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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수업 혁신에 공간 혁신을 더하다

대한민국 우수 교육시설 공모전 
대상에 경남 사천 용남고 선정돼

필요에 따라 교실 형태 바뀌고
도서관은 교육 복합 공간으로…
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수업 구현

 

경남 사천에는 공중에 뜬 학교가 있다. 학교 용지의 단차를 이용해 테라스형 교실을 계단처럼 쌓아 올렸다. 교실에서 이어진 테라스는 분위기 좋은 카페 못지않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잠시 쉬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조별 활동도 한다. 공강일 때는 개인 자율학습 공간으로 활용한다.
 

교실은 수업방식과 참여 인원에 따라 언제든 그 형태를 바꿀 수 있다. 움직이는 가벽과 접이식 문을 설치한 덕분이다. 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수업을 구현할 수 있다. 학교 중심에는 얕은 수변이 조성돼 있고, 그 뒤로 도서관과 휴게공간이 자리 잡았다. 학교 하면 떠오르는 천편일률적인 ‘네모’ 공간과는 거리가 멀다. 학교 건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고 미래 교육을 위한 혁신적인 공간을 구축한 곳, 용남고(교장 최연진)다.
 

용남고는 지난달 2023년도 대한민국 우수 교육시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학교 공간을 창의적으로 조성하고 설계·디자인이 우수한 교육시설을 발굴·확산하기 위해 교육부가 1998년부터 실시하는 공모전이다. 
 

용남고는 2019년 교육부의 학교 공간 혁신 사업 공모에 선정돼 올해 5월,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췄다. 공간을 구성하면서 크게 세 가지를 염두에 뒀다. 먼저, 교실 크기가 다양해야 한다는 것.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려면 교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 도서관을 학교의 중심에 배치하고 교육 복합 공간으로 구성했다. 김동형 교사는 "과목별 교사끼리 의견을 모은 결과, 발표, 책 읽기, 토의, 자료 검색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수업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도서관을 이 모든 활동이 가능한 복합 공간으로 만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학생들의 휴게공간 확보였다.
 

용남고가 구성원들의 니즈에 맞게 학교 공간을 혁신할 수 있었던 것은 ‘수업 혁신’을 위한 노력이 선행된 덕분이다. 학생 수 감소, 폐교 위기 같은 농어촌학교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수업을 바꾸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지난 10여 년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김 교사는 "학교가 살아나려면 결국, 학생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재단의 지원을 받아 공간을 바꾸고 수업도 바꾸면서 변화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학교 건물이 예쁘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에요. 교장 선생님께서 ‘수업 자체가 바뀌어야 학교가 살아난다’고 강조했고, 이에 공감한 교사들이 수업을 바꿨어요. 교육과정을 융합 수업과 프로젝트 수업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운영하고 있어요. 벌써 4년째입니다. 이렇게 밑바탕을 다진 덕분에 학생, 교사가 원하는 수업을 구현할, 유연한 공간을 조성할 수 있었죠."
 

 

용남고는 이제 지역에서 선호하는 학교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기준, 3학년은 4학급, 1·2학년은 5학급으로 운영됐고, 올해 한 학급이 늘어나 6학급이 된다. 김 교사는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모든 교직원의 목표"라며 "학부모 공부방, 오케스트라 공연, 오픈 미술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평생교육의 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우수 교육시설 최우수상에는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진로융합교육원이 선정됐고, 우수상은 경기 시화나래초중, 인천대 2도서관, 전북 덕과초, 대구 청구중이 받았다.
 

진로융합교육원은 별 모양 건물이 특징이다. 중심부에서 뻗어나가는 모습을 별 모양으로 형상화했다.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를 표현한 것이다. 
 

경기 시화나래초중은 시화호의 풍경을 담은 통경축을 확보해 열린 학교를 조성했다. 통경축은 조망 등을 확보하도록 개방감을 줘 시각적으로 열린 공간을 의미한다. 중앙 통경축을 중심으로 초·중학교 시설을 분리해 쾌적한 교육 환경을 구축한 것이 특징. 통경축은 건물 두 개를 잇는 연결 통로의 역할뿐 아니라 정보 교육의 공간인 미디어 스페이스 공간을 이어준다. 
 

전북 남원에 있는 덕과초는 ‘산속 이야기’를 테마로 한 공간을 조성해 눈길을 끌었다. 낮은 산이 많은 지역의 자연환경을 상징적인 이미지로 채택했다. 학교의 역할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문화·여가 활동의 장소로 쓰이도록 구성했다. 특히 수업에 따라 유연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고정된 벽 대신 움직이는 벽을 사용하고 층고가 높은 교실의 특징을 활용해 미끄럼틀을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다락방을 설계, 학생들이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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