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22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이른바 ‘교권보호 4법’ 개정과 관련해 그동안 한국교총의 입법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잇따른 교사의 비극으로 인해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50만 교원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지만 이른 시간 내에 법개정을 이뤄내기까지는 지난해 6월 이후 입법 활동에 주력해온 교총이 마련한 틀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교총은 지난해 6월 제38대 정성국 회장 취임 직후 교원의 생활지도법 마련을 7대 교육 현안으로 천명하고 법제화를 위해 매진해왔다. 6월 27일 전국 교원 입법 청원 운동을 시작으로 지금의 교권4법으로 묶이고 있는 초·중등교육법 및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교총안으로 마련해 국회에 제안했다. 또 교총 회장 취임 100일 기념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에서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생활지도법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교원에게 생활지도권을 부여하는 초·중등교육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교총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TF설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마련을 위한 교원설문 조사 및 현장 전문가 자문 ▲교총-교육부 간 시행령 개정안 협의 등 시행령과 규칙 마련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7월 서이초 교사의 비극적 사건 직후에는 행보를 본격화했다. 사건의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당한 생활지도 보호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 중대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 등을 담은 교원지위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이후 긴급 기자회견에서는 교권 5대 정책 및 30대 과제도 제시했다. 언론에서는 제안된 법개정 내용을 ‘교권보호 4법’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 50만 교원의 염원이 ‘교권보호 4법’으로 모아지면서 여·야는 물론 정부와 시·도교육감까지 참여하는 4자협의체가 구성되고 여기서 구체적인 법개정 일정이 잡혔다. 하지만 정쟁으로 인해 스케쥴이 틀어지자 교총은 다시 한 번 입법촉구의 고삐를 좼다. 회장단은 10일과 13일 여·야 대표를 만나 관련 법 개정에 적극 협조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과도 일일이 만나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했다. 특히 교총은 13일 170개 교육단체와 함께 국회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권 보호 4대 입법’의 의미를 재강조하고 교원의 열망의 부응하지 못할시 준엄한 함성에 직면할 것이고 경고했다. 이후 14일 교총 실무대표단은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정기국회 1호 법안으로 교권보호 4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당부하는 등 끝까지 법개정의 노력을 이어갔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 취임 직후부터 교원의 권리와 지위 향상을 위해 50만 교원과 함께 기울여온 입법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입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추가입법과 제도 보완을 위해 더욱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모든 교사가 에듀테크를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확대하고, 다지털 기기 구매와 관련한 예산 지급과 조달체계를 개편한다.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는 제품과 서비스를 뜻하는 에듀테크는 산업규모가 2021년 7조 3000억 원 규모에서 연평균 8.5%씩 성장해 2026년에는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법과 제도가 미비해 일선 학교에서는 수업에 적합한 에듀테크를 찾아서 구매하고, 사용하는 과정까지 교사가 직접 담당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특히 교사 연령이 높아질수록 에듀테크 활용률이 낮아져 세대간 불균형 문제도 제기돼 왔다. 실제로 20대 교사 68.2%가 에듀테크를 활용하지만 50대에서는 54.9%로 활용률이 떨어진다. 교육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에듀테크 진흥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디지털 선도 교사를 집중 양성하기 위해 ‘아이에답(AIEDAP, AI Education Alliance and Policy lab) 마스터 교원’을 700명에서 2025년 1500명으로 늘린다. 아울러 같은 기간 동안 터치교사단을 400명에서 200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선도 교사들은 동료뿐만 아니라 ‘디지털장학사’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 교육부는 교사들이 다양한 에듀테크를 무료로 체험하고 평가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10억 원을 들여 ‘에듀테크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존 학교 조달시스템(학교장터)을 ‘에듀테크 전용몰’로 확대 개편한다. 이밖에 에듀테크 선교학교 소속 교사들에게는 바우처를 지급해 수업 질 개선을 위한 제품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예산은 특별교부금을 활용한다. 정부는 에듀테크가 교사의 업무 부담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기술전문가(테크매니저)를 배치하고, 장기적으로는 교사의 전통적인 역할인 지식전달은 에듀테크에게 맡기고 교사는 학생 상담, 학습 조언 등을 맡는 ‘하이터치 하이테크 모델’을 지향하기로 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디지털 기술은 교육의 보조수단을 넘어 교육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에듀테크가 우리나라 공교육 혁신을 이끄는 동시에 한국의 대표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북 점촌북초(교장 하미경)는 지난 20일~22일까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전교생이 제주도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이번 제주도 현장체험학습은 ‘우리 나라의 땅 아름다운 제주도’라는 주제로 제주도의 여러 테마파크와 박물관, 체험활동을 하며 평소 보지 못하고 체험해 보지 못한 기회를 가졌다. 학년별로 주제 통합형 수업과 1-1-1 프로젝트 과제 운영을 통해 다양한 탐방 일정을 계획하고 제주도에 조사 연구하고 문화에 관해 탐구했다. 또 탐구 학습지를 자체 제작해 제주도의 위치, 문화, 지도 등을 살펴보며 학습 의욕을 일깨웠고 제주도 각 지역에 대한 유래 및 특징을 조사해제주도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학생들은 천제연폭포와 한라수목원, 성산일출봉 등에서는 제주의 자연 환경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으며 더마파크 마상쇼와 아쿠아플라넷 그리고 에코랜드를 통해서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관광산업의 기반을 배울 수 있었다.그리고 4.3 평화공원 관람을 통해서는 분단의 비극과 이념의 갈등으로 아파했던 제주의 역사를 배울 수 있었다. 체험학습에 참여한 4학년 노OO학생은 “처음으로 타보는 비행기도 너무 신기하였고, 제주도에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미경 교장은 “학생들이 안전하고 색다른 문화체험을 하여 새로운 장소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껴볼 수 있도록 앞으로도다양한 교육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문경시 모전초(교장 김은자)는 16일 경북 김천시 김천동부초체육관에서 열린 '경북학교스포츠클럽 배드민턴대회'에 참가하여 여자 초등부 단체전 준우승, 남자 초등부 단체전 3위에 입상하였다. 모전초 배드민턴 스포츠클럽 학생들은 지난 5월 문경시에서 열린 지역 예선에서 남녀팀 모두 우승하여 이번 경북학생스포츠클럽대회에 문경시 대표로 출전한 결과 여자 단체팀(6학년 김아연, 신가현, 최효주, 지한울, 황지나, 이하윤) 준우승, 남자 단체팀(6학년 박성윤, 박주환, 엄진호, 박주형, 김동영, 임동진, 박정우, 맹태영) 3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모전초 학생들은 5학년부터 배드민턴 학교스포츠클럽, 신나는주말체육학교, 학생동아리 활동에 스스로 참여하여 실력을 길러왔고,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점심시간에도 연습에 참여하는 등 최선을 다해 준비하여 남녀팀 동반 입상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김은자 교장은“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즐기는 스포츠클럽 활동에 좋은 결과가 있어 기쁘다. 부족한 시간에도 열정적으로 스포츠클럽에 참가한 학생들과 지도해주신 선생님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해 스포츠클럽 활동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북 비안초(교장 이임남)는 13일교원 대상 에듀테크 연수를 실시하였다. 이번 연수는 에듀테크를 선도하는 미래학교를 만들기 위한 교원 연수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비안초는 작년부터 에듀테크, 교육과정, 각종 연구대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국에서 유명한 강사를 초청하여 교원 연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연수는 올해 6번째 교원 연수이다. 이번 에듀테크 연수 강사는 아이스크림미디어 전략기획실 고규환 커머스사업실장이 맡았다. 고규환 실장은 前 경기도교육청 교사, 前 교육부 스마트교육중앙선도교원, 前 경기도교육청 학교정보화 현장지원단 대표 활동을 하고 현재는 아이스크림미디어로 이직하여 에듀테크에 전념하고 있다. 연수 강사를 교원에만 국한하지 않고 최고의 전문가에게서 최고의 기술(내용)을 배우고자 하는 이임남 교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연수 내용은 아이스크림에서 만든 최신 에듀테크 서비스 소개, 타사의 효과적인 에듀테크 도구, 실시간 활동 가능한 에듀테크 활동 tip, 업무경감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및 프로그램 활용, 기타 에듀테크에 유용한 tip 등 교사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로 진행되어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비안초 김모 교사는“작년에 발령받은 신규 교사인데 학교에서 유명한 강사님들을 불러서 꾸준히 다양한 연수를 진행해주니 멀리 연수를 들으러 갈 필요가 없어서 좋고, 필요한 연수를 이야기하면 학교에서 좋은 강사를 섭외해주니 다른 학교 선생님들도 많이 부러워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임남 비안초 교장은“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말처럼 항상 선생님들의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생님들이 부족한 부분, 필요한 부분을 이야기하면 학교에서는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섭외해서 연수를 진행시켜주려고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들이 학급에서 좋은 수업으로 이어지게 되고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아지며 각종 연구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로도 나오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수원잠원초등학교(교장 이윤수)는 학교 도서관 주관으로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독서의 달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번 행사는누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매일 출석 체크와 관련 도서를 읽고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저학년은 한글날과 관련된 도서를 읽고 자신만의 책갈피 만들기를 하였고,고학년은 우리나라 명절에 관련된 도서를 읽고 전통팔찌 만들기,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나만의 대출증 만들기, 나의 이름 디자인하기 등 다양한 활동에참여하였다. 특히 6학년 학생들은 교장 선생님과 회복탄력성을 주제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교장 선생님이 읽어주시는 책에 환호하고, 자유롭게 자기의 생각을 발표하며 서로 소통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이번 도서관 행사는 각반 담임선생님들의 홍보와 학부모 독서 활동지원단(단장 김윤정)의 봉사로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안겨주며마무리 되었다. 지난 4월에도 세계 책의 날을 맞이하여 다양한 도서관 행사를 운영한 수원잠원초등학교는 학생들이 도서관을 친근한 장소로 느끼고 즐거운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독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고있다.
안성 개정초등학교(미양면 소재, 교장 정미선)는 2023학년도 2학기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했다. 2학기 작가와의 만남은 9월 18일(월) 오전 11시부터 유치원 및 1-3학년 학생들 32명을 대상으로 새빛관에서 이루어졌다. 학생들은 작가와의 만남 전에 한담희 작가의 대표작인‘코끼리가 꼈어요’를 미리 읽고 활동지를 통해 감상문과 작가에 대한 궁금한 점을 그림과 글쓰기를 표현하는 등 다양한 독후활동을 하면서 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또한 우리가 함께 힘을 합하면 뭐든 할 수 있어! 라는 주제로 간단 그림책 연극과 미니 인물 사전 만들기 활동을 한 뒤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함께 한다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가한 모든 학생들은 작가 싸인북을 받고 단체촬영을 했으며, 개정초등학교 학생들의 적극적인 발표와 참여로 작가님도 즐겁게 강의를 마무리하셨다는 후문이다. 정효숙 사서는 “누구든지 그림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상상과 감동의 세계로 푹 빠지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하였다. 그림책을 만들고 있는 작가의 생각을 살펴보며 그림책 작가의 활동을 자세히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기획 의도를 전하였다.
안성 개정초등학교(교장 정미선)은 병설유치원 및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9월 19일(화) 미리내마을과 연계한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하였다. 안성시 미래교육협력지구 빛깔있는 교육과정 운영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이번 마을 프로젝트는 마을에 대한 애향심을 키우고, 우리 고장 안성의 자원과 자료를 활용한 교육과정 효과 제고에 그 목적이 있다. 학생들은 먼저 황룡포도원에서 안성으로 귀농한 농부아저씨를 만나 포도의 생태에 대한 설명을 듣고 거봉과 샤인머스캣 포도따기 체험을 하였다. 미리내 마을로 이동하여 비누풀이라고도 하는 소프워트를 수확하여절구에 빻아 직접 천연물비누를 만들기도 하였다.특히 마을에서 주민들이 직접 수확한 작물로 만든 시골밥상을 점심으로 나누어 먹으며 학생들에게 평소 싫어했던 나물 반찬을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미리내 마을 이장님과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인절미 체험을 마지막으로 체험학습을 마쳤다. 체험학습에 참여한 2학년 최예준 학생은 “우리 고장 안성의 쌀과 포도가 자랑스럽다. 또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들을 실제로 해보니 너무 재밌었다. 나물 반찬도 오늘 다 먹었다 맛있는 시골밥상을 또 먹고 싶다.”며 즐거운 후기를 전했다.앞으로도 개정초등학교는 안성지역의 다양한 체험처와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한 교육과정 심화 교육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
지난 8월은 여름 날씨 치곤 참 고약했다. 그래도 고추밭엔 붉은 고추를 따는 아낙의 손길이 바빴고, 영감은 참깨를 떠느라 속옷을 적셨다. 9월이 시작되었다. 늦여름과 초가을이 공존하여 가을이라고 하기엔 이르다. 그래도 계절의 시간은 흐른다. 들판엔 조생종 벼 수확이 한창이다. 이제 얼마 있지 않아 추석이다. 추석 하면 모두가 떠올리는 낱말이 고향과 부모님이다. 그러면 고향이란 무엇인가? 사전전적 의미는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다. 또한 주관적 이미지의 고향은 시골의 따뜻한 풍경이나 옛 친구의 모습들이 가득하고 조부모의 모습이 떠오르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고향 가는 길을 떠올려 본다. 지금은 승용차가 대중화되고 교통수단이 발달하여 큰 어려움은 없지만 6,70년대 고향 가는 길은 큰 인내가 필요하였다. 그래서 고향 가는 길은 먼 기억의 시간이 곳곳에 매복하고 불가항력적인 그리움의 불꽃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길이었다. 이러한 고향 가는 길의 정감을 요즘 삶의 양식에서 MZ세대에게 이입시키기는 어렵다. 나는 추석 하면 떠오르는 말로 기다림, 기쁨, 즐거움을 꼽는다. 기다림은 무엇을 담고 있을까? 추석을 준비하면서 아이, 자식, 부모 중에서 제일 손꼽아 기다리는 대상은 부모님일 것으로 생각한다. 인적 드문 촌 동네 햇볕 좋은 날, 마당에는 가을볕에 고추가 말라가고 골목엔 잠자리만 맴을 돈다. 사람 소리, 아이의 소리가 그리워진다. 이런 마을에서 뙤약볕에 땀 흘려 말린 고추는 5일 장날 포대에 넣고 구부러진 허리로 지탱하며 고추방앗간 앞에서 줄 서 기다리는 어르신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얼마만의 기다림 끝에 빻은 고춧가루는 참기름의 고소함까지 더해져 주름진 얼굴에 흐뭇함이 묻어난다. 이런 힘든 하루 여정이지만 버스 승강장에서 모인 또래의 어르신들은 자식들 자랑에 여념이 없다. 아마 추석날 자식들에게 내줄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생각하면 마음이 뿌듯하신 것이다. 언제나 부모님의 추석 기다리는 마음은 힘든 것은 뒷전이고 내 자식, 내 손주 한 번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마음은 산너울 구름 꽃으로 피어난다. 추석 기분이 한껏 부풀어 오르는 날은 전날 만남의 기쁨일 것이다. 둥근 달이 떠 있는 토담 넘어 감나무 옆 작은 텃밭의 빨간 고추는 누이의 두 볼 닮아 예쁘게 익어가고 전 부치는 고소한 냄새가 모락모락 코를 간질인다. 만월은 아니지만 적막에 물들었든 촌 동네 개 짖는 소리가 잦아진다. 이제 동네는 사람 소리가 나고 곳곳에 자동차들이 늘어난다. 코스모스는 달 바람에 한들거리고 고향의 진한 향이 도회에서 온 자식들의 코에 묻어난다, 정말 즐겁고 기쁜 날이다. 이런 날엔 남정림 시인의 ‘송편’이란 시가 옛 추억의 커튼을 열게 한다. “뭉게구름 퍼와서 흰 반죽 만들고/ 별빛 가루 모아서 고소한 소를 채워/ 초승달 송편을 만들어요// 정겨운 한가위 달빛 아래/ 그대의 초승달과 나의 초승달이 만나/ 보름달도 차오른 밀어를 나누어요//” 어떤가? 오순도순 모여 가족끼리 서로 못다 한 이야기하며 아쉬움과 반가움을 반죽하며 기쁨을 빚어내는 모습이 선하다. 귀뚜라미 풀벌레 소리 주위를 적시고 하늘 한 가운데로 움직이는 달이 마당 가득 기쁨을 채워준다. 이 행복감은 시간이 지나도 추억으로 각인되어 영원할 것이다. 추석 하루가 사위어 간다.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겨자빛 들녘이 포근하고 다정했건만 이제 모두 자신이 서 있는 자리로 향하는 오후는 왜 이리 서걱거리는 빛이 진해질까? 떠나는 자식들에게 부모님은 언제나 애달고 아쉽다. 마음 언저리에 있는 말만 던지고 지금까지 준비한 고춧가루, 참기름, 토란 말린 것, 추석 음식 등을 바리바리 싸서 트렁크에 담아준다. 부모는 더 많이 주고 싶지만 자식들은 못마땅해한다. 마트 가면 다 있는데 뭐라고 이렇게 하시는지 지청구다. 자동차 시동이 걸리고 다음에 또 올께요란 말만 남기고 횡 하게 사라진 골목을 한참 바라보신다. 달은 꽉 찼건만 자식과 손주들이 머물다간 자리는 횡 하다. 다시 마당에 적막의 달빛이 내려앉고 추녀 끝 창문엔 부모님의 기침 소리 아련히 들려온다. 돌아오는 길 자식들은 자동차 뒤로 멀어지는 부모님의 허리 굽은 세월 움푹 팬 주름살이 밟혀 마음이 아플 것이다. 이게 추석날 갖는 아쉬움이다. 추석 고향. 고향은 어머님 품속과 같이 삶이 지치고 고달플 때면 찾아가는 쉬는 안식의 공간이다. 그러나 이런 고향의 정감을 우리는 점점 잃어가고 있다. 디지털 미래화 시대에 도시인의 삶은 고향이 없다. 그냥 나그네들의 집합소와 같은 곳이다. 사르트르 하이데거는 고향은 인간존재의 진리라고 하였다. 그만큼 고향이 인간에게 부여하는 근원적 가치가 매우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삶의 경쟁에 내몰린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있어 고향 집 추석의 의미는 만들어 갈 그리운 미래이다.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께서 싸 주시는 것에 지청구는 그만하고,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시간이 아닌 마음을 보듬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추석 지난 고향 가을은 낙엽의 향기 속에 그리움의 고운 이야기는 수채화 되어 가을을 수놓고 연보랏빛 쑥부쟁이꽃이 논두렁을 덮을 것이다.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서울 종로 일대에는 한글날을 맞아 답사할 만한 장소가 여러 곳 있다. 예를 들어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임을 알려주는 서촌 입구, 경복궁 내 집현전이 있던 곳에 다시 들어선 수정전,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일대가 여기에 해당한다.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의미가 깊은 곳도 있다. 북촌에 있는 조선어학회가 있던 곳임을 알려주는 표석, 그리고 광화문광장 서쪽에 있는 ‘한말글 수호탑’이다. 그리고 주시경 선생, 헐버트 박사의 부조상이 있는 ‘주시경 마당’도 인근 빌딩 숲 사이에 있다. 뒤에 언급한 세 곳은 특히 근대 한글의 역사에서 중요하다. 오늘은 이들 장소에 얽힌 내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근대 한글의 역사가 숨 쉬는 곳 먼저 한글날이 정해진 배경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한글날은 세종이 1446년,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을 기준으로 정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세종 28년(1446) 9월에 ‘훈민정음이 이뤄졌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1926년에는 음력 9월 29일을 한글날로 정했다. 다만 ‘한글’이라는 이름이 널리 퍼지지 않아서 처음에는 가갸날이라고 했다. 가갸날은 1928년 한글날로 바꾸고 양력으로 환산해 10월 29일로 바꿔 기념했다. 그러다가 전형필 선생이 간직하던 훈민정음해례본이 광복이 되고 나서 공개되면서 9월 상순, 곧 음력 9월 10일에 한글이 완성되었다는 기록이 나왔다. 이를 양력으로 바꾼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했다. 한글은 만들고 반포한 기록이 남아 있는 드문 문자이며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민주주의와 닿아있는 문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한글의 매력에 빠져 근대 한국에 온 외국인도 여럿 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독립운동가인 미국인, 헐버트 박사를 꼽을 수 있다. 헐버트 박사는 육영공원 교사로 초빙돼 한국에 온 뒤, 1891년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교과서인 사민필지를 집필해서 배재학당 교재로 썼다. 헐버트 박사는 사민필지 이후 초학지지, 미국사기, 천문약해, 생리학초권 등의 한글로 적은 교과서 편찬작업에 나섰다. 이와 함께 한글로 된 신문인 독립신문의 발행 중심에 있었다. 배재학당의 학교 출판사인 ‘삼문출판사’의 책임자였고, 이 삼문출판사에서 독립신문을 인쇄했던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글 역사 상 거의 처음으로 ‘띄어쓰기’를 제안하고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 헐버트 박사는 중요한 사람을 만났다. 바로 주시경 선생이다. 1892년 배재학당 출신 교사에게 수업을 받던 주시경 선생은 1894년부터 정식 입학해 영문법 등을 공부하는 중이었다. 1896년 독립신문이 창간될 때 삼문출판사 책임자가 헐버트 박사였고 이때 주시경 선생도 발간 업무에 참여했다. 주시경 선생은 한글 문법 연구뿐 아니라 ‘한글’이라는 이름을 정했다는 점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이다. 그리고 그의 연구는 제자들에게 이어졌으니 이들이 중심이 된 단체가 그 유명한 조선어학회이다. 그렇다면 미국인으로서 헐버트 박사가 이렇게 한글에 깊이 빠진 이유가 궁금해진다.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글이 있다. 바로 1889년, ‘뉴욕트리뷴’에 기고한 기사이다. 이 글에서 헐버트 박사는 한글의 우수함을 자신의 사례로 보여준다. 더불어 그 한글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곧 자신이 한국에 도착한 지 4일 만에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었으며, 1주일 만에 한국 사람들이 한글을 한문에 비해 가볍게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한글 연구를 통해 그 우수함을 밝혀내고자 했다. 예를 들어 한글은 철저한 발음 중심으로 영국이나 미국이 그토록 도달하고자 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말과 글자의 일치를 이뤄낸 글자라는 것이다. 또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한자를 쓰지만, 영국인들이 라틴어를 버렸듯이 한국인도 결국 한자를 버릴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했다. 한글의 우수함에 대한 확신은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 한국인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 헐버트 박사가 한국 독립운동에 투신한 배경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한글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아지던 가운데 일제강점기를 맞으며 우리글, 한글도 위기를 맞았다. 그런 점에서 한글을 다듬고 지킨 조선어학회와 ‘큰사전’ 편찬 이야기는 중요한 역사다. 2020년, 주시경 선생이 편찬하려고 했던 최초의 우리말 사전 원고인 ‘말모이’ 그리고, 처음 완성된 우리말 사전인 ‘큰사전’ 원고가 보물로 지정됐다. ‘큰사전’의 편찬 과정을 알기 위해서는 조선어학회 사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선어학회와 ‘큰사전’ 조선어학회 사건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됐다. 1942년 여름, 함경도 홍원 지역 유지였던 박병엽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형사가 그의 집을 수색하던 중 박병엽의 조카 일기장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문장 하나가 발단이었다. ‘오늘 국어를 썼다가 선생님께 크게 꾸지람을 들었다.’라는 문장이다. 당시 국어는 일본어였다. 그러니 일본 형사들이 보기에 일본어를 쓴 학생을 혼낸 것이라면 그 선생님은 불온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굉장한 비약이었는데, 심지어 이 말은 오해였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일제의 형사들은 어거지로 수사하며 결국 이 일로 정태진 선생이 붙잡혀 왔다. 정태진 선생을 악랄하게 고문하던 형사들은 조선어학회 회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후 다른 조선어학회 회원들을 모두 검거한 것이다. 이후 학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잡혀가면서 본격적인 조선어학회 사건이 시작된다. 조선어, 곧 우리 말과 글을 연구했다는 것으로는 죄를 만들 수 없다고 판단해 학회원들을 내란죄로 몰아가기 위해 심하게 고문했고, 이 가운데 이윤재, 한징 선생, 두 분이 목숨을 잃었다. 또 수사 과정에서 1929년부터 연구해온 ‘큰 사전’ 원고를 비롯해 조선어학회가 연구한 자료와 원고가 모두 압수돼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뻔한 상황에 처했다. 결국 일제의 재판부는 한글 사전 편찬이 독립운동이라는 이유로 치안유지법 등의 죄목으로 1945년 1월, 이극로, 이희승, 정인승, 정태진, 최현배 등 5명에게 2년에서 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사실, 지난 몇 년간의 수사와 고문, 재판 과정을 보면 어이없는 결과이긴 하다. 그렇지만 여기에 대해서 구금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정태진 선생을 제외한 4명은 경성 복심법원에 상고(당시 용어로는 항고)했다. 상고한 이유는 서울에서 재판받는다면 추운 함흥보다는 나은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글을 연구한 것이 범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도 지지부진, 겨우 8월 12일에 상고 재판을 연다는 결정을 하고, 다음날인 8월 13일 궐석재판으로 상고도 기각되었다. 당시 어수선한 상황 때문에 이러한 판결문이 도착하기 전, 8월 15일 감옥에서 광복 소식을 듣고, 다음날인 8월 16일 함흥 형무소에서 풀려났다. 그리고 다시 연구를 이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8월 18일, 서울행 열차를 타고 19일, 서울에 도착했다. 이렇게 도착한 학회원들은 8월 25일, 학회 재건을 하며 다시 활동에 들어갔다. 한글 교과서도 편찬하며 새로운 시대, 곧 한글이 중심이 되는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열성을 다한 것이다. 광복은 일본어, 일본 글자의 시대에서 한국어, 한글의 시대로 바뀐 것이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되찾은 것이 바로 광복이다. 그렇지만 찾지 못한 것도 있었다. 바로 10년 넘게 준비한 사전 원고이다. 그 암울했던 시절, 표준말 정립, 외래어 표기법 정리에만 10여 년 가까운 노력을 들였던 원고였다. 그런데 1945년 10월 2일, 뜻밖의 전화 한 통이 학회로 걸려 왔다. 창고를 정리하던 서울역 역장이 조선운송주식회사 창고에서 종이 뭉치를 발견했는데, 겉장에 ‘큰사전’이라고 적힌 걸 보고 조선어학회로 연락을 한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서울역에 도착한 정인승 선생을 비롯한 사전 편찬 관계자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을 것 같다. 2만 6000매의 사전 원고였다. 이렇게 해서 본격적으로 사전 편찬이 시작되었으나 난관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1권은 을유문화사의 도움으로 나왔지만 이후 작업을 이어갈 자금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미국의 폴 앤더슨 대위가 미국 록펠러 재단을 연결해주며 사전 작업 비용을 받게 되었다. 이후 6·25 전쟁, 한글 간소화 파동 등을 겪으며 늦어졌던 큰사전은 1957년 한글날 마지막 6권을 펴냈다. 16만 4125개의 낱말을 수록한 사전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511년 만의 일이며 조선어학회가 사전 편찬을 계획한 지 28년 만에 나온 성과이다. 이렇게 귀하게 자리를 잡은 한글, 그리고 우리말의 역사를 생각하면 함부로 한자를 다시 쓰자고 하거나 외래어,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쓰는 일은 줄어들 것 같다. 한말글 수호탑은 이를 기리기 위한 기념물이다. 더불어 조선어학회 표석, 그리고 주시경 마당을 함께 둘러본다면, 또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을 만난다면 괜찮은 한글날 나들이가 될 것 같다.
수업이 끝난 어느 날. 집에 가지 않고 교실에 남아 그림책을 만지작거리던 한 아이가 있었다. “무슨 일 있니?” 선생님이 건넨 말에 아이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선생님… 저… 사실, 오늘 죽고 싶었는데 겨우 학교에 왔어요.” 아이는 눈물과 함께 속마음을 쏟아냈다. 부모님의 이혼, 함께 지내던 아빠의 췌장암 진단…. 혼자 남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움에 아빠와 같이 죽게 해 달라고 밤새도록 빌었다고 했다. 이현아 서울개일초 교사는 “이 아이가 하루 종일 어떤 마음으로 교실에 앉아 있었을까,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미안하다고 했더니, 그때 아이가 한 말이 내내 잊히지 않았어요. ‘선생님, 1교시부터 6교시까지는 이런 말 할 틈이 없잖아요.’ 아이마다 다양한 문제와 고민이 있는데, 그 아픈 마음을 꽁꽁 싸매고 교실에 오는 거였어요. 마음이 숨을 쉴 수 있게 ‘틈’이 필요했습니다.” 그날 이후 교실 책꽂이 한편에는 초록색 ‘교실 우체통’이 생겼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오후 4시. 이 교사는 우체통을 열고 고민 쪽지를 읽었다. 하지만 답장을 쓰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저마다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고민에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오래 생각했고, 그림책에서 답을 찾았다. 아픈 마음을 치유해주는 ‘그림책 처방’이다. 이 교사는 최근 지난 7년 동안 아이들의 고민을 듣고 쓴 그림책 처방전을 모아 어린이 마음 약국을 펴냈다. 실제 사연을 18개 유형으로 나눠 소개한다. 왜 그림책일까. 이 교사는 “읽는 책을 처방하면서 가장 효과가 좋으면서도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약은 그림책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림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그림으로 보여줘요. 모호한 자기 마음을 그림에 빗대 들여다볼 수 있죠. 또 짧고 간결한 글 속에 삶의 가치나 통찰이 담겨 있어요. 아이들에게 전해졌을 때 마음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정서적으로 교류하기에 효과적이에요.” 가장 많은 고민 유형은 ‘나’와 ‘가족’에 대한 것이었다. 특히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열등감을 느끼거나 부모의 이혼이나 불화로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 교사는 “가정 환경이 변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이슈인데,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면서 “삶의 뿌리가 흔들리는 문제라서 조심스럽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전했다. “부모의 문제가 어려운 이유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에요. 자존감 문제나 친구 문제는 아이 스스로 뭔가를 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요. 그래도 넘어지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딱 한 사람만 있다면, 아이들은 그 존재를 숨구멍 삼아 숨 쉴 수 있어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이 교사는 아이들에게 ‘색깔 손 인사’를 건네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요즘 어때?”보다는 “오늘 너는 무슨 색이야?”라고 묻는다. 그러면 “좋아요”, “별일 없어요”라던 아이도 “저 오늘은 노란색이에요!”라고 대답한다. 학교에 오다가 고양이를 봤는데, 고양이 엉덩이가 노란색이었다면서, 다음날에도 아이는 고양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선생님, 오늘은 그 고양이를 못 봤어요. 원래 아침밥은 안 먹고 학교에 오는데, 오늘은 밥을 먹고 나오느라 늦어서요.” 어떤 아이는 ‘빨간색’이라고 말한다. 학교에 오다가 넘어져서 피가 났는데, 할머니가 자기는 신경도 안 쓰고 동생만 챙겨서 속상하다면서. 이 교사는 “색깔 손 인사는 아이의 상황을 파악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기에도 효과적”이라며 “자기 마음을 직관적으로,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돕고, 이 경험이 교실 우체통 쪽지 쓰기로, 또 그림책 읽기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귀띔했다. “소통하다 보면, ‘아, 물어봐 주길 기다렸구나.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기를 바랐구나’ 느껴요. 쉽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기꺼이 꺼내 보여줄 수 있게, 그 역할을 제가 해줄 수 있어서 참 귀하다고 생각해요. 교실에 작은 우체통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겠어요. 아이들을 위한 작은 틈을 열어두는 거예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료들을 위한 그림책 처방도 잊지 않았다. 아마도 너라면이다. 일상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그는 “교사는 의미를 찾는 존재”라며 “내가 이 자리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찾아야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바꿔 낭독했다. “아마도 선생님이라면 아이들의 마음에 귀 기울일 수 있을 거예요. 아마도 선생님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봐줄 수 있을 거예요. 아마도 선생님이라면 그 아이 인생에 정말 힘이 될만한 한 마디를 흘려보낼 수 있을 거예요….” 다른 한 권은 나무를 만날 때다. 이 교사는 “학교 안에서 선생님만의 반려 나무를 정해볼 것을 추천한다”면서 “교실에서 혼자 섬처럼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학교 안에 나와 교감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면 숨 쉴 틈이 생긴다”고 했다. “지금 선생님들께 필요한 건 ‘틈’이에요.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틈을 가지면서 아이들과 생활하면 좋겠어요. ‘내 마음의 약사’가 돼야 해요. 교사가 숨 쉴 틈이 있어야 아이들에게 숨을 흘려보낼 수 있으니까요.” ----------------------------------------------------------------------------------------------- ※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료들을 위한 책 처방 ▨ 아마도 너라면|코비 야마다 지음|가브리엘라 버루시 그림|상상의힘 펴냄 ▨ 나무를 만날 때|엠마 칼라일 지음|이현아 옮김|BARN 펴냄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이른바 ‘교권보호 4법(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교원지위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정기국회 1호 법안으로 통과됐다. 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교육위원회에서 심의하고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올라온 ‘교권보호 4법’을 일괄 상정해 의결했다. 교원지위법의 경우 재적의원 286명의 만장일치로 개정안에 찬성했다. 통과된 법안과 내용은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유치원 교원에게 생활지도권을 부여하고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해 아동학대 면책을 담은 유아교육법 개정안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 교권침해 학생-피해교사 분리, 아동학대 신고 시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 금지, 교권침해 학부모에 대한 특별교육 이수, 과태료 부과 등 조치를 강화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보호자의 존중 의무를 명시한 교육기본법 개정안 ▲학교장 및 교원의 정당한 학교폭력 사건처리, 생활지도는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이다.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과 교원지위법 제6조 3항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된 교원에 대한 직위 해제요건 강화는 공포된 날부터 시행되며, 제6조 3항을 제외한 교원지위법은 공포 6개월 경과된 날부터 시행된다. 지난해 6월 생활지도법 개정 추진을 시작으로 교권보호 법안 개정을 주도해온 한국교총은 즉각 논평을 내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교총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원의 교육활동, 생활지도를 보호하고 나아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며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진 교총과 전국 교원들의 생활지도 법제화, 아동학대 면책권 요구가 한 목소리로 만든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입법 실현은 끝이 아니라 교원의 완전한 교육권 보장을 향한 시작의 의미가 있다”며 “국회는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 보완 입법에 속도를 내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 강력 대응체계 구축, 구체적인 학생 분리 방안 마련과 인적·예산 지원, 학칙 표준안 제시 등 후속조치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정성국 교총 회장은 “전국 교원들의 절박한 요구를 반영한 ‘교권보호 4법 통과가 실효성 없이 학교에 부담만 가중시켜서는 안된다”며 “개정 법의 취지를 살리고 현장 교원들의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국회의 추가적인 입법과 당국의 촘촘한 교권보호 제도 개선, 학교 지원 강화 등의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교총은 20일 교총 정책자문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주요 교육 현안에 대한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교육정책 ▲교원정책 ▲교권·복지 ▲조직·연수 등 네 개 분과로 구성된 교총 정책자문위원회는 현장 교원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고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자문기구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7월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이후 교총이 진행하고 있는 교권 보호 활동에 대해 공유했다. 또 교총 정책자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마련한 ‘교권 5대 정책과 30대 과제’ 요구가 정부의 교권 보호 종합대책 등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점검했다. 우선, 학생의 문제행동에 대한 즉각적인 제지가 가능하도록 교원의 생활지도 행위를 구체화한 내용이 교육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에 반영됐다. 또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 ▲학교생활기록부에 중대한 교권 침해에 대한 조치 사항(전학, 퇴학 등) 기재 ▲교육활동 침해 학생 즉시 분리 ▲교육활동 침해 피해 교원의 요청 시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등 교총이 정부에 요구한 내용이 다수 반영됐음을 확인했다. 이 밖에도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실시에 대한 현장의 의견과 담임·보직수당 인상 등 교원의 처우 개선 요구의 목소리를 공유했다.
한국교총이 일선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고 교육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과 사기진작을 위한 담임교사 수당과 보직교사 수당의 대폭 인상을 강력히 촉구했다. 교총은 14일 대통령실과 교육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 정부 관계부처에 ‘교사 처우개선 및 사기 진작을 위한 담임·보직교사 수상 대폭 인상 요구서’를 보냈다. 요구서에서 교총은 “최근 연이은 교권사건과 일선 교사들의 비보에서 드러난 것처럼 교사들의 교육활동 침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며 “담임교사의 경우 정규 교수-학습활동 외에도 학적관리, 조·종례, 교내봉사활동, 생활지도 등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담임교사 수당의 경우 2003년 월 11만원으로 결정된 이후 2016년 월 13만원으로 한 차례 2만원 인상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또한 초·중등학교에서 학교 조직과 교육활동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보직교사 역시 매년 부과되는 업무와 책임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이 적어 학교에서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교총의 지적이다. 실제로 월 7만원의 보직수당은 20년째 동결돼 있다. 교총은 담임교사 수당의 경우 월 30만원으로 인상하고, 보직교사 수당도 월 20만원까지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9차례 이상 국회와 교육부 앞 1인 시위, 요구서 발송, 정부 부처 협의 참석 등의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교육기본법과 교육공무원법, 교원지위법 등에서 교원의 처우나 보수는 우대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과 교총과 교육부의 그동안의 교섭에서 꾸준하게 교육부가 이에 대한 노력을 약속했다는 것을 그 활동의 근거로 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합의한 교섭에서 교육부는 교직, 보직, 담임 수당 등 각종 수당의 인상과 필요한 수당의 신설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또 15일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정성국 교총 회장 등 현장 교원과의 대화에서 “담임교사와 보직교사 수당의 대폭 인상에 대해 필요성과 당위성에 적극 공감한다”며 “책임지고 관계부처 장관과 협의하고 대폭 인상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장승혁 교총 교원정책국장은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넘어설 수 없고 교육의 성과는 교원의 사기와 열정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며 “교원의 과중한 업무 부담과 책무에 상응하는 충분한 예우와 합리적 수준의 보상을 통해 처우개선과 사기진작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총은 이번 건의서 발송을 시작으로 각 부처를 대상으로 한 예산 반영 활동을 전개하고, 정기국회 예산 반영까지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결과 교육청이 학생·학부모 등을 고발 요구한 사안이 최근 3년간 1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의 건수가 최근 3000건이 넘은 것에 비하면 너무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더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요구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년~2023년 8월말) 교육청 내 교권보호위 개최 결과 실제 고발로 이어진 경우는 13건이었다. 지역으로는 ▲충남 3건 ▲경기 3건 ▲서울 2건 ▲대구 2건 ▲부산 2건 ▲인천 1건이었다. 혐의 내용은 폭행이 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협박 2건, 불법촬영 2건, 추행 1건, 명예훼손 1건 등이다. 고발 대상자는 학부모가 8건, 학생이 4건이었다. 수업 진행 도중 다수의 학생이 보는 앞에서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는 경우 등이 있었다. 교육청 내 교권보호위 심의 건수는 ▲2020년 1197건 ▲2021년 2269건 ▲2022년 3035건이었다. 이와 비교하면 교육청이 실제로 학부모·학생을 고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에 속했다. 강 의원은 “교사들이 교권을 침해당했을 때 교권보호위가 교권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도록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며 “교사가 홀로 고통을 감내하지 않도록 교육청과 단위학교의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서울 관내 모든 초등학교에 녹음 기능이 있는 전화가 설치된다. 민원인이 학교를 방문하려면 카카오톡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또 교원의 민원 응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원 상담 챗봇 서비스를 도입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활동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사진) 우선,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시스템을 구축한다. 특히 교사가 직접 민원에 대응하면서 불거진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민원 처리 방법을 개선하고 학교 출입 관리를 강화한다. 24시간 민원 상담이 가능한 챗봇 서비스를 개발해 단순 반복되는 민원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1차적으로 학사일정, 증명서 발급 등 단순 민원을 처리하고, 챗봇이 처리하지 못하는 내용은 ‘서울교육콜센터’ 상담원이 직접 응대한다. 챗봇 서비스는 연내 개통해 시범 운영 후 내년 3월 학교 현장에 도입한다. 악성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 시내 모든 초등학교에 통화 녹음이 가능한 전화 회선을 구축한다. 현재 녹음 가능 전화를 구축한 학교는 22.7% 수준이다. 이와 함께 통화 내용 녹음을 알리는 통화연결음, 발신 번호 변경 표시 등 관련 부가서비스도 지원한다. 카카오 채널을 이용한 학교 방문 사전 예악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사전에 방문 승인을 받은 외부인만 학교에 출입할 수 있다. 희망학교 100개교를 선정해 내년 8월까지 시범운영하고, 9월부터는 모든 희망학교에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 법률 상담과 자문을 받도록 전담 변호사를 학교마다 배치한다. 각 학교에 있는 교권보호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한다. 교육지원청에는 변호사와 전담 장학사 등으로 구성된 ‘아동학대 및 교육활동보호 신속대응팀(SEM119)’을 설치한다.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따르지 않는 학생을 교실에서 분리할 수 있게 하는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교육청은 분리 조치 등 구체적인 예시를 담은 학생 생활지도 방안을 개발해 다음달 중에 학교로 배포할 계획이다. 정서행동 위기 학생 지원 인력과 교육활동 지원 인력도 확대한다. 행동중재 전문관, 행동중재 전문교사 등을 확대 배치해 문제행동 학생의 생활지도를 돕고, 희망하는 공립초를 대상으로 학습지원 튜터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학습지원 튜터는 교실에서 학습을 저해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 개입해 학생 심리·정서 안정을 위한 상담, 멘토링, 생활지도 불응 학생 분리 등을 지원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및 모의평가 출제에 참여하면서 대학입시와 연관된 사교육업체 등에 문항을 판매한 이들이 수사에 넘겨진다.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된 사교육업체에서 소속 전문연구요원이 부적절한 업무를 이행했다는 의혹도 새롭게 밝혀져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의 주재로 제4차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개최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지난 8월 사교육업체와의 영리 행위를 자진 신고한 교사 중 기존 수능 및 모의평가 출제에 참여한 교사에 대해 문항 판매 시점, 혐의 내용 등을 검토하고 총 24명에 대해 고소하고 수사 의뢰를 결정했다. 우선 문항 판매 사실을 은폐하고 출제에 참여한 4명에 대해 수능 업무방해 혐의로 즉시 고소한다. 이들 중 2명은 출제 참여 이후 문항을 판매하고 고액의 대가를 수수한 혐의가 있는 22명과 중복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에 대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에 따른 금품 등의 수수금지 의무 위반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비밀 유지 의무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다. 이들과 문항을 거래한 사교육업체 등 21곳도 같은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다는 계획이다.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된 수능 모의고사 문항 제작 업체의 소속 전문연구요원이 부적절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병무청은 실태조사를 통해 해당 전문연구요원이 편입 당시 맡은 분야가 아닌 국어 수능 모의고사 지문 작성 업무 등을 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를 고발하고 해당 전문연구요원에 대한 복무 연장, 수사 의뢰를 조치했다. 과기정통부는 병무청과 협의 후 관련 업체에 대한 전문연구요원 배정 추천을 제한했다. 교육부는 수능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2024학년도 출제진 구성 시 감사원과 협의해 사교육업체 문항 판매자를 배제한다. 또한 내년 수능 및 모의평가부터 사교육업체 문항 판매자의 출제 참여를 원천 배제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월 사교육 카르텔 문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지적 이후 교육부와 관계기관은 범정부 대응협의회와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사교육업체의 불법‧편법 사항을 적발하고 있다.
‘2023 대한민국 경제교육대상’ 후보자를 공모한다. 기획재정부는 경제교육에 공헌한 학교와 교사, 경제교육단체 및 종사자 등에 시상하는 경제교육대상 후보자를 공모한다고 18일 밝혔다. 기획재정부와 경제교육단체협의회가 시상하는 경제교육대상은 경제교육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경제교육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개인 부문에서 경제부총리 상이 신설돼 총 22개 상을 수여한다. 단체 부문 최고 300만 원, 개인 부문 최고 200만 원 등 상금도 수여한다. 후보자 신청은 오는 11월 6일까지 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11월 중에 심사를 거쳐 12월 중에 시상할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기획재정부 경제배움e 홈페이지(http://www.econedu.go.kr)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홈페이지(http://eiec.kdi.re.kr)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초등 늘봄학교를 1년 앞당겨 도입하기로 한 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등돌봄교실은 학교에서 오후 5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 제도로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됐다. 주 신청 대상은 저소득층, 한부모,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생 자녀다. 늘봄학교 확대는 단기적으로 맞벌이 부부에게 저녁 8시까지 돌봐주는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제공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 학생들도 석식 제공,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어서 학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직장에서 늦게까지 근무하는 동안에, 자녀가 학교에서 저녁 8시까지 머무르면 직장에서 마음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을까? 내 아이가 머무는 교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가정 못지않은 환경 조성이 중요한 이유다.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인력과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현재 초등돌봄교실 대기 수요만 1만5000여 명에 달한다. 지금도 학교에서 공간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모든 학생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인력 증원과 시설 확충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학교와 교사에게 부담을 줘선 안 된다. 지금도 학교에서는 돌봄, 방과후학교 인력 채용‧관리와 민원 처리 업무로 많은 부담을 안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1차적으로 학교, 교원의 업무‧책임 부담을 없애주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2010년 시작된 교원능력개발평가제(교원평가)는 동료교원 상호간 평가와 학생 및 학부모의 만족도 조사를 통해 교원의 능력개발을 통한 전문성 신장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시행 이후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시행 취지와는 다르게 학생에 의한 인기‧모욕평가, 학부모에게는 자녀 의견이나 평판에 의존하는 인상평가로 전락했다. 평가 철만 되면 교원들의 교육방식에 불만을 품은 학생들이 겁박하거나 모욕을 주는 수단이 됐다. 심지어 올해 초 교원평가 자유서술식 문항에서 교사를 비하하고 성희롱한 세종 지역 고3 학생이 퇴학처분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익명 뒤에 숨은 학생 범법자를 양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11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올해 교원평가 시행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단 사기가 끝없이 추락한 상황에서 시행 유예 검토는 환영할 일이다. 현재 교단은 심각한 교권침해, 과도한 업무, 안타깝게 이어지는 극단 선택으로 몹시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과 다를 것 없는 교원평가 시행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만 남길 것이다. 한국교총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교원평가에 대한 전면 재검토다. 단순 5점 척도 방식의 현행 교원평가는 전문성 신장을 위한 아무런 피드백을 제공하지 못한다. 설령 평가가 진행돼도 그 결과를 교사 스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경이다. 받아들일 수 없는 평가 결과로 연수 대상자가 정해지면서 교원들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교원평가 재설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 교원들의 의견 반영이 필수적이다. 전문성 신장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육부 장관이 매주 교원들과 소통하겠다고 한 만큼 이번엔 현장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