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과 같은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대학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 21세기 대학의 생존 조건은 대학 스스로 변화하면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며, 그 핵심은 바로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세계적 기준(global standard)에 맞추는 일이다. 우리의 대학이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국내 경쟁에 머물러 있을 때 국가경쟁력은 상실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의 대학들은 이제 변화와 개혁의 몸짓을 하기 시작하였다. 대학개혁의 목표는 무엇보다도 대학의 경쟁력 강화이다. 우리의 대학들이 철저한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여 능력과 성과 위주의 보상체제를 갖추고 국내 일류라고 하는 보호막 속에 안주하지 않을 때 대학은 변화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선진국의 대학들도 매년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최고의 대학이라고 자부하는 서울대학교가 세계대학평가에서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 대학의 과제가 무엇인지는 자명해진다.
21세기 대학개혁의 화두는 역시 교육의 세계화이다. 세계화의 흐름이 전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문명사적 대전환기인 오늘날 우리 대학의 경쟁 대상은 당연히 전 세계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첫째,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교육을 준비해야 한다. 세계 어느 대학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교육과정과 교육여건을 마련하고 세계의 대학들과 상호학점인정, 학생교류, 공동학위수여 등의 실질적인 교류 협력을 넓혀나가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만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학시장의 개방화와 대학의 통폐합은 불가피한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이러한 교육시장의 개방과 대학간의 통폐합에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대처하지 않는다면 우리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의 국립대학 재단화 및 통폐합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에 빠르게 적응함으로써 학생과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대학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각 대학의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의 세계 최고를 지향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개혁을 위해서는 반드시 선택과 집중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특성화와 다양화를 위한 노력이 경주되어야만 대학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기존의 백화점 나열식 교육과정의 운영으로는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19세기의 상아탑적인 대학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내실있는 교육, 실용적인 교육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연구 중심의 대학에서 갖추어야할 경쟁력과 교육 중심의 대학에서 갖추어야 할 경쟁력은 서로 다른 것이다. 그리고 이는 서로 비교할 수 있는 것이 못된다. 각 대학이 처한 현재의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셋째, 우리 대학의 세계적 경쟁력을 높이는데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분야는 역시 이공계이며, 국가는 이에 대하여 각별한 지원을 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학문 발전 수준으로 보았을 때에 세계의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는 역시 첨단과학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세계 어느 나라와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분야가 바로 정보통신, 유전자공학 등의 첨단과학 분야이다.
예컨대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삼성, LG 등의 세계적 경쟁력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사실이며, 최근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이공계 분야에 대한 국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재정적 지원을 통해 대학에서는 차세대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의 경쟁력 강화는 대학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가의 경쟁력과 바로 직결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