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의 ‘촉법소년 연령 논의를 위한 사회적 대화 협의체’가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의 연령 상한을 현행 만 14세로 유지하기로 한 권고안을 최종 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검토를 지시한 지 65일 만에 없던 일이 된 것이다.
이에 한국교총은 7일 입장을 내고 “범죄의 저연령화와 흉포화로 우리 사회와 학교 현장이 교육적 지도의 한계를 넘어선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국민과 교직 사회의 압도적인 목소리와 국민 정서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결정에 아쉽다”고 성토했다.
특히 교총은 여론과 동떨어진 결과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교총이 이날 공개한 전국 교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6.4%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했다.(조사 기간: 4월 27일~5월 5일, 응답자: 8900명,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서 신뢰도 ±1.04%) 찬성 이유는 ‘범죄의 흉포화 대응’ 51.75%, ‘법적 한계를 악용하는 행위 근절’ 36.25% 등이었다.
교총은 “현재의 촉법소년 연령 기준이 더 낮아질 필요성에 대해 해당 연령대의 학생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원이 체감하는 위기의식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서는 교원뿐만 아니라 국민 대다수도 바라고 있다. 지난 3월 한국갤럽이 실시한 전국 성인 대상 조사에서도 찬성이 81%에 달했다. 국민의 찬성 여론을 반영하지 않을 거면 왜 협의체를 구성했는지 의심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교총은 “협의체가 낙인 효과나 국제 인권 규범 등을 근거로 현행 유지를 결정한 배경은 이해하나, 이는 실제 사회와 교실에서 집단 폭행, 성범죄, 불법 촬영·유포, 온라인 괴롭힘, 교사에 대한 폭언과 협박 등의 범죄가 반발하고 있는 현실은 외면한 결정”이라며 “무엇보다 ‘나는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며 법을 조롱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까지 서슴지 않는 상황에 직면한 경찰과 교사들의 현실과는 너무나 큰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결정이 자칫 학생들에게 잘못을 저질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면서 나아가 가해자가 법을 조롱해도 무력한 사회라는 신호를 주는 격”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해결방안 마련도 촉구했다. 교총은 “정부는 이번 결정을 단순히 논의의 종결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학생에 의한 폭행과 성관련 범죄 등에 무방비로 노출된 교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실효적인 대책 등 법적 보완책 마련으로 확장돼야 한다”며 “‘중대 교권 침해 행위에 대한 학생부 기재’와 같은 책임 있는 조치와 함께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악성민원 맞고소제’를 제도화해 교원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교육부는 교사를 향한 폭행, 상해, 성관련 범죄로 학급교체 이상의 중대한 처분을 받은 경우에 한해서라도 학생부에 기재하자는 제안조차 신중 검토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선생님이 안전해야 아이들의 배움도 지켜진다는 상식의 수준에서 촉법소년 제도의 맹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