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있는 여러 올레길 명칭을 합한 것이 수원팔색길이다. 수원에 관심과 사랑이 있는 사람은 팔색길을 알고 실제 답사하면서 해설사의 해설도 들었을 것이다. 여덟 가지 길 이름은 모수길, 지게길, 매실길, 여우길, 도란길, 수원둘레길, 효행길, 화성성곽길이다. 총 길이는 145.2km. 여기에서 팔색길 해설사는 팔색길 참가자에게 수원의 역사, 문화, 자연을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수원특례시와 (재)수원그린트러스트는 지난 20일 ‘수원팔색길 해설사, 선진지 체험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팔색길 해설사, 팔색길 교육수료자, 팔색길에 관심 있는 시민 31명이 참가했다. 선진지 대상지는 국가숲길로 지정된 내포문화숲길이다. 이 숲길은 충청남도 서북부 가야산 주변 4개 시군(당진시, 예산군, 서산시, 홍성군)이 내포지역 역사, 문화, 생태적 가치를 바탕으로 옛길과 마을길, 숲길과 하천길을 연결한 장거리 도보여행길로 총 길이는 320km다.
필자는 이번 행사의 동행취재를 맡았다. 오전 9시 수원청소년문화센터를 출발 버스는 1시간 40분만에 첫 도착지인 백야 김좌진 장군의 생가지(홍성군 갈산면 소재)에 도착했다. 홍성군 문화해설사 김미경 해설사와 (사)내포문화숲길 하영진 국장이 우리를 맞이했다. 참가자들은 생가지를 들러보고 백야기념관에서 김좌진 장군의 생애(1889∼1930)와 만주벌 호랑이의 독립운동 활동을 들었다.
다음에 도착한 곳은 만해 한용운 선생 생가지(홍성군 결성면 소재). 한용운(1879∼1944)은 승려, 시인, 독립운동가로 지조있게 살다간 홍성의 인물이다. 참가자들은 생가지에서 해설을 듣고 만해문학체험관을 관람하였다. 인상적인 것은 일제 서대문형무소에서 한용운의 옥중투쟁 3원칙이다. '변호사를 대지 말라, 사식을 취하지 말라, 보석을 요구하지 말라.'
다음에 도착한 곳은 매죽헌 성삼문 유허지(홍성군 홍북읍 소재). 참가자들은 노은사 입구에서 성삼문의 생애를 듣고 시조 단심가를 낭독하였다. 이어 사육신의 위패가 모셔진 노은단에서 추념을 올리고 사당 충문사에서 성삼문의 영정을 보았다. 성삼문(1418∼1456)은 조선 세조 때 단종의 복위를 꾀한 사육신의 한 사람으로 조선초기의 문신이다.
참가자들은 홍성군청 내에 있는 홍성오관리 느티나무, 안회당(安懷堂)과 여하정(余何亭), 홍주성곽을 둘러보고 홍주성 역사관을 관람하였다. 1일 체험 한계가 있어 이번에 내포역사인물길만 답사하였고 원효깨달음길, 내포동학길, 내포천주교순례길, 백제부흥군길은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귀가 버스에서 오늘 행사를 주관한 (재)수원그린트러스트 이득현 이사장을 만났다. 그는 오늘 체험행사의 목적을 내포문화숲길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수원팔색길 발전 방향을 모색, 공론화하고자 함에 있다고 했다.
이사장에게 팔색길 체험자의 효과를 물었다. 첫째, 학교나 직장만을 오가던 시민이 수원의 곳곳을 두 발로 걷는 체험을 함으로써 내 고장 수원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높아지고 자긍심이 생겼다. 둘째, 참가자의 기초체력이 향상되었다. 걷기운동을 하면서 친구를 사귀고 우울증이 사라지며 표정이 밝아졌다고 했다.
오늘 참가자 팔색길 해설사 2기 김순애 해설사는 “홍성 의인들의 생가터, 사당, 기념비, 홍주성 등을 보며 선인들의 나라에 대한 굳은 절개를 다시금 느꼈다”며 “맑고 푸른 하늘, 하얀 뭉게구름, 들녘의 황금물결을 보며 팔색길 해설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수원팔색길의 역사, 문화, 환경, 생태를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은 매월 1일 코스별로 15명 선착순으로 신청받고 있다. 참가자는 토요일 오전 10시에 집합해 출발한다. 11월에는 총 9회차를 운영한다. 자세한 사항은 (재)수원그린트러스트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문의 전화 031-242-8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