징 된다. 특히 마법사와 함께 일하고 자신도 마법을 사용하는 자의 이미지가 매우 강해서 때로는 마녀, 악마 등과 동등한 위치를 갖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악마나 마녀는 자신의 존재를 감추고 사는 존재들이다. 때문에 자기의 이름이 불렸을 때는 곧 자신의 존재가 들켰음을 의미해 악마성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된다는 것이 당시 유럽 사람들의 생각으로 보인다. 이름하여 ‘성명마법’이다. 반면 빵을 굽고, 술을 빚는 행위는 늘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던 당시 ‘키 작은 사람들’, 즉 현실 속 난쟁이들의 삶을 의미한다. 때로는 마법을 부리는 자로 생각되지만 현실의 난쟁이들은 여전히 ‘일하는 자’의 이미지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름 불리기’ 또는 ‘이름 찾기’가 등장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다. 여기서는 이름을 ‘찾는’ 것이 아닌 이름을 ‘잃는’ 것이 문제가 되는데, 자기의 이름을 잃으면 비밀의 마을을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후에 평자들에 의해 새로운 이름을 만들고 살아야 하며, 밤이면 불이 켜지는 이곳이 홍등가를 의미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 에게 ‘이름’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게 하는 중요한 모티프가 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림동화 ‘룸펠슈틸츠헨’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아기를 요구한다’, ‘아기를 데려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난쟁이의 악마성과 식인성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도 보이지만 사실은 16~18세기까지 유럽 전역에 번졌던 영아 살해 부분을 떠올린다. 동화는 분석과 해석이 다양해 진화심리학자 세라 블래퍼 허디는 자신의 책 ‘mother nature’(우리나라에도 같은 제목으로 번역본이 나와 있다)에서 ‘모성 본능’의 허구를 매우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어머니에게 당연시되는 ‘모성’은 사실 본능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 아니며, 진화의 역사를 살펴봐도 사실상 ‘본능’이 아닌 ‘선택’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자식들을 모두 건사하고 키워낼 수 없었던 어머니와 가정에서 불가피하게 가장 약하고 어린아이들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다. 실제로 16세기 이후 유럽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된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원시 아프리카 부족들에서 일부 보이고 있는) 어머니에 의한 영아 살해 문제는, 그래서 여러 공포와 두려움의 민담과 동화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아기를 데려가는’, ‘아기를 바꿔치기하는’ 난 쟁이, 마녀, 마법사의 이야기를 생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놀랍게도 얼마 전 현대창작동화에서 유사한 이야기를 발견했는데 동화 작가 모리스 센닥의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서’가 그런 작품이다. 아버지가 멀리 떠나고 혼자 힘든 생활을 꾸려가는 어머니와 어린 동생, 주인공 여자아이의 이야기다. 이 작품에서도 어느 날 동생을 잃고 다른 존재가 아기 구유에 누워 있는 장면이 나 온다. 동화 룸펠슈틸츠헨에 나타난 ‘아기를 요구하는’ 난쟁이도 이런 지역적, 시대적 배경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다만 이것은 발생학적 측면에서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고, 프로이트의 성심리학적 측면에서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다. 동화를 읽는 재미는 바로 여기서 나온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분석과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다음 회에서는 본격적으로 프로이트가 말한 ‘룸펠슈틸츠헨’을 살펴보자. 그의 환자 이야기와 함께. 도대체 그의 환자에게 난쟁이와 금은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